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강 특) 격투기 피지컬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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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고블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09.18 16:36
최근연재일 :
2024.01.02 13:2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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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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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
글자수 :
239,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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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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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나쁘지 않게 했구나

DUMMY

현실을 부정하려 하는 팀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나는 본론을 꺼냈다.


“저 퇴사하겠습니다.”


이에 두 눈이 사시나무 떨리듯 흔들리는 팀장.


“안 돼요. 못 받아줘. 뭐 때문에 그러는데요? 회사나 팀에 문제 있으면 내가 없애줄게.”


팀장은 말만 해보라는 듯 자신만만했다.

내가 입을 열기 전까진.


“팀장님 때문에요.”


“아...? 나?”


팀장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화들짝 놀랐다.

아마 팀원들 면담을 하면서 퇴사 사유로 지목받은 건 처음이겠지.

팀장의 패악질로 퇴사한 직원은 이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정직하게 이유를 밝히고 떠난 건 아니었다.

동종업계로 이직하는 경우엔 전 직장에 평판조회를 하는 일도 있었고, 그냥 더러워서 피한다는 마음으로 그만두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덕분에 팀장은 자신이 팀을 잘못 운영하고 있다고 자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난 이제 눈치 보느라 할 말을 참을 필요가 없지.


“예, 팀장님이요.”


내가 다시 한 번 쐐기를 박듯 이야기하자 팀장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전에 회사나 팀에 문제가 있으면 본인이 없애준다고 하지 않았는가.

근데 팀장 자신이 문제라고 하니, 내가 없어져볼게 얍 하고 사라질 수도 없는 일.

난 충격을 받은 팀장에게 내가 회사에 다니면서 느꼈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일러주었다.


“팀장님, 관리자가 하는 역할이 뭐예요? 팀원들의 업무가 한쪽으로 과중되지 않게 나눠주는 거잖아요. 그런데 무슨 일이 생기면 항상 저한테만 떠맡....”


업무 분장의 미숙함.

일방적인 소통.

업무 관련 교육의 부재.

무리한 스케줄 관리.

감정적인 다그침 등등.

말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단점들이 떠올랐지만 면담이 너무 길어질까 봐 중요한 부분만 이야기하고 끊었다.

이에 팀장의 첫 반응은, 부정이었다.


“에이, 강용씨. 일하는 걸 그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이게 회사에서 야근도 좀 할 수 있는 거고, 가끔은 주말 출근도 있을 수 있지. 그만큼 다 본인한테 돌아가는 거야. 난이도 있는 업무를 쳐내면서 경험이 쌓이고, 성장하는 거라니까요?”


난 팀장이 입을 열자마자 답답함을 느꼈다.

서로 생각하는 바가 너무 다르니 대화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


“나도 업계에 처음 들어왔을 땐 회사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그렇게 힘든 시절을 견뎌내니까 지금 이 자리까지 왔잖아? 나중에 나랑 같은 루트를 타면 샵인샵 같은 느낌으로 회사 내에서 개별 팀 운영도 할 수 있어요. 그럼 사업 따내는 거에서 강용씨가 인센티브 많이 가져가는 거야. 직급만 팀장이지 사실상 그냥 사장인 셈이지.”


팀장은 자기 딴에는 매력적인 비전 제시라고 생각했는지, 눈썹을 들썩이며 말했다.

내 귀에는 자신의 욕심에 팀원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소리로 들렸지만.

저렇게 자세히 말할 수 있다는 건, 이미 우리 팀이 팀장의 사업체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뜻일 거다.

직원들 업무량을 늘리고, 다른 팀의 악질 고객까지 가져오는 게 다 이유가 있었다.

계약 하나에 투입되는 인력을 최소화하면 그만큼 인건비가 줄어드는 거니까.

팀장이 가져가는 돈이 커지겠지.

난 면담이 이어질수록 이 회사엔 답이 없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차라리 남아있는 팀원들 처우 개선이라도 되길 바라고 충언하는 게 최선이겠지.


“...팀장님, 모든 사람이 팀장님이랑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그런 먼 미래의 불확실한 가능성으로 동기부여가 되지도 않고요. 차라리 팀 내 교육이나 지원해주시고 직원을 좀 더 뽑아주세요.”


“아이, 그건 회사에서도 리스크 관리가 부담되니까.... 지금도 일은 잘 돌아가고 있잖아요.”


역시나 씨알도 안 먹혔다.

다른 회사, 아니 하다못해 다른 팀만 해도 운영을 훨씬 널널하게 하는데....

팀장은 내 표정이 굳는 걸 알아차렸다.


“휴우.... 이거 진짜 대표님한테 혼날 일인데, 강용씨 내년에 대리로 진급시켜줄게요. 그리고 올해는 내 재량으로 보너스 더 챙겨주고.”


팀장은 나름 필살기를 꺼내든 거였다.

우리 회사에서 내가 최단기 주임 승급을 했다.

그런데 내년에 대리로 올라간다면 또 기록을 깨는 거겠지.

하지만 나한텐 그게 의미가 없다.


“아뇨, 그런 비용으로 남은 팀원들을 더 잘 챙겨주세요.”


“강용씨. 내가 막 사람 챙기고 그런 게 안 되는 사람이야. 타고난 게 그런데 어떡해? 그러니까 강용씨가 대리 달고, 중간관리자로 팀에서 역할을 좀 해줘요. 예?”


“....”


난 매달리듯 말하는 팀장에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자 한숨을 푹 쉬는 팀장.

자기가 생각하는 최고의 패가 먹히지 않아 답답한 얼굴이었다.


“정말 마음 굳힌 거예요?”


“네, 팀장님.”


“휴.... 퇴사일은 언제로 할래요?”


팀장은 비로소 설득을 포기한 듯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저 올해 연차 하나도 못 썼으니까, 한 일주일 정도 뒤에 마무리하면 되지 않을까요?”


“...알겠어요. 그럼 다음 주 금요일에 송별 회식 잡을게요.... 그렇게 합시다.”


드디어 면담을 마무리하는 팀장.

팀장의 얼굴은 잠깐 사이 많이 수척해졌다.

나 또한 되도 않는 설득에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제 다음 주 금요일까지만 잘 보내면 해방이다...!


라고 안심을 했지만, 이후로도 나는 팀장과 면담을 4차례나 더 해야 했다.

매번 가능한 한 단호하게 거절을 했음에도 팀장은 지긋지긋하게 들러붙었다.

당연하게도 내 마음을 돌아서게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내 송별 회식 자리에는 모든 팀원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평소 회식이라면 기를 쓰고 도망치던 직원들도 이번만큼은 빠지지 않았다.


“와~ 강용 주임님은 여기에 뼈 묻으실 줄 알았어요! 햐, 부럽습니다....”

“솔직히 탈출을 해도 진작 했어야 됐어요. 축하드려요...!”

“이제 일 막히면 누구한테 도와달라고 해야 하죠.”

“팀장님 큰일 났네요. 아니, 우리가 큰일 났나?”


팀원들은 아쉬워하면서도 감히 가지 말라는 얘긴 꺼내지 못했다.

내가 개고생하는 걸 다들 봐왔으니까.

그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앞날을 응원할 뿐이었다.

회식은 짧게 마무리되고, 지하철로 가려는 나를 팀장이 불러 세웠다.


“강용씨!”


“예, 팀장님. 뭐 하실 말씀이라도...?”


“그동안 더할 나위 없이 잘 해줬어요. 진심이에요.”


팀장은 내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혹시라도 나중에 언제든지 돌아와도 돼요. 강용씨라면 내가 믿고 같이 일할 수 있으니까요. 내가 편해서 강용씨한테 업무를 많이 부탁한 게 아니고, 강용씨한테 맡기면 걱정할 필요 없게 처리해줘서 신뢰했던 거예요.”


팀장은 변명과 함께 품에서 봉투를 하나 꺼내 내밀었다.


“이건 퇴직금이랑 별개로, 내가 따로 챙겨주는 거예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강용씨는 잘 할 테지만, 물질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는 법이거든요. 한동안 다른 일 준비한다고 했으니 보태 써요.”


상당히 묵직해 보이는 봉투.

못해도 100만 원은 들어있을 것 같았다.

당장 월급이라는 안전장치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내게 많은 도움이 되겠지.

하지만 나는 팀장에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음만 받겠습니다. 차라리 그걸로 면담 때 말씀드렸던 것처럼 팀원들 교육이나 복리후생에 신경 써주세요.”


나는 팀장이 건넨 돈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어떻게든 여지를 남겨놓을 속셈일 거다.

팀장은 퇴사 면담 내내 돈타령만 하던 인간이니까.

순수한 마음으로 이제는 생판 남이 될 사람한테 줄 리가 없지.

나도 후회 남기지 않고, 팀장도 깔끔하게 포기하게 하려면 저 돈은 안 받는 게 나았다.

남아있는 팀원들을 챙겨줬으면 하는 마음도 사실이었고.

나는 팀장에게 마지막으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떠났다.

그래도 팀장이 이렇게 마지막까지 붙잡으려고 애쓴다는 건 진심으로 그동안의 업적을 인정한다는 의미겠지.


“내가 그동안 회사생활을 나쁘지 않게 했구나.”


마지막 퇴근길.

속이 시원하기도 했지만, 복잡 미묘한 감정도 함께 들었다.

그래도 후회를 남긴 건 없으니 잘 끝낸 셈이야.

이제부턴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다.

...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다음날 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강용씨! 우리 DH홈쇼핑 광고 집행할 때 타겟 설정 어떻게 하기로 했죠? 아, 이거 바로 처리해달라는데 효율 좋은 세팅법 있었잖아.


몹시 급박한 목소리.

나는 팀장이 뭘 말하는 건지 단박에 이해했다.

내가 SNS에서 여러 브랜드의 콘텐츠를 광고해보며 얻은 노하우.

적은 금액으로 콘텐츠에 관심 보이는 연령, 성별을 특정하는 방법을 말하는 거였다.

워낙 효과가 좋은 세팅이라 팀원들한테 공유를 하려고 했었는데, 팀장이 그럴 시간이 어디 있냐며 막았다.

나중에 광고할 때 내가 좀 더 챙기라면서.

내가 언제까지나 있을 줄 알았지?


“팀장님, 제가 팀에 그 세팅법 교육하겠다고 했는데 필요 없다고 하셨잖아요? 그럼 알아서 처리하셔야죠. 저도 제 생활이 있는데 이런 것마다 다 하나하나 못 도와드립니다. 고생하세요.”


나는 팀장의 요청을 단칼에 거절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런 식으로 내 고정 업무 외에도 챙기던 디테일한 일들이 있었다.

누구한테 인수인계나 교육을 해주기 애매한 것들.

막상 일이 발생해야 필요성을 느끼니까 딱히 신경을 써주지 않았다.

그러더니 결국 내가 회사를 나오자마자 문제가 터진 거다.

금방 고객사에서 컴플레인 폭주하겠네.

태반은 재계약에 실패할 거고.

그렇다고 내가 매번 챙겨줄 이유도, 여유도 없거든.


“팀장 놈, 사람 중요한 거 모르더니 다 돌려받는구나. 속이 다 시원하네.”


나는 낄낄 웃으면서 너튜브에서 MMA 경기들을 찾아봤다.

퇴사했다고 해서 시간이 풍족해진 게 아니었다.

격투기에 늦게 입문한 만큼 채워야 할 게 많았으니까.

무규칙 격투기 대회를 제패하려면 밀도 있게 노력을 해야 했다.


* * *


퇴사하고 맞이하는 첫 월요일.

나는 훈련 스케줄을 조정했다.

기존에 퇴근하고 가던 피지컬 트레이닝을 오전으로 앞당기고, 낮에 그래플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 스텝은, 관장님이 걱정하던 레슬링이었다.


“관장님 어떻게 레슬링 체육관을 제일 먼저 가게 됐네요?”


“다행히 태릉 쪽으로 해서 연결돼서 그렇게 됐습니다. 저도 직접 아는 관장님은 아니라 오늘은 이렇게 같이 가는 거예요.”


나는 관장님과 함께 신도림으로 갔다.

지하철 역 근처에 있는 체육관, [타이거 레슬링].

입구에는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진항수가 직접 가르친다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와, 그냥 국가대표도 아니고 메달리스트인 분한테 배울 수 있으면 진짜 좋은 기회네요...!”


“그럼요. 제가 강용씨 때문에 고생했는데요. 그러니까 문제 일으키지 말고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아 당연하죠.”


나는 관장님한테 힘껏 대답하고 체육관이 있는 지하로 내려갔다.

현재 시각이 11시 40분쯤이었는데도 체육관엔 사람이 제법 많았다.

못해도 10명은 넘는 인원.

오영웅 관장님이 먼저 입장하자 일시에 시선이 집중됐다.


“오영웅 선수 왔다...!”

“실물로 보니까 생각보다 더 크네요.”

“저 WFC 선수 처음 봐요!”

“우리 관장님은 올림픽도 나갔는데 뭘 그렇게 신기해 해?”


아무래도 격기 종목을 수련하는 사람들이라 WFC 현역 선수인 오영웅 관장님이 온다는 얘길 듣고 많이들 출석한 모양이었다.

덕분에 관장님을 따라온 나한테도 제법 호기심의 눈길이 날아왔다.

그때, 다부진 체구의 남자가 다가왔다.


“아, 오영웅 선수.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진항수입니다.”


“안녕하세요, 관장님. 조금 난데없는 부탁인데도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용씨, 이제 레슬링 집중해서 가르쳐주실 진항수 관장님이세요.”


나는 진항수 관장님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만나서 반갑습니다. 역시 오영웅 선수 제자라서 그런지 몸이 보통이 아니네요. 하하!”


“아휴, 과찬이십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요. 오늘부터 운동 바로 하실 거죠? 옷은 저쪽에서 갈아입으시면 되고.... 레슬링화는 아직 없을 테니 체육관 공용 신발 쓰세요. 사이즈 감 한번 느껴보시고, 개인 레슬링화 구입하시면 됩니다. 이제 12시에 수업 시작하니까 환복하고 오세요.”


“넵.”


나는 탈의실로 들어가 운동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주머니가 없는 반바지에 반팔 티셔츠.

운동할 때 입을 반팔은 스윗티에서 잔뜩 준 덕분에 부족함이 없었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오영웅 관장님은 진항수 관장님과 대화를 마치고 내게 다가왔다.


“강용씨, 전 이제 가볼게요. 열심히 하시고 이따 저녁에 체육관에서 봐요.”


“네, 들어가세요.”


오영웅 관장님이 가볍게 인사를 하고 떠났고, 레슬링 체육관 관원들의 관심은 이제 온통 내게로 쏟아졌다.

나는 날 힐끔힐끔 보는 사람들한테 가까이 가서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앗, 안녕하세요.”

“어우, MMA 선수세요?”

“얼굴이 왠지 익숙한데....”


나는 그냥 MMA 체육관 일반부 관원이고, 레슬링 더 잘하고 싶어서 왔다는 식으로 얘기했다.

내 설명에 조금은 안심하는 듯한 사람들.

아무래도 일반부라는 말에 레슬링 실력은 보잘 것 없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실제로도 우리 체육관엔 레슬링 시간이 따로 없어서 전혀 배우지 못했고.

나에 대한 경계심이 누그러지니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부담 없이 스몰 토크를 나눌 정도로.


“저희 체육관 오신다고 옷도 다 새로 사셨나 봐요. 새 옷 냄새가 장난 아닌데요?”

“평소에 헬스도 해요? 팔뚝이 무슨 내 허벅지만하신데....”

“근데 반팔티는 기합이 잔뜩 들어가 있는데 신발은 준비를 안 해오셨네. 다음에 올 땐 무릎 보호대도 사오는 게 좋을 거예요~”


어, 방금은 은근슬쩍 꼽 준 건가?

아니겠지.

신규 관원한테 시비 걸어서 좋을 게 뭐가 있다고.

격기 운동 하려고 하니까 내가 또 예민해졌나보다.

간단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금방 수업 시간이 되었다.

진항수 관장님은 체육관 중앙에서 관원들을 불렀다.


“이제 모이세요! 운동 시작하겠습니다!”


근육을 늘려주는 정적 스트레칭과 관절부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동적 스트레칭으로 수업이 시작됐다.

허리, 골반, 무릎 등등 굉장히 꼼꼼하게 스트레칭이 진행됐다.

이어서 달리기로 워밍업을 했다.


“처음 오신 분이 계시니까 설명 드릴게요. 조금 숨이 차다 싶을 정도 속도로 뛰다가 제가 스톱! 하면 제자리에 멈추시는 겁니다. 순발력, 반응속도를 위한 준비운동이에요.”


“네!”


과연 레슬링은 준비운동부터 범상치 않았다.

벌써 체육관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다.

오영웅 관장님의 BB MMA GYM에선 이렇게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거든.

잠시 후, 진항수 관장님의 신호에 따라 달리기가 시작됐다.

사람마다 체력 수준이 다르다 보니 각자 페이스를 조절하며 뛰었다.

나도 숨이 차오른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발을 옮겼다.

그러다가 진항수 관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톱!”


그와 동시에 서둘러 급감속하는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타닥!

-타다닷


그때, 갑자기 내 뒤에서 충격이 전해졌다.

누군가가 어깨를 부딪혀온 것이었다.


-툭


어깨빵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강도.

물론 아픈 건 아니었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난 고개를 돌려 접촉사고를 일으킨 사람을 보았다.


“아이고, 몸이 조금 밀렸네.”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남자가 혼잣말인지 나한테 하는 말인지 애매하게 중얼거렸다.

사과는, 없었다.

그러고 보니까 아까 신발 얘기했던 사람이잖아?

난 순간 쎄함을 느꼈다.

이거 지금 텃세 부리는 건가?

내가 돌아보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털보.

아무리 생각해봐도 좋은 의도일 리는 없었다.


“....”


난 일부러 나랑 같이 여기 타이거 레슬링까지 함께 와준 오영웅 관장님을 떠올렸다.

되게 어렵게 부탁했다고 하셨지.

그러니 문제 일으키지 말고 열심히 배우라고.

그래, 오영웅 관장님 체면도 있으니까.

나한테 시비 거는 이 털보는....

확실하게 털어줘야겠다.

역시 WFC 선수한테 배운 실력이란 소리 들을 수 있게.


작가의말

체육관 뉴비를 아껴줍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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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소싸움 23.12.15 1,116 19 11쪽
16 난 아무것도 안 했다니까 23.12.14 1,122 20 15쪽
15 투우양성소 23.12.13 1,184 18 18쪽
14 사고 쳤다...! +1 23.12.13 1,222 19 14쪽
13 BJ빡꾸 23.12.12 1,188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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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지 +1 23.12.08 1,518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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