대공자 출세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당근파
작품등록일 :
2023.05.10 23:13
최근연재일 :
2024.09.14 13:02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654,062
추천수 :
5,944
글자수 :
1,577,304

작성
24.08.09 12:19
조회
523
추천
12
글자
12쪽

211화 쌍웅채 (5)

DUMMY

211화 쌍웅채 (5)



쌍웅채 안쪽 깊숙이 자리한 움집에 머물고 있던 팽가 삼 공자 팽정량은, 산문에서 벌어지는 일은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 긴급하게 종소리가 나고 움집을 감시하던 산왕들이 어디론가 몰려가는 것을 지켜봤지만, 산채의 일이라 여겨 신경 쓰려하지 않았었다.


만에 하나라도 산채에서 팽하린을 빼돌리려는 술수일 수 있다 여긴 것도, 움집을 나오지 않고 머문 이유 가운데 하나였는데, 종소리가 나고 반 시진이나 지났을까, 산왕들이 다시 돌아오는 소리에 움직이지 않기를 잘했다고 여겼다.


“모두 모시고 오라시니 나오시오.”


“모두 말이더냐?”


“그렇소이다.”


“종소리가 급하게 울리는 것을 들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느냐?”


“달아났던 자가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왔소이다.”


‘이렇게 빨리?’

‘수천문으로 간 모양이로군.’

‘협상을 하려고 보이려는 것 같은데···.’


“누가 우리를 찾은 것이냐?”


“그건 모르고 채주님께서 모두 모시고 오라 하셨소이다.”


“혼자 오진 않았을 것이고 몇 명이나 왔더냐?”


“모두 넷이오.”


“넷?”


“그렇소이다.”


“어찌 되었는지는 아느냐?”


“채찍을 든 낭자에게 두령들이 당했소이다. 이러고 있을 시간 없으니 어서들 나오시오.”


‘하기는 시 대협께서 오셨으면 산왕들이 감당하기는 어려웠겠지.’


삼 공자 팽정량은 백호대원들에게 말했다.


“하린이에게도 알리고 나갈 준비를 하거라.”


“예, 공자님.

마차는 어찌해야 하는지요?”


“일이 잘 마무리된 듯하니 끌고 가자.”


“예, 공자님.”


삼 공자 팽정량은 산왕들이 안내한 곳이, 산채의 채주가 머무는 대전인 것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협상이 끝나 바로 나갈 줄 알았는데, 아직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대전에 들자 눈에 보이는 모습에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오 조장 팽부훈이 팽정량이 들어서자 바로 달려와 인사했다.


“삼 공자님.

모두 무사하신 겁니까?”


“어찌 된 일이냐?”


“소생이 수천문에 도움을 청했더니, 수천문 이 공자님과 시 낭자가 도와주려 오셨습니다.”


“시 대협은 안 오시고?”


오 조장 팽부훈은 바짝 다가서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


“시 낭자만으로 충분하다셨습니다. 그런데 시 낭자께서 조금 과격하시다며 이 공자님을 함께 보내신 것입니다.”


“그게 무슨 말이더냐?”


“나중에 다시 말씀 올리겠습니다.”


“그래, 그건 그렇고 어찌 되었느냐?”


“그것도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문제는 없는 것이고?”


“예, 잘 해결되었습니다.”


마차에서 내리느라 조금 늦게 팽하린과 호위들이 들어서자, 시운화가 보고 팽하린에게 달려가 안으며 말했다.


“하린 언니.

괜찮아요?”


“시 낭자가 여긴 어떻게?”


“언니가 산왕들에게 인질로 잡혔다기에 왔지요.”


팽하린이 대전을 둘러보니 시운학은 보이지 않고, 시운학을 닮은 공자가 채주와 함께 상석에 있었다. 조금 실망이기는 했어도 시운화가 왔으니 수천문에서 도움을 주려고 온 것은 분명했다.


“시 대협께서는?”


“큰 오라버니요? 소매 혼자서도 충분한데, 둘째 오라버니와 함께 왔어요.”


팽하린은 시운학이 자신이 잡혀 있다는 것을 알고서도, 오지 않은 것이 섭섭해 한 말이었지만, 시운화는 겨우 산왕들 때문에, 시운학이 와야 하느냐 말한 것이었다.


시운화가 팽하린과 함께 자리에 앉자, 시운학과 팽정량 산채 두령들 사이에 수인사가 나눠졌다.


“팽정량이 수천문 이 공자님을 뵙습니다.”


“시운룡이라 합니다. 인사를 나누기에 자리가 좀 어색하긴 합니다만, 산중호걸들과 함께하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소생도 같은 생각입니다. 지내다 보니 산중호걸이라는 말이 왜 있는지 알겠더군요.”


“그러셨군요. 소생도 언제 다시 찾아와 느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운룡이 다시 찾아와 자신들의 생활을 알아보겠다고 하자, 채주 진승태가 반기며 말했다.


“이곳에 오래 자리 잡고 지내면서도 가까이에 수천문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지 않았소이까? 언제라도 찾아 주시면 아무리 산중이라도 술 한잔이야 못 내겠습니까? 시 소협께서 찾아 주시기만 고대하겠소이다.”


“하하하

소생이 이곳으로 와도 되고 또 채주나 두령들께서 본 문을 찾으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서로 알아가고 이웃에서 돕고 살지 않겠는지요?”


“하하하

그것참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산왕이라 배척하지만 않으신다면야, 산채 형제들과 찾아뵙도록 하겠소이다.”


“언제라도 오시면 환영할 것입니다. 본 문은 여기서 남동방으로 이백오십 리 내려오시면 한수변에 자리하고 있으니, 달리면 하루면 되고 쉬엄쉬엄 걸어도 이틀 길이 아니겠습니까?”


“하하, 이거 나름 인근 문파들은 다 꿰고 있다 여겼는데, 소협께서 지금 말씀하신 곳은 넓긴 해도 경작할 땅도 없는 척박한 곳이 아닙니까? 그곳에 문파가 자리하고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소이다.”


“운남에서 옮겨 와 이제 장원을 새로 지은 지 얼마 안 됩니다. 어딘지 아시는 듯하니 찾아 주시기만 기다리면 되겠군요.”


“낭자의 채찍이 무시무시해 두렵긴 하지만 그때는 다르지 않겠소이까?”


“하하하

저리 자매처럼 친한 것 보이시지요. 평소에는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 무림맹에 교두로 계신 대사형과 함께 지내며 무림맹 대원들을 가르치다 보니 성격이 조금 거칠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옆구리를 칭칭 동여매고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부채주 양기철이 말했다.


“무림맹에 화경의 고수가 훈련원주로 계신다는 말은 들었소이다.”


“아시는군요. 그분이 본 문의 대사형님이십니다.”


“그렇다면 근래 소문에 들리는 화경 고수 네 분도 사형제라는 말씀이신 것이오?”


“일비 사왕 일선자를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맞소이다. 소생은 빠졌지만 모두 본문의 사형제올시다.”


삼 공자 팽정량도 소문은 듣고 있었고, 팽가의 어른들이 우려하는 말도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시운학에 관한 말이었지, 수천문 사형제들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았기에, 무림맹 훈련 원주가 수천문 제자고, 일비 사왕 일선자가 모두 사형제들이라고는 알지 못했었다.


바로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이곳은 산채였고 듣는 귀가 너무 많았으니, 수천문에 드는 대로 물으리라 다짐했다.


쌍웅채에서 술자리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시운학이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도 했고, 이유야 어찌 되었든지 팽가로서는, 산왕들에게 잡힌 꼴이었으니 망신이라면 망신이었다.


삼 공자 팽정량은 산채에 있는 동안 산왕들이 불편 없이 살펴 준 것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진 채주와 여러 두령들께 여기 있는 동안 돌봐 주신 것에 감사드리겠소이다. 수천문의 도움을 받느라 적당한 예를 표하지 못했으니, 돌아가는 대로 챙겨 보겠소이다. 그러니 팽가가 예도 모른다 여기시지는 말아 주시오.”


팽가 삼 공자 팽정량이 수천문이 도움을 주어, 협상을 통해 예물을 건네고 일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 수천문의 무력으로 산채에 압박해 자신들을 구했으니, 강호의 도리에 따른 예물이 건네지지 못한 것을 말하고, 돌아가 챙겨 보내겠다고 하자 쌍웅채 채주 진승태가 바로 말을 받았다.


“팽 소협,

본 채의 두령이 둘이나 죽었으니, 본 채로서도 어려움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일을 만들었소이다. 허나 시작이야 어찌 되었건 간에, 그 일로 인해 수천문이라는 이웃을 알게 되었으니, 이보다 큰 예물이 더 있겠소이까?


산채에서 지내시는 동안 결례가 없으셨다 하시면, 그것으로 팽가와 본채 사이의 은원은 없는 것으로 하시지요. 본 채주가 생각하기로는 팽가도 수천문을 잘 아시고, 본 채도 수천문과는 이웃하고 있으니, 본 채는 팽가와 거리와 격차가 크나, 가까이하고 싶은데 어찌 생각하시오?”


삼 공자 팽정량은 채주 진승태의 말을, 세가 어른들께서 들으셨으면 감히 산왕 주제에 팽가와 가까이하려 든다며, 바로 토벌이라도 나섰을 것이라 여겨졌지만, 말이야 전하기 나름이었고 자신의 생각도 그리 다르지 않았지만, 시운룡이 이웃이라며 가까이하려 드니, 속마음 그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잘 대접받으며 지냈노라 전하겠소이다.”


쌍웅채 채주 진승태는 삼 공자 팽정량의 말에, 팽정량이 결코 좋은 말로 전하지 않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쌍웅채가 두려워할 것도 없었고, 팽가가 이곳까지 움직인다는 것은 더욱 말도 안 되었기에, 팽정량을 가소롭게 여겼다.


“하하하

산중이라 입맛에 맞는 식사 한 번 내지 못했는데, 그리 말씀해 주시니 감사하외다. 언제고 다시 갚을 날이 있지 않겠소이까? 그동안 낭자께서도 고생이 많으셨을 것이니 자리라도 빨리 끝내 드리는 것이 좋겠군요.”


은원이야 언제고 갚을 날이 있겠다는 말투 속에, 은혜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언제고 팽가와 관련해 쌍웅채를 지나치게 되면, 그때 쌍웅채의 힘을 보여 주겠다는 말이었다.


시운룡은 삼 공자 팽정량과 쌍웅채주 진승태의 말투 속에 가시가 느껴지자, 채주 진승태의 말대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진 채주님 그라고 두령분들 모두 본 문을 찾으시기를 기다리겠소이다. 오래 기다리지는 않고 오시지 않으시면 소생이 쌍웅채를 찾을 것이니 그리들 아십시오. 양 부채주께는 누이를 대신해 사과드리겠소이다.”


“하하하

이깟 껍질 조금 벗겨진 것을 같고 그 무슨 말씀이시오. 진 채주께서 바쁘시다 하시면, 소생이라도 찾아갈 것이니 그때 술 한잔 내주시오.”


“기다리겠습니다.”


산채를 나와 마차가 함께 움직이니, 올 때처럼 빠르게는 움직이지 못했다. 팽하린과 시운화가 마차를 타고 있으니, 마차에 오르지 못한 팽정량은 오 조장 팽부훈에게 쌍웅채로 들어 있었던 일들을 묻고 답했다.


“시 소협이 거든 것이 아니라 모두 시 낭자 홀로 상대했다고?”


“예, 삼 공자님.

산채 일터에서 두령을 잡은 것과 뒤에 나온 두령을 잡은 것 모두 시 낭자 혼자 한 일입니다. 그뿐 아니라 산문에 들어 채주와 두령들 산채 졸개들까지 몰려나와 막아섰을 때도, 오히려 그들 모두를 사로잡았다는 듯 움직였습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이더냐?”


“소생도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가 했었습니다. 두령들이 인질은 생각지 않느냐며 호통치자, 시 낭자가 크게 웃고 말하기를 ‘여기 있는 놈들 말고 숨겨 둔 고수라도 있느냐?’ 묻더군요.


그게 무슨 말인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소생도 그렇고 산왕들도 그렇고 심지어는 시 소협께서도 모르시는 듯했습니다. 헌데 시 낭자는 산왕들이 대답하지 않으니 함께 온 시종에게, 산왕들의 뒤를 지키고 한 놈도 달아나지 못하게 해라 하지 않겠습니까?”


“산왕들이 앞을 막고 있었다 하지 않았느냐?”


“예, 삼 공자님.

하지만 시 낭자가 말하자 시종이 검을 빼 들고 산왕 무리를 가로질러 뒤로 갔습니다. 물론 산왕들 가운데 몇몇이 막아 가긴 했지만, 시종은 가볍게 튕겨 내고 뒤에 자리하고는 당당히 서 있으니, 산왕들도 뒤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 것이지요.”


“채주까지 모두 나와 막았다 하지 않았느냐?”


“예, 채주와 두령들 졸개들까지 족히 이백은 넘게 막고 있었습니다.”


“시종조차 막지 못했다.”


“말씀드리기 민망하지만 검기로 보면 절정에 이른 듯 보였습니다.”


삼 공자 팽정량은 어좌석에 앉아 있는 설호를 보며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저 아이가 절정이라고?”


“예, 검기로 봐서는 틀림없는 절정의 경지였습니다.”


“이거야, 하인마저 절정이란 말이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공자 출세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5 215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1 24.08.13 518 9 14쪽
214 214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1 24.08.12 527 11 12쪽
213 213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1 24.08.11 542 11 13쪽
212 212화 몸에 새겨진 비서(秘書) +2 24.08.10 567 10 11쪽
» 211화 쌍웅채 (5) +1 24.08.09 524 12 12쪽
210 210화 쌍웅채 (4) +1 24.08.08 481 11 13쪽
209 209화 쌍웅채 (3) +1 24.08.07 489 11 11쪽
208 208화 쌍웅채 (2) +1 24.08.06 498 12 12쪽
207 207화 쌍웅채 (1) +1 24.08.05 529 10 17쪽
206 206화 각각의 사정 (2) +1 24.08.04 549 10 14쪽
205 205화 각각의 사정 (1) +2 24.08.03 563 10 13쪽
204 204화 혼돈 강호 +1 24.08.02 567 10 13쪽
203 203화 사해방 (5) +1 24.08.01 575 12 13쪽
202 202화 사해방 (4) +1 24.07.31 581 12 12쪽
201 201화 사해방 (3) +1 24.07.30 604 13 12쪽
200 200화 사해방 (2) +1 24.07.29 683 9 12쪽
199 199화 사해방 (1) +2 24.07.28 717 13 12쪽
198 198화 나가다 +2 24.07.27 734 14 13쪽
197 197화 소림 하산 (4) +2 24.07.26 755 13 13쪽
196 196화 소림 하산 (3) +2 24.07.25 743 13 13쪽
195 195화 소림 하산 (2) +2 24.07.24 748 12 12쪽
194 194화 소림 하산 (1) +2 24.07.23 801 14 13쪽
193 193화 투량환주(偸梁換柱) (7) +2 24.07.22 640 14 12쪽
192 192화 투량환주(偸梁換柱) (6) +1 24.07.21 621 11 12쪽
191 191화 투량환주(偸梁換柱) (5) +1 24.07.20 641 15 14쪽
190 190화 투량환주(偸梁換柱) (4) +1 24.07.19 713 16 16쪽
189 189화 투량환주(偸梁換柱) (3) +1 24.07.18 729 16 13쪽
188 188화 투량환주(偸梁換柱) (2) +1 24.07.17 735 14 12쪽
187 187화 투량환주(偸梁換柱) (1) +1 24.07.16 810 12 13쪽
186 186화 만천과해(瞞天過海) +1 24.07.15 833 14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