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orld- ste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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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공요일
그림/삽화
oㅅㅇ
작품등록일 :
2023.09.16 09:01
최근연재일 :
2024.01.05 19:33
연재수 :
93 회
조회수 :
2,205
추천수 :
9
글자수 :
436,321

작성
23.12.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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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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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79화

반갑습니다!




DUMMY

그녀는 간절히 그들의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을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아주 미약하지만 분명히 인기척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에게 달려갈 수가 없었다.


한 명 한 명을 구하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치료를 해도 마을에서 나오는 독기에 금방 중독될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어디야.... 제발..."


그녀는 마을의 중심으로 계속 뛰어갔다.


마을의 중심으로 갈수록 독기가 점점 심해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진원지가..."


독기가 가장 심하게 느껴지는 장소


그 장소만 정화시킨다면 다른 사제들도 들어올 수 있고 그러면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었다.


그녀는 가장 독기가 심한 마을 광장에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잠시 뒤에 그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마을 중심에 있는 우물


그 우물의 물에서 참을 수 없는 역한 냄새가 올라오고 있었다.


"저기다!"


독이 우물의 물을 통해 마을 전체로 퍼져나간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 여기만 정화하면 되겠다."


그녀는 자신의 생기를 우물로 흘려보냈다.


치이이이이....


"으...."


그녀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새어 나온다.


시간이 흐르고 생기가 아무리 우물에 흘러가도 정화가 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분명 생기는 물을 통해서 퍼지고 있는데..... 대체 무슨 독이 퍼진 거지?"


- 오일 뒤


정화를 시작하고 나서 꼬박 열흘이 지났다.


그녀는 오일 동안 잠도 자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생기를 불어 넣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서는 끊임없이 눈물이 흐르고 그녀의 입에서는 기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제발.... 은혜로운 우리 아버지여 당신의 어린 양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세요... 제발...."


시간이 너무 흘렀다.


간신히 중독된 상태에서 숨을 쉬고 있던 사람들이 기다리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 오일이 지나 총 십일이 지났다.


십일이 지나고 그녀의 눈에서는 더 이상 눈물이 떨어지지 않았고 그녀의 입은 힘 없이 꿈틀거리기만 반복했다.


"주여..."


항상 풍요롭게 넘치던 생기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거기에 그녀의 팔이 검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모든 생기를 잃은 그녀의 양팔로 독기가 스멀스멀 침투하고 있던 것이었다.


이제 독기를 이길 수 없었던 엘리스의 정신도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 구... 원... 을...."


털썩....


그녀의 몸이 옆으로 넘어진다.


"신이시여....."


그녀의 눈에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린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여기 계신다!"


그들은 엘리스에게 곧바로 달려와 그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세상에... 이제 걱정 마세요 성녀님!"


바티칸의 기사들이 눈에 보이자 그녀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마... 을... 사람... 들은..."


"걱정 마세요. 다른 분들 모두 심하게 중독되어 있기는 하지만 노출되는 독기가 계속 줄어들어서 그런지 대부분 자택에서 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그러자 엘리스는 말라붙은 입과 눈으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흑... 흑..... 감사합니다...."


"그러니 걱정 마시고 성녀님 몸부터 걱정하세요..."


며칠 동안 독기에 노출된 상태로 휴식도 없이 열흘을 싸운 엘리스의 몸 상태는 엉망이었다.


"빨리 석관 가져와!"


생명력도 다 떨어지고 독에 중독된 상태 평범한 치료로는 그녀를 살릴 수가 없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져온 석관을 열어 무언가를 꺼내었다.


"성녀님 여기 이 깃털을 잡으세요!"


기사들이 가져온 것은 바티칸에서 오랫동안 비밀리에 보관해온 성물 중 하나였다.


깃털 스스로 주변의 기를 흡수하고 그 기를 축적하는 성물이었다.


하지만 그 흡수하는 정도가 너무 심해서 평소에는 흡수를 약화시키는 부적과 함께 특별한 석관으로 봉인시켜두었다.


"여기... 이것 좀 잡으세요."


기사들은 앙상해진 그녀의 손에 깃털을 쥐여주었다.


툭.....


봉인이 풀린 깃털은 자신을 쥐고 있는 것의 기를 흡수하려 했지만 그것에는 아무런 기가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자 깃털은 자신이 그동안 축적해온 기를 그녀에게 담기 시작했다.


기가 엘리스에게 전해질 수록 그녀의 얼굴에 다시 생기가 돌았다.


.....


깃털이 축적해둔 기가 모두 떨어졌다.


하지만 아직 자신의 소유자의 그릇에 기가 완전히 채워지지 않았다.


하나의 커다란 깃털이 여러 개로 나뉜다.


하얀 순백의 깃털이 검게 물들어간다.


"어?"


석관을 들고 온 기사 한 명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왜?"


"깃털이 사라졌어."


착.... 착... 착....


주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끄아아아아악!"


갑자기 같이 온 다른 기사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비명소리가 들리자 그들은 빠르게 칼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끄악!"


곧 그들도 짧은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쓰러졌다.


그들의 심장에 아주 작은 구멍이 뚫려있었다.


근처 기를 모두 흡수한 깃털들은 다시 하나로 뭉쳐진다.


아직 모자라다.


깃털은 다시 한번 분열되어 주변으로 날아간다.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과 그들을 치료하는 사제들에게로...


착...


하나씩 생명이 꺼질수록 그녀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착... 착... 착...


모든 생명을 흡수한 깃털들이 다시 하얗게 돌아왔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마을 엘리스만이 정신을 잃은 채 누워있었다.


그리고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 헉!"


그녀의 정신이 다시 돌아왔다.


정신이 든 그녀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자신의 옆에 쓰러져있는 기사들이었다.


"저기요?"


그녀는 쓰러져있는 기사의 몸을 흔들었다.


그의 몸을 아무리 흔들어도 생명이 사라진 그는 아무런 대답하지 못했다.


"저기요!"


쓰러져있는 기사들 모두 이미 죽어있다.


무언가 이상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야...."


정신을 잃기 전 기억이....


기사들이 나에게 왔다.


그들이 나한테 깃털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하얀 날개를 가진 천사를 보았다.


나한테 무슨 말을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다음.....


잠시 후 정신을 차렸다.


어떻게?


내 생명력은 완전 비워졌는데?


이 주변에서 생명력을 채울 수 있는 것...


그녀는 무언가 이상한 것을 깨닫자마자 마을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저기요! 누구 있어요!"


아무리 소리쳐도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집으로 뛰어갔다.


항상 따뜻했던 집


자신의 집이 그렇게 차갑게 느껴진 것은 지금이 처음이다.


벌써부터 느껴지는 불안감


"엄마!"


쿵!


문을 박차고 들어오니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침대에 앉아있는 엄마의 모습


"엄마?"


아무런 반응도 없다.


툭...


그녀의 몸이 맥없이 무너진다.


......


엘리스는 움직이지 않는 자신의 엄마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축축하게 젖어있는 그녀의 옷이 보였다.


슬펐다.


너무 슬펐다.


하지만


눈물이 흐르지 않는다.


"엄마...."


엘리스는 엄마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욱...!"


갑자기 구역질이 올라온다.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먹어치웠다.


.... 그래서 살아남았다.


그게 너무 역겨웠던 것이다.


그녀는 며칠을 마을에 남았다.


그리고 생명력을 빼앗긴 이들을 땅에 묻어 주었다.


한 명 한 명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그들의 안식을 위해서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흙을 덮고 기도를 해주었다.


그리고 다시 바티칸으로 돌아갔다.


"교황님.... 죄송합니다.... 맡겨주신 일을 실패했습니다."


"엘리스야! 이게 무슨 일이냐?"


베이누는 엉망으로 돌아온 그녀를 걱정해 주며 그녀를 안아주었다.


"대체 이게...."


"제가 감당할 수 없던 독이었습니다...."


그녀는 베이누에게 마을에서의 일을 알려주었다.


"오.... 세상에.... 그 깃털이 그런 일을..."


자신의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미안하다... 너를 위해서 한 일인데...."


"아닙니다... 제가 부족했습니다."


베이누는 한참 동안 엘리스를 위로하고 그녀를 그녀의 방으로 돌려보냈다.


"그만 가서 쉬거라... 한동안 마음을 추스르면서 있거라."


"네...."


쿵...


방으로 돌아간 그녀는 몇 달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녀가 다시 방 문을 열고 나온 것은 6개월이 지나고 나서였다.


"엘... 엘리스님!"


"엘리스!"


방에서 나온 뒤로 그녀는 바로 다시 성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다만


이제 그녀는 웃지 않았다.


전처럼 생명력이 넘치지도 않았기에 이전과 같은 명성은 떨치지 못했다.


다시 몇 달이 지나고 그녀는 추기경들과 황제를 만났다.


"성녀님이 다시 돌아오니 기뻐서 어찌할지 모르겠습니다."


"네 맞습니다. 힘든 일을 겪으셨다 들었는데 말이에요."


"아직 얼굴이 안 좋은데 좀 더 쉬는게 어때요?"


그들은 모두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엘리스를 바라보았다.


"이제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엘리스도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이야기를 끝내고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허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왜.... 당신들은.... 그대로인가요...."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생기


그것은 자신의 것이다.


아니 자신의 것이었던 것이다.


자신은 더 이상 생기가 넘치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생명력을 흡수하며 지금의 생기와 이전에 생기의 성질이 달랐다.


.... 그리고


지금 저들이 가지고 있는 생기는 예전 자신의 것이었다.


이상한 점은 한 가지 더 있었다.


어째서인지 몇 년간 흉년이었던 몇 영지들이 풍년이 들었다.


그것도 모두 바티칸과 우호적인 영지들만...


"정말 제 능력이 부족했던게 맞습니까...."


또 한 달이 지났다.


여전히 교황과 추기경들에게서 생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자신이 독을 정화시키기 위해 보냈던 생기들이 왜 여기 있는 것일까...


의문은 확신으로 바뀌었지만 그녀는 뭐라 항의할 수도 무언가를 물어볼 수도 없었다.


그녀가 계속 바티칸에서 버티고 있는 이유


두려웠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든 사실을 알까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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