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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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세르초이
작품등록일 :
2023.09.19 10:02
최근연재일 :
2024.02.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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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6,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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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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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4.

DUMMY

“대낮부터 맥주라니 좋네요~”


미친년인가? 남이사 맥주를 마시든 말든.


“실례지만 어디서 오셨나요?”

“한국스테이 최미란 차장입니다.”


나는 너무 놀라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아.. 아이고”


들고 있던 맥주잔이 넘어진 얼굴을 정통으로 조준했다.


“어머! 괜찮으세요?”

“죄송합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시죠.”


나는 소매를 사용하여 대충 젖은 곳을 정리했다.


“연락도 없이.."

"그나저나 제가 이사한 이곳을 차장님께 말씀드렸던가요?”

“하하하 대표님도!"

"이메일에 이렇게 주소를 딱 박아 두시고선 농담도 잘하셔~”


그제야 생각났다. 그간 주고받은 이메일이 말이다.


“아무튼 요 근처 거래처 왔다가 생각나서 잠시 들렸어요."

"많이 실례인가요?”

“아닙니다. 잘 오셨습니다."

"오늘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제품들이 입고 되는 날이라"

"일 마치고 잠시 쉬고 있었어요."


나는 그녀를 사무실 중앙에 있는 소파로 안내했다.


"커피 괜찮으신가요?"

"네"

"여기 커피"

"음~ 향이 좋네요."

"아시는 분이 선물로 좋은 커피 머신을 주셨습니다."

"어떻습니까? 드실 만하십니까?"

"네 좋아요."


나는 그녀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았다.


"근데 정말 죄송한데 제가 차장님을 언제 뵈었었죠?"


미란은 커피잔을 내려 놓으며 말했다.


"그때 저희 대표님 방에서 잠깐 인사 드렸는데 기억이 안 나시나 봐요?"


‘아 그때 이부자 대표 말고 또 다른 사람이 있었구나?!!'

'너무 당황해서 기억도 안 나네’


"아.. 아닙니다. 기억납니다."

"이부자 대표님이 워낙 인상이 강렬하셔서 잠시 깜박 했습니다.

"푸하하하. 농담입니다. 우린 만난 적 없어요."

"대표님한테 연락처 받았어요."


그녀는 박장대소했다.


끙.. 심상치가 않네..?


"죄송해요. 제가 장난기가 좀 있어서."

"방문한 이유는 앞으로 진행될 프로젝트에 대해서 공유하려고요."

"아무래도 만나서 설명 드리는게 이해가 빠르실테니까요."

"그러셨군요. 본사로 부르시지~"


나는 그녀가 허름한 준식빌딩에 실망했을까 마음이 불안했다.


"여기는 단지 창!고! 로 사용하려고 새롭게 얻은 곳이지 저의 회사는 강남역 승연빌딩에 있습니다."

"노 프라블럼. 어디든 좋아요."

"잘만 따라오신다면요~ 오호호"


"일전에 대표님께서 새로운 브랜드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해주셨죠?"

"저는 협력사가 브랜드를 잘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두꺼운 책같은 A4용지 다발을 주었다.


"이 자료 보시고 앞으로 어떻게 일을 할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아참! 오호호. 내 정신 좀 봐~"

"제 소개를 안 했죠?"

"안녕하세요. 한국스테이 기획팀 최미란 차장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PM(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게 되었으니, 편하게 최PM 혹은 미란PM이라고 불러주시면 될 것 같아요."

"아하 PM님. 김준철입니다."


나는 그녀 앞에서 최대한 당당한 척 연기했다. 하지만 그녀가 풍기는 아우라와 당당함에 왠지 주눅이 들었다.


'생긴 건 3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벌써 차장이라니.."

'그것도 이부자 대표의 첫 번째 프로젝트의 매니저라?'


잠시 생각하고 있는데 최PM이 입을 떼었다.


"통합 공급사라고 들어 보셨어요?"

"아니요? 그게 뭐죠?"

"쉽게 말해서 저희 회사의 필요한 대부분의 물품을 납품하는 회사예요."

"아하! 좋은 거군요?"

"매출적인 부분에서는 좋다면 좋을 수도 있어요."

"대신 조금 피곤하실 수도 있어요."

"어떤···?"

"대부분의 물품을 납품하니까요."

"그 말인 즉, 심부름도 역시 해야 된다? 제가 이해한 게 맞습니까?"


그녀는 엄지와 검지를 튕겼다.


"B. I. N. G. O, 빙고!"


진짜 미친년 맞네. 큰일났다.


"알겠습니다. 잘 이끌어주세요."

"플러스"

"새롭게 시도하는 사업이니, JS측의 투자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우리 돈 없다고!!


"아무튼 대충 할 말은 모두 한 것 같네요."

"차 잘 마셨습니다."

"조만간 본사에서 정식 미팅으로 뵙죠.”


그녀는 그렇게 훌쩍 떠나버렸다.


"여자가 대형 SUV를 타고 다니네."

"특이한 여자야"

"후~ 형님 갔습니까? 10년 감수했어요."

"크크크 쫄았냐? 근데 한국호텔 쪽에서도 다 알걸?"

"그때 가게에서도 이부자 대표가 너 다 봤잖아."

"에이~ 그래도 모릅니다."

"저는 납품이나 하고 형님 뒤에나 숨을랍니다."


돼지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사내 자식이 간은 콩알만 해가지고 하하하.


"그나저나 저 여자 젊어 보이는데 차장이래요?"

"생긴 것도 귀여워 보이고 딱 제 스타일인데."

"결혼은 했으려나?"


표정을 보아하니 그 때 김유정을 보던 그 눈깔이었다.


"이 자식아! 눈깔 똑바로 안 떠?"

"사고 한번 크게 쳤으면 됐지!!"

"그리고 너보다 한참 누나 같구먼!"

"에헤이 형님! 말도 못합니까~"

"저 그리고 연하 좋아해요."

"스타일이 그렇다는 거지."

"저처럼 듬직한 남자는 작고 큐트한 여자를 좋아한다는 말입니다."


돼지는 뚫린 주둥아리라고 말은 잘했다.


"으이구 화상아~"

"남자는 말 조심, 술 조심, 아랫도리 조심하라고 했어!"

"조심조심 코리아 몰라?"


아랫도리? 내가 할 말은 아닌가.. 흠..


"눼ㅡ"


돼지는 입을 ‘우’자로 만들며 남은 정리를 하러 가버렸다.


'상상초월 미친년인 것 같은데 걱정된다.'


***


사무실 이사를 마쳤다고 해서 바로 업무에 돌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인터넷도 연결을 해야 하고, 제품 발송을 위한 택배사도 계약을 해야했다. 또한 제품을 정리할 선반도 설치해야 한다.


“이것만 하면 끝인가?”


나는 이마에 흐르는 구슬땀을 닦았다.


“네 형님. 헥헥"

"그래도 이렇게 진열해 두니 예쁜데요?”

“그러게 농부의 마음도 비슷하지 않으려나?”

"하하하하"


인터넷 검색량과 작년의 판매량을 보면, 두 제품은 4월에 판매량이 급증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그 파도를 타기 위해서 작업을 시작했다.


“돼지야 이번 주부터는 광고 공격적으로 돌려!”

“네 형님. 하루에 3만원씩 돌릴까요?”

“5만원씩은 돌려야지."

"요즘 광고 단가가 올랐는지 3만원은 몇 시간도 가지 못하더라~”

“넵”


그리고 두 번째 작업


“작년처럼 친구들 좀 섭외해봐."

"가짜로 구매해줄 친구도 좋고, 진짜로 구매해주면 더 좋고."

"아~ 모임에도 부탁 좀 하고.


“파도가 올 자리에 미리 서핑보드를 깔고 기다리는게 최고란 말이지!"

"바람잡이를 고용해서 눈에 확 띄게 흥을 돋우는 것도 있지 말아야 하고!”

“하하하. 형님 진짜 마케팅 도사 다 되셨네!"

"언제 그걸 다 공부하셨습니까?”

“다 경험이지.”


그렇게 1주일의 시간이 흘러갔다.


“으.. 왜 작년처럼 안 터지지.."

"작년에는 잘 팔렸던 제품인데."

"유행이 바뀐 거 같지는 않고...”


“형님 제가 분석해보니 우리랑 비슷한 제품이 시장에 많아졌는데요?”

“응? 그래? 어디 보자!”


나는 쇼핑 플랫폼으로 들어가 캠핑의자와 돗자리를 검색했다.


“어허.. 이거 진짜네?"

"아 이사람들 창의성이 없어!"

"왜 똑같은 걸 가져다가 팔아.”

“아닌가? 당연한 건가?


나조차도 겨울 상품을 선정할 때, 기존에 가장 잘 팔리는 상품들을 고려해 선정하지 않았던가? 같은 스타일에 디자인만 약간만 바꿔서.


그때는 그런 행동이 너무도 똑똑하고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와~ 내가 고대로 당하니까 돌겠네.”

“근데 작년 가을에는 왜 비슷한 상품이 시장에 별로 없었을까요?”

“글쎄..”

“어찌 되었건 우리 제품이 리뷰도 많고 이미 판매량도 많으니 타 사 보다 유리한 거 아니야?"

"맞죠!"

"돼지야 광고 더 돌리고, 가격 조금만 다운 시켜보자!”

“넵”


1주일 후


“왜 안 팔리지..”


나는 손톱을 물어 뜯었다.


“도대체 무슨 문제라도..”

“형님 저번처럼 트래픽 작업 한번 더 하는 게 어떨까요?”

“그거 800만원이나 들잖아.”

“그래도 재고 다 못 파는 것 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침착하자. 우리 제품 순위 몇 위야 현재?”

“6위입니다.”

“그럼 1페이지에 있는 거긴 하네!"

“그렇네요?”

“음.. 아직 시기가 안된 거 아닐까?"

"작년에 며칠부터 반응 왔지? 보자 보자.”


4월 21일


“왜 다른 날도 아니고 굳이 21일에 반응이 왔을까요?”

“그러게? 4월이면 나들이 가기 좋은데..”


그때 창 밖에서 비가 오기 시작했다.

“야 창문 닫아 다 젖을라”


'비? 날씨?'



나는 재빨리 작년 날씨를 검색해 보았다.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3일부터 20일까지 봄 비가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망에 ‘21일’부터는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


“비 때문일까?”


비때문 이라면 비가 오지 않았던 12일 이전에는 왜 팔리지 않았단 말인가? 아니면 우리 제품만 안 팔리고 다른 제품은 팔렸을까?


그때, 눈에 띄는 지표가 보였다.


최!고!온!도!


나의 가설은...


“사람들은 보통 주말에 피크닉을 가기 위해서 우리 제품을 주중에 구매해!”

“완전 동의!”

“그러기 위해서는 날씨가 좋아져야 하는데, 최고온도 20도를 넘어야 피크닉을 가는 것 같아!”

“엥? 진짜요?”

“봐바!"

"비 오기 전 날은 아직 20도가 넘지 않았고, 21일부터는 20도가 넘었잖아!”


“그리고 또 하나!"

"구매 시점에 날씨가 어떠냐? 이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

"미리 예상하게 구매하는 게 아니라 구매 시점에 어떤 감정이냐 가 더 중요한 거지!”

“오!! 형님 꽤 그럴 듯 합니다잉?”


"제갈준철이라고 불러라."

"내 바람을 바꿔보지. 음하하하”


나는 적벽대전의 제갈량을 떠올렸다.


“그래서 결론이 뭡니까?”

“그래서 내 예상은 빠르면 19일, 늦으면 25일에는 반응이 오지 않을까?”

“결국 아까 내린 결론과 같네요?"

"아직 시기가 이르다.”

“그렇취~!”


“형님 혹시 우리가 안 팔리는 이유를 막 가져다가 붙인 건 아닐까요?”

“그럼 다른 설명할 방법이라도 있어?”

“흠.. 없죠."

"노출 순위도 높은 편이고 제품이 경쟁력 없어졌다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고.."

"다만 작년보다 경쟁자들의 제품이 우리랑 비슷해졌다는 것 말고는..”

“일단 25일까지는 광고를 공격적으로 돌려보자!”

“넵!”


요즘은 모두 데이터가 남으니 초보 장사꾼도 장사하기 좋았다. 예전 같으면 잘나가는 장사꾼 선배들이 이런 빅 데이터를 머릿속에 넣어 가지고 있다가 물건을 팔았을 것이다.


'언제는 어떤 게 잘 팔리고 어쩔 때는 저런게 잘 팔리고'


4월 19일


“형님 진짜 돗자리 까셔야겠습니다.”

“어허! 빅 데이터!”

“진짜 잘 팔려?”

“넵! 오늘부터 다시 불티나게 팔리는데요. 으헤헤헤”


‘휴 다행이다. 똥폼 다 잡았는데 안 팔리면~ 헤헤’


일단 캠핑용품 판매 건은 되었고..


“조금 있으면 여름인데 쌈박한 거 없을까?”

“하긴 또 신상품 준비해야 하긴 하겠네요.”

“음.. 뭐가 좋으려나.”


우리는 칠판 앞으로 가 여름에 연관된 아무 단어나 써내려 갔다.


[더위, 햇빛, 물놀이, 휴가, 방학, 여행···]


이름하여 브레인 스토밍 & 로직트리


“대충 이 정도면 되었으려나?”

“돼지야 인터넷에도 더 나오는 키워드 없지?”

“음.. 다 나온 것 같습니다.”

“니 생각에는 저 중에서 어떤 카테고리를 공략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제 생각에는 지금 벌써 4월 말이고 하니.."

"간단하게 가져다가 팔 수 있는 거 그런게 제일 낫지 않을까요?”

“그래서 뭐?”

“자외선차단 마스크나 쿨토시 같은거요.”

“그런 거는 너무 경쟁이 빡세지 않나?”

“겨울엔 추위 피하고 여름엔 더위 피하는 게 최고 아니겠습니까?”


그 말도 일리가 있었다. 방한장갑이나 무릎담요 같이 뻔한 제품도 잘 팔지 않았던가.


“일단 조금 더 고민해보자.”

“넵. 식사나 하러 가시죠.”

“배고프다. 그래도 장사가 잘 되니 기분은 좋네~”

“저두용~!”


"참! 오후에 나 한국스테이 좀 다녀올게!"

"오!! 첫 미팅입니까!!"

"그렇취~"


작가의말

- 매일 밤 10시 공개!

  (밤 22시 50분 → 밤 22시로 변경했어요.)


- 재미있게 보셨다면 댓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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