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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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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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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화 소림 하산 (2)

DUMMY

195화 소림 하산 (2)




소림 방장의 허락을 받아 낸 나한당주 천수 대사는, 나한당 수좌승 진명에게 나한당 제자들을 모두 나한당으로 부르라 지시했다. 수련 중이던 나한승들이 나한당을 가득 채웠지만, 정좌하고 자리한 나한승들은 작은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진명."


"예, 사부님."


"장문인의 명으로 잠시 하산할 일이 생겼다. 사부가 돌아올 때까지 네가 나한당을 책임지고 이끌거라."


"예, 사부님."


진명은 천수 대사가 하산할 일이 생겼다는 말에, 나한당의 수좌였으니 나한당을 이끌라는 말에는 바로 대답했지만, 무슨 일인지 모르나 스승 천수 대사가 강호행을 나가겠다는 말이었기에, 수좌승으로 나한당을 이끄는 것보다 자신도 강호행을 나가고 싶었다.


오랫동안 소림이 강호 무림에 관여하지 않아, 강호행에 나선 제자가 없었기에 나한들은 강호행에 그만큼 목말라 있었던 것이다. 진명은 옆에 앉아 있는 사제들을 돌아보니, 사제들 역시 진명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는지, 사부 천수 대사를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나한당주 천수 대사는 나한승들의 눈빛이 빛나는 것을 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불호를 외고 말했다.


"아미타불~

너희들의 마음을 모르지 않으나 사부가 돌아온 뒤에, 너희들에게도 강호행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니 그리들 알고 수련에 집중하거라.


"진오."


"예, 사부님."


"진학."


"예, 사부님."


"너희 둘이 사부를 돕거라. 심부름을 할 제자 한 명씩은 너희가 택하거라."


예, 사부님."


진오와 진학은 제자 한 명씩을 더 데려간다는 말에 즉시 대답했다. 각자가 맡은 제자의 수가 적기도 했지만, 둘의 첫째 제자를 택하는 것은 당연했으니, 이번 강호행에 심부름할 삼 대 제자는 인효와 인구로 정해졌다.


나한당 모두의 부러움 가운데 나한당주 천수 대사의 뒤를 따라, 이 대 제자 진오와 진학, 삼 대 제자 인효와 인구가 소림의 산문을 나섰다. 소림 나한승이 강호행에 나선 것은 실로 십여 년 만이었다.


그동안 소림이 산문을 닫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기에, 소림의 승려들이 강호행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구파일방의 모임이나 세가의 경조사에 잠시 다녀오는 것 말고는, 오로지 강호행을 위해 나한승이 산문을 나선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소림 나한 당주 천수 대사가 제자들과 등봉현을 나서자, 등봉현 개방 제자는 즉시 소림 나한들의 강호 출도를 보고했다. 그만큼 소림 나한들의 행호행은 강호 무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 뿐 아니라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나한 당주 천수 대사는 보표로 표행을 따라간 낙수채를 살피기 앞서, 황가요에서 발견된 이수채 수적들을 먼저 조사하고자 했다. 아문에서 살펴봤던 조사서에도 장가요 사람들의 증언에 이수채 수적들은 황가요에 머물고 있었고, 낙수채 수적들은 표행에 보표로 나섰다 했으니, 아직 돌아오지 않은 낙수채 수적들을 살피기 앞서 이수채를 살피고자 한 것이었다.


산문을 나온 지 한나절도 안 걸려 이양현 객잔에 들었다. 진오와 진학은 나한 당주 천료 대사가 나한당을 수좌승 진명에게 맡기고 나올 정도로 이번 강호행이 길어질 것이라 여겼는데, 한나절 만에 이양현 객잔에 들자 조금 실망한 듯 물었다.


"사부님,

어떤 일로 산문을 나왔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이제 알려 주려 했다. 이곳 이양현의 황가요라는 도요에서 칠십이 넘는 사람들이 혈겁을 당해 죽은 채 발견됐다."


칠십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은 채 발견되었다는 말에 모두가 놀랐다. 한 사람이 죽어도 큰일이라 할 것인데 무려 칠십 명이라니, 혈겁이라 말한 천수 대사의 말이 과언이 아니었다.


"칠십 명이나 죽었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황가요에 머물던 모두가 죽었다. 그런 까닭에 흉수를 찾지 못해 낙양부 삼사가 본사에 도움을 청해 왔고, 어제 사부가 낙양 아문에 들어 그동안의 조사 내용을 살피고 왔느니라. 이번 일이 강호 무림과 관련한 일인지는 아직 드러난 것이 없지만, 혈겁의 규모가 크니 장문인께서 실체를 밝히라고 하산을 명하신 것이다.


사부가 시신들을 검수해 보니 흉수의 무공이 최소한 절정에 이르렀다 여겨졌다. 시신에 무공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아 무파를 구분하지 못했으나, 이번 일과 관련된 곳들을 조사해 보면 단서가 나오지 않겠느냐?"


"사부님,

이양현에 흉수가 아직 남아 있을 것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아직은 뭐라 단정하기 어렵구나. 다만 이번 혈겁에 관계된 곳들을 살피다 보면 단서가 나오지 않을까 하여 이제부터 알아보려 한다."


"그곳들이 어디입니까?"


"가까이 있는 이수채와 낙수채가 해당한다. 거기에 무림맹과 천룡 표국도 관련돼 있고, 들어 봤는지 모르나 수천문 제자들과도 관련 있다고 들었다."


"천룡 표국이라면 일전에 본산에 들었던 파사검 양단육 대협의 표국이 아닙니까?"


"그래 맞다. 천룡 표국의 절강 분타와 복건 분타도 혈겁이 있었는데, 표두와 표사들 대부분이 죽거나 크게 다쳤다. 양 국주는 그 일의 흉수로 수천문 사형제들을 지목하며, 본사에 도움을 청하러 왔던 것이지."


소림에 들고 단 한 번도 산문을 벗어나지 못한 나한승들이지만, 천하제일인인 수천문 소문주 신비 대협 시운학을 모를 수 없었다. 백팔나한진을 펼치고도 옷자락 한 번 건드리지 못해, 한동안 다른 제자들의 입방아에 수모를 당해야 했었으니, 하지만 천룡 표국이 어떤 곳이던가?


스스로 천하제일의 표국이라 자칭하는 표국이었고, 파사검 양단육은 대협이라 불리는 절정 무인이고, 수하에 있는 수십 명 표두들의 무공 또한 가히 절정이라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표사들의 수는 헤아리기도 어렵다고 들었다.


"양 대협의 청으로 나오게 된 것입니까?"


"그건 아니다. 양 대협께서 절강과 복건의 일에 수천문 사형제들을 거론하셨지만, 개방이 조사한 바로 수천문 사형제들 모두가 혈겁이 벌어진 시기에, 수천문 사형제들 누구도 절강과 복건에 있지 않았다고 밝혀졌다."


"그런데 양 대협께서는 어찌 수천문을 지목하시는 겁니까?"


"그건 또 저간의 사정이 있으나, 너희들은 아직 몰라도 된다."


"사부님,

이번 일에 모두 거론되는 곳이 아닙니까?"


"아미타불~

한마디로 말하자면 천룡 표국은 수천문이 강호에 남겨둔 분타 같은 곳이었다. 그런데 천룡 표국이 세를 키우고 수천문에 반기를 든 것이지. 양 대협은 수천문이 강호 문파들의 비급을 모두 수장하고 있다며, 그것을 수천문이 강호 문파들을 지배하려는 수단이라 말하며, 동도들을 모아 운남에 은거해 있던 수천문을 쳤었다.


그렇게 수천문을 치고 수천문에 수장된 비급들을 되찾아, 당시 수천문을 치는 데 함께했던 무인들에게 나눠준 일이 있었다. 금정산에서 회천맹이라는 문파가 개파대전을 치른 것이 그때 그 일이 있고 난 후였다.


회천맹은 금정산에 개파대전을 열겠다며 모이기는 했어도, 개파대전을 치르지 않고 한 해를 기약하고 숨어들었다. 이제 그 시한을 넘겼으니 언제 다시 모습을 보일지 모르나, 천룡 표국은 회천맹의 주축 가운데 한 곳이었으니, 절강과 복건 분타가 무력하게 무너진 것이, 수천문 사형제들의 무위가 아니고는 불가한 일이라는 것이지."


"사부님,

신비 공자 말고도 수천문 제자들의 무위가 그리 강한 것입니까?"


"아미타불~

강하다. 그들 사형제 모두가 화경이니 더 말해 뭐하겠느냐?"


"모두가 화경이란 말씀이십니까?"


"너희들 모두 시 대협의 무위를 겪어 봤으니 알 것 아니더냐?"


삼 대 제자 인효와 인구는 비무에 참여하진 못했어도 두 눈으로 똑똑히 봤었고, 이 대 제자 진오와 지학은 겪어 봤지 않느냐는 천수 대사의 말에 절로 소름이 돋아났다. 그 후로 나한당 무승들이 절치부심 수련을 이어 왔어도, 시운학의 무위는 인세의 것이 아니라 여기고 있었다.


"수적들은 이번 일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겁니까?"


"이수채 놈들은 황가요에 머물며 당삼채를 주문한 자들을 돕고 있었고, 낙수채 놈들은 만들어진 당삼채를 화주에게 전하는, 천룡 표국의 표행에 보표로 참여했다 하더구나."


"수적들을 보표로 썼다는 말씀이십니까?"


질문을 한 진오뿐 아니라 모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천료 대사를 바라봤다.


"수채라 하니 모두 도적들로 여긴 것이더냐?"


"사부님,

수적을 도적이 아니면 뭐라 해야 합니까?"


"이 객잔도 이수채가 운영하는 사업체이다. 그뿐이더냐? 시전 상회 수십 곳에 기루며 주루, 전장과 도박장이 모두 이수채의 사업체이다. 이곳 이양현의 시전 각다귀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도 이수채라는 말이다. 낙수채도 이수와 낙수로 영역이 갈릴 뿐이지 별반 다를 것 없다."


"그런데 어찌 수채라 불리는 것인지요?"


"그야 이수와 낙수 변에 자리 잡고 있어 백성들이 그렇게 부르니 것이지, 위치한 곳이 강이 아니고 산이면 산채가 아니겠느냐? 가끔씩은 두령 놈들의 별호나 거창한 문호를 쓰기도 한다마는, 대부분은 사파놈들이 머무는 곳의 위치에 따라, 지역 백성들이 부르는 대로 문파명이 지어진 것이다."


"사부님,

그럼 이수채 놈들을 잡으려면 시전 기루나 주루를 뒤져야 하는 것인지요?"


"주루와 기루가 궁금한 것이더냐?"


천수 대사의 물음에 진학은 얼굴을 붉히며 얼른 변명했다.


"주루와 기루가 수채 놈들의 사업체라 하시니 드린 말씀입니다."


"그곳에도 있을 수 있다만 두령들 대부분은 일이 생기지 않으면 수채에서 나오지 않는다. 수채에 들어앉아서도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으니, 굳이 수채를 안 나와도 된다는 말이다."


"사부님,

이수채로 가기 전에 혈겁을 당한 황가요를 살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황가요는 낙양 아문에서 이미 조사를 끝냈다. 사부가 아문에 들려 황가요에서 혈겁을 당한 시신들을 검시했다 한 말을 잊은 것이냐?"


"그래도 뭔가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을까 하여 드린 말씀이었습니다."


"좋은 것에 착안했다만 황가요는 당삼채를 만들던 도요일 뿐이다. 이수채 놈들을 다그치면 대부분 알 수 있을 것이니, 이수채에 들려 미진한 것이 있으면 그리하도록 하자구나."


"예, 사부님."


이양현 객잔에서 밤을 보낸 나한 당주 천수 대사 일행은, 두부와 국수로 아침을 해결하고 이수채로 향했다. 수적들이 움직이기는 아직 이른 시각이었으나, 이수채 수적들이 시전 거리로 나오기 전에 묻고자 서두른 것이었다.


이수채는 이수 하구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수채라기보다는 장원으로 보였다. 번을 서던 졸개들은 이른 아침부터 승려들이 다가오자, 한 놈이 마치 재수 없는 것을 봤다는 듯 침을 뱉고 말했다.


"어디서 오는 땡중들인지는 모르나, 여기는 네놈들이 기웃거려도 시주할 사람이 없으니 어서 꺼지거라."


천수 대사는 졸개 놈들의 말에 손에 목탁을 들고 두드리며 천수경을 읊었다. 졸개 놈들은 어이없다는 듯 대감도를 흔들며 다가와 위협을 하려 했고, 진오가 졸개들을 막아서며 말했다.


"아미타불~

소승들은 소림에서 왔소이다. 이곳 두령을 만나 보려 하니 안내해 주시겠소이까?"


졸개들은 그래도 소림은 아는지 다가서던 발길을 멈추며 물었다.


"소림사에서 수채에 무슨 볼일이 있어 왔다는 말이냐?"


"시주,

그야 볼일이 있으니 오지 않았겠소이까? 공연히 나섰다 크게 경치지 마시고 안에 기별을 하는 것이 어떻겠소이까?"


진오의 말에 졸개들은 나한당 승려들을 돌아보고는, 승려들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은 것을 느꼈는지, 한 놈이 들어가 전해도 될 일을 번을 서던 세 놈 모두가 대답도 않고 달아나듯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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