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멸망 ( 人類滅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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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WGC
작품등록일 :
2015.05.31 15:39
최근연재일 :
2016.07.26 02:03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74,248
추천수 :
803
글자수 :
161,829

작성
15.08.20 22:41
조회
427
추천
6
글자
6쪽

Episode 4 난국 ( 亂局 ) [04]

DUMMY

“쭉 직진하면 나오는 마을이라 했으니까 여기네.”


찬영과 민수는 거의 5일에 가까운 거리를 걸어오며 도착한 마을입구를 바라보았다. 힘차게 문을 두드리자 역시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리며 그들은 맞이해줬다.


이번 마을도 역시 전 마을처럼 꽤나 번지르르해 보였다. 찬영은 ‘The One’ 근처의 마을은 다 이런데 어째서 AKA 방송국 근처의 마을은 허름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은 채로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니 전 마을보다 사람들이 훨씬 많았으며 여기저기서 활기를 띠고 있었다. 특히 시장 쪽은 사람들이 잔뜩 붐볐는데 여태껏 보지 못한 풍경에 찬영과 민수는 그저 감탄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처음 온 사람들인 것 같군요.”


찬영과 민수가 뒤를 돌아보자 여태 봐왔던 사람과는 다른 외모를 가진 남자가 그들을 향해 말했다. 그들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고 남자는 웃으면서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


“본디 시장은 마을에서 가장 활기찬 모습을 보이는 법이죠. 저는 이 마을의 보안관 모리스라고 합니다. 그냥 보안관이라고 불러요.”


찬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보안관의 눈치를 보고는 마지못해 악수를 했다. 보안관은 민수에게도 손을 내밀었으나 민수는 악수를 하지 않았다.


“제 이름은 찬영이고 이쪽은 민수인데.. 어음.. 얘는 원래 악수를 안 해요.”


민수는 찬영의 말을 듣고 어깨를 으쓱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보안관은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짓고는 둘의 어깨를 잡으며 천천히 거리를 걸어 나갔다.


“외부인은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분명 여기 마을사람들은 아니죠?”


“저희도 외국인은 처음 보는 것 같네요.”


“하하, 재난이 일어났을 때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 부근을 떠돌아다니고 있었죠. 그러다가 보스를 만나게 된 거고요.”


“보스요?”


보안관은 아까부터 자꾸 대화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게 신경이 쓰였는지 약간의 호기심을 가지며 둘을 어느 집 안으로 밀어 넣으며 말했다.


“어디서 왔어요? 남쪽에서 온 피난민들인가?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죠.”


집 안으로 들어선 후, 보안관은 하인을 시켜 커피가 들어있는 찻잔을 둘에게 건네주었다. 찬영과 민수는 찻잔을 받고 조심스럽게 맛봤으나, 처음 마셔본 커피 맛이 신통치 않자 앞에 있는 탁자에 내려놓았다.


“보스께서 가끔씩 커피를 전달해주곤 했는데 누군가 함께 먹을 사람이 없어서 상당히 슬펐지요. 이따금씩 남쪽이나 북쪽에서 온 외부인들에게 대접하며 이야기를 나눈답니다. 커피 맛은 어떠신가요?”


민수의 표정은 떨떠름했고 찬영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보안관은 찬영의 웃음을 보고는 미소를 짓고 커피를 더 따라주는 데 열중하는 동안 둘의 표정은 살짝 일그러졌다.


“우리말 잘 하시네요?”


“한국에만 온지 벌써 30여년이 지났으니까요.”


보안관의 하인이 ‘The One’ 통조림을 뜯어 그들 앞에 대령하자 민수의 표정이 확 변하여 다시 분노에 휩싸인 모습을 보였다. 보안관은 민수의 표정을 보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통조림 음식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음식을 드릴까요?”


“아뇨. 그게 저.. 실은 우리는 AKA 방송국 쪽에 있는 A-7구역에서 온 사람들이거든요.”


보안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찬영의 말에 집중했다. 그러나 찬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더 이야기 할 거 있으시지 않아요?”


“어음.. 그게.. 그냥 그게 다예요.”


보안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뭐, 우리는 애당초 AKA 방송국 쪽은 전혀 신경을 안 쓰면서 살고 있거든요. 그리고 현재 저희가 대접하고 있는 상황이라 말씀드리는 거지만, 우리 마을사람들은 당신들이 생존자인 걸 알면 가만히 있진 않을 겁니다. 우린.. 우린.. 질서에.. 민감하니까요.”


보안관의 미묘한 떨리는 목소리가 끝나자 민수는 손에 힘을 꽉 쥔 나머지 찻잔을 깨뜨렸다. 갑작스런 반응에 보안관은 허리춤에 있는 권총을 꺼내들었고 찬영은 놀라 두 눈을 크게 뜬 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당신네들이 무얼 하려는 건진 모르겠지만, 만약 위험한 행동을 했다간 지금 여기서 다 죽여 버리는 수가 있어!”


뜬금없는 보안관의 행동에 당황한 찬영은 어떻게든 이 분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민수를 최대한 진정시키려고 했으며, 민수도 고개를 꾸벅이며 미안하다고 말했다. 보안관은 권총을 다시 허리춤에 넣고 흥분을 가라앉히며 조용히 말했다.


“미안하네.. 우리도 약간 한계가 왔거든... 이제 일주일 뒤면 모든 게 다 끝난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말이야..”


찬영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으나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보안관은 커피 한 모금을 마신 뒤 천천히 말했다.


“너희가 여기는 왜 왔는지 모르지만 부디 우리 마을에서 안 좋은 일을 할 거라면 지금 말해주게. 우리 둘 다 손해 보는 쪽이 없도록 조용히 나가게끔 도와줄 것이니.”


“아뇨. 저희가 온 건 그저 생존한 뒤 마을을 찾아다닌 것뿐입니다. 저흰 그저 질문을 하러 왔다고 해야 할까요. 궁금한 점을 알려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물어만 보게. 최대한 성심껏 대답해주지.”


작가의말

‘The One’의 정보공유는 매우 뛰어나기에 ‘The One 관할 마을은 큰 신뢰를 하는 편이지만 AKA 방송국은 그러지 않았기에 불신이 넘쳐났으며 찬영과 민수도 이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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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멸망 ( 人類滅亡 )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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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Episode 4 난국 ( 亂局 ) [01] 15.08.17 459 8 5쪽
50 Episode 3 무법 ( 無法 ) [17] 15.08.16 375 7 5쪽
49 Episode 외전 비극 ( 悲劇 ) [3] 15.08.15 450 7 6쪽
48 Episode 3 무법 ( 無法 ) [16] 15.08.14 441 7 7쪽
47 Episode 3 무법 ( 無法 ) [15] 15.08.13 431 7 5쪽
46 Episode 3 무법 ( 無法 ) [14] 15.08.12 478 7 5쪽
45 Episode 3 무법 ( 無法 ) [13] 15.08.11 446 9 5쪽
44 Episode 3 무법 ( 無法 ) [12] 15.08.10 441 9 6쪽
43 Episode 3 무법 ( 無法 ) [11] 15.08.09 420 9 6쪽
42 Episode 3 무법 ( 無法 ) [10] 15.08.08 469 9 5쪽
41 Episode 3 무법 ( 無法 ) [09] 15.08.07 415 7 6쪽
40 Episode 3 무법 ( 無法 ) [08] 15.08.06 446 9 6쪽
39 Episode 3 무법 ( 無法 ) [07] +1 15.08.05 509 9 6쪽
38 Episode 3 무법 ( 無法 ) [06] 15.08.04 472 8 4쪽
37 Episode 3 무법 ( 無法 ) [05] 15.08.03 452 8 6쪽
36 Episode 3 무법 ( 無法 ) [04] 15.08.02 573 9 6쪽
35 Episode 3 무법 ( 無法 ) [03] 15.08.01 615 9 4쪽
34 Episode 3 무법 ( 無法 ) [02] 15.07.31 667 8 5쪽
33 Episode 3 무법 ( 無法 ) [01] +1 15.07.30 729 7 4쪽
32 Episode 외전 비극 ( 悲劇 ) [2] +1 15.07.29 659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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