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랑전(極狼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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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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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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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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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7화. 쟁선(爭先) (2)

DUMMY

“···아 진짜!”


달구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리고 다시 고대로 드러누웠다. 침상이 너무 편했다.


“···편하긴 한데.”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대기 중이던 무사들이 싹 빠져나가면서 외당을 달구 패거리가 독차지하게 되었다. 잡을 호구가 없어지자, 적삼이 제일 먼저 피곤한 몸을 침상에 눕혔고, 도끼도 입을 쩍 벌린 채 하품을 하며 뉘엿뉘엿 기울더니, 곧 적삼이 옆 침상에 잠들었다.


“홍두 새낀 아까부터 쳐 자는 판이고.”


고무래는 외당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감탄사를 터뜨리더니 기왕 온 김에 한현보를 좀 둘러보고 싶다며 밖으로 나갔다. 달구도 따라 나갈까 생각했었는데, 침상이 너무 편해서 그만 지금에 이른 것이다.


“···으으.”


달구는 부들부들 떨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당장 해소해야만 할 어떤 감정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올라 달구의 입술을 비집고 새어 나왔다.


“심심해.”


달구는 심심함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신발을 벗어 누구 주둥아리에 맞힐지 고르는 와중에 누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콰당!


“형님! 클났슴다!”


때마침 기쁜 소식이었지만 괜히 반가운 티를 내기 싫었던 달구는 괜히 입술을 삐죽이면서 신발을 고쳐 신었다.


“뭔데.”

“지, 지···지, 진짜, 진짜 큰일임다.”

“너넨 뭔가 큰일을 말할 때 뜸 안 들이면 급뒈짓하는 병이라도 있냐? 빨리 말해!”

“지, 지금 전쟁 나게 생겼슴다.”

“뭐? 천가방 놈들이 또 어슬렁대?”

“아뇨! 지금 천가방 따위가 문제가 아닙니다!”

“이 근방에 걔네보다 위협적인 애들이 없는데? 뭐 새로운 패거리라도···.”

“아뇨! 그 전쟁 말구요!”

“그럼, 뭐!”

“진짜 전쟁요!”

“진짜 전쟁?”

“한현보의 소가주가 천호대인 모가지에 칼을 디밀었다, 이 말임다!”

“뭐?!”



* * *



한주윤은 설총을 내려다보았다. 설총은 관을 벗고 산발한 머리로 한주윤 앞에 꿇어앉은 채였다. 한주윤의 눈이 앞을 향했다. 앞에는 양쪽으로 갈린 문내의 제자들이 도열해있었다.


오른편에 그나마 정돈된 종횡대로 줄을 맞춰 선 이들은 외원 무사들이었고, 내제자들은 아예 두서없이 왼편에 뭉그러지듯 몰려 있었다. 그러나 양쪽 모두 같은 표정이었다.


한주윤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네 죄는 네가 잘 알 것이다.”


설총은 입을 떼지 않았다.


“너는 가문을, 한현보를 위태롭게 했다. 무엇보다도 사소하게는 네게 혈육이 되며, 대의로는 본 세가의 첫째 은인인 천호대인과 척을 지게 했다.”


왼편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졌다.


“이는 하남제일문의 이름에 가장 근접한 작금의 상황에선 감히 씻을 수 없는 죄이다.”


한주윤의 말에 내원제자들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천호대인과 척을 졌다면 앞으로 우리의 무과는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오!”

“방법을 내시오!”


누가 제자인지, 누가 스승이며 가주인지 알 수 없는 혼란이 장내에 퍼져나갔다. 흥분한 내제자들은 이내 아무렇게나 생각나는 대로 지껄여대기 시작했다.


“당장 미친개의 수급을 베어 천호대인께 바치시오!”

“소가주의 목도 함께 바치시오!”

“내가 한현보에 낸 돈이 얼만데! 내 돈 내놔!”

“당장 어떻게든 해보란 말이오!”


그때 설총이 고개를 들었다.


“아버님.”


고성이 아닌데도, 설총의 말은 왁자지껄 짖어대는 내제자들의 목소리를 뚫고 울려 퍼졌다. 설총은 계속 낮고 울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님께서는 죄를 말씀하시지만, 소자는 지은 죄가 없습니다.”

“···총아.”

“그러나 아버님의 뜻을 거역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뜻하신 바대로 행하십시오.”


한주윤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빨갛게 달아오른 피부가 흰 이에 찢기고, 빨간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한주윤의 입은 떨어지지 않았다.


“한현보주!”


한주윤이 눈을 들어 자신을 부른 자를 보았다. 왕태하였다.


“보주께선 결단을 잘 내리셔야 할 겁니다! 나와 사제들은 한현보와 천호대인 간의 불편한 공기를 감히 감당할 수 없으며, 일단의 일이 수습되지 않을 경우에는···.”


왕태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을 이었다.


“우리 모두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보주께서 능히 아시리라 믿습니다.”


득구는 소매를 걷고 씩씩대며 왕태하를 향해 달려 나가려다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설총의 눈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설총은 고개를 젓고 있었다.


“한설총.”

“예, 가주님.”

“네 비록 본 세가의 소가주이며, 사사로이는 내 아들이나 세가에 죄를 지은 자를 그대로 둘 수는 없는 법. 허니···.”


한주윤은 피칠갑이 된 입술을 힘겹게 떼었다.


“네게서 소가주의 위를 박탈하고, 추방을 명하겠다.”

“말도 안 돼!”

“그러면 안 됩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정녕 천호대인의 진노를 살 셈이오?! 우릴 다 죽일 거냔 말이오!”


내제자들이 아우성치는 와중에 설총은 담담히 땅에 엎드려 큰절을 올렸다.


“소인, 한설총은 가주님의 은혜를 일생 잊지 않을 것입니다.”

“총아···!”

“사사로운 가족의 정은 제가 다시 돌아오는 그날까지 접어두도록 하겠습니다.”


설총은 포권으로 다시 예를 표하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뒤돌아섰다.


“득구!”

“예, 도련님!”


득구가 달려오자 아우성치던 내제자들이 움찔, 입을 다물었다. 미친개가 당장 입에 거품을 물고 달려들면 어쩌나 하는 표정과 소름 끼친다는 눈빛으로 한설총과 득구를 번갈아보았다.


“가자.”

“예.”


한설총은 망설임 없이 앞으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 * *



“근데, 도련님.”

“이제 도련님 아니다.”

“그럼, 뭐라고 불러요?”

“편할 대로 불러라.”

“에이, 좀 그런데. 그럼, 야.”


딱!


“···형님.”

“왜?”

“한현보로 다시 돌아가실 거죠?”

“아까 다 이야기하지 않았더냐?”

“그거 정말이었어요?”

“내가 언제 허언하는 걸 본 적이 있더냐? 네놈도 아니고 말이다.”

“이씨, 제가 언제 헛소릴 했다고 그래요!”

“‘앞으로 다신 사고 치지 않겠다’는 맹세를 네놈이 몇 번이나 했는지 상기시켜주랴?”

“···제길.”


득구는 툴툴거리다 손가락을 딱, 튕겼다.


“아, 맞다! 이거 물어보려고 아까부터 생각했던 건데!”

“뭐냐?”

“울 아가씨 어째요? 이대로 두고 가실 거예요?”

“걱정되느냐?”

“당연하죠!”


설총은 입꼬리를 슬쩍 끌어올리고 물었다.


“왜, 좋아죽는 채아를 못 볼 것 같으니 몸이 좀 달아? 벌써 그게 걱정인 게냐?”


득구는 왠지 뾰로통한 어조로 고개를 모로 틀고서 말했다.


“좋아죽긴 누가요? 걍 걱정되니까 글치. 나 말구 챙길 사람도 없구. 아직 깨나지도 못했는데. 어디가 더 아프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뭐, 걍 나 땜시 다친 거니까 어쩔 수 없···.”

“잡담이 길다?”

“에이, 씨! 이게 뭐가 길어요?! 걍 걱정된다고요! 뭔 말을 못 해? 형이면 다야?!”


딱!


“으악!”

“설마 내가 채아를 그냥 내버려 두겠느냐?”

“씨, 첨부터 글케 말해줌 되잖아요!”


미간을 찌푸린 설총이 칼자루를 손에 쥐자 득구가 꼬리를 내렸다.


“안 그래도 되죠, 뭐. 형님 맘이지.”

“아까 남 대주에게 지시할 때 옆에 있었잖아? 설마 남 대주가 못 미더운 게냐?”

“그게 아니라 이대로 나가면···. 제 세상입네 하고 날뛸 놈들이 있잖슴까.”

“그래서?”

“그 새끼들 아가씨 몰래 괴롭히고 막 그런 거 알고 계시잖아요.”

“그게 걱정된다?”


득구가 고개를 주억거리자 설총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선 놈들이 채아에게 집적거린 건 팔 할은 네놈 탓이다.”

“···그 정돈 아녜요!”

“채아가 칼을 맞은 게 누구 탓이라고 생각하느냐?”

“그···건 인정요.”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푹 숙이고 반성하는 득구의 태도는 희귀한 편이다. 설총은 웃으며 득구의 머리칼을 헝클었다.


“책망하고자 한 말은 아니다. 다만 반성은 해야겠지. 섣불리 나서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는 깨달아야 하니 말이다.”

“···음, 네.”

“그 외에야 약자를 괴롭히는 데에서 재미를 느끼는 어리석은 심술보인 게지. 걱정하지 마라. 남 대주가 옆에 붙어있는 한 감히 채아를 건드릴 만큼 간 큰 녀석은 없다.”


설총은 찌푸린 미간에 잡힌 골짜기를 엄지로 꾹꾹 눌러 펴면서 말을 이었다.


“게다가 내제자들 중 대다수는 조만간 다 떨어져 나갈 테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으으···. 그게 뭔 소리예요?”

“넌 알 필요 없다.”


어느새 옆에 따라붙은 무허가 입에 넣은 떡을 우물거리면서 말했다.


“그야, 정천호 대인이 한현보···아니, 여기 설총 아우를 대적하니까. 한현보도 뭐 그리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겁나는 놈들은 죄다 줄행랑을 놓을 거란 얘기지.”

“아, 그런 거예요?”


꿀꺽, 소리가 나게 씹고 있던 걸 삼킨 무허가 씩, 웃으며 답했다.


“그런 거다.”


어느새 따라붙은 제갈민이 묘하게 득구와 말이 잘 통하는 무허를 쳐다보다 툭, 말했다.


“헤에? 너, 저 소협이랑 정신세계가 좀 통하나 부다?”

“뭐, 내가 이해력이 아주 뛰어난 게지. 설명을 쉽게 잘하잖아?”

“푸핫! 뭐래? 개소리에 배꼽 빠지는 줄?”


드잡이하는 제갈민과 무허 사이에 득구가 불쑥 끼어들었다.


“근데 왜 따라와요?”

“뭐?”

“나랑 형님은 쫓겨나는 판인데. 뭘 줏어 먹을 게 있다고 따라와요?”

“우린 한현보에 볼일이 있는 게 아니라, 여기 한 소가주께 볼 일이 있으니까요.”


연화의 말에 득구는 단박에 납득한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설총은 약간 어색한 미소를 짓고 답했다.


“우선 전 더 이상 소가주가 아닙니다. 또한···.”


설총은 약간 고민하는 얼굴로 말했다.


“여러분께서 제게 기대하시는 해답은 제게 없습니다.”

“해답요? 무슨 해답?”


제갈민은 미간을 좁히고 눈을 반짝이며 설총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설총은 슬그머니 뒤로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


“천검이 어디 있는지 말입니다.”

“오호···!”


제갈민의 눈이 무허를 향했다. 무허는 난처한 표정으로 설총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아, 이거 참. 우린 의형제가 아니었나? 그런 이야길 그렇게 함부로 하면 어찌하나? 응?”

“전 무허자와 형제 결의를 맺은 적이 없습니다만···?”

“어허, 이거 참 매정한 친굴세! 술잔을 그렇게 오래 나눴음, 피가 섞였대도 믿겠구만!”

“딱히···.”

“뭐 그럼 앞으로 맺을 거라고 해두지.”

“글쎄요···.”


무허는 실없이 웃으며 어깨에 걸친 팔을 풀지 않았고, 설총은 포기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뭐, 내가 언제 대놓고 가르쳐달라 그랬던가? 대강 떡밥만 좀 던져주시게. 직접 추리하도록 하겠네. 말했듯이, 추리는 좋아하니까. 다만···.”


무허는 이를 드러내고 웃어 보였다.


“내 촉이 자네한테는 뭔가 아주 큰 떡밥이 있다고 계속 그러거든.”

“···좋을 대로 하시지요.”

“나한테 빚진 게 좀 남았는데, 안 잊었지?”

“그걸 먼저 좀 어떻게 하고 싶은데 말입니다.”

“야.”


제갈민이 불쑥 끼어들었다. 무허는 귀찮다는 듯 제갈민의 머리를 잡고 옆으로 치웠다.


“야, 이 씨!”


제갈민이 팔을 휘저었지만, 무허의 팔이 훨씬 긴 탓에 닿지는 않았다. 제갈민은 무허의 손을 겨우 떨치고 꽥, 볼멘소리를 질렀다.


“이 멍청이가? 손 떼라고!”

“뗐잖아?”

“그 손 말고, 이 멍청아!”


제갈민은 악쓰듯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천검 찾는 거에서 손 떼라고!”

“···거, 입 좀 조심해라. 주변 사람들 다 듣겠다. 아니, 그럴 거면 아예 방을 붙이지 그러냐? 제갈세가의 연화신산이 천검을 찾습니다! 하고 저잣거리 한복판에다 붙여라!”

“한 소가주님한테 멋대로 십비에 관한 걸 죄 까발려놓고, 뭐?”


제갈민은 속삭이듯이 악을 지르더니 엄지로 자기 목을 슥, 그어 보이며 말했다.


“너 죽었어, 진짜. 나 그거 어떻게든 책임 물을 거니까!”

“맘대로 물어라···. 여기, 팔이라도 좀 대주랴?”

“하여튼 손 떼!”

“내 맘대로 어떻게 떼냐? 너 혹시 바보 아니냐?”

“웃기시네.”


무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제갈민 옆에서 조용히 걷던 연화가, 이맛살을 찌푸리고 칼을 뽑아 들 기세인 제갈민을 만류했다.


“한데, 한 공자께선 앞으로 어찌하실 요량인지를 먼저 확인하고 싶군요.”

“저요?”

“아무 생각 없이 추방령을 받아들였다고는 생각되지 않아서요.”

“···.”


설총은 잠시 말을 아꼈다. 설총은 뒤로 꽤 멀어진 한현보를 한 차례 돌아보더니 말했다.


“우선은 제자를 좀 양육할까 합니다.”

“제자요?”


연화가 눈살을 찌푸리자, 설총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자라는 말보단, 아우 놈들의 엉덩이를 좀 걷어차 준다는 표현이 어울리겠군요.”


연화의 눈이 이채를 발했다. 제갈민은 눈을 반짝이며 연화의 어깨 위로 얼굴을 쑥, 내밀었다.


“밖에서 새로운 한현보를 세울 생각인가요?”


제갈민의 물음에 설총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현보의 이름 앞에 붙은 군문세가라는 단어를 좀 떼고 싶어서요.”


무허는 눈 거울을 고쳐 쓰면서 심드렁한 목소리로 물었다.


“가능하겠어? 그냥 이참에 나랑 같이 ‘그자’나 찾는 편이 더···.”

“하든가, 죽든가 둘 중 하나밖에 더 있겠습니까?”

“거, 진짜 살벌하긴. 그자를 찾으면 팔자가 다 필 텐데. 죽으러 가는 것보단 그편이 낫잖아. 안 그래? 그자를 찾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혹여라도 그자의 무공이나, 삼제진경 둘 중 하나만 찾아내면 숫제 대박 아닌가? 천하제일, 아니 고금제일이라구? 찾아낸다면 말이지만.”

“고금제일이라. 그렇진 않을걸요?”


설총은 심드렁한 어조로 말했다.


“천검의 무공으로는 천하제일은 무리일 겁니다. 아마도 천검의 재능이 있어야 그 전부를 발휘할 수 있는 무공일 테니까요.”

“에이, 그 무슨 소린가. 천검은 저 무시무시한 백련교의 오대호법 중, 셋이나 척살한 자일세. 어디 그뿐인가? 희대의 변절자 검귀와 사독파파까지··· 천검이 패퇴시킨 무림공적(武林公敵)이 몇 이나 되는 줄 아는가? 혹자는 천검이 천하삼절보다 아랫줄에 있다고 말하지만, 난 다르게 보네. 외려 천하삼절보다도 천검이 계묘혈사에서 세운 공적(功績)이 더 많으니까.”

“세운 공적으로 무위를 판단하는 건 또 무슨 기준이야?”


제갈민이 핀잔하자, 무허는 눈 거울을 고쳐 쓰고 말했다.


“그러니까 네가 아직인 게지. 저 악명높은 백련교 오대호법의 절대고수, 광천사자를 패퇴시킨 유일무이한 사람이 바로 천검이잖아? 천검의 절기(絶技), 시우십결(時雨十結)이 놈의 철장(鐵杖)을 베고, 놈을 무릎꿇렸지! 이는 천하삼절조차 해내지 못한 위업이라고?”

“그 시우십결엔 사실 꽤 큰 결함이 있거든요.”

“그야 그렇겠지. 인간이 만든 무공이란 게 당연히 그런···뭐?!”


눈 거울에 굴곡 되어 우스꽝스럽게 작게 비치는 눈동자가 튀어나올 것처럼 도드라졌다. 설총은 무허의 두 눈을 보고서 웃음을 터뜨렸다. 마냥 걷기만 하고 아무런 답을 주지 않는 설총에 무허는 자신의 옷깃을 잡고 멱살을 조르기 시작했다.


“제기랄! 뭐냐고?! 빨리 말해봐! 내가 지금 뭘 놓치고 있는 거야?!”

“···아, 제가 말 안 했습니까?”


설총은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 천검, 단운이란 분이 제 사숙 되는 분이십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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