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의자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자마츠
작품등록일 :
2023.09.12 03:02
최근연재일 :
2024.09.19 00:31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835
추천수 :
5
글자수 :
1,205,982

작성
24.06.13 00:11
조회
7
추천
0
글자
17쪽

1-070: 010505 레냐의 마지막 인사

DUMMY

[S ..그래서, 우리 부모님은 나때문에 여기 같이 들어와서 내 부하로 3년간 같이 있었고, 그 사이에 내 동생은 그렇게 죽어놓고 편하게 하늘나라로 가지도 못하고 우리들 걱정이 되서 3년간 유령으로 지내고 있다는 말이지?]


[A 네, 네.. 샤노브 양..]


저 오빠가 여자한테 저렇게 쫄아있는 건 처음 본 것 같다. 사도일때보다도 더 무시무시한 현실의 기억을 몽땅 읽어봤기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알리치마저도 저 누님 앞에선 저절로 공손해지고 고분고분해질 수밖에 없었다.


[S 그 세 놈은.. 어떻게 됐지? 어이, 순경 아저싸, 빨리 말해봐요!]


[A 두 사람은 냉동된 생선꼴이 되서 죽었구요.. 하하! 참 잘된 일이죠? 샤노브 양? 헤헤헤.. 음.. 그리고.. 그게..]


[S 두놈이 그꼴로 되서 죽은 건 이미 다 기억이 났어요, 경찰 아저씨.. 내가 말하는 놈은 ○같은 눈빛을 한 모리슨이라는 그 찌질이같은 새끼라구요!]


[A 그게.. 샤노브 양, 그 아이는 참 아쉽게도 살아남았어요. 얼어붙은 그놈을 재수없게도 누가 발견해서 치료를 하는 바람에.. 하하, 참 아쉽죠, 그렇죠?]


[S ..그래도, 내 동생을 죽였으니 그렇게 살아남았어도 사형을 당했겠죠, 그렇지 않아요?]


[A 그게요.. 아.. 이게..]


[S 말해봐요, 빨리! 설마, 무기징역이에요?]


[A 무기징역도 아니고.. 그..]


[S 그럼 뭐에요! 30년형이에요, 40년형이에요, 빨리빨리 말해봐요!]


[A 아.. 샤노브양, 놀라지 말고 잘 들어요. 그게..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이.. 아이고, 아이고!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S 뭐라고? 그럼, 그 개새끼가 그런 악마같은 짓을 하고도, 멀쩡히 살아남아 있단 말이야? 너희들, 수사를 어떤 식으로 한 거야! 어? 니놈들이 그러고도 경찰이야!]


[V 맙소사, 누님! 진정하세요, 제발!]


[A 아! 누.. 누님.. 진정하세요.. 제발.. 전 그때 쫄따구라 아무것도 관여한 게 없단 말이에요! 따질려면 그때 수사했던 모스토크 경찰들한테나 하세요!]


[M 진정하게나, 아가씨.]


말릭씨가 강력한 카리스마로 이번엔 알리치의 멱살을 잡고 앞뒤로 흔들던 샤노브를 말렸다. 참.. 어째 나나 알리치는 전투때 고생을 덜한 대신 전투 후로 제일 고생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N 샤노브, 언니의 심정은 저희들도 충분히 이해해요. 저도 그 개자식이 멀쩡히 살아서 졸업한 후 대학생활을 즐기고 있는 이 현실이 너무나도 개탄스러워요! 하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어요. 모스토크 경찰청 알죠? 북부지역에서 가장 큰 경찰들? 그 사람들도 와서 한참을 조사해도 증거가 없는 걸 어떡해요?]


[S 그럼 어쩔 수 없지.. 나가자마자 내가 가서 그 자식을 병신으로 만들어 놓아버릴거야! 이빨을 모조리 뜯어내서 평생 죽만 먹게 할 거야!]


[E 샤노브, 벌써 전과가 한개가 있더군요? 이번에 정말 모리슨의 집에 가서 불구를 만든다면 최소 10년은 감방에서 썩어야 할 거에요.]


[S 그럼 어떡하라고! 경찰놈들이 처벌을 안하면, 저 놈은 누가 처벌해야 되는 거냐고! 저놈이 멀쩡하게 살아 돌아다니는 꼴, 난 절대 못봐. 내가 사형장에 가게 되더라도 그놈은 반드시 병신으로 만들어놓고 말 거야!]


[A 샤노브, 이전엔 증거가 충분치 않아서 풀려난 거지만, 이번엔 다를 거야. 모리슨과 함께 다니던 두 놈들이 시체로 발견되는 데다가, 무엇보다 갑자기 사라진 가족 세사람이 확실한 증언을 해줄 테니까. 전과는 달리 충분한 증거가 생겼으니, 늦게나마 저 악마에게 걸맞는 처벌을 해줄 수 있을 거야. 그러니.. 진정하고, 이제 부모님을 깨우고 나가도록 하자구! 우리들, 너랑 한참 싸우느라 온몸이 피로하고 아파 죽겠다고! 이 아이를 봐! 이렇게 근육질에 튼튼한 애가 너한테 개처럼 두드려맞아 환자처럼 누워있는 꼴을 봐! 미안하지도 않냐?]


[S 빅토르.. 라고 했어?]


[V ..네, 누님.]


[S 정말 나때문에 이렇게 몽둥이로 한참을 두드려맞은 것처럼 처량한 꼴이 된 거야?]


[V 아니에요.. 그냥.. 폭풍우 때문에 이런 거에요.. 누님 잘못이 아니에요..]


어휴.. 불쌍해! 샤노브한테 한참 두드려 맞아, 폭풍우까지 직격으로 맞아서 저렇게 너덜너덜해졌는데도 아직도 나가질 못하고 눈밭에 누워있는 빅토르를 보자, 난 불쌍해서 빨리 나가서 쉬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미안하다.. 진짜.. 중급 사도에 상급 사도까지 혼자서 싸우게 만들다니.. 여름방학 끝나는 날까지 아무리 많이 먹어서 식비 지출을 2배를 하게 만들어도 전혀 불평없이 맛있는 거 많이 먹여줘야겠다.. 그럴 만하다, 정말. 저렇게 혼자 힘들게 싸워놓고도 남에게 불평 한마디 안하는데 밥 좀 많이먹는다고 구박하면 그게 사람이야?


샤노브와 난 옆에 누워있는 부모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두 부모님의 안쪽 손을 모아 서로 잡게 한 후, 나와 샤노브도 한손씩 모아 부모님의 손을 맞잡게 했다. 이번엔.. 내가 아니라 샤노브가 부모님을 깨우기로 했다.


[S 엄마.. 아빠.. 레냐가, 사라진 우리 셋이 살아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바깥세상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어.. 비록 레냐는 그렇게 죽어버렸지만.. 레냐의 영혼은 여전히 남아 우릴 기다리고 있다구.. 우리, 일어나 나가서 레냐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자.. 레냐가 웃으며 하늘나라에 있는 마이더리스의 법정의 계단을 올라갈 수 있도록..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하러 나가자구.. 엄마.. 아빠! 제발!]


말이 끝나자마자, 부모님 두사람 모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부모님은 눈을 떴고, 다시 눈가에 눈물이 맺힌 샤노브와,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인 나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이후.. 영문을 모르는 두 사람에게 그날의 기억들, 그리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에 대해 말해주는 것은 샤노브에게 진실을 털어놓을 때보다 몇배 이상의 슬픔과 고통을 동반하는 일이었다. 특히, 설거지를 하고 있느라 전혀 영문도 모르고 이 포탈에 빨려들어왔던 어머님은 3년만에 깨닫게 된 잔인한 진실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결국 기절까지 하게 되었다.


이때, 부모님에게 했던 긴 말들과 어머님의 반응을 자세하게 다 적는 건 또 했던 말들을 다시 나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너무 고통스러운 과정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간단하게 적고 넘어가고자 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설산과 눈밫에서 그렇게 목이 나갈 정도로 우시던 어머님의 모습은, 아마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기억으로 남게 될 것 같다.


그렇게 고통스런 진실을 고하는 시간이 지나간 후, 어머니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빅토르도 충분히 걸을만할 정도로 원기를 회복하자 우리는 드디어 다시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포탈을 열었다. 부모님과 샤노브부터 조심스럽게 먼저 나간 후, 친구들까지 나가게 한 후, 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공간이었으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었던 얼음성과 눈밭을 잠시 바라본 후 포탈을 나왔다.


***


[Y 레냐야.. 레냐야! 어흐흐흑!]


[B ..3년동안 기다리게 해서 정말 미안하구나, 레냐야.. 우리들 때문에.. 우리들 때문에..]


[S ..잘 있었어? 내 동생아?]


창고로 가서 가족들이 3년만에 레냐와 다시 재회했을 때, 우리들은 멀찍이 떨어져서 그 광경을 지켜 보았다. 가족들의 재회에 제3자가 끼어선 안 되는 법이니까.. 오랜만에 재회의 감동을 우리들이 방해해선 안 되는 법이었으니까. 유령상태라 물질적으로 닿을 수가 없는데도, 레냐는 어린아이처럼 계속 울기만 하는 어머니를 껴안으며 너무 기쁜듯이 활짝 웃으며 가족들을 바라보았다.


[R 엄마.. 아빠.. 그리고 언니.. 다 건강한 모습을 봐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마이더리스님의 얼굴을 뵙기 전.. 가족들을 만나고 올라가게 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엄마.. 아빠.. 언니.. 사랑해요. 이 세상의 어떤 보석이나 재화보다도 저에겐 소중한 존재들이었어요.. 지금까지 절 사랑으로 아끼고 보살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짧은 삶이었지만, 다 저를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전 어떤 후회도, 미련도 없습니다.. 부디.. 저에 대한 슬픔보단 저와 함께했던 이쁜 추억을 기억하며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 레냐야!...흐흑.. 레냐야..]


[B 알겠다, 레냐야. 우리들.. 너의 몫까지 행복하게 살께.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마이더리스님의 법정으로 올라가거라.. 넌 태어나서 지금까지 천사같은 마음으로 살았으니, 마이더리스님은 반드시 널 천사로 만들어주실 거다.]


[S 널 그렇게 만든 인간쓰레기 둘은 이미 나의 손에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 레냐야, 그 버러지같은 쓰레기들을.. 엄정한 법률을 집행하시는 마이더리스님이 절대 곱게 놔둘리가 없어. 한 놈이 아직 죽지 않고 버티고 있긴 하지만.. 이제 증거가 생겨버려서 이번엔 빠져나갈 수 없을 거야. 반드시 1년 내로 사형장에서 목이 매달린 후 하늘나라에서 수천년간 그 죄값을 받게 될거야. 어이! 경찰 아저씨! 확실하지?]


[A 그럼! 레냐야, 경찰로서의 명예를 걸고 반드시 그 개자식을 모스토크의 법정에 세워 사형판결을 내리게 만들게!]


[R 살아남은 그 아이.. 혹시 모리슨인가요?]


[A 응, 맞아. 바로 그 악마같은 놈이야! 이제 증거가 너무 빵빵해서, 이번에는 절대 빠져나가지 못할 거야. 그 새끼는 현실에서도 사형판결 당하고 사람들의 비난속에 죽게되는 데다가, 죽고 나서도 마이더리스님의 법정에서 탈탈 털리고 최소 수백년 이상을 고통의 감옥에 갇혀 참회하게 될 거야! 그러니, 이 건에 대해서는 나를 믿고 편한 마음으로 하늘로 올라가.]


[R 그 아이가 어떻게 되든,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그 아이.. 날 많이 사랑했었어요. 그러니 제가 죽고 나서 3년동안 자신의 실수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충분한 고통을 받아왔을 거에요.. 그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 주세요, 난 널 용서했으니, 니가 죽어서 마이더리스의 법정에 서도 널 고통의 감옥으로 보내기 위한 진술을 하지 않겠다고 말이에요..]


[S 뭐? 동생아! 법정에서 진술을 안해? 너의 인생을 망친 그 개새끼를 용서해? 동생아! 그건 착한 게 아니라 병신인 거야! 마이더리스님께 그새끼가 얼마나 악마같은 새끼인지 똑똑히 고해! 알겠어? 말 안하기만 해봐! 니 덕분에 그놈이 시원찮은 죄를 받으면 70년후 내가 죽어서 올라가서 그 놈을 수천년간 괴롭힐 거야! 알겠어?]


참.. 진짜! 성격하고는! 이 상황에서도 저런 말을 하는 샤노브를 보며 우리들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긴 해도, 그런 샤노브의 모습 때문에 분위기가 풀어지는 면도 있긴 했다. 그런 샤노브의 모습에 레냐가 웃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R 하하하! 언니.. 3년이 지났어도 언니는 여전하구나? 남자친구한텐 너무 그렇게 화내지마.. 알겠지?]


[S 아이발 말하는 거니? 그건 걱정마! 바람만 피우지 않는다면 잘해줄거니까.. 아기 둘 이상 낳고 행복하게 살 거니까 걱정하지마!]


바람만 피우지 않는다면이라.. 바람 피우면 아이발씨뿐만 아니라 내연녀까지 저 뼈대굵은 손으로 때리든 할퀴든 만신창이를 만들어 놓겠지? 아니, 그 전에 3년만에 돌아온 샤노브를 받아주긴 할까가 의문이었다. 신문기사에선 1년 전까진 독신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충분히 아닐 수도 있잖아? 제발 아이발씨가 지금 결혼하지 않았기를.. 아니라도 여자친구가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똑똑한 레냐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한 것 같았다.


[R 아이발씨.. 아직 언니를 기다리고 있어?]


[S 흥! 50살 다되가는 아저씨라서 그런지 아직 독신이래. 주변에 결혼할 사람도 없겠지만 있다고 해도 날 기다리고 있겠지, 뭐. 내가 그 아저씨의 최고 이상형이니까! 후훗, 내가 살아서 돌아온 걸 알게 되자마자 바로 여기로 와서 나한테 사랑의 키스를 할걸?]


[R 하하하하! 언니, 여전히 말 재밌게 한다. 꼭 그러길 바랄게!]


샤노브와 레냐는 처음보다는 분위기가 밝아졌지만, 옆에서 바라보고 있는 부모님의 표정은 여전히 슬픔의 호수속에 잠겨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레냐는 그런 부모님에게 천사같은 미소를 지으며 얼굴 앞까지 가까이 다가갔다.


[S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마지막 떠나기 전엔, 그날 단 하루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보다는 17년동안의 가족들과의 사랑과 추억을 가슴에 안고 웃으며 떠나고 싶어요..]


[Y 레냐야! 어흑.. 그래, 웃으며 떠나보내야지, 그럼..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내 딸, 레냐야.. 니가 내 딸이라서 너무 행복했어.. 죽는 날까지 평생 너의 이 웃는 얼굴을 기억하며 살께..]


[B 레냐야.. 우리 걱정은 말고, 그렇게 행복하게 웃는 모습으로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지내거라..]


[S 네.. 아! 가기 전에 여러분들과도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싶어요.. 위험하고 힘든 일이었을 텐데도 저희 가족들을 구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 은혜.. 절대 잊지 않을게요. 하늘에서 여러분들이 계속 안전하길 기도드릴게요..]


[V 으흐흐.. 끄응.. 레냐야.. 벼, 별로 힘들지 않았어.. 어쨌든 고마워!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내길 바랄게!]


[E 마이더리스님의 법정은 그 어떤 법정보다도 공평하지. 모든 악행은 어떤방식으로든 심판받기 마련이고, 모든 선행도 그에 걸맞는 보답을 내려주실 거야. 너에게 마이더리스님이 내리실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을 내려주시길 기도할게.]


[M 레냐양.. 저도 마이더리스님께 기도하겠습니다.. 영혼이 영원히 행복과 평화를 맞이하길..]


[A 잘 가.. 레냐야.. 짧지만 행복한 만남이었어.. 경찰로서의 명예를 걸고, 너가 떠난 후에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할게.]


[N 하하하! 다른 친구들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서 난 딱히 할말이 없는걸? 레냐야, 오빠 말대로 이후에도 경찰인 알리치 오빠랑 우리들이 너희 가족들을 최선을 다해 도울테니, 걱정하지 말고 편한 마음으로 법정으로 올라가! 만날 수 있어서 너무 반갑고 행복했어.]


[R 그럼.. 이제 헤어질 시간이네요. 마이더리스님의 따뜻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거든요.. 처음 본 저를 위해 도와주신 여러분, 그리고 아버님, 어머님, 언니.. 이렇게 소중한 여러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날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다들 행복하게 잘 살아요! 제가 하늘나라에서 늘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을게요!]


그 말을 한 후, 레냐는 창문을 뚫고 바깥으로 나갔고, 우리가 급하게 나가서 본 사이에 어느새 하늘을 향해 유유히 날아가고 있었다. 오늘따라 하늘은 왜이렇게도 맑고 아름다운지! 수많은 별 속으로 사라진 레냐를 보며, 난 왠지 몇달 후 처음 보는 별빛 하나가 하늘에 새겨져, 늘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


이전의 두 사건과는 달리, 이 사건에 대해서는 후일담 두개정도는 미리 적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한참 후에 알게 되서 당장은 말할 일이 전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게 뭐냐면.. 샤노브와 아이발 씨가 재결합을 했다는 소식이다. 샤노브는 물론이고 아이발씨에게도 천만 다행이게도, 아이발씨는 샤노브가 오자마자 놀라면서도 기쁘게 샤노브를 맞이했다. 그리고 결국.. 7월 말에 결혼식을 올렸는데, 그렇게 고집했던 호텔 예식장은 아니었지만 성 엘지야의 커다란 대성당에서 아주 화려하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


3년동안 폐가가 되어 있었던 블라도프 가는, 아이발씨의 도움과 가족들의 노력으로 이전의 모습으로 빠르게 되돌아갔다. 3년동안 더 돈을 모은 아이발씨가 모스토크의 큰 아파트에서 같이 살자고 블라도프 부부에게 말했지만, 블라도프씨는 가지 않았다. 비극이 일어난 장소긴 하지만, 그 이전에 16년간의 레냐와의 추억이 서린 그 장소를 버리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닭들을 구매해 양계장을 시작한 블라도프 부부는, 레냐를 잃은 슬픔에서 서서히 회복되었고, 나한테 여관을 물려받은 엘비라에게 싼 값으로 달걀을 계속 납품해주셨다. 레냐와의 짧지만 소중한 추억을 늘 가슴 속에 품고 살며, 블라도프 부부는 늘 그 집에서 닭을 기르고 계실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백금의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8 1-087: 010525 경찰서 24.07.17 8 0 17쪽
87 1-086: 010525 입장 시도 24.07.17 6 0 18쪽
86 1-085: 010524 허락 24.07.13 9 0 25쪽
85 1-084: 010524 뜻밖의 손님 24.07.13 8 0 23쪽
84 1-083: 010524 체노라비 역사도서관 24.06.30 12 0 27쪽
83 1-082: 010522 사도와의 전투 24.06.30 12 0 30쪽
82 1-081: 010521 게드3중학교 24.06.30 9 0 20쪽
81 1-080: 010521 블레턴 블로슈크 교장선생님 24.06.30 8 0 15쪽
80 1-079: 010520 이곳에 있게 된 이유 24.06.29 5 0 24쪽
79 1-078: 010520 원치 않던 만남 24.06.29 9 0 15쪽
78 1-077: 010520 모스토크 24.06.29 7 0 21쪽
77 1-076: 010518 출발 24.06.29 9 0 17쪽
76 1-075: 010516 정의의 마음 24.06.20 6 0 26쪽
75 1-074: 010516 취조실 24.06.20 6 0 21쪽
74 1-073: 010516 자전거 선물 24.06.20 6 0 22쪽
73 1-072: 010514 사건 종결 24.06.13 7 0 20쪽
72 1-071: 010510 경찰서안의 대소동 24.06.13 8 0 20쪽
» 1-070: 010505 레냐의 마지막 인사 24.06.13 8 0 17쪽
70 1-069: 010505 샤노브의 기억 B 24.06.12 6 0 21쪽
69 1-068: 010505 샤노브의 기억 A 24.06.12 6 0 24쪽
68 1-067: 010505 빅토르 vs 샤노브 24.06.05 8 0 30쪽
67 1-066: 010505 말릭 vs 샤노브 24.06.05 6 0 19쪽
66 1-065: 010505 아버지와 함께 24.06.05 6 0 36쪽
65 1-064: 010502 패배감 24.06.05 7 0 28쪽
64 1-063: 010501 다리에서의 교전 24.06.05 6 0 28쪽
63 1-062: 010501 레냐의 고백 24.06.04 9 0 37쪽
62 1-061: 010501 부둣가에서 작별 인사 24.06.04 5 0 31쪽
61 1-060: 010429 이공간 방문 24.05.29 8 0 29쪽
60 1-059: 010428 제미크와 대화/작전 회의 24.05.29 9 0 35쪽
59 1-058: 010427 작별 통보 24.05.27 9 0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