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자 출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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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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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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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화 소림 하산 (3)

DUMMY

196화 소림 하산 (3)




쫓기듯 안으로 들어선 졸개들은 몇 걸음 가지 않고 대문 쪽을 돌아보고는, 기세에 눌려 달아난 것이 민망했는지 허리를 곧게 펴고 대감도를 어깨에 걸치며 말했다.


"무슨 중놈들이 그리 살벌한 기운을 낸다는 말이냐?"


"소림사 중이라지 않더냐?"


"어~! 저기 상 두령 아니시냐?"


졸개들은 걸음을 재촉해 상 두령이라 불린 사람에게 다가가 말했다.


"상 두령님."


상 두령은 대문 쪽에서 졸개들이 달려와 부르자, 무슨 일인지 묻지도 않고 나무랐다.


"아침부터 웬 소란이냐?"


"소림사에서 왔다는 중들이 두령님을 뵙겠다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림사? 소림사 중이 어찌 수채를 찾는단 말이더냐?"


"예, 분명 소림사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가 보자."


두령 상추가 앞서자 졸개들은 기세가 살아났는지, 두령 상추 뒤에 바짝 붙어 움직였다. 두령 상추가 나와 보니 소림에서 왔다는 중들이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것이 말로만 듣던 소림의 무승들로 보였다.


더구나 붉은 가사를 두르고 염불을 하는 중은, 아무리 소림이 산문을 닫아걸고 있었어도 소림의 일 대 제자로 불리는 고승이 분명해 보였으니, 아무리 낙양 구석 작은 현에 자리한 이수채 수적일지언정 몰라볼 수 없었다.


두령 상추는 그렇지 않아도 황가요에서 죽은 이수채 졸개들 일로, 낙양 아문에서 불러 나가던 길이었으니, 소림사 무승들의 갑작스런 방문에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두령 상추는 나름 정중히 포권해 보이며 물었다.


"소생 상추가 대사께 인사드리겠소이다.

소림사 고승들께서 수채에는 무슨 일로 오셨는지요?"


두령 상추가 나한당주 천수 대사를 향해 물었지만, 천수 대사는 독경을 이어 가고 있었고, 진오는 인사하는 상추가 이수채 두령이 아닌 듯하자 되물었다.


"상 시주께서 이수채 두령이시오?"


"대형께서 계시지만 소생도 두령은 맞소이다. 그러니 무슨 일로 찾으셨는지 말씀하시지요?"


"황가요의 혈겁에 이수채가 관련되었다기에 몇 가지 알아보려고 왔소이다."


"혈겁이 있었지만 백성들의 일에 어찌 소림에서 알아보겠다 하시오? 그렇지 않아도 소생이 그 일로 낙양 아문의 부름을 받고 나가는 중이었소이다. 그 일은 낙양 아문에서 처리할 일이니, 소림은 관여하지 않으셔도 될 것이외다."


"아미타불~

진오야,

상 두령께서는 진 포두가 불러 가신다니 바쁘신 분은 보내 드리거라."


두령 상추는 아문에서 찾아간다고 했지 아문의 진 포두가 찾았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한당주 천수 대사가 아문의 진 포두를 말하자, 두령 상추는 소림 중들이 어찌 진 포두를 알고 있는지 의아해하며 천수 대사를 바라봤다.


"대사,

진 포두가 소생을 찾은 것을 어찌 아셨소이까?"


"소림에서 어찌 이수채를 찾았는지 생각해 보시면 아실 것 아니겠소이까?"


"낙양 아문에서 소림에 청이라도 넣었다는 말씀이신 것이오?"


"아문에서 청한다고 소림이 움직였을 거라 여기시오?"


낙양성이 소림과 가까이 있다 하지만 낙양 아문이 청한다고 움직일 소림은 아니었다. 그 말은 하남성이거나 최소한 낙양 삼사가 청을 넣었다는 말과도 같았다. 두령 상추는 다시 앞에 있는 중들을 돌아보며 안으로 들일 것인지 생각했다.


"대두령께 소림 어느 분이시라 전하면 되겠소이까?"


진오가 보고도 모르느냐는 듯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


"사부님께서는 나한 당주시오. 언제까지 이렇게 밖에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오?"


진오가 나한 당주라 말하자 두령 상추는 놀라 나한 당주 천수 대사를 다시 보며 말했다. 노승이 나한 당주라면 함께한 중들은 나한당 무승들이 분명했으니, 장원 안에 졸개들의 수가 많다 해서 당해 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이거 실례했소이다. 안으로 드시지요."


두령 상추가 중 다섯을 대전에 들이는 것을 보고 졸개들이 수군거렸다.


"웬 중들을 대전으로 들이는가?"


"이번에 죽은 놈들 천도제라도 드리려는 게지."


"이놈아 어제 졸개들 죽었다고 천도제를 지냈더냐, 그놈들 때문에 분주한 것 같더니 악귀를 쫓으려는 것이지."


"하긴 재수 없이 거기 갔다가 죽은 놈만 억울하지."


"그나저나 중놈들이 얼마나 잘 처먹기에 저리 우람하냐?"


"우리 마누라가 시주한 것만 해도 돼지 열 마리는 될 것이다."


"요즘 중들은 돼지도 시주받는 거냐?"


"갖다 바친 은자로 치면 그렇다는 말이지."


"하하

네놈 마누라도 단단히 단속해야 할 것이다."


졸개 한 놈이 시주를 말한 놈에게 비웃으며 말하자, 그놈이 뭔지 몰라도 은근히 불쾌했는지 화를 내며 되물었다.


"마누라를 단속하라니 이놈아 그게 무슨 말이냐?"


"이놈아 시주하러 가서 어디 은자만 시주한다더냐? 시주 가운데 중놈들이 제일 반기는 게 육보시라 하지 않더냐, 육보시. 그것도 몰라 묻는 게냐?"


"죽일 놈의 새끼 네놈 마누라가 하는 짓을, 어찌 내 마누라에 비하느냐?"


"이 어리석은 놈아 내 일러 줄 것이니 잘 듣고 살피거라. 네놈 마누라가 시주하고 온 날에 입꼬리가 올라가 있으면, 그건 틀림없이 육보시를 하고 온 것이니 그리 알거라."


"아~ 이런 죽일 놈이 있나,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지, 어디서 함부로 망령된 주둥이를 놀리느냐?"


"하하하

그래 내 잘못했다. 마누라 년이 그나마 시주하고 온 날은, 지극정성을 다하니 뭐 그리 나쁘진 않더구나. 네놈도 알게 되거든 그러려니 하거라. 한동안 잔소리 없는 것도 괜찮은 일 아니더냐?"


"이런 씨부랄."


"욕하는 것이 짐작은 하고 있었던 모양이로구나. 그리 화내지 말고 시주할 은자가 남았으면, 차라리 오늘 밤 영춘루 소앵이 속곳이나 내리거라."


"썩을 입지도 않은 계집 속곳을 어찌 내린단 말이더냐? 네놈도 갈 것이냐?"


"두 냥만 융통해 준다면야, 춘심이 년 맛본 지도 꽤 됐으니···."


"까짓거 준다 줘. 이제 진시를 겨우 넘겼으니 하루 종일 어찌 기다린다."


대전에서 기다리며 귀를 씻고 싶은 소리를 듣고 있는 동안, 두령 상추는 이수채 대두령을 만나고 있었다.


"아문에 가야 한다 서둘더니 어찌 다시 돌아온 것이냐?"


"대형,

소림 나한당 무승들이 수채에 들었소이다. 더구나 나한 당주라는 고승이 함께 왔으니 만나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나한 당주라면 천수 대사 말이더냐?"


"소제야 법호는 모르겠고 아무튼 나한 당주라 하더이다."


"무슨 일로 찾았는지는 물어봤더냐?"


"황가요 일로 왔다고 했습니다."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낙양 아문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불러 대는데, 소림에서 그 일을 어찌 알고 찾았다는 말이냐?"


"하남 삼사나 낙양 삼사의 청이 있었던 것 같소이다."


"하긴 그러지 않고서야 봉문하다시피 강호와 멀리하던 소림이 움직였을 리 없지. 돌아가란들 갈 놈들은 아니지 싶으니 일단 뭐라 하는지 가 보자."




"하하하

소생은 이수 채주 유학중올시다.

고명하신 나한 당주 천수 대사께서 오시는 줄 알았으면, 마중이라도 나갔어야 할 일인데 아랫놈들이 실례는 범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소이다."


"아미타불~

소승을 어찌 아시는지 모르나 반겨 주시니 감사드리겠소이다."


"황가요 일로 보자 하셨다고요?"


"조정이 관심을 두고 본사에 청해 와 몇 가지 여쭙고자 이리 찾았소이다."


낙양 삼사도 하남 삼사도 아니고 조정이라 했다. 이수 채주 유학중은 서둘러 낙양 아문에 있는 졸개들의 시신을 찾아와 묻어 버리면 끝날 일이라 여기고 있었는데,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자 짜증이 절로 났다.


"포교들을 그리 풀어 대고도 흉수 그림자도 찾지 못하더니, 별일 아닌 일로 소림사 고승마저 움직이시게 했으니 참으로 면목이 없게 되었소이다."


"이수채 수하 이십여 명이나 살해당한 일이 아니오?"


수하가 이십이 넘게 죽은 일인데 별것 아닌 일이라는 말에, 나한 당주 천수 대사는 은근한 노기를 드러내며 물었다.


"대사께서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아시고 찾으신 것 아니시오? 각다귀들의 다툼도 잦고 죽고 죽이는 일이 일상이니, 어디 소림 승려들의 목숨과 같이 여길 수 있겠소이까?"


"누구의 목숨이든 귀한 것은 같지 않겠소이까?"


"그야 도력 높으신 고승이시니 하실 말씀이시고, 우리 같은 하찮은 목숨들은 늘 죽음과 함께하니 조금 언짢게 들리셨더라도 이해해 주십시오."


"아미타불~

낙양 아문 전 포두에게 들으니 이수채 사람들이 황가요에 늘상 머물었다 했소이다."


"그 일을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쉽게 설명 드릴 수 있소이다. 황가요에 당삼채를 주문한 물주께서, 황가요 도공들이 당삼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황가요를 지켜 달라는 청이 있어, 졸개들이 황가요에 머물며 황가요에 잡인들이 드나들지 못하게 지키고자 머물렀소이다."


"물주가 이수채에 청했다는 말씀이시오?"


"당연하지 않소이까? 물주의 청이 있었고 수채에서 늘상 하는 일이니, 서로 계약을 맺고 수채에서 물주가 청한 일을 받아들인 것이고, 생각 외로 물주께서 넉넉한 은자를 내준다 하니, 수채로서야 당연히 반겨 물주가 시킨 일을 따른 것이지요.


뭐 이번 일로 본채는 수하를 많이 잃게 되고 보니, 이런 런 비용이 들어가 손실이 커지긴 했소이다만, 대사께서도 익히 아시겠지만 이런 일을 하다 보면 온갖 일이 벌어지기 마련 아니겠소이까?"


"물주가 누구인지 말씀해 주시겠소이까?"


"은자를 선불로 받으면 서로 묻지 않는 것이 관례인지라 자세히 알진 못하나, 그들끼리 부르기를 차사와 사자라 했는데, 넌지시 어느 문파 사람들인지 물어는 봤어도 답은 듣지 못했소이다.


장가요와 황가요의 다툼에 무림맹에서 지원을 나오고서야, 차사와 사자라 불리던 사람들이 절정의 경지에 오른 무인들이었다는 말은, 황가요에 나갔던 졸개들을 통해 들었소이다."


"장가요에도 이수채에서 나가 있었다 들었소이다."


"대사께서 어째 소생보다 더 잘 알아보시고 오신 것 같소이다. 그때는 졸개 둘이 죽긴 했어도, 무림맹 무인들이라 그런지 잡혔던 졸개들 모두 돌아왔소이다. 그리고 그때 죽은 차사와 사자들이 수채와 계약했던 물주들이었소이다.


우리야 물주들이 알려 주려 하지 않아 어느 문파 사람들인지 모르지만, 그분들을 죽인 무림맹에서는 혹시 알고 있을지 모르겠소이다. 소생의 입장에서 무림맹에 따져 묻지 못하니 넘길 수밖에 없었소이다.


소림은 수채와는 다르니 대사께서 무림맹으로 가시거든, 무림맹에서 왜 다른 일에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당삼채 만드는 일에만 신경 쓰던 그분들을, 어떤 이유로 죽였는지 알아보시는 것이 빠르실 겁니다."


"당시 있었던 일과 이번 일과는 반년 넘게 시차가 있는 것 아니오? 채주께서 말씀하신 물주라는 자들이 죽고 난 이후에도, 황가요에 차사와 사자로 불리는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 들었소이다."


"대사님 말씀이 맞소이다. 일이 있기 전까지 분명히 황가요에 새로 온 물주분들이 계셨었소이다."


"그들의 시신은 보지 못했소이다만?"


"그야 절정 무인들이시니 혈겁에서 몸을 빼내 피했던지, 아니면 혈겁을 일으킨 흉수를 쫓고 있는 것 아니겠소이까?"


"황가요에서 만들어진 당삼채가 광동으로 나갔다고 들었소이다."


"그도 맞소이다. 그 일이라면 보표로 따라 나간 낙수채에 알아보시든지, 천룡 표국에 알아보시면 잘 알고 있을 거외다. 황가요에서 만든 당삼채는 모두 천룡 표국이 표행을 맡아 나갔고, 낙수채 졸개들이 보표로 나갔으니 드리는 말씀이외다."


"낙수채 두령도 보표로 따라 나갔소이까?"


"그럴 리가 있겠소이까? 아우들이 몇 있으니 그 가운데 한 놈이 졸개들을 이끌었을 거외다."


"잘 들었소이다. 말씀해 주시어 감사한 마음에 한마디 말씀드리자면, 낙수채도 이번에 피해가 큰 것으로 아외다."


이수 채주 유학중은 그렇지 않아도 이번에 졸개들이 많이 죽어 나가 낙수채에 세가 밀릴까 우려가 컸는데, 나한 당주 천수 대사의 낙수채도 피해가 컸다는 말에 무슨 말인가 싶어 천수 대사를 바라봤지만, 천수 대사는 이수 채주 유학중의 눈길에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나한 당주 천수 대사가 낙수채를 거론한 것은, 이수채 졸개 놈들의 승려들을 폄훼하는 말이 불쾌해도, 대놓고 한 말은 아니었기에 벌하지 못했지만, 이수채고 낙수채고 사파 놈들의 망동은 다르지 않을 것이라 여겨, 망언을 부끄럼 없이 지껄인 벌을 내린 것이었다.


"아미타불~

빈승의 모자란 수양을 용서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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