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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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세르초이
작품등록일 :
2023.09.19 10:02
최근연재일 :
2024.02.10 21:55
연재수 :
1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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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06
추천수 :
693
글자수 :
806,248

작성
23.10.3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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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7.

DUMMY

"이게 무슨 상 도덕도 없는 짓거리 입니까!"

"김대표님 그러시지 마시고 우리 쪽으로 넘어와서 같이 일 하시죠."


준철은 방금 나온 뉴스를 보고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아시아 호텔! 신규 저가형 호텔 시장 주인공 되나?]


나는 손이 덜덜 떨렸다. 아시아 호텔에서 컨셉 사진이라고 보여준 이미지는 분명 우리 회사에서 준비했던 것과 매우 유사해 보였다.


'북유럽이 대세라더니 우리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네?'

'하긴 사람 생각이라는 게 거기서 거기지..'


.. 라고 생각하려던 찰나 한 가지 소품이 눈에 띄었다.


빛을 뿜어내는 듯한 모양의 벽시계!


우리 회사가 제안하여 채택된 세가지 아이템 중 귀중한 하나였다. 패스트포워더가 전세계를 다 뒤져서 모르코의 한 작은 상점에서 발견한 그 시계.


황동으로 빛을 뿜는 것을 표현했고 칼날 같은 바늘이 인상적이었다. 그 것만 걸어두어도 그 방의 인테리어가 끝났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움이 뛰어난 시계였다.


'저거 어떻게 찾았지?'


찌이잉-


"대표님 지금 좀 본사로 들어올 수 있을까요?"

"아시아 호텔 때문에 그러시죠?"

"네. 급합니다."


한국 호텔 미팅룸.


매번 5분, 10분씩 늦던 그녀가 오늘은 오히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장님 나와 계셨네요."

"급하게 확인할게 있어서..."


그녀는 A4용지에 인쇄된 CCTV 사진 한 장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이 사람 아세요?"


CCTV 화질이 선명하지 않아 한참을 들여다 보아야만 했다.


"음··· 음!!!"

"아!!!"


나는 다이어리 포켓에 모아 두었던 명함 꾸러미를 테이블에 펼쳐 놓았다.


"이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 찾았다!"


[밝은가구 김영남 대표!]


미란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관자놀이를 엄지 손가락으로 눌렀다.


"무슨 일이···?"

"이 사람에게 혹시 저희 자료 보여주신 적 있으신가요?"

"아니요. 없습니ㅡ"

"아!!!"


나는 그제야 엊그제 흡연장에서의 일이 기억이 났다. 단지, 같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업체인 줄 알았는데..


"죄송합니다."

"5분 정도 제안서 보여준 거 같아요."


후~


미란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 말고는 다른 자료 보여주신 적 없으시죠?"

"네? 네!"

"저희 회사가 직접 만든 자료 외에는 보여준 적 없습니다."

"혹시 무슨 일인지..?"


"이 사람 아시아 쪽에서 온 쁘락치예요."

"네? 요즘도 그런 게 있어요?"

"옛날에 저희 쪽에 납품하다 잘린 공급사 인데.."

"그때 담당자한테 돈 주고 납품하다가 잘렸죠."

"한동안 저희 회사 찾아와서 깽판 치고 그러다가 안되니, 아시아 쪽에 붙은 모양이에요."


모든 일을 망친 것 같아 미쳐버릴 것 같았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본사 흡연장에 있길래 당연히 협력사인 줄 알았습니다."

"출입자 제대로 관리 못한 저희 측 잘못도 크죠."

"정말 죄송합니다."


나는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여튼 알았으니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나갈 길은 분명해졌어요."

"네?"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사실 우리가 북유럽 컨셉과 동시에 엔틱&레트로 컨셉 두 가지를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북유럽은 이제 못 쓰게 되었으니 이제 남은 건 엔틱 밖에 없어요."

"설마.. 그 말씀은.."

"맞아요.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소싱하세요."


나는 눈 앞이 캄캄해졌다. ㅠㅠ 지금 것 쌓아 놓았던 성을 다 부수라니.. 비록 그것이 모래로 지어져 부실했지만..


내 실수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못하겠다고 할 수도 없고 참.. ㅠㅠ


"한 가지 더!"

"이제 정말 시간이 별로 없어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릴께요."

"감각 좀 있으신 분 채용하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엔틱 & 레트로 컨셉은 북유럽보다도 더 어려워요."

"대표님 감각으로는 이해하기 좀 힘드실 거예요."

"자칫 하다가는 정말 촌스러워 보이거든요."


미팅을 마치고 흡연장에 와서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후~


"세상에 별 미친놈들이 다 있구먼!"

"안녕하세요."

"아~ 대리님!"

"대리님도 혹시? 아니죠?"

"하하하"

"충격이 크신가 보네요?"


민석은 한국스테이라고 선명하게 새겨진 사원증을 내 눈 앞에 흔들었다.


"솔직히 뒤통수를 도 함마로 세게 얻어맞은 기분입니다."

"이해합니다. 대표님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대리님은 괜찮으세요?"

"네? 뭐 저야? 이 호텔이 제 것도 아닌데요."

"허허허"


그가 웃을 때마다 입에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오히려 잘 됐어요."

"이런 일 없었으면 최차장님 아마 마지막까지 이리저리 고민만 많았을 거예요."

"그 바람에 아마 팀원들만 아작 났을걸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그나마 마음이 놓이네요."

"그리고 솔직히 저는 엔틱&레트로 컨셉이 더 나아보여요."

"요즘은 다 북유럽으로 하니까~"


나는 담배를 잠시 뒤로 감추고 김민석 대리에게 의지를 보여주었다. 혹시.. 우리 제품 채택에 힘을 싫어주지는 않을까?


"대리님! 끝까지 있는 힘껏 달려보겠습니다."


준철은 민석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대표님 이러지 마세요. 불편합니다."

"하하하 죄송해요."


아시아 호텔 한국 호텔의 최대 라이벌!!


재계 순위는 한국 그룹보다 한참 아래지만, 적어도 유통, 엔터, 여행 사업 만큼은 서로 호각을 다투었다. 오히려 규모 면에서는 약간 앞서기도 했다.


세간에는 개척자 정신 한국 그룹과 물량의 아시아 그룹이라는 인상이 있을 정도였다.


나는 밝은 가구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소리를 질렀다.


"이봐요! 김영남씨!"

"인생 그렇게 사는 거 아니에요!"

"흥분하지 말고 김대표."


"그나저나 자네 어디 김씨야? 김해 김씨 아니야?"

"같은 식구끼리 서~로 돕고 사는 거지~"

"그러지 말고 아시아 쪽으로 붙으라니까?"

"식구 같은 소리 하네!!!"


싫어하는 말 우덜끼리! 샌드위치 가게도 어줍지 않은 친목질로 고통 받지 않았던가.


"어떤 식구가 그따위로 남에 뒤통수나 치고 먹고산단 말이야!"

"그리고 나 안동 김씨야!"

"먼 개 풀 뜯어먹는 소리하고 자빠져있어!!!"


영남도 나의 욕 짓거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어투를 바꾸었다.


"아가야? 그 따구로 말 ㅈ같이 하면 형님한테 진짜 혼난다. "

"뜨신 밥 잘 먹고 잡소리 지껄 일거면 이만 끝는다~"

"당해 주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야."

"한번만 이 따위 짓거리 하면 각오하는게 좋을 거야!"

"아이고 무셔워라. 에베베"


뚝ㅡ


"개 같은 자식!!"


나는 운전대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단 5분 때문에 그간 해왔던 일과 신뢰도 잃게 되었으니 짜증이 났다.


그때 옆 좌석에서 미릴리아가 나타났다. 그녀는 검은색 여성복 정장에 쪽진 머리를 하고 있었다. 마치 전형적인 여자 면접자 복장이랄까?


"언제나 당신의 소원을 이뤄드리는 스페라 스페로 게임의 미릴리아예요."

"적당히 해라~!"


우웩ㅡ


'아 씨! 또 시작이네.'

'준철아 잘 될거야. 쉼 호흡 후~ 하~'


"복수하고 싶으세요?"

"아니면 일이 잘 풀리고 싶으세요?"

"어렵게 고민하지 말고 그냥 쓰세요."


그녀가 다이어리를 내 코 앞까지 들이댔다.


"자~ 쉽습니다."

"뭐야 이거 어떻게 가지고 나왔어?"


다이어리를 집으려 했지만, 잡히지 않고 손이 쑥- 하고 통과해 지나갔다.


"에헤이 이건 실물 아니에요."

"일종에 광고라고 할까? 잇힝!"

"당신의 소원을 이뤄 드립니다."

"스페로~ 스페라~"

"으헤헤. 좀 멋있었나요?"

"장난칠 기분 아니라니까!!"


나는 소리를 빽 질렀다.


"넌 방에나 있지 왜 차까지 따라와서 지랄이야~ 지랄은!!"

"힝! 너무해."

"나는 준철이 보고 시뽀서 찾아 온 곤대~"


미릴리아가 애교를 부렸다. 예쁜 얼굴로 그러니 인간은 아니었지만 꽤 봐줄만 했다.


"됐어! 네가 무슨!"

"집에 가서 발 닦고 잠이나 자!"

"쳇!"


그녀는 삐졌는 지 뿅! 하고 사라져버렸다.


'가만?! 미릴리아가 진짜 나 도와주러 온 건가?'


문득 그녀의 복장이 떠올랐다.


전형적인 여자 면접자 복장!!


크리스마스 이브 면접에 떨어지고 터덜터덜 걷던 그녀의 모습 말이다.


소담희!!!!


그녀라면 분명 그 취향을 완벽하게 맞출 수 있다.


담희의 감각이라면!!


더군다나 그녀는 종종 빈티지 한 옷도 즐겨 입었다.


"으아~~~ 고마워 미릴리아!!"

"역시 너밖에 없어!"


준철은 차 안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질렀다.


***


"긴장 되네!"


우웩ㅡ 우웩ㅡ


또 다시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너는 할 수 있어.'

'꼭 해야 하는 일이야'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하기 전 마음을 다 잡았다.


그 일 이후로 4개월이 지났지만.. 우리는 연락 한 통도 주고 받지 않았다.


그녀는 나에게 여자로 다가왔지만, 나는 남자로서 실격이다. 담희는 아름답고 예뻤지만.. 나는 그저 성폭력 범죄자이다.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몇 번의 통화를 시도했지만 그녀는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날 밤 그렇게 두고 갔으니.. 여자로서 수치심이 들었겠지.'


대신 문자를 한통 남기기로 했다.


ㅡ 담희야. 잘 지냈어? 잠깐 할 이야기가 있는데.

ㅡ 나 고시원 앞이야.


그녀 아버지의 고시원 앞에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날씨 좋구먼!"


이제는 밤에도 한강 변에서 맥주 한잔을 해도 될 정도로 날이 따뜻해졌다.


그러고 보니 나는 담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나이? 정확히 모른다.

집? 고시원밖에 모른다.

전공?


아는 정보라고는 남자친구 없는 취준생이라는 것? 그것도 몇 달 전 일이니 이젠 아닐지도..


“근데 내가 왜 쟤한테 주굴거리고 있었지?"

"나 잘못 한 거 없잖아?"

"오히려 술 사줘~ 신세 한탄 들어줘~ 토한 거까지 처리해 줘!!”


갑자기 열이 뻗쳐 올랐다.


"가만?"

“더군다나 사귀는 것도 아니고 일자리 제안하러 온 건데?"

"내가 왜 이랬지?”

“어이가 없네?”


하지만 아무리 어이가 없어도 그녀가 없으면 아쉬운 건 우리였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가장 감각적인 사람!


그때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날아와 꽂혔다.


바로 프레임 전환!


우리는 '썸' 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아마 담희도 같은 생각이겠지?'


우선 그녀가 내 메시지를 읽는 게 중요하니..


'그녀가 반드시 확인할 수 밖에 없는 카드를 던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ㅡ 충격, 대배우 김준영, 20살 연하 이연수와 불ㅡ


가짜뉴스? 이건 아니다. 유머 영상? 이것도 아니야.


그녀가 뭘 좋아할까?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S! N! S!


'그래 거기 가면? 뭔가 있겠지.'


나는 그렇게 단서를 찾기 시작했다.


그 곳엔 몇 가지 특징이 있었는데,


첫째, 담희가 예쁘게 나온 사진.

둘째, 담희의 작품들

셋째, 음식사진


이렇게 총 세 종류의 사진이 올라왔다.


'후후- 그거란 말이지.'

'하여간 너도 여자는 여자야~'


휴대폰을 뒤져 사진 한 장을 아무 말 없이 보냈다.


잠시 후 내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아싸!!"



ㅡ 이거 언제 찍었어요?

ㅡ 그때 우리 겨울 상품 사진 찍었을 때 그때인 가봐~

ㅡ 예쁘게 잘 나왔어!

ㅡ 또 있어요?


나는 담희가 나온 몇 장의 사진을 마져 보내주었다.


ㅡ 사진 때문에 연락했어요?

ㅡ 나 좀 도와줘야겠어.

ㅡ 안 해요!


그녀의 반응이 냉냉했다.


ㅡ 너한테 일 자리 제안하고 싶어.

ㅡ 우리 회사에 딱 맞는 포지션이 있어.

ㅡ 안 해요.

ㅡ 설명만 한번 들어봐.

ㅡ 싫어요.

ㅡ 담희야, 너 취직했구나? 축하해!

ㅡ 그런 건 아니고... 아무튼 안 해요.

ㅡ 불편해요. 이제 그만 연락해주세요.


'끙.. 이 꽤 많이 삐졌나 보네..'


"가만?"

"아직 취직은 안 한 건가?"

"좋아 좋아~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야~♪♫♬"


작가의말

매일 밤 10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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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4. 23.11.07 353 3 12쪽
53 53. 23.11.06 373 4 12쪽
52 52. 23.11.05 37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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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0. 23.11.03 403 4 12쪽
49 49. 23.11.02 375 4 12쪽
48 48. 23.11.01 368 5 12쪽
» 47. 23.10.31 375 3 12쪽
46 46. 23.10.30 38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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