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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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세르초이
작품등록일 :
2023.09.19 10:02
최근연재일 :
2024.02.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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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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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DUMMY

랄라라~


요즘은 자주 콧노래가 흘러 나왔다.


담희는 정말 복덩이다. 한국스테이 건도 순조롭게 해결되는 중이고 온라인 판매도 잘 되고 있었다.


확실히 센스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괜히 5만 인플루언서가 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눈이 있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가격을 어떻게 다운 시키나~’

'크크크.. 그래 그거면 될 거야!!'


고심 끝에 두 가지 가격 인하 전략을 세웠다.


하나!, 제조사 우선 거래!


채택된 113개중 70%정도가 온라인 쇼핑몰이나 편집샵 같은 유통사에서 구매한 것이었다. 즉, 제조사와 직거래 한다면 유통사의 마진 만큼 할인 받을 수 있다는 소리!


“담희야! 제조사 직거래가 가능한지 확인해봐."

"아마 한국호텔에 들어간다고 하면 이야기가 조금 더 쉬워 질 거야~”


그만큼 한국호텔의 이름은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브랜드였다.


둘!, 침구 세트처럼 뻔하지만 거래 금액이 큰 제품은 직접 제작한다.


이 부분이야 말로 이익을 극대화 해줄 핵심 중 핵심이었다.


'이거야 말로 내 능력을 보여줄 기회야!'

'역시.. 이런 일은 오통달 사장님이 전문이겠지?'


오사장의 제안 메일이 떠올랐다.


따르릉


ㅡ 오사장님! 저도 가겠습니다! 끼워주세요!

ㅡ 잘 생각했어!

ㅡ 자네도 수입으로 밥 벌어 먹고 사는데 해외 전시회도 다니고 그래야지.

ㅡ 중국 초청장이랑 비자는 내가 해결 할 테니 여권이나 사무실로 보내줘!


내가 가기로 한 곳은 전세계 산업 전시회 중 가장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캐롯 페어'라는 곳이다. 보내준 내용에 따르면, 무려 한 달 동안 코엑스보다 더 큰 건물에서 전시회가 열린다고 했다.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데, 난다 긴다 하는 공장들은 모두 나와 전세계 바이어들을 상대한다고 했다. 다른 기업들도 이런 전시회에서 새로운 것을 찾는다고 했다.


‘어차피 가격 싸움인데 한국에서 구매하면 경쟁력이 있을 수가 없지.'

'가보자 어딘가 길이 있겠지!’


쇼핑몰을 하면서 느끼는 건, 우리나라에서 직접 만드는 제품을 정말로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당장 ‘이불’ 이라고 검색해보면 순위권에 드는 제품 모두가 수입산이다.


특히 중국, 베트남산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불' 같은 건 거의 재봉틀 미싱질을 해서 만들어 내야 하는데, 그러 자니 우리나라 인건비가 너무나 높다.


즉, 국내에서 제조해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소리다. 물론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처럼 기술이 월등하던지 아니면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아주 비싸게 팔면 된다.


우린 둘 모두 해당되지 않지만..


‘그나저나 통역을 어떻게 해야 하나?’


ㅡ 저 중국 말 못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ㅡ 영어 못 혀?

ㅡ 글은 대충 읽고 쓸 줄 아는데.. 회화는 좀 부족한 편이에요.

ㅡ 학교 다닐 때 영어도 안 배우고 뭐 혔어.

ㅡ 50 먹은 나도 하는고만!


나는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 없었다.


‘그러게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열심히 할 걸..’


ㅡ 너무 걱정 말어~

ㅡ 중국으로 유학 간 친구들 중에 알바 하는 친구들 있을 거야.

ㅡ 그런 친구 하나 고용해서 데리고 다니면 돼.

ㅡ 하루에 일당 10만원면 될 거야.

ㅡ 그 친구들 생각보다 일도 잘해. 경험도 많고.


ㅡ 조선족이요?

ㅡ 조선족도 괜찮긴 한데 그 사람들 워낙 통수를 잘 쳐서...

ㅡ 네? 무슨 사기요?

ㅡ 예를 들면 제조사가 100위안을 불렀다면 자네한테는 120위안이라고 하고 20위안은 자기가 먹는 거지.

ㅡ 그게 가능해요? 제조사가 가만히 있어요?

ㅡ 빠꼼이들이 많아.

ㅡ 어차피 제조사 입장에서야 손해 볼 거 없으니 놔두는 거지.


나는 그가 알려준 중국 유학생 카페에 가보았다. 거기에는 많은 통번역 전문 알바생들이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다.


"오~ 생각보다 다들 스펙이 화려하네~"


[광저우 국제 기후 회의 통역]

[한국전자 현지 시찰 통역]

[아시아전자 부사장 현지 코디네이터]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들도 이런 카페에서 프리랜서를 고용하는 듯 보였다.


“대박! 진짜 별 세계가 다 있네~"


나는 캐롯페어 통역 경험이 있는 사람 위주로 연락했다.


“안녕하세요? 3일간 캐롯페어 통역 가능할까요?”

“죄송해요. 이미 예약이 되어 있어요.”


남자들 위주로 연락을 돌렸지만 이미 한발 늦은 건지 모두 스케줄이 차있었다.


그때, 한 명이 나에게 접촉해 왔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김기현이라고 합니다."

"통역 구한다는 글 보고 연락 드려요."

"중국어도 잘하고 영어도 잘해요!”


나는 그녀가 여자이기도 하고, 너무 어려 보여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일 모레면 출국해야 하는 걸. 지체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하루에 얼마를 드리면 될까요?”

“600위안(11만원 상당)입니다.”

“혹시 이런 일 해보신 적 있으세요?”

“캐롯페어는 이번이 처음이고 전시회는 몇 번 다녀봤어요."

"현지 공장 투어 관련 비지니스 미팅은 많이 해봤어요.”

“흠.."


"프로필을 보니 어려 보이는데 당일에는 최대한 나이 들어 보이는 옷차림으로 부탁 드려도 될까요?”

“네! 걱정 마세요. 자주 입는 옷들이 있어요.”


‘그나저나 나는 뭘 입고 가지.'

'명색이 첫 해외 출장인데.

'설레네...’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데 담희가 퇴근 하려고 폼을 잡았다.


“대표님 뭐하고 계세요!”

“어!어? 벌써 퇴근 시간이네?

"어여 들어가~ 고생했어!”

“뭐하고 계시냐고요!"

"뚱딴지 같은 소리는 무엇?”


“내일 모레 출장이잖아."

"어떻게 해야 중국 사람들한테 무시 당하지 않을지 고민 중이야.”

“왜 무시를 해요?”

“찾아보니 전시회에 나온 공장들은 시간이 부족해서, 살 거 같지 않은 놈들은 개~ 무시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옷차림이 중요하다고 하대"

"구멍 가게처럼 보이면 안되잖아. 사실 구멍 가게 맞지만...”


담희는 내 말을 듣고 있다가 무언가 떠올랐는지 눈을 반짝였다.


“그냥 백종운 아저씨처럼 입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백종운? 프렌차이즈계의 아이돌?”

“네. 그 아저씨보면 누가 봐도 딱 사업가인데.”

“그 아저씨가 어떻게 입고 다니는데?”

“에휴 답답이. 나가자!”

“어딜?”

“쇼핑!”


용인 인근 아울렛 매장. 그중 우리는 ‘랄프’라는 매장에 왔다.


“내가 보니까 딱 백종운 아저씨가 여기 스타일로 옷을 입더라.”

“그런가?”


한번도 남이 어떤 옷을 입는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이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니 아마 괜찮을 거예요."

"가격 때도 약간 있는 편이고 말이야.”


캐주얼 셔츠 혹은 PQ 카라 있는 티! 베이지색 면바지! 거기에 너무 운동화 같지 않은 적당히 포멀한 신발!


팔은 걷고 열정적으로 뛰어다니는 사업가 같은 모습. 격식을 차리지 않았지만 매너는 지키는 느낌. 상대방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는 비지니스 복장이었다.


“이 정도면 되려나?”


내 나름대로 한번 골라 보았다.


“끙.. 아저씨 진짜 혼자 보내도 되는 거 맞아?"

"이게 뭐야.. 조합이”


바구니에서 내가 골라온 옷을 모두 빼내었다.


“색깔은 무채색, 패턴은 스트라이프까지만 오케이?”

“아니 왜.. 나는 화려한 것도 이뻐 보이는데.”

“비지니스하는 사람이 그런 거 입고 다니는 거 봤어?"

"나중에 휴양지에서나 입으세요.”


담희는 매장 이곳 저곳에서 셔츠 3벌과 바지 2벌을 가져왔다.


“100만원 입니다.”


나는 눈이 왕방울만 해져 담희를 쳐다봤다.


“에헤이~ 담희야 이건 아니야”

“아저씨 돈도 잘 벌면서 왜 그래? 그냥 사! 어차피 한번 사면 이건 유행도 없어서 10년은 입어. 전투복으로 이만한 게 없다니까!”


내가 장바구니로 손을 가져가려고 하니 담희가 탁-하고 쳐냈다.


“씁! 무시 당하기 싫다며! 그냥 넣어두세요.”

“힝. 그래도 너무 비싼데···”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결제를 해야만 했다.


격세지감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고시원에서 무료로 제공되던 쌀밥으로 끼니를 때웠는데...


“맛있는 거 먹고 가자!”

“오~ 좋아. 여기 마라탕 들어 왔다고 하던데? 그거 먹어보자!"

"중국 음식에 적응해야지.”

“마라탕? 그게 뭔데?”

“일단 먹어보셔~ 맛있어!”


우리는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해버렸다.


***


중국 광저우, 한국에서 3시간 30분 거리


“도~착!"


나는 좁디 좁은 좌석에 구겨져 있던 육신을 펼쳤다.


“젊은 친구가 그깟 3시간 반 가지고 뭘 그래."

"나는 말여? 남미도 갔다 오고 그랬어~”


우리는 총 4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자 제품 장사하는 김민기라고 합니다.”

“여성복하는 이민영이에요.”


그들 역시 나처럼 패스트 포워더의 거래처였다.


“오늘은 숙소 가서 짐 풀고 간단하게 파티합시다.”

“네. 대장! 으하하하”


이곳에서는 오사장님이 대장이다. 참새 짹짹! 병아리 삐약삐약!


가깝고도 먼 나라, 역사적으로 언제나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 어쩔 땐 아군으로 어쩔 땐 적군으로 말이다..


"생각보다 발전되어 있네요?"


기존에 내가 가졌던 이미지는 '꼬질꼬질하고 범죄나 일으키는 안하무인들이 사는 곳!’ 그런 나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와서 보니 생각보다 너무 깨끗했다.


“오늘 저녁은 내가 살게요."

"드셔 보세요. 조금 먹기 쉬운 음식들로 시켰어요.”


오사장님은 베테랑 답게 본인의 단골 식당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최대한 한국인 입맛에 맞을만한 것들 위주로 음식을 고른 듯 보였다.


“어때요? 입에 맞으십니까?”

“네네. 사장님 너무 맛있습니다."

"저 중국 체질인가 봐요. 오호호”

“다행이네요."


"먹으면서 간단하게 캐롯페어에서 설명 드릴께요.”


“내일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전시회가 워낙 커서, 원래는 한 달은 족히 봐야 되는 일정이에요. 그래서 1기 ~ 3기까지 기간을 나눠서 진행되는 거구요.”


“이번에는 가장 마지막인 3기 일정입니다. 3기는 신발, 옷, 악세사리, 침구류 같은 패브릭 제품들이 많아요. 바로 가져다가 파실 수 있는 물건들 위주죠.”


테이블 밑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역시 될놈될!’


“요령을 알려 드릴게요."

"가지고 계신 옷들 중 가장 괜찮은 옷으로 입고 가세요."

"아무래도 이 사람들은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모르기 때문에 보이는 것 위주로 평가하게 되어 있습니다.”

“명품 같은 거 입으라는 말씀이시죠?”

“그건 아니고요. 너무 명품으로 도배하면 오히려 호구 잡았다 이렇게 생각해요."

"아하~"


“둘러 보시는 건 전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너무 꼼꼼히 보지는 마세요. 우선 지도를 보시고 내가 관심 있는 섹터를 정하세요."

"그쪽 우선으로 보시고 시간이 남으시면 다른 쪽을 대충 보시면 돼요.”


얼마나 크길래 저렇게 겁을 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부스에 들어 갔을 때는 직원에게 과도하게 말 시키시지 마세요."

"그냥 마음에 드는 거 툭툭 고르신 다음에 한꺼번에 ‘MOQ(최소발주수량)와 가격을 알려 달라.’ 이렇게 질문하세요. 응대 해주는 사람 직함을 보시고 어려 보이면, 매니저나 사장하고 이야기 하고 싶다고 하시고.”


“여기는 어디 도매시장에서 물건 때 오는 게 아닙니다. 공장하고 직거래 하는 건데 시장에서 물건 사 듯 하시면, 상대도 해주고 초짜인 거 티 팍!팍! 납니다.”

“네!”


“저녁에는 서로 정보도 공유하고 품평회도 할거니 꼭 참석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죄송한 말씀이지만, 가급적이면 낮시간에는 급한 일 아니면 연락 자제 부탁드릴께요."

"저도 장사하려고 비싼 돈 들여 온 건데 여러분들 도와드린다고 시간 뺏기는 건 사절입니다.”

“모두 대박 납시다."

"대박! 대박! 화이팅! 건배~”


다음날 우리는 비로서 오사장이 왜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뜨악!!!”


작가의말

매일 밤 10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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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1. +2 23.11.04 379 4 12쪽
50 50. 23.11.03 40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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