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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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세르초이
작품등록일 :
2023.09.19 10:02
최근연재일 :
2024.02.10 21:5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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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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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0.

DUMMY

응급실에 다녀온 이후로 목과 허리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신사업도 신사업이지만 내 몸 챙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 모든 게 라운드 숄더 때문에 생기는 거구나.. 신기하네.”


어깨가 비정상적으로 앞으로 말리는 현상이다. 원인은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된다.


"고개를 앞으로 쭉 내밀면.. 보상 동작으로 등이 말리고, 어깨가 자동으로 나오네.."


내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노라니 어쩐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탑과 닮아 있었다.


근육은 머리가 앞으로 쏟아지지 않도록 꽉 붙들고 있었다.


"어이 신참! 꽉 안 붙들면 주인님 대갈통이 앞으로 쏟아질 거야!!"

"반장님! 그렇지만 이젠 손아귀에 힘이 다 빠져나갑니다."


한번 나간 머리는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럼 그걸 붙잡고 있는 등 근육 부하가 늘어나니 연결된 뼈의 변형으로 이어졌다. 반대편에서는 어깨가 앞으로 마중 나오니 가슴 근육 길이가 단축 되었다.


뒤는 늘어나고 앞은 짧아지니 양쪽 모두에 연결된 어깨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더 앞으로 말려들어 갔다.


"젊을 땐 그나마 근육이 힘이 있어 버틴 건가..?"

"그나저나.. 역경에서도 돈 벌 궁리를 하는 게 사업가이지!! 음하하하하. 시장 규모가 얼마나 되려나?”


라운드 숄더, 목 통증, 라운드 숄더 교정기 등, 핵심 키워드의 검색량을 조사하였다.


“우와~ 생각보다 많이 검색하네.”


보통 일주일에 1만 건 이상 검색되면 대형 키워드라고 하는데 모두 그 것을 훌쩍 넘었다. 더군다나 계절성이 없어 꾸준하게 유지 되었다.


“어깨나 허리 아픈 사람이 있어요? 라운드 숄더나요?”

“요즘 다 아프죠?”

“맞아요. 대표님 우리 아들도 맨날 어깨 주물러 달라고 해요.”

“그런가요? 하긴.. 요즘 스마트폰을 워낙 많이 보니.”


‘이건 된다. 무조건!”


공부를 하고 나니 더욱 더 사업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그렇게 라운드숄더 교정에 좋다고 하는 제품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어느 녀석이 효과가 있으려나~ 알아 맞춰 보세요~


"에이 젠장! 돈을 300만원이나 썼는데.. 제대로 된 게 어째 단 하나도 없냐!!"


조끼처럼 입어 어깨를 강제로 뒤로 넘겨주는 것,

교통사고 났을 때처럼 목을 보호해 주는 것,

베고 자기만 하면 거북목이 교정된다는 것 등등.


시중에 나온 모든 것을 사용해 봤지만 단 하나도 효과가 없었다. 모두 그럴 듯 해 보였지만 말이다.


“어때? 목 좀 들어갔어?”

“전혀요.”

“형님 그러지 마시고 헬스 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요 앞에 헬스장 생겼던데?”

“헬스? 그거 재미없지 않아?”

“등 근육이 약해져서 그런 거라면서요. 그럼 근육을 키워야죠.”

“너 할 줄 알아?”

“아뇨 헤헤”

“같이 다닐래?”

“전 몸 안 아픈데요?”

“니 배를 봐 다이어트 해야지. 너도 금방이야.”

“형님 무슨 악담을 그렇게 하십니까..”

“같이 가자 혼자서는 너무 의지가 안 생겨.”

“음.. 싫은데..”


돼지가 울상을 지었지만, 이 녀석의 남산 만한 배는 곧 어떤 병이라도 얻게 될 것임을 누구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결국엔 운동 밖에 없는 건가?’


우리는 기왕 하는 김에 제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PT까지 받기로 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웨이트 트레이닝, 속칭 헬스라는 운동은 상당히 체계적이었다. 인체를 세세하게 쪼개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몸을 만들어 주었다. 나는 그런 접근 방식에 상당한 흥미를 느꼈다.


“이쪽이 광배근인가요?”

“회원님은 운동보다 공부에 관심이 많으시네요? 거기는 극하근이라는 부위입니다.”

“하하하. 그런가요? 제가 원래 원리를 알고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라서요."

“좋은 접근법입니다. 근육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면 운동도 더 잘 돼요.”

“트레이너님은 다 알고 계시겠네요?”

“네 당연하죠. 자~ 다시 한번 해볼까요?”


나는 랫 풀다운 머신 고정 바에 발꿈치를 들어 하체를 단단히 고정시켰다.


“자 가슴을 살짝 들고 등으로 당기는 겁니다. 하나! 둘! 셋! 둘! 둘 셋! ㅡ”


도르래에 연결된 무게 추를 위에서 아래로 당기니, 등 근육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니 자동으로 어깨가 쫙 펴졌다.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거북목도 금방 개선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형님 운동 재미있으십니까? 뭘 혼자 중얼대고 계십니까?”

"돼지야! 나 어때? 목 좀 들어갔어?"

"오!! 네~ 조금 들어갔는데요?"


돼지가 며칠 전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그때는 당장이라도 머리가 쏟아질 것 같더니 이젠 제법 사람다워 보였다.


"결국 운동 말고 답이 없는 거네요!"

“이런 젠장! 그럼 사업으로 연계 시킬 수가 없잖아!!!”

“형님! 그냥 우리도 비슷한 거 팔까요? 다른 회사는 잘~ 팔아먹고 있잖아요."

“난 거짓말 하기는 싫어. 끙..."


트레이너가 물을 들고 내게 다가왔다.


“회원님 앉아 있을 때도 허리를 피려고 해주세요.”

“네?”

“라운드 숄더 때문에 고민이시라면서요. 여기 날개뼈 밑 척추가 안 펴지면 무조건 어깨가 앞으로 나오게 되어 있어요.”


허리를 넣었다 말았다 해보니 어깨의 움직임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허리를 넣으면 어깨가 쫙 펴졌고, 허리를 굽히면 어깨가 앞으로 말려들어 갔다.


‘어허허 너무 신기한데? 하긴 몸이 로봇처럼 따로 분리된 것도 아닌데.. 당연한가?’


“드십시오 형님.”

“응.. 먹고 있어..”


이놈에 닭 가슴살은 아무리 적응하려고 해봐도 맛이 없었다.


“넌 이게 맛있냐?”

“맛있는데요? 서양에서는 다리살보다는 가슴살을 선호한답니다.”

“아우~ 퍽퍽해. 넌 잘 먹는다잉?”

“보약이다 생각하고 드세요. 이렇게 빼빼 말라서 앞으로 무슨 큰일을 하시겠다고”


돼지가 닭 가슴살 한 덩이를 찍어, 내 입에 넣어주었다.


“그건 그렇고 앞으로 물류 관련해서 투자를 좀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갑자기?”


나도 모르게 미간이 팍 구겨졌다.


“형님.. 인상 좀 펴세요. 무서워요.”

“아? 내가 그랬나?”


매출이 늘어나는 건 좋았지만, 그 덕에 현금이 늘 부족했다. 물건을 안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매입 한 번에 적어도 5천 만원은 우습게 사용했다. 반면, 정산은 몇 달 후에 들어왔다.


즉 회계상의 이익률은 높았지만, 통장에는 마이너스가 항상 찍혀있는 마법이 계속해서 펼쳐지고 있었다.


“한국스테이 5개 점포 오픈하면 지금처럼 저랑 형님이랑 둘이 배달 하는 건 좀 어려워요."


매출 늘리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 10원이라도 더 판매할 수 있는 일이라면 역마진이 아닌 이상 주워 담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업무량 자체가 많아졌다.


"지금 와서 돈 안되는 건 안 한다고 할 수도 업고.. 생각해둔 거라도 있어?”

“3자 물류에 위탁을 맡기던가, 아님.. 사람을 뽑아야 할 듯해요. 장비는 지게차 한 대 정도 필요할 것 같고요."

“그거 비싸지 않아?”

“알아보니 한 3천만원 정도 하더라고요.”

“흠.. 니가 물류 책임자니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제 생각에는 지게차는 어차피 필요하니 사는 게 나을 것 같고, 일단 알바생 구해서 해보고.. 정 안되는 큰 건 위주로 3자 물류로 넘기는 게 어떨까요?”

“지게차 꼭 필요해?”

“있으면 확실히 효율이 좋아질 것 같아요. 사람이 하려면 4~5시간 해야 할 일을 한방에 끝내버리니까요.”

“후~ 일단 알았어. 중고로 한번 알아봐. 아직 우리 아직 신생기업이라는 거 잊지 말고. 응애~ 응애~”

“이 형님 갈수록 이상한 개그를 치시네~”

“좀 받아줘라. 으하하하 알바생은 네가 알아서 뽑고 저번처럼 실수하지 말고.”

“그땐 경험이 부족해서 그랬지 이젠 안 그럽니다. 믿어 주십시오."

“알았다. 닭찌찌나 먹자. 음~ 맛있다! 맛있나? 으 진짜 맛 없어.."


***


한국스테이건으로 업계에 이름이 알려지니 서서히 날파리가 끼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달려든 건 자칭 마케팅 회사.

ㅡ 대표님. B2B에 쏟았던 역량을 B2C에도 쏟아보시죠. 온라인 쇼핑몰도 하시는 것 같던데. 저희랑 함께하시죠. 1위 보장합니다.


둘째로는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 제조사

ㅡ 대표님 저희 제품 한번 봐주세요. 진짜 싸게 드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물건을 가져다가 팔겠다는 사람들

ㅡ 물건 좀 받을 수 있을까요?

ㅡ 산다는 데 안 판다고요? 뭐 이런 데가 다 있어?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약속도 없이 불쑥 사무실에 찾아오기도 했다.


“이놈에 전화 어떻게 하든지 해야지.”


담희가 짜증을 냈다.


“또 그런 전화야?"

“네. 안 받을 수도 없고..”

“왜? 그냥 안 받으면 안돼?”

“이 아저씨 진짜 배가 불렀네? 혹시 알아? 저 중에서 보석이 있을지?"

“그런가? 너도 운 좋게 채용할 수 있었고 말이야?"

"그게 대표님한테는 가장 큰 행운이었지. 음하하하"


그때, 전화가 다시 울렸다.


따르릉ㅡ


"어떤 보석이 저에게 전화를 다 주셨을까요~"


담희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승연 사장이었다.


ㅡ 사장님 오랜만입니다. 제가 찾아뵀어야 하는데요.

ㅡ 그러게 이놈아 오늘 한잔 어때? 나 용인 나왔는데?

ㅡ 좋죠. 이번엔 저희가 좋은 데로 모실게요.

ㅡ 오케이. 좀 이따 일 끝나고 사무실로 갈게.


준철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눈이 빛났다.


“사장님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 이제 제법 사업장 분위기 좀 나는데? 처음 봤을 땐 이런 폐가를 왜 주워가나 했더니. 으하하하”

“ㅋㅋㅋ 돈이 없어서 어거지로 한 거죠. 그래도 정 붙이고 살다 보니 나름 괜찮아요.”


그때 양손 가득 푸짐한 선물을 들고 있는 반가운 얼굴도 보였다.


“오~ 준철아 안녕~”

“형수님도 오셨네요! 스크린 골프장은 어쩌고 오셨어요?”

“얘는 저 양반이랑 똑같은 소리 하네? 난 맨날 일만 하니? 누나가 바람 좀 쐬는 게 너도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

“아뇨 아뇨 잘 오셨어요 누님!”

“사무실 구경 좀 시켜줘~”


나는 승연과 미경에게 우리 사무실을 구경 시켜줬다.


“다 쓰러저 가는 주택 매입해서 아주 자~알  쓰고 있죠. 그래도 볼만하죠?”

“볼만한 정도가 아닌데? 서울에는 요즘 이런 감성으로 카페 많이 차리잖아. 성수동 같은데.”

“엥 정말요? 사람들 취향 특이하네.”

“으이구 자식아!! 연애도 하고 그래라. 그래야 트렌드도 알고 그러지.”

“저 사람 말이 맞아. 너나 돼지나 젊은 것들이 맨날 여기 틀어박혀서 산이나 보고 그러면 되것냐?”


미경이 담희에게 눈길을 주었다.


"준철아! 멀리서 찾을 것 없어~ 인연은 가까운 데 있는 법이야~ 우리처럼 말이야!"

“하하하.”


우리는 서로를 바라 보며 멋쩍게 웃었다.


“그나저나 경치 참 좋네. 산도 멋있고 앞에도 탁 트였어!"

“그렇죠? 가끔 마당 나와서 커피 한잔하면 최고예요."

“그럼 여기다가 커피숍 하나 차리면 딱 이네~”

“커피숍이요?”

“이 자식 또 눈빛 반짝거리는 거 보소? 또 일 벌리게?”

“아니요 돈도 없고 역량도 부족해요. 지금 벌린 일도 수습을 못하고 있는데요.”

“크크크 돈이야 빌리면 되지. 남에 돈으로 해야지 진정한 사업 가지!"

"사장님.. 말 나온 김에 돈 좀.."

"이 자식은 나만 보면 돈! 돈! 맡겨 놨어?"

"으하하하 농담입니다. 식사하시러 가시죠."

“그래? 가자!”


나는 승연의 차 키를 뺏어 들었다.


“운전은 제가 하겠습니다. 돼지 너도 타라”

“왜? 돼지 안 시키고?”

“크크크 제가 요즘 연구하는 게 있어서.. 그리고 언제 또 이런 최고급 세단을 몰아보겠어요.”

“응? 먼 연구? 이 자식 또 뭔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거야."

“거 참! 벨트부터 메세요. 자 갑니다~”


작가의말

매일 밤 10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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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 23.11.12 341 3 12쪽
58 58. 23.11.11 349 3 12쪽
57 57. 23.11.10 350 2 12쪽
56 56. 23.11.09 364 3 12쪽
55 55. 23.11.08 343 2 12쪽
54 54. 23.11.07 353 3 12쪽
53 53. 23.11.06 373 4 12쪽
52 52. 23.11.05 377 5 12쪽
51 51. +2 23.11.04 379 4 12쪽
50 50. 23.11.03 403 4 12쪽
49 49. 23.11.02 375 4 12쪽
48 48. 23.11.01 368 5 12쪽
47 47. 23.10.31 374 3 12쪽
46 46. 23.10.30 389 3 12쪽
45 45. 23.10.29 395 4 12쪽
44 44. 23.10.28 396 4 12쪽
43 43. 23.10.27 406 4 12쪽
42 42. 23.10.26 409 5 12쪽
41 41. 23.10.25 415 5 12쪽
40 40. 23.10.24 45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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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 23.10.22 449 7 12쪽
37 37. 23.10.21 449 6 12쪽
36 36. 23.10.20 457 6 12쪽
35 35. 23.10.19 473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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