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랑전(極狼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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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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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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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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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타초경사(打草驚蛇) (2)

DUMMY

“···전서구.”


전서각이 세워진 숭산의 삼황채(三皇寨)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어이! 어어이! 전서구다! 전서구!”


번을 서던 홍광이 크게 소리치자, 밑에서 졸고 있던 홍덕이 크게 하품하며 되물었다.


“으하아암, 뭐라구?”

“전서구라고!”

“아니, 뭔 전서구?”


홍덕은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소매로 슥슥 닦아내고, 여전히 반쯤 감긴 눈을 끔뻑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봉문한 문파에 전서구라니.


“으하아···암.”


기지개를 쭉, 편 채로 하품하다 만 홍덕의 발이 한 곳에서 멈추었다. 이 자식을 진짜.


딱!


“으악?!”

“야! 너는 인마! 모든 일에 일일이 사형이 움직여야 되겠냐?!”


불자인 것이 이럴 때는 조금 서럽기도 하다.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정수리에 주먹이 꽂히면 괜히 더 아픈 법이니까.


“으아, 죄, 죄송합니다!”

“이게, 아주 빠져 가지구, 엉?!”

“죄송합니다!”


쯧, 혀를 차며 홍덕은 눈을 흘겼다.


아무래도 정강이라도 두어 번 더 걷어차야 기분이 풀릴 것 같다. 이 홍륜이란 놈은 도대체 뭐하던 놈인데 제 사형들을 제치고 영웅대회에 참석한단 말인가?


차라리 사형인 홍광이 참석했으면 모를까, 왜 하필 이 녀석을 보낸 건지 도대체 높으신 분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다. ‘명문대파의 후기지수를 보내어 자리를 빛내주시라’는 한현보의 요청 때문이라던데, 솔직히 28살이나 먹은 홍륜은 너무 노땅인 거 아닌가?


솔직히 아닌 말로, 영웅대회에 참석한 후기지수가 무려 화산의 소화검 종리양에 무당의 검운 무허자, 종남파의 소천검 석전창 등, 이제 갓 약관을 넘었으면서 벌써부터 천하에 무명(武名)이 자자한 영웅들이라고 한다. 그런 영웅들 사이에 늦깎이로 입문한 늙다리 홍륜이가 끼는 게 말이나 되냐 이 말이다!


‘아오, 열불나!’


퍽, 퍽!


“아이고, 아픕니다! 아픕니다, 사형!”

“흥! 제까짓 게!”


홍덕은 정강이를 부여잡고 깽깽이 발을 뛰는 홍륜을 보며 왠지 모를 우월감을 느꼈다.


키도 덩치도 큼직한 녀석이지만, 소림에 입문한 지 고작 1년도 채 안 된 놈이다. 무공으로 따지면 자신보다 한참 아래라는 걸 확인하니, 뭔가 마음도 좀 놓이고 놈을 이긴 것 같은 기분도 조금 든다.


‘···그럼 뭐해, 젠장. 이 자식은 봤겠지? 그··· 연화신산. 오묘화(五苗花)의 한 사람.’


홍덕은 시무룩한 얼굴로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또 홍륜이 무척 얄미워 보인다. 무려 황제 폐하께서 직접 천하에서 가장 아리따운 다섯 소녀를 꼽아 편액까지 내리신 일이다. 다시 말해 미모에 있어 ‘천하오절’인 것이다.


그런 미녀와 술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다니. 불자로서 해선 안 될 상상이지만─ 만약 홍덕이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연화신산의 나이가 올해로 지학이라 했으니, 마침 홍덕과는 나이도 같다.


‘나이만 아니라 마음도 같으면···!’


홍덕은 몸을 배배 꼬았다. 불자라고 꽃다운 방심(芳心)을 어찌 모를쏘냐? 아는 건 이름뿐이지만, ‘천하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미녀’라는 그 호칭이 홍덕의 코끝을 간질이는 것이다.


“아고고, 아야···!”


끝모르고 망상을 펼치던 홍덕은 대뜸 이맛살을 구겼다. 홍덕의 상상속과 달리, 현실의 영웅대회에 참석한 이는 여기서 깽깽이 발을 뛰는 홍륜이고, 아마도 연화신산 제갈민과 술잔을 나눈 이도 홍륜이다. 홍덕은 그들이 술잔을 기울이던 그때, 이 삼황채에서 번을 섰다.


“제길! 이 얄미운 자식!”

“홍덕아, 또 홍륜이 괴롭히는 거냐.”


홍륜의 정강이를 걷어차던 홍덕은 못 들은 척 훈계의 말을 늘어놓았다.


“밤을 새워 번을 선 사형이 피로에 찌들어서 좀 주무시고 계시면, 저라도 똑바로 번을 서야 할 거 아냐?! 건방지게 어디서 사형이랑 맞먹으려고!”

“적당히 해라, 적당히 좀.”

“사형이 만날 그렇게 적당히 봐주니까 애가 이 지경인 거 아녜요!”


정강이를 부여잡고 울상을 짓고 있는 홍륜을 한 차례 흘겨본 홍덕은 쳇, 소리를 냈다.


“대소림의 제자란 게 말이야. 빠져 가지고 말이야.”


떽떽거리는 홍덕을 홍륜에게서 떼어놓으며, 홍광이 말했다.


“홍륜이 비록 우리보다 뒤늦게 입문한 사제지만, 올해 나이가 벌써 스물여덟이다. 나보다는 열 살이나 많고, 너보다는 열두 살이나 많은데, 적어도 나이대접은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홍광의 말에 홍덕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헹, 그깟 나이. 강호의 법도에 배분보다 앞서는 게 어딨어요? 한 번 정해진 배분, 죽을 때까지 가는 거지! 싫으면 제 놈더러 출문하든지 하라 해요!”

“너는 강호인이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돼라. 이 녀석아.”

“왜 사형은 매번 홍륜이 편만 들어요!”

“내가 언제 편을···!”


한숨을 푸, 내쉰 홍광이 손을 내저었다.


“아니, 됐다. 어쨌든, 전서구 확인하고, 각주님께 보고드려.”

“에엥?! 그걸 나보고 가라고요?”


홍덕이 대놓고 싫은 표정을 짓자, 홍광은 미간을 찌푸렸다.


“야, 나는 번 중이고, 홍륜이는 전서각 생활이 이제 삼 개월 차로 아직 견습이지 않느냐! 네가 가지 않으면, 대체 누가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냐?”


구구절절이 옳은 홍광의 말에도 홍덕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물론, 이유가 있었다.


“에이, 여기서 본사까지 빨리 가도 한 시진 거리잖아요! 그걸 언제 다녀와요!”


홍덕이 투덜거리자, 결국 홍광의 이마에도 핏대가 돋았다.


“가서 교대해달라고 하든가, 아니면 쉬엄쉬엄 가든가. 어쨌든 안 갈 수는 없잖냐.”

“에이, 그래두···.”


홍덕이 홍륜을 힐끔거렸다. 홍광이 결국 화를 내야겠다고 결단을 내리려는 찰나, 홍륜이 손을 들었다.


“하하, 사형들. 괜찮습니다. 제가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너 아직 견습이야. 네가 할 일도 아닌데 굳이···.”

“아닙니다. 제가 전서각에 들어온 지도 벌써 삼 개월이나 지나지 않았습니까? 삼 개월이면 일수로는 거의 근 백 일이나 되는 기간이고, 이만하면 한 사람 몫을 할 때가 충분히 지났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겠습니까? 아! 지난 보름 정도는 제가 또 한현보의 영웅대회에 참석하느라 전서각에 없었군요! 하하, 그럼, 그 보름은 빼고 날짜를 세야 하겠습니다. 대략 백일에서 보름 정도를 빼···.”


홍광은 관자놀이를 짚었다.


“알았다, 알았어. 네 생각이 그러하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혹시나 제가 부족하여 마땅히 시키셔야 할 일들을···.”


홍광은 손을 내저어 홍륜의 말을 끊고서 말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만 아무리 사형이 시키는 일일지라도 네가 무조건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하하,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괜찮습니다. 제가 하고 싶어서 하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니까요.”


그 대답에 홍광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과연, 사람이 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다.


“그래. 네가 모든 일을 그리 긍정적으로 생각해주니, 나 또한 마음이 놓인다.”

“쳇, 뭐가 또 맘이 놓일 게 있다고···.”

“홍덕아! 사제 보기에 낯이 부끄럽지도 않아? 그쯤 하도록 해.”

“···흥.”


홍덕이 괜히 바닥을 차는 와중에, 홍광은 새장 안에서 전서구를 꺼내 그 발목에 매인 작은 연통을 끌러 홍륜에게 건네주었다.


“그럼 천천히 다녀와.”

“천천히는 무슨! 무조건 빨리 와! 시간 잴 거야!”

“하하하, 말씀 받들겠습니다. 최대한 서둘러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당연하지!”

“어휴···.”


홍광의 주먹이 파르르, 떨리는 와중에 홍륜이 전서각을 나섰다.



* * *



“후우···.”


가느다란 날숨을 뱉은 득구의 동공이 허공에 그려진 투로를 쫓았다.


“제법!”


득구의 미간이 있던 자리를 꿰뚫고 지나간 설총의 검이 말했다. 참, 대단한 양반이다. 이전에 맨손으로 대련할 때도 무지막지했지만, 검을 뽑아들고 나서부터는 아예 다른 사람이다.


설총이 검을 뽑아 들면, 득구의 눈에만 비치는 기감의 세계에선 설총이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설총이 든 검만이 타오르는 은백광으로 허공을 수놓을 뿐이다.


“헤헤, 이게 다가 아닌!”


득구는 뒤로 젖힌 상체를 그대로 눕혔다. 그 즉시 득구의 양발이 땅을 박차고 솟구쳤다.


파팟!


제법 매서운 공중제비차기였지만, 이걸 맞아주기엔 동작이 너무 크다.


“아닌데, 안 걸리네.”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이 아니냐?”

“이게 그야말로 ‘회심의 일격’이었는데요.”


저번부터 저녁마다 제갈민이 득구를 꿇어앉히고 글공부를 시킨 것이 말투에 묻어나고 있었다. 설총은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지만, 대놓고 지적하진 않았다. 글공부에 한해서는 저렇게 자랑질을 좀 해줘야 늘어나는 놈이니.


“말이 많구나!”

“으악?!”


검이 다시 득구를 꿰기 위해 사납게 날뛰기 시작했다. 득구는 제 귓불을 스치는 칼등에 식겁하며 물러섰다.


“실전이었다면 그 귀는 떨어진 게다.”

“안 닿았어요!”


설총은 씩, 웃더니 검을 휘둘렀다. 그 호선(弧線)에서 한 자(약 30cm)가량 떨어진 나뭇가지가 소리도 없이 베여 떨어졌다.


“도검에 능숙한 고수들이 무서운 까닭은, 단순히 무기의 날카로움만으로 베거나 찌르는 것이 아니라, 경력을 담아 그 이상의 예기를 발휘하는 것에 있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란 겁니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렇지. 더 상세한 예를 들어보자.”


설총은 검을 들어 전후좌우 사방을 찌른 뒤 말했다.


“찌르기(刺)란 곧 집중이다. 어떤 투로가 그려지는지 알겠느냐?”

“검역이 좁아졌네요.”


설총은 빙긋, 미소를 짓더니 이번엔 어깨에서 허리로 사선을 그어 보였다. 좌에서 우로, 다시 우에서 좌로 반복하여 선을 긋고는 말했다.


“이번엔 어떠냐?”

“넓어졌슴다.”

“맞다. 베기(斬)란 확장이다. 만약 적의 제공권이 두텁고 진지를 취하기 어렵다면, 무엇이 더 효과적이겠느냐?”

“찌르기···겠죠?”

“정확하다. 이게 기본이지. 여기에 더해서···.”


이번엔 설총이 자세를 잡았다. 검이 허공에 날개를 편 것 같은 투로가 그려졌다. 분명히 선을 그렸는데, 타점이 존재하는 기이한 방식의 투로였다.


“어어···.”


득구가 어벙한 표정으로 설총을 쳐다보자, 설총은 웃으며 말했다.


“찌르기와 베기에 모두 익숙해지면 그때부터 검리(劍理)는 치는 것(擊)이 된다. 무슨 의미인지 알겠느냐?”


득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총이 보여준 찌르기와 베기의 투로는 몸의 선을 벗어나지 않았다. 팔과 허리, 몸 전체를 이용해 분명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영역을 가져갔지만, 그 투로가 그리는 최종적인 검역, 즉 제공권은 설총과 설총의 검 길이를 합친 것 이상으로 뻗어 나오지는 않았다.


설총은 머릿속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을 득구의 멍한 얼굴을 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이 녀석과 좀 더 일찍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아마 지금쯤 더 깊은 경지를 맛보았을 텐데. 어쩌면, 굳이 단운 숙부를 찾지 않아도 무심결을 보완할 수 있었을지도.


‘그렇진 않겠지. 만약은 없다.’


설총은 고개를 저었다. 이제라도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음을 감사해야 하는 것이 맞다. 아마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어쩌면···.


‘아니, 과거에 관한 것에 만약이 없듯, 앞으로의 일 역시 만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설총은 다시금 마음을 다졌다.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쳐야 했다. 설총은 기절한 지 대략 반 시진 정도 된 달구를 깨웠다.


“어음. 어음마.”

“엄마?”


눈을 끔뻑거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달구가 두 눈을 부릅떴다.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


“···아닙니다.”

“그래.”


설총은 달구의 손을 잡아 그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검으로 자기 어깨를 두드렸다.


“자, 이제 다시 시작해볼까?!”

“으으음···!”


기절했다가 방금 깼는데. 미친개보다 더한 독종이다. 달구는 얼마 전까지 활활 타오르던 자존심이 연기만 모락모락 나는 신세가 되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좀만 쉬면 안 되겠느냐고 말해볼까, 치를 떨며 고민하는 와중에 제갈민이 그를 구해주었다.


“소가주님!”


제갈민의 안색은 어두웠다.


“연화신산. 어쩐 일이십니까?”

“제길! 무허 그 자식···!”


제갈민은 작은 첩지 하나를 내밀었다.


“무당이···!”


첩지에는 단지 네 글자가 쓰여 있었다.


[무당해금(武當解禁).]


“움직이는군요.”


설총의 손에 쥐인 첩지가 꾸깃, 소리와 함께 우그러졌다.


“위험해요! 위험하다구요!”


설총은 미간을 좁히고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


“무당··· 아니, 천하오대문파가 봉문을 해금하는 일이잖습니까.”

“그러니까 위험하지요!”


제갈민은 가슴을 쾅쾅 두드렸다.


“이 상황에서 천하오대문파의 봉문을 해금하자는 건 완전히 백련교를 도발하는 거잖아요!”

“놈들로 하여금 몸을 사리게 만들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기대감이 크신 거예요, 아니면 아직도 천하십이본이 어떤 곳인지를 모르시는 거예요?”

“···둘 다라고 해두죠.”


제갈민은 설총의 머리칼을 잡아 뜯고 싶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화를 냈다.


“천하십이본이 천하십이본인 이유는, 그 자리를 다른 문파에 넘겨줄 정도로 아량이 넓지 않기 때문이란 말예요! 다른 문파가 어찌 되든 아랑곳하지 않고 자파의 이득을 추구해왔기 때문에 천하십이본이란 이름을 취할 수 있었다고요!”

“제갈세가 또한 천하십이본의 일각입니다만···.”

“아, 됐고요!”


제갈민은 씩씩, 거친 숨을 내뱉더니 말을 이었다.


“타초경사의 수지만, 반드시 실책이 될 거예요.”

“어째서 그리 생각하십니까?”

“놈들은 지금 아무 생각 없이 똬리를 튼 뱀이 아니잖아요. 독이 잔뜩 올라서 먹잇감을 노려보고 있는 뱀이라고요. 그런 뱀을 놀라게 하면···.”


제갈민은 아랫입술을 꼭 깨물고 잠시 설총을 바라보다 겨우 말을 이었다.


“한현보를 물 거예요.”

“한현보가 아니라 저를 물겠지요.”

“예?!”

“만약 천중이 제가 생각한 것만큼 똑똑한 자라면, 반드시 한현보 대신 저를 물 겁니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설총은 잠시 눈을 돌려 득구와 달구를 쳐다보았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때가 이르렀음에도 준비만 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처음부터 제가 벌인 일입니다. 저는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게 무슨···!”

“그러기 위해 알려서는 안 될 것들을 무허자와 연화신산께 알려드리지 않았습니까?”

“···.”

“걸협 어르신만 때를 맞춰서 와주신다면, 어떻게든 될 겁니다.”


설총의 말에 제갈민은 벌리고 있던 입을 다물었다. 제갈민의 눈이 가늘어졌다.


“소가주께서 제게 동행해달라고, 도와달라고 말씀하셨던 것은 오로지 소가주의 목적을 이루기 위함이었나요?”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

“그러나 그런 목적이 없었다고 부정할 수만도 없겠군요.”


제갈민은 눈을 꾹,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다.


“약조를 세운 바가 있으니, 이번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소가주와 동행하겠어요.”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갈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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