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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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세르초이
작품등록일 :
2023.09.19 10:02
최근연재일 :
2024.02.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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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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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3.

DUMMY

‘드디어 수정 샘플이 왔구먼!’


설레는 마음으로 택배 상자를 받아 들었다.


'제발~'


이 것만 문제 없다면 당분간은 마음 편안하게 지내도 된다. 나는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칼이 어디 있더라~?”


북- 북-


“에..엥? 이거 맞나..?”


그러나 결과는 나의 기대를 완벽하게 저버렸다.


분명 흰색은 맞지만.. 미묘하게 느낌이 달랐다.


'똥 눈이 뭘 알아? 잘못 봤을 거야!! 제발.. 그래야 해 ㅠㅠ'


다음날


나는 담희가 출근하기만을 기다렸다. 애써 이 상황을 부정하고 싶었다.


“이거 저번 샘플이랑 좀 다른 것 같지 않아? 원단이”

“뭔데요?”


담희는 샘플을 가지고 햇볕 잘 드는 창가로 가져갔다.


“에이~ 흰색이 아닌데요. 약간 푸른 빛이 도네?”

"니가 봐도 그래? 젠장 ㅠㅠ"


서랍에 보관해 두었던 원본 조각을 옆에 두고 비교했다.


원본 조각은 분명 노란 빛깔이 도는 포근한 흰색인데 반해, 이번 샘플은 약간의 푸른 빛깔이 돌았다. 약간 A4용지의 의 흰색과 비슷해 보였다.


“담희BM이 봐도 그렇지?”

“네~ 이건 다른 색상이에요.

“큰일이네..”


나는 메신저로 중국 공장에 바로 연락했다.


ㅡ 캐서린 채. 오늘 수정 샘플을 받았는데 우리가 제공한 원본과 원단과 달라요.

ㅡ 맞아요. 다른 원단이에요.

ㅡ 어떤 이유로 다른 원단으로 2차 샘플은 만든 거예요? 나는 최종 제품과 똑같은 샘플이 필요해요.

ㅡ 김 사장님이 수정하라고 재봉 방식은 모두 수정했어요. 2차 샘플도 호텔에 자주 들어가는 흰색 원단이에요.

ㅡ 오마이 갓! ㅠㅠ 샘플은 최종 제품과 반드시 동일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다르면 안 돼요.

ㅡ 걱정하지 마세요. 결과물은 기존 원단으로 완성품은 만들어 줄게요.

ㅡ 끙..


전혀 믿음이 가지 않았다.


“이거 큰일이네.. 원단은 진짜 큰 문제인데.."

"이미 컨펌까지 받은 거라 지금 와서 바꿀 수도 없고.."


다시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어쩌지.. 어쩌지..”


안절부절못하며 하루 종일 머리를 굴렸지만 적당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형님. 오 사장님한테 여쭤보는 건 어떻습니까?"

"수입 경험이 많으시니 뭔가 답을 주지 않을까요?”


따르릉~


ㅡ 크크크, 그놈들 원래 그래! 우리랑 생각하는게 완전 달라.

ㅡ 우리는 흰색이라고 하면 완벽히 동일해야 합격으로 치는데, 중국 놈들은 이것도 흰색이고 허여~ 멀건 한 것도 흰색이야. 씨부레 그냥 지가 꼴리면 다 흰색이여~!


원래 그렇다는 말이 너무 어이없었다.


ㅡ 이거 정말 큰일인데요. 저는 똑같은 게 필요한데.. 납품까지 시간도 별로 없고요..

ㅡ 그러게? 원단이라며? 그건 쉽게 수정도 어려운데.

ㅡ 왜 그런 짓을 한 걸까요?

ㅡ 그게 지들에게 가장 이득이 많이 남는 방식이겠지. 갸들은 늘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이야. 그 퍼런 원단이 원가가 더 저렴하거나 아니면, 때마침 그 원단이 재고가 많이 있었다거나!

ㅡ 아~ 정말 머리 아프네요.

ㅡ 중요한 거면 차라리 중국 공장에 내일이라도 당장 가봐~ 얼굴 보고 이야기하면 또 쉽게 해결 되는 게 중국 사람들이야.


관자놀이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그러지 말고 그냥 다녀와요. 리스크 없이 가는 게 제일 베스트지!"


역시 내가 갈팡질팡 할 때 한 큐에 답을 정해주는 담희였다.


“그렇지?”

"응!"


중국 쓰좌장시


다행히 직항 노선이 있어 편하게 왔다.


“와~ 중국 내륙에 있었으면 어떻게 찾아갈지 아찔했구먼!”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오자 피켓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KIM JUNCHEOL - JS Trading]


“니하오!”

“안녕하세요!”


30대쯤 돼 보이는 젊은 남성이 나를 마중 나왔다. 그의 행색이 마치 영화에 자주 나오는 킬러와 비슷해 보였다.


‘우씨~ 괜히 무서운데.. 어디 팔려가서 간이고 신장이고 다 빼앗기는거 아니야?’


“한국말 할 줄 아시네요? 조선족?”

“한족이에요. 조금 배웠어요.”


그렇게 무서움을 안고 나는 남자의 차에 올랐다. 저번에도 느낀 거지만 중국에는 팍스바겐 차들이 참 많았다. 새 차는 아닌 것 같고 몇 세대 지난 옛날 차들을 수입한 듯 보였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마쉐랑입니다. 한국어로는 마!학!량.”

“이름이 참 대단하시군요. 유명하신 분과 닮았네요. 하하하하”

“그런 이야기 자주 듣습니다. 물론 한자는 다릅니다.”

“공장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2시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에~엑! 정말요?”

“공장은 보통 시골에 있습니다.”


하긴 우리도 공장이라면 모두 외곽에 있는데 중국이라고 다를까.


30분 정도 지났을까? 차가 멈춰섰다.


“어? 공장으로 바로 가는 거 아니었어요?”

“지금 가면 이미 밤입니다. 내일 아침 8시에 데리러 올게요!”


쉐랑은 시내 중심가에 있는 호텔에 나를 떨어트려줬다.


‘급하게 오느라 호텔 예약도 하지 못했네.. 잘 되었다.’


다음날


나는 아침 일찍, 쉐량의 차를 타고 호텔을 나섰다. 2시간을 쉬지 않고 꼬박 달리자 마을 하나가 나타났다.


70년대 우리나라도 이런 모습이었을까? 다 쓰러져가는 콘크리트 벽채에 군데군데 구멍 뚫린 슬레이트 지붕. 어떠한 장식도 멋을 내지 않은 회색 건물 그 자체였다.


'이렇게 허름한 곳이었어..?'


아마 건물을 미리 보았으면 주문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쉐량은 나를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건물 동에 내려주었다.


끼익-


배가 불룩 나온 아줌마 한 명이 나를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캐서린 채입니다.”


그녀의 영어 발음은 중국어가 섞여 있어 도통 알아듣기 힘들었다.


“반갑습니다. 김준철입니다.”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그녀, 나랑 줄 곧 이야기 했던 담당자였다.


‘왜 젊고 세련된 유학파 여성이라고 생각했지.’


혼자 한 착각에 귀가 빨개졌다.


“조금 있으면 총경리님이 오실 거예요."

“총경리요? 총경리가 뭐죠?”


나는 말이 통하는 쉐량에게 조용히 물어봤다.


“중국에서는 사장을 총경리라고 합니다.”

“아!!! 그럼 그때 전시회 때 뵈었던 분이 사장님이셨군요.”

“맞아요. 곧 오실 거예요.”

“오실 때까지 공장 구경 시켜주실 수 있으세요?”

“당연하죠. 따라오세요.”


알고 보니 캐서린은 총경리의 부인이었다.


따다다다다-


“시끄럽죠?”

“좀 그러네요.”


500평 정도 공장에는 시루떡에 붙은 팥고물처럼 사람이 빼곡히 앉아 재봉질을 하고 있었다. 먼지는 어찌나 많은지 근로자들의 기관지가 걱정될 정도였다. 


에취!


소매로 코와 입을 급히 가렸다.


"여기는 정말 사람이 많네요.”

“하하 그렇죠. 봉제공장은 인건비 장사니까요.”


‘우리나라 최저임금으로는 감당이 안되겠네...’


“요즘에는 베트남, 미얀마에서도 많이 생산한다고 하던데..”


캐서린의 미간이 급격히 구겨졌다.


“맞아요. 인건비 싸움이다 보니 자꾸만 저렴한 데로 이전하는 거죠. 중국도 요즘 인건비가 많이 올랐어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중국만큼 거래하기 좋은 곳도 없답니다.”


나는 나익키와 같은 대형 브랜드들이 왜 이름도 듣지 못한 나라에서 제품을 만드는지 이해가 갔다.


“총경리님 오셨으니 사무실로 가시죠.”


***


“김사장님 여기까지 오시게 해서 미안합니다. 다시 보니 반갑네요. 으하하하”


총경리는 나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았다. 다시 보니 그래도 반갑네. 하하하


“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 이야기부터 할까요? 쉐량씨 통역 부탁해도 될까요?”

“네. 알겠습니다.”

“&#$%^”


총경리가 중국어로 뭐라 뭐라 했다. 잠시 후 60대쯤 돼 보이는 꼬질꼬질한 남자 하나가 회의실로 들어왔다.


“여기는 공장장님이세요.”


그는 땀을 어찌나 흘렸는지 염분기로 검은색 셔츠가 하얗게 변해있었다.


“공장장이 그러는데 같은 원단이라는 데요?”


나는 원본 원단 조각과 2차 원단을 가방에서 꺼냈다.


“보세요. 이거 두 개의 색상은 분명 다릅니다.”

"캐서린도 이미 인정했어요."


바로 옆에 두고 밝은 곳에서 비교하니 색상 차이가 확연하게 보였다.


“%*%89&”


중국 말로 총경리와 공장장은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눴다. 공장장을 혼내는 건지 큰 소리도 제법 오갔다.


‘오늘 어디 끌려가서 죽는 거 아니야... 무섭다..'

‘에이! 한번 죽지 두 번 죽냐! 김준철 눈 부릅 떠!!!’


“오시기 전에 공장을 돌아보니, 원단은 직접 생산하시는 게 아닌 것 같더군요!”

“네 저희 협력사에서 생산합니다.”

“역시.. 이번 일은 원단 공장의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바뀐 원단을 컨펌 할 생각이 없습니다.”


다시 둘은 심각해졌다.


잠시 후 총경리가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하는 건 어떻습니까? 잘못 어느 정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미 원단 발주가 들어간 상태예요. 지금 바꿀 수는 없습니다. 거래 금액에 10% 할인해 주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캐서린 사모님께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한국호텔에 이 제품을 납품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시중에 판매 하는 제품이라면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고객사에 이미 제품을 컨펌 받아 놓은 상태예요. 색깔이 바뀌면 그 제품은 저에게 쓰레기나 마찬가지 입니다.”


나는 말을 이어갔다.


“한국호텔 아시죠? 아시아권에서는 알아주는 호텔!”


그들도 한국호텔의 위상을 아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니들만 거짓말 하냐? 나도 한다! 한국호텔이랑 한국스테이랑 같은 회사이니. 넓은 의미에서 틀린 말도 아니지! 흥!'


“이번 건을 수주하게 되면 앞으로 몇 년 간은 매출 걱정 없을 겁니다."

"선택하세요.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를 이어갈지 아니면... 이미 지불한 선급금 30%도 분쟁에 들어갈 건지요. 물론 잔금 70% 지급도 어렵습니다.”


“NONONONO!”


그러자 그들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눈 앞에서 다 잡은 고기를 놓치게 생겼으니 말이다.


“진정하고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김사장님!"


막상 큰소리를 쳤지만 혹시나 그들이 나쁜 마음을 먹는 것은 아닐지 한편으로 불안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돼지라도 데려오는 건데.. 끙...


막말로 이 촌구석에 한국 사람은 하나 사라진다고 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


그들끼리 한참을 중국어로 대화 후, 총경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다행히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김 사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원단 공장에서 바로 다시 만들어주기로 했습니다.”


‘휴~’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시 생산 들어가면 일정이 조금 늦어질 수도 있는데 괜찮으신가요?”

“늦어지면 안 됩니다. 새로운 호텔이 10월 1일 한국에서 오픈 예정입니다.”


다시 한번 강하게 힘주어 말했다. 그러자 총경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최대한 맞춰보겠습니다.”


“언제 생산에 들어가죠?”

“그건 원단 공장과 협의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잘못을 다시 한번 정확히 꼬집었다. 다시 실수하지 않도록 말이다.


“제가 봤을 때는 절차대로 하자면 귀사가 원단공장 제조 현장으로 가, 색상을 직접 체크했어야 했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그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들은 내 눈을 피하며 말이 없었다. 정확히 꼬집은 모양이었다.


나는 원본 샘플 조각을 반으로 쭉 찢었다. 그리고 그 곳에 ‘SAMPLE’이라고 적었다.


“이 원단하고 똑같은 제품으로 만드시는 겁니다. 제가 직접 원단 생산 현장에 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잘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건 정말로 중요한 프로젝트입니다. 아마 귀사에도 앞으로 중요한 일감이 될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추가 계약서를 하나 쓰시죠.”

“네? 어떤?”

“이 원단으로 문제 없이 일정에 맞게 납품하겠다는 계약서에요! 만약 지키지 못할 시 피해 보상금으로 지금 받은 보증금의 3배를 물어낸다는 조건입니다!”

“아니 그건.. 좀..”


총경리의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


'요 녀석들아 이번엔 그냥 못 넘어가!!! 나 김준철이야~!'


작가의말

매일 밤 10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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