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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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마츠
작품등록일 :
2023.09.12 03:02
최근연재일 :
2024.09.1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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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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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9: 010525 엉망진창 추격전

DUMMY

[N 토레아야.. 안녕? 여기서 뭘 하고 있니? 근데?]


[O 으악! 사, 살려주세요! 누나!]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대포를 조작하던 토레아는 우측 옥상문 바로 앞에서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마자 경악하며 뒷걸음질쳤다.


저 괴상하게 살아움직이는 폭탄을 두개의 대포로 쉴틈도 없이 쏘며 지독하게 우리 넷을 괴롭히던 게 무색하게, 정작 옥상으로 올라오자 토레아는 아무런 저항할 수단이 전혀 없이 완전히 맨몸이었다. 너, 저번에 쓰던 그 핸드캐논은 도대체 어디 놔둔 거니? 뭐 어쨌든, 나로서야 지금 그 핸드캐논이 없으니 정말 다행이었다. 저렇게 맨몸이면 달려가자마자 바로 처리가 가능할 테니까.


하지만.. 나도 복수해 주려고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그 아이에게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안톤보다 좀 더 큰 키, 그리고 안톤보다도 더 귀여운 외모에 가벼운 중학교 여름옷을 통해 직관적으로 보이는, 얇은 뼈만 보이는 여리여리하고 가녀린 다리와 팔을 보니, 저런 애를 칼로 찌르기가 아무리 사도라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아.. 왜 저렇게 무력하게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는 거야! 괜히 사람 마음 약해지게? 그렇게 다가가면서 애초부터 마음이 썩 좋지 않았는데, 그 아이가 마치 살인범을 보는 듯한 얼굴로 나를 공포에 젖은 눈길로 바라보며 두손으로 싹싹 비는 걸 보니 도대체 누가 사도고 피해자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내가 마치 살인자가 되는 것 같잖아! 이러면! 아! 기분 나빠! 아이씨, 야, 저번에 봤던 핸드캐논이라도 들고 있지 그랬어! 이러니까 내가 마치 어린애 죽이려는 흉악 유괴범이 되는 것 같잖아!


하지만.. 그렇게 망설이는 사이에도 아이의 좌우에 나 있는 대포에선 계속 폭탄이 중앙 사다리 통로를 통해 계속 하나씩 내려가고 있었고, 아마 저 폭탄들과 빅토르는 원치 않는 데이트를 열심히 하고 있을 것이었다.


아이씨.. 아무리 아무 무기가 없는 무력한 어린아이의 형태라고 해도, 쟬 놔두면 빅토르가 계속 폭탄에 물리고 뜯기고 터지며 온몸이 온통 걸레짝이 되서 저번 샤노브때처럼 침대신세를 지게 될 것이다. 그래! 나틸리 안보렌! 너, 마음 약해지면 안돼, 임마! 아무리 여리여리한 중학생 형태에다가 아무 무기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도.. 쟨 사도야, 흉악한 대포와 핸드캐논을 무기로 쓰는 사도라고! 쟬 쓰러트리는 게 쟬 구해주는 거란 걸 명심해! 나는 정신을 다잡고 방패로 밀어버리기 위해 방패를 똑바로 들고 아이에게 돌진할 준비를 했다.


[N 토레아야.. 널 구해주기 위해 어쩔 수 없어. 미안!]


[T 헤헤헤! 이 누나, 완전 바보잖아! 하하하! 내가 무기가 없을 줄 알았나보지?]


갑자기 토레아의 손에서 생겨난 핸드캐논이 내 눈에도 똑똑히 보였다. 하지만, 오히려 그 핸드캐논으로 날 사악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어서 이제서야 죄책감 하나 없이 맹렬하게 방패로 돌격할 수 있었다. 너 전략 잘못 짠 거야! 임마! 이 방패, 아티팩트라고! 핸드캐논의 작은 대포 하난 딱총 막듯이 쉽게 막을 수 있다고!


그리고.. 핸드캐논으로 날아온 폭탄은 내 방패에 막혀 내 몸에 어떤 손상도 주지 못하고 폭발했고, 그 폭발 후의 연기를 뚫고 나는 제대로 아이의 몸통을 방패로 밀쳐버렸다. 경악에 물든 표정이 된 토레아는 내 힘이 실린 방패를 제대로 쳐 맞고 맥없이 옥상 난간벽에 튕겨나가 고꾸라졌다. 하급 사도라더니.. 진짜 쉽긴 쉬웠다. 하지만.. 그렇게 무력화를 시켰는데도 대포는 여전히 계속 중앙 사다리 통로로 끊임없이 계속 내려가고 있었다. 설마.. 사도를 처리해도 저 대포는 계속 작동하는 걸까? 그럼 안되는데!


사도를 처리해도 저 대포가 작동할지 말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내 마음대로 사도를 처리할 수가 없었다. 저 대포를 끄게 한 다음 처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N 에르제, 이 대포 조작 어떻게.. 어? 에르제! 에르제! 어디 갔어요!]


맙소사.. 뒤를 돌아보니, 에르제가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내 뒤에 있었는데 그 사이에 도대체 어디로 간 거야!


[T 헤헤.. 뭐하는 거야? 언니?]


토레아의 얄미운 목소리가 내 등 뒤로 들렸다.


[N 너, 도대체 뭔 짓을 한거야?]


[T 아까 전 핸드 캐논, 언니 맞으려고 날린 거 아니야. 그 언니 맞추려고 날린 거야.]


[N 뭐?]


[T 나한테 마법을 쓰려고 하더라구. 그걸 어떻게 가만히 당해줘? 그래서 그 누나한테 대포를 맞췄지! 그 누나, 아마 그거 제대로 맞고 바닥으로 떨어졌을걸?]


[N 이 자식이!]


화가 잔뜩 난 내가 주먹으로 배를 한대 쎄게 때리자, 토레아가 끄응 소리를 내며 또 아래로 쓰러져버렸다. 이게 진짜!


혹시 사도가 아니라 내가 끌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 수 있다면 일단 내가 빨리 저 대포를 멈추고, 그다음에 사도를 베어야겠단 생각에 대포 뒤를 열심히 살펴보았다. 아.. 내가 내가 이과라 아니라서 그런가? 무슨 문양만이 반짝일 뿐 도무지 대포를 끄는 스위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에이, 무슨 생각을 그렇게 복잡하게 하니? 그냥 사도한테 물어보면 되지! 난 대포를 조작하는 걸 포기하고 난간에 등을 기대고 쉬고 있는 사도에게 뛰어갔다. 검도 아니고 고작 내 방패에 한번 치이고, 배에 한대 맞은 게 고작인데도 힘없이 앉아있는 걸 보니 과연 하급 사도긴 하급 하도였다. 어쩜 똑같은 중학생인 그레고리랑 이렇게나 급 차이가 날까?


[N 아이야.. 누나가 좋은 말로 할때, 저 대포 어떻게 끄는지 말해줄래? 바로 말 안하면.. 또 한대 제대로 때릴 줄 알아! 누나 주먹 봐봐! 난 여자 중에선 진짜 쎈 축에 속하거든? 이 주먹에 맞으면 얼마나 아플지 한번 맞아봤으니 너도 느낌이 오지?]


[T 으앙! 사, 살려주세요! 누나! 전 아무것도 몰라요! 흐흐흑..]


[N 이게 진짜, 우리들이 운동장에 있을땐 사악한 웃음소리를 내며 농락하더니, 이제 와서 순진하고 착한 척 코스프레를 해?! 아가야, 내가 바본줄 아니? 진짜 한대 때려야 정신을 차리겠지? 응? 어디 때려줄까? 어린애라고 봐주니까 이게 그냥?]


[O 저, 전 몰라요! 그냥 대포한테 제가 명령을 내리면 알아서 발사가 됐어요!]


[N 아가야, 그럼 좋은 말로 할때, 대포한테 명령해! 그만 발사하라고!]


[O 아앙! 그렇게 할 테니 제발 놔주세요! 누나!]


그래.. 일단 사도화 해제하기 전에 저 대포부터 처리해야 되니까.. 일단은 참자.. 라는 생각에 양손으로 머리통을 잡고 있던 걸 잠시 풀어주었다. 그래도 방심하는 틈에 또 핸드캐논을 꺼내 엿먹일까봐 싶어서 한 손을 아주 단단히 잡고 대포로 걸어갔다. 그 와중에도 대포는 3초마다 계속 그 살아움직이는 대포를 발사하고 있었고, 아마 밑층에서 빅토르는 그 대포때문에 온갖 고생을 다 하고 있을 것이었다.. 미안해 죽겠네, 정말.


대포로 간 사도는 대포의 뒷면을 조작했고, 그러자 곧바로 대포 하나가 작동을 멈추었다.


[N 뭐야? 너. 말로 명령을 해야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지, 조작을 해야 움직이지 않는단 말은 안했잖아!]


[O 조작하는 것도 명령이에요! 누나! 언니 과학공부 안했죠?]


[N 응, 난 문과야! 이 자식아! 지금 그게 중요해? 그게 중요하냐고! 빨리 저 대포도 꺼, 얼른!]


내가 한손을 크게 들고 때리려는 모습을 취하자 사도는 겁먹은 표정으로 곧바로 뛰어가듯이 남은 대포로 건너갔다. 어차피 무기도 없겠다, 방어구도 없어서 거리가 좀 벌어져도 하나도 걱정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N 야, 빨리 꺼! 허튼 수작하면.. 으힉!]


난 몇초간의 방심으로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 자식이.. 대포를 조작하는 것 같긴 했는데, 이걸 끈 게 아니라 영점포격을 하게 조작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있는 방향이

아니라 쭉 중앙 사다리로 떨어지던 폭탄은, 갑자기 바로 앞으로 통통 떨어지더니 나에게 달려와 달라붙기 시작했다. 맙소사.. 완전 방심한 상태라 방패만 들었지 검도 사도가 널부러져있던 옥상 난간에 세워둔 상태로 왔던 나는, 급하게 방패로만 싸울 수밖에 없었다. 폭탄들이 벌떼처럼 내 몸에 달라붙어서 이제 사도의 모습이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뒤에서 얄밉기 짝이 없는, 운동장에서 들었던 그 목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O 하하하하하! 이 누나, 완전히 바보잖아! 대포 하나를 꺼줬다고, 내가 남은 대포도 순순히 꺼줄 줄 알았어? 이 바보, 멍청이, 빨간머리 돼지 누나! 애들아! 봐주지 말고 폭발해서 이 돼지 누나를 없애버려줘!]


순식간에 아주 강한 폭죽을 영거리에서 맞는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다. 방패로 얼굴과 몸통을 막기에 급급할 뿐, 도무지 반격할 상황이 주어지지 않았다. 맙소사.. 그 4초 잠시 방심한 바람에, 이게 뭔 꼴이야! 이제 다시 두개의 대포가 발사될 테고, 그러면 나는 물론이고 친구들도 다..


안돼, 그렇게 해선 안돼!


난 방패를 거칠게 휘두르며 일어서려 발버둥을 쳤다. 그리고 결국엔 일어나서 폭탄이 온몸에 달려있는데도 사도쪽으로 열심히 뛰어갔다. 폭탄이 주렁주렁 달린 채로 눈깔이 뒤집어진 채로 자기를 덮치는 나의 모습을 보자, 토레아가 이번엔 연기가 아니라 진짜 공포에 질려서는 반대쪽으로 열심히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철문이 갑자기 와장창 부숴지는 소리가 나면서 문짝째로 무너져 내리더니, 빅토르가 앞으로 뒹굴며 신음소리를 냈다. 역시 힘이 대단해.. 자기 힘으로 저 옥상 문을 기어코 부수고 들어오는 것좀 봐! 그 많은 폭탄들을 뚫고 기어이 위까지 올라왔구나!


[V 으악! 나틸리! 왜 포도가 된 거야!]


온몸에 폭탄이 달린 꼴이 빅토르가 보기엔 포도처럼 보였나 보다.. 어쨌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토레아, 저 애 좀 빨리 처리해봐, 좀!


빅토르가 급하게 나한테 다가와 검을 휘두르며 폭탄들을 떼어내 주었다. 그 동안, 어째서 토레아가 공격을 멈췄는지 궁금했는데.. 괜히 좌측 옥상으로 도망쳤다가 빅토르가 부순 철문을 정통으로 맞고 근처에 대자로 누워 널부러진 상태였다. 하지만, 빅토르가 급히 내몸에 주렁주렁 달린 대포알들을 처리하는 틈에, 어느샌가 토레아가 다시 일어났고, 어느새 그 핸드캐논을 들고 사악하게 웃고 있었다.


[V 으악! 방금전까지만 해도 저 애, 저런 대포는 없었는데?]


[N 바보야! 내가 말했지! 나 돕지 말고 저 애부터 처리하라고!]


[T 하하하! 멍청이들! 잘 가..크헉!]


[B 쓰러져! 임마!]


토레아의 여린 몸뚱이에서 갑자기 칼날 하나가 움푹 들어가더니, 토레아는 그제서야 완전히 쓰러졌다. 현실과 사도일때의 체격과 모습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던 그레고리때와는 다르게, 이번엔 사도일 때의 모습이 현실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B 야, 너희들 다 괜찮냐?]


[N 괜찮을 리가 없잖아.. 아니, 왜 이 대포는 사도를 처리했는데도 계속 나오는 거야, 진짜!]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사도를 처리했지만 폭탄은 계속 나오고 있어서, 나랑 빅토르는 계속 검을 휘두르며 하나씩 처리하고 또 처리했다. 그 와중에 보리스가 대포 뒤로 가서 이런저런 시도를 해 봤지만, 얘가 뭘 알리가 없지.


[B 아.. 우리들 다 문과라 이런 건 완전 문외한인데.. 제기랄, 이 대포, 도대체 정체가 뭐야?]


[V 보리스, 안되면 포기해. 에르제가 오면 에르제가 꺼주겠지.]


[N 뒤에서 놀지 말고 너도 앞에 와서 대포 좀 막아! 우리 둘만 계속 일하라는 거야?]


[B 야, 넌 내가 노는 것처럼 보이냐? 어.. 이거 이상한데? 이게 뭐지?]


갑자기 폭탄의 탄속이 엄청나게 빨라져서, 그걸 제대로 맞고 튕겨질뻔한 나는 화를 버럭버럭 내며 소리쳤다. 아니, 모르면 그냥 만지지 마! 이 자식아!


[N 임마! 너, 누구 죽이고 싶어! 응?]


[B 야, 내가 일부러 그랬냐? 다 너희들 도와주려고 그런 건데.. 아! 에르제 온다! 에르제! 빨리 이거 조작좀 해줘봐요!]


토레아의 핸드캐논을 맞고 1층으로 떨어졌던 에르제가 생각보단 아주 멀쩡한 모습으로 옥상으로 올라왔다. 다행히, 떨어지기 직전 마법사만 5초간 몸을 보호해주는 석갑마법을 썼던 것이었다. 곧바로 대포로 다가간 에르제가 뭔가를 세심하게 조작하는 게 보였고, 이윽고 마지막 대포도 작동을 멈추었다. 휴.. 진짜! 무슨 하급 사도가 이래! 뭐.. 사도 자체는 대포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줄 모르긴 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난이도는 중급 사도나 별 다를 게 없었다.


[B ..젠장. 얘 진짜 하급 사도 맞냐? 이거? 똑같은 하급 사도인 부사장님때보다 훨씬 더 ○같은 것 같은데?]


[V 사도 자체는 최하급 사도긴 했어..튕겨진 철문을 얻어맞고 바로 누운 거나, 보리스 니가 한번 찌른 것 뿐인데 바로 쓰러진 것만 봐도..]


[N 애들아.. 이거, 내가 보기엔 말이야.. 하급, 중급 나누는 게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애.. 하급이라도 좋은 지형에 부하들 수가 많으면 진짜 어려워!]


[B 니 꼴을 보니 그런 것 같긴 하다. 젠장.. 쉬운 전투가 하나도 없잖아? 이거? 하급 사도라도 부하들이 ○나 많으면 중급 사도랑 별 차이도 없네! 젠장!]


에르제가 묵묵히 대자로 드러누운 내 옆에 앉아 정성스레 치료를 해주었다. 그래도 검에 찔리고 베인 것보단 작은 폭탄에 맞은 게 상처가 덜한지, 생각보다는 회복이 빨리 이루어졌다. 10분 정도 지나가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물론, 육체적 피로는 아까랑 별 차이가 없었다. 단 1시간동안 싸운 건데도, 육체적인 힘을 다 썼는지 집에 가면 곧바로 기절하듯이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V 음.. 키큰 성인으로 나타난 그레고리때와는 다르네? 현실에서의 모습 그대로 사도가 된 거구나?]


빅토르의 말대로, 가까이 가 보니 사도일때랑 현실의 모습이랑 어떤 차이도 없었다. 그나마 차이가 있다면 사도일땐 다크서클도 심하고 뭔가 날카로운 인상이었다면, 지금은 다크서클도 없고 뭔가 연약하고 선한 느낌의 인상이었다.


[B ..최하급 사도에다가, 이런 어린애한테 그렇게 농락당하다니, 우리들, 뭔가 좀 쪽팔리는데?]


[V 그래도 이겼잖아. 보리스, 니가 없었으면 이렇게라도 못 이겼을 거야. 와줘서 정말 고맙다! 이 자식아! 하하하!]


[E 그러게요, 다시 돌아와 일원이 되서 정말 다행이네요, 보리스.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B 참.. 나 안돌아왔으면 이거 너희들 이런 최하급 사도들도 못잡고 빌빌거리다가 큰일났겠는데? 나틸리, 봐봐! 아무래도 내가 있는게 없는것보다 훨씬 낫긴 낫지?]


[N 그래.. 잘했어.. 확실히 없는 것 보단 낫네! 키가 커서 몸빵 역할은 아주 제대로 하네!]


[V 애들아.. 나 배고픈데 빨리 깨우고 나가면 안돼?]


[B 아침밥을 두끼를 먹어놓고 또 배가 고파? 우리들 중 제일 고생 덜해놓고 무슨!]


[V 야.. 나도 혼자 폭탄들 처리하느라 고생 많이 했어. 근데 보리스, 넌 어쩌다가 여기로 올라온 거야?]


[B 운동장 폭탄들 힘겹게 다 처리한 다음, 중앙 정문으로 올라왔어.]


[N 아.. 정문으로 들어온 거야?]


[B 그래! 누굴 도와줄까 고민해 봤다가, 아예 3방향으로 분산되서 올라가는게 훨씬 나을 것 같아서 정문으로 혼자 올라갔어. 그렇게 3층으로 올라가자마자 순식간에 폭탄들에게 둘러쌓여 물어뜯기고 터지는데.. 와.. 힘들어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아.. 그래서 일순간이지만 갑자기 나한테 오던 대포들이 싹 사라졌던 거구나? 보리스가 알게모르게 몸빵역할을 많이 했구나! 역시, 키가 커서 그런지 몸빵 역할 하나는 제대로 해주는 걸?


빅토르의 소망과는 달리, 나나 보리스는 꽤나 많이 다치고 피로도가 높아서, 포탈을 나가기 전 충분한 치료와 휴식을 해야 했다. 그래서 우리들은 옥상에서 나란히 드러누워 5시간 정도를 푹 잤다. 하늘은 맑은 파란색 하늘이 아니라 뭔가 죽어 있는 회색 하늘이긴 하지만, 아무려면 어때! 사도를 처리하고 나서 편한 마음으로 잠을 잘 수 있으니, 그 회색 하늘도 뭔가 느낌있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고, 날씨도 약간 흐린 날씨의 차가운 바람이 불어 너무 좋았다. 그래서 나나 친구들이나 마치 휴양지에서 자는 것처럼 깊게 푹 자고 상쾌한 느낌으로 일어났다. 그리고, 그렇게나 폭탄에게 얻어터져서 아직도 고통이 잔존하긴 했지만, 피로는 상당히 풀려서 충분히 거동할 몸상태가 되었다. 그제서야 우리는 다시 토레아에게 건너가서, 그 아이를 깨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V 이 연약한 동생은, 도대체 무슨 딱한 일로 사도가 된 걸까?]


[B 그레고리야 얘처럼 중학생이었지만 나름 체격도 탄탄하고 키도 170는 넘어보였는데, 얜 안톤처럼 완전 비실비실해 보이는데? 이렇게 쬐끄만 녀석이 도대체 무슨 나쁜 일이 생겨 사도가 된 걸까? 불쌍하다, 불쌍해..]


[N 그럴만한 사연이 분명히 있겠지. 그럼, 이제 깨워볼까요? 에르제?]


[E 네, 이제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빨리 깨우고 나가보는 게 좋겠어요.]


하긴.. 밖에 나가면 무조건 오후 8시는 넘겼을 게 분명했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아이의 이마에 손을 올리고, 기억의 줄기들을 훑기 시작했다. 기억의 빛무리는 3개였다. 그 중 2가지의 빛무리는 하얗게 빛나는 아름다운 빛이었다면, 마지막 한가지의 빛무리는 시뻘건.. 누가 봐도 증오와 분노의 감정을 담고 있는 기억의 빛무리였다.


[B 오우.. 이번에도 나름 사연이 심각해 보이는걸?]


빨간 증오의 빛으로 빛나는 빛무리를 본 보리스가, 뭔가 짐작하는 게 있는지 애잔함 가득한 표정으로 토레아의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그러고보니.. 학교에서 괴롭힘 당한다는 말에 갑자기 분노를 토해내며 우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었지? 설마..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나는 조심스레, 토레아의 이마에 손을 다시 얹고 기억을 읽기 시작했다. 이마의 보들보들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내 손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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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1-087: 010525 경찰서 24.07.17 8 0 17쪽
87 1-086: 010525 입장 시도 24.07.17 6 0 18쪽
86 1-085: 010524 허락 24.07.13 9 0 25쪽
85 1-084: 010524 뜻밖의 손님 24.07.13 9 0 23쪽
84 1-083: 010524 체노라비 역사도서관 24.06.30 12 0 27쪽
83 1-082: 010522 사도와의 전투 24.06.30 12 0 30쪽
82 1-081: 010521 게드3중학교 24.06.30 10 0 20쪽
81 1-080: 010521 블레턴 블로슈크 교장선생님 24.06.30 8 0 15쪽
80 1-079: 010520 이곳에 있게 된 이유 24.06.29 5 0 24쪽
79 1-078: 010520 원치 않던 만남 24.06.29 9 0 15쪽
78 1-077: 010520 모스토크 24.06.29 7 0 21쪽
77 1-076: 010518 출발 24.06.29 10 0 17쪽
76 1-075: 010516 정의의 마음 24.06.20 6 0 26쪽
75 1-074: 010516 취조실 24.06.20 6 0 21쪽
74 1-073: 010516 자전거 선물 24.06.20 7 0 22쪽
73 1-072: 010514 사건 종결 24.06.13 7 0 20쪽
72 1-071: 010510 경찰서안의 대소동 24.06.13 8 0 20쪽
71 1-070: 010505 레냐의 마지막 인사 24.06.13 9 0 17쪽
70 1-069: 010505 샤노브의 기억 B 24.06.12 6 0 21쪽
69 1-068: 010505 샤노브의 기억 A 24.06.12 6 0 24쪽
68 1-067: 010505 빅토르 vs 샤노브 24.06.05 8 0 30쪽
67 1-066: 010505 말릭 vs 샤노브 24.06.05 6 0 19쪽
66 1-065: 010505 아버지와 함께 24.06.05 6 0 36쪽
65 1-064: 010502 패배감 24.06.05 7 0 28쪽
64 1-063: 010501 다리에서의 교전 24.06.05 6 0 28쪽
63 1-062: 010501 레냐의 고백 24.06.04 9 0 37쪽
62 1-061: 010501 부둣가에서 작별 인사 24.06.04 5 0 31쪽
61 1-060: 010429 이공간 방문 24.05.29 9 0 29쪽
60 1-059: 010428 제미크와 대화/작전 회의 24.05.29 10 0 35쪽
59 1-058: 010427 작별 통보 24.05.27 9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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