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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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세르초이
작품등록일 :
2023.09.19 10:02
최근연재일 :
2024.02.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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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6,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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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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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4.

DUMMY

“추가 계약서 하나 쓰시죠!!!”

“아니 그.. 그건.. 좀..”


총경리는 당황했는지 얼굴이 시뻘게지며 말을 더듬었다.


“무슨 문제 있습니까? 어차피 미리 약속하신 대로 잘 이행하면 그만 아닙니까?”

“잘 할 수 있습니다. 믿어주세요.”

“좋습니다. 제가 한발 양보하죠. 지키지 못할 시 전액 환불 조건만 넣겠습니다.”


예전 승연사장님께 써먹었던, 대조원칙을 써먹었다. 어차피 처음부터 그 조건은 그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후후후.


총경리는 잠시 고민하더니 사모와 중국어 한참을 이야기 했다. 나는 그동안 최대한 그가 압박감을 느끼도록 그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꼭 해내겠습니다.”

“나이도 젊으신 분이 아주 일 처리가 확실하시네요."

"으하하하하”


나는 펜과 종이를 가져와 제품 품질, 납기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추가 계약을 즉시 체결했다.


‘이 정도 했으면 지키겠지.. 제발 부탁해요. 중국인님아.’


“김사장님 저녁 드시고 가시죠.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우리의 협력을 위하여~”


우리는 동네에서 가장 큰 식당으로 가 술잔을 기울이기로 했다.


시골 동네였지만 중국이라 그런지 스케일이 어마어마했다. 강당을 연상케 하는 큰 홀에 둥근 연회 테이블이 여러 개 있었고, 각종 중국 음식이 돌림판 위에 올라가 있었다.


“자~ 한잔 받으시죠.”


총경리가 고량주를 따라주었다.


“건빠이~”


‘크~ 쓰다!’


“사장님 실행력 하나 대단하십니다. 캐롯페어에서 봤을 때는 그냥 젊은 친구구나 했는데.. 저는 엊그제 바로 오신다고 하길래 그냥 말만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아닙니다. 상황이 워낙 급했을 뿐이에요.”

“그건 그렇고.."

"총경리님! 이제 다 협의 되었으니.. 솔직히 어떻게 된 일인지 알려주시죠.”


총경리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입을 열었다.


“사실 대표님도 보셔서 아시겠지만 말이 공장이라고는 하지만 가내 수공업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원단 공장에 끌려갈 수 밖에 없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대로라면 대표님 말대로 저희 공장에서 원단공장에 쫓아가 직접 두 눈으로 색상을 확인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직원 놈도 게을렀고 때마침 원단공장도 일이 많다 보니 대충 그냥 아무 원단이나 넘겨버린 것 같더군요.”

“저런.. 쯧쯧”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저 원단은 가지고 있으면 임자가 나타날 원단입니다. 저 색도 호텔에서 자주 사용하는 원단이니까요.”

“그렇게 막가파 식 운영을 하는데도 그 원단공장과 계속 거래하는 이유가 뭡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위치도 가깝고 새로운 공장 발굴할 여력도 안됩니다. 공장에 직원은 많지만 머리 쓸 직원은 부족하다 고나 할까요? 이런 시골까지 젊은 친구들이 일하러 오지도 않고요. 결국 제가 해야 되는데 보시다시피 저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군요. 드시죠~”


나는 적어도 우리 물량 만큼은 대안을 반드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분명 사고는 언젠가 또 발생할 터. 원단까지 컨트롤해야 리스크를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


***


“이제 진짜 무역맨 다~ 되었네. 힘들다 힘들어.”

“고생하셨습니다. 형님. 제가 조금만 똑똑했더라면 힘이 되었을 텐데...”

“사람마다 다 재주가 다른 법이야.”

“저도 재주가 있을까요? 형님 볼 때마다 부럽습니다.”

“걱정할 것 없어. 뒤를 봐."

"이게 네놈에 재주가 아니면 무엇이겠냐?”

“네?”


내가 없는 동안 사무실과 창고가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나는 사실 정리정돈은 잘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예전에 고향 집 살 때도 엄마에게 자주~ 많이~~ 혼났다. 서울에서 혼자 자취 할 때는 쌓기만 했지 치울 줄 몰랐다. 돼지우리나 다름없었다.


“정리! 정돈!”

“그게 무슨..”


돼지가 황당하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내가 쭉 지켜보니까 너는 참 정리를 잘하더라고! 생긴 거랑 다르게 하하하하”

“에이 형님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맨날 얼굴 가지고.. 쳇! 저는 깔끔한 거 좋아한다고요.”

“크크크 그게 너의 능력이야. 집에서도 그렇고 사무실도 말이야."

"네가 재고마다 저렇게 표시까지 붙여 놨잖아! 그래선지 납품 빵꾸도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잖아."

“그런가..”


우리 회사는 매일 입출고가 많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 쓰지 않으면, 박스에 테이프에, 창고고가 개판이 되기 쉬웠다. 한번 그렇게 망가지면 더러워 보이는 건 당연하고, 재고 파악이 쉽지 않아 납품을 지연 시키기도 과발주 하기 십상이다.


공격수만 있는 팀은 승리할 수 없듯, 누군가는 궂은 일 해야 한다.


“너는 지금처럼만 해주면 돼”


돼지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미소를 되찾았다.


“담희BM! 잠깐 이야기 좀 할까?”

“네 대표님!”

“그때 지시한 제조사랑 직거래 건 다 되었어?”

“다 연락은 했어요. 보세요.”


엑셀 시트에 바뀐 가격과 공급처를 적혀있었다.


“이야~ 이것만 했는데 15% 가격이 떨어졌네. 하하하 역시 최고야.”


나의 전략으로 큰 절약을 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해졌다.


“쳇- 브랜드 관련 업무만 시킨다고 해 놓고 이게 뭐예요. 너무 전화를 많이 해서 귀가 먹먹하고 입에서 단내나욧!”

“미안 미안."

"그렇지만 백조가 고상하게 떠있기 위해서는 물속에서 쉼 없는 발길질을 한다잖아. 일 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야!”

“우웩- 명언 뭐래? 꼰대 다 되셨네”


담희가 메롱 하더니 자리로 돌아갔다.


‘크크크 귀여워~’

‘이 자식 김준철!'

'또 허튼 생각 하네!’


나는 내 볼기짝을 후려쳤다.


찰싹-


그러자 돼지와 담희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하하하.. 아니야 일들 해! 화이팅!”

“화이팅!”


***


2016년 9월 30일 한국스테이 런칭 D-1


“돼지 녀석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걸.”


나와 담희는 한국호텔 연회장에 놓은 핑거푸드를 집어 먹었다.


‘여기 다시 오는 거.. 그때가 끝일 줄 알았건만. 김준철 출세했네. ㅜㅜ’


“지금부터 한국스테이 런칭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귀빈 여러분들께서는 자리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마이크를 통해 전달되는 카랑카랑한 아나운서의 음성이 들려왔다.


“우와~ 김정주잖아! 담희야 저기 저기”

“그러게요. 저 저 사람 팬인데. 생각보다 키는 작네. 히히히”


잠시 암전이 되더니 무대 중앙에 이부자 대표가 나타났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흰색 정장을 입은 그녀에게 핀 조명이 들어왔다.


“한국스테이 런칭 행사에 참여해 주신 귀빈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가 터져 나왔다.


뒤편에 설치된 스크린에 프레젠테이션이 띄워졌다.


“한국스테이는 한국호텔의 럭셔리함과 편안함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최초의 호텔입니다. 특히 최상의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템피스와 협업하였습니다!”


“이부자 대표 말 정말 잘하는데요 진짜 멋있어요.”

“그러게. 그냥 부모 잘 만나서 호강하는 여잔 줄 알았더니? 능력은 확실히 있으신 분인 것 같아. 나는 저렇게 못해. 어후~'

“어머 어머 저거 봐요. 제가 만든 3D 모델링도 프레젠테이션에 들어갔어요."


담희는 아이처럼 환하게 박수 치며 웃었다.


“올~ 네 실력 맘에 드셨나 봐~ 축하!”

"감사용 ><"


“담희야 이거 한번 먹어봐. 진짜 맛있다.나 오늘 입 터지겠는데?”

“그만 먹어욧! 밥 자리에서 간식만 주어 먹고!! 킥킥킥"


얼마쯤 지났을까. 드디어 끝이 보이는 듯 했다.


“한국스테이에서 최고의 경험을 누리세요!"


그녀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무대 밖으로 나갔다. 그러니 다시 암전이 되었다. 그리고 스크린에 여자 실루엣이 하얗게 보였다.


[한국스테이에서 편안한 휴식을 보낼 1호 고객은?]


쿵쿵-하는 보조 사운드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훗~ 이대표님도 재밌으신 분이라니까?"

"저러면 기자들이 내일 한국스테이 가보지 않을 수가 없잖아.”

“맞아요. 마케팅의 기본은 관심을 끄는 건데 제대로 끈 듯?”

“그나저나 식사로 뭐가 나오려나~"


침을 꿀꺽 삼켰다.


한국호텔 직원들이 들어와서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흠.. 어디 보자. 역시 이런데 와서는 고기 먹어야겠지?”

“담희 너는 뭐 먹을 거야?”

“저는 도미 스테이크요.”

“어? 고기 안 먹고?”

“쳇- 이래서 촌스럽다니까. 고기야 언제든지 먹을 수 있고 도미 스테이크는 고급 식당에서만 먹을 수 있잖아요."

“그런가? 그래도! 나는 고기! 등심 스테이크 주세요. 고기가 제일 좋아~”


식사는 코스 요리로 진행되었다. 웰컴 와인은 이미 마셨고, 애피타이저, 스프, 메인 디쉬, 디저트까지. 완벽한 풀코스라고 할 수 없지만 다 같이 먹는 행사 식으로는 흠잡을 때 없이 완벽했다.


‘돼지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맛있는 걸 못 먹다니 불쌍한 놈..’


한참을 먹고 있는데 기척이 느껴졌다.


“김준철 대표님 참석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번 프로젝트에 대표님의 역할이 컸다고 들었어요. 제가 역시 사람을 잘 본 것 같아 뿌듯하네요. 오호호”


이부자 대표와 최미란PM이었다. 최PM은 방금 전까지 행사를 진두지휘하더니 어느새 이대표 옆에 착 달라 붙어 그녀를 수행했다.


'정말 능력 있는 여자야!'


“아닙니다. 대표님. 이런 기회를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호호호호. 같이 오신 분이 이번에 JS상사에서 3D모델링도 하시고 아이템 고르셨다는 분인가요?”

"얼굴도 예쁘시네요~"


담희가 잠시 멍 때리고 있어 옆구리 팔꿈치로 툭-쳤다


“아.. 안녕하십니까!! 소담희입니다!!”

"대표님도 너무 멋지십니다."

“호호호. 담희씨 고마워요.”

“대표님 이 친구가 긴장을 너무 많이 한 모양입니다.”


담희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고개를 흔들었다.


“헤헤헤.. 죄송해요. TV에서 보던 분이 제 앞에 있어서 그만..”

“호호호. 너무 긴장하지 말아요. 저도 같은 사람이에요~”

“감사합니다.”

"더 있다가는 담희씨 체할 것 같으니 이만 가볼게요. 고맙습니다."


우리는 이부자 대표의 뒷모습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미란PM은 그런 우리를 보며 쌍따봉을 날려주었다.


“킥킥킥 뭐야 소담희. 아까는 이부자 대표 옷 스타일이 어떻고 저떻고 하더니.”

“놀릴래요. 내가 언제 재벌이랑 이야기를 해봤겠냐고~”

“밥이나 맛있게 먹자!”

“오키도키!”


다음날 오픈식.

한국스테이 명동 1호점 정문에 레드카펫이 깔렸고, 양쪽 끝에 위치한 황금색 기둥에는 오색테이프가 연결되었다. 드라마에서 보던 그 장면 그대로...


우리는 긴급 상황조로 트럭 안에 여분의 물건을 가득 싣고 대기했다.


아침 10시가 되자 거물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그룹의 리더이신 이재곤 회장님과 이부자 대표님이 함께 입장하고 계십니다.”


둘은 웃고 있었지만, 사이가 썩 가까워 보이지는 않았다. 어딘가 벽이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다음은 현재 서울시장님인···. 4선 국회의원이신..”

“글로벌 호텔의 개척자 한국호텔의 새로운 브랜드인 한국스테이의 오픈을 선언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싹둑!


팡!

짝짝짝!

찰칵- 찰칵- 찰칵-


꽃가루와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가 터져 나왔다.


그때, 저 멀리서 빨간색 페라리 한 대가 들어왔다. 그리고 운전석에서 한 명의 여자가 내렸다.


푸-


나는 마시던 음료를 바닥에 그대로 뿜을 수 밖에 없었다.


“너였어? 모델이!!!!”


“오늘 한국스테이에서 편안하게 쉬다가려고요~”


그녀는 명품 브이넥 가디건에 검은색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염~병! 더워 죽겠는데 가디건은 무슨!!!"


작가의말

매일 밤 10시 공개!

재미있게 보셨다면 댓글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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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7. 23.11.10 350 2 12쪽
56 56. 23.11.09 364 3 12쪽
55 55. 23.11.08 343 2 12쪽
» 54. 23.11.07 354 3 12쪽
53 53. 23.11.06 37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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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1. +2 23.11.04 379 4 12쪽
50 50. 23.11.03 403 4 12쪽
49 49. 23.11.02 375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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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23.10.31 37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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