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유엽의숲
작품등록일 :
2023.11.08 15:01
최근연재일 :
2024.01.27 19:0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8,340
추천수 :
297
글자수 :
302,661

작성
23.12.21 12:45
조회
28
추천
3
글자
12쪽

부당거래 (1)

DUMMY

* * *


신백야가 죽음의 공포로부터 각성한 능력 중 하나였던, 공간 조작.

하지만, 신백야는 아이요트의 능력을 모방하기에 한참 부족했다.


어찌, 자신을 특S라 소개한 헌터 요원의 필살 능력을─정식 헌터도 아닌 자가 간단히 구현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기생충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능력을 투영해내고 있었다.


- 뭐, 뭐야. 갑자기?


내내 태연함을 유지하고 있던 홍장. 그는 단번에 역전된 상황에, 처음으로 당황한 표정이었다.


지금까지.

아주 가볍게 이기고 있어 신나 했을 텐데 말이다.


이 공간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

또다시, 경기장 내부는 다른 형태로 바뀌고 있었다.

가장 적합한 표현이라면──‘시공간이 뒤틀리고 있다.’ 정도일까?


검은 어둠만 존재하는 이곳은, 과연 밤일까? 아니면 우주 자체일까?

블랙홀 모양으로 뒤틀린 검은 어둠 속에서─뚜렷이 보이고 있던 건 홍장과 신백야의 모습뿐.


- 뭘 하고 있는 거야?

“···”


신백야의 몸은 멀쩡했다.

분명 홍장의 공격에 의해 두 팔이 잘려 나갔을 텐데 말이다.


“내 관심을 끌기엔 충분했으나, 그 정도가 전부라면 너무 시시할 거 같은데?”


신백야는 얄궂게 미소 지었다.

되려, 자신을 즐겁게 해보라는 여유까지 보이면서 말이다.


- 감당, 가능하냐?

“···”


애써 두려움을 티 내지 않기 위해 너스레를 떨던 홍장.

하지만.

신백야는 일말의 반응도 하지 않았다.


홍장은 눈깜짝할 세 역전된 상황이 자존심 상했는지, 과도한 액션을 취하며 신백야 앞에 단숨에 도약했다.


타다다닥!


그런데.

일격을 가하려던 홍장이 신백야 앞에서 멈춰섰다. 이것은 신백야가 어떤 기술을 사용한 것이 아니었다.

홍장 스스로 공포심을 이겨내지 못했던 것이다.


신백야.

그의 달라진 붉은 눈빛 때문에.


- 괴물··· 지능을 가진 최종병기 벌레, 맞지?

“···”

- 고작 이런 꼬꼬마가, 어떻게 너 같은 괴물을 받아들일 수 있던 거지?


홍장은 연신 신백야에게 답을 요구했다. 허나, 신백야는 지루함에 하품만 할 뿐이었다.


- 네놈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은 적 있지만, 실제로 존재할 줄이야··· 크하아아악!


그때였다.

신백야가 홍장의 오른팔뚝을 덥석 잡았다.

약간의 힘만 들였을 뿐인데, 홍장은 눈알이 튀어나올 것처럼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내가 질색하는 게 뭔줄 아나?”

- ···?!

“감정. 바로 감정이야. 그런데, 인간에겐 감정이 존재하거든.”

- ···

“네들이 하는 행동은─단지 같은 벌레라는 이유만으로 동질감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거 같단 말이지?”

- 크하아아아악!

“지금껏 무능력한 벌레놈들은 다 그랬어. 서두가.”

- 끄아악!

“인간의 감정이 존재하는 것부터, 너희들은 괴물이 될 자격이 없다는 뜻이야.”


신백야는 더욱 더 강하게 홍장의 팔뚝을 움켜쥐었다.

마치, 부드러운 두부를 으깨듯 말이다.


- 크헉!


마침내.

홍장의 오른팔이 떨어져 나갔다.


또각.

신백야가 괴로움에 무릎 꿇고 있던 홍장에게 다가갔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게 뭘까?”

- ···

“그릇. 네 놈이 벌레를 통해 괴물이 되는 건 성공했겠지만, 이 결과가 말해주고 있잖아? 네놈의 그릇이 이정도 밖에 안 된다는 걸.”

- 이 새끼가 좋은 말로 해주니까··· 크헉!


이번엔.

신백야가 홍장의 머리를 짓밟았다.


“이 공간 안에서, 너의 힘은 신생아 수준이야. 아주 간단한 힘만으로도 파괴될 만큼.”

- ···크하.


신백야의 말처럼.

홍장은 무력했다.


방금 전과 상반된 기세.

짓밟힌 홍장은 연신 괴로운 듯 퍼덕거렸다.

하지만


푸직!

저항은 아무 소용없었다.

뇌수가 터져, 즉사한 것이다.


“쳇, 시시하긴.”


힘 한 번 들이지 않고 가볍게 상황을 정리한 신백야.

문제는, 이미 혼절한 신백야의 진짜 자아는 여전히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

.


4라운드의 승부는 허무하게 종결됐다.

경기결과는─초반에 홍장에게 몰렸던 승기 덕분에, 최종 B등급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상금은, 맥시멈의 60프로였던 39억.


뚜벅.


“헌터님.”

“···”

“4라운드 우승 축하드립니다.”


신백야의 자아가 바뀌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성현호가 아무런 경계없이 다가갔다.


“누적 상금이 꽤 쌓이셨겠군요. 역시, 이번 라운드도 손쉽게 우승하실 줄··· 윽?!”


신백야가 짐승처럼 빠른 속도로 성현호의 목을 낚아 채더니─그대로 조르기 시작했다.


성현호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단순한 악력만으로 죽음을 느낄만큼 위협적이었으니까.


“왜, 왜!! 크흑!”


성현호는 숨이 막히는지 연신 벗어나려 애를 썼지만, 신백야는 웃고 있을 뿐이었다.


“사, 살려··· 살려···”

“말해.”

“···예, 예?”

“졸개 노릇을 할 거면 똑바로 해야지? 여기저기 들쑤시고 말야. 변호사라는 놈이 그렇게 멍청해서 어따 쓰겠어?”

“···허, 헌터님···”


다행히.

신백야는 그의 목을 놓아주었다.

일순간이었음에도, 성현호의 목은 벌겋게 부어올랐다.


“콜록, 콜록!”


성현호가 괴로운 숨을 토해내며 연신 기침을 해댔다.

반면, 아무런 감정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는 신백야.


“10초.”

“···?!”

“10초안에 반 불구로 살아갈 건지 멀쩡하게 돌아갈 건지 결정해라.”

“헌터님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난 박쥐 같은 놈은 딱 질색이거든.”


다시.

성현호의 숨통을 조르려던 신백야.

성현호는 서둘러 뒤로 물러섰다.


“진정하시고, 제 방으로 가시죠. 제가 다 설명 드리겠습니다. 하나도 빠짐없이요.”


.

.


성현호의 스위트 룸.


갑자기 달라진 신백야의 태도에, 성현호는 한껏 긴장한 채였다.


“어, 어디서부터 말씀드리면 될까요?”


신백야는 다리를 꼰 자세로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그리고 성현호가 건네 온 홍차의 향을 음미했다.

홍차가 꽤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예?”

“알고있었잖아? 독 페로몬의 유입처. 그리고─독충 유포자의 진실.”

“그건 제가 이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자세한 건 잘 모르고 저도 정보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

“어이.”

“···?”

“지금부터 모른다고 할 때마다, 몸에 구멍 하나씩 내 줄게. 어때?”

“···어, 어떠냐니요?”


신백야가 눈을 부릅뜨더니, 뜨거운 홍차를 성현호의 바지에 흘려보냈다.

아직도 뜨거운 열이 가시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던 걸 말이다.

성현호는 괴로웠지만 숨을 참고 있었다.

소리를 지르면 더 괴롭힘을 당할 것 같았다.


“내가 원하는 건 하나야. 독 페로몬을 개발한 연구원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

“그, 그건···”


모른다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성현호는 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독을 통해 괴물을 움직일 수 있다면, 역으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역으로··· 요?”

“혈관 속에 독이 흐르는 숙주의 몸이 없어도, 충분히 내가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 말이지.”

“그게··· 무슨···”


성현호는 아직까지 그의 말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


“내겐 독이 필요해. 끊임없이 생성되는 독이. 하지만 아직도 한참 부족하단 말이지. 내 말, 무슨 뜻인지 이해했나?”

“···어, 그건.”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최초로 독 페로몬을 개발한 인간을 찾아야 돼. 그 전까지, 나는 숙주의 몸을 완벽히 갖지 못할 테니까.”

“···?!”


그의 말에 성현호는 곧 파악해버렸다.

그가, 신백야의 몸 속에 있는 ‘괴물’이라는 것을.


“5라운드의 대결상대를 만나게 해줄 수 있나?”

“예?”

“최소한 네놈의 목숨은 노리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단, 그 놈이 내 말에 따른다는 전제하에.”

“···”


도무지.

성현호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결국 중간에 껴서 상황이 곤란해진 건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저, 헌터님.”

“···”

“5라운드 경기에서 일부러 질 생각은 없으십니까?”


성현호는 목숨을 걸고 그 말을 내뱉었다. 어찌됐건, 이 제안도 하나의 계책이었던 것이다.


“5라운드에 기권하시는 대신, 헌터님이 원하는 상대선수를 만나게 해드리겠습니다.”

“···”

“원하는 걸 얻어내시면, 5라운드 경기에서 기권하겠다고 약속해주십시오.”


신백야가 그 제안을 듣더니 씨익─미소 지었다.


곧 신백야의 진짜 자아가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굳이, 거짓말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

.


“지금 전화로 상황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따가 오후에 테라스에 나와 계시면, 제가 모시러 가겠습니다.”

“야.”

“···네?”

“내가 분명 말했잖아. 시간이 없다고.”

“하, 하지만··· 지금은 안 됩니다.”

“···”


신백야는 소파에 앉아 두다리를 쭉 뻗었다. 성현호의 행동이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아직 그분이, 4라운드 경기를 치르기 전이라···”

“그때까지 기다리라고?”


신백야가 몸을 일으켰다.

당황한 성현호가 슬금슬금 뒷걸음을 쳤다.


“기다리게 한 건 정말 죄송합니다만, 사정 때문에···”

“사정이든 뭐든 내게 시간이 없다고.”


다시.

신백야가 성현호의 목을 쥐었다.


쾅쾅쾅!


그때였다.

성현호의 객실 문 밖에, 누군가 신경질적으로 문을 두드렸다.


“성현호씨, 빨리 문 열어!”


그 목소리는 다름아닌, 사회자였다.

일순간.

객실 내부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돌았고,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침묵을 유지했다.


“열어.”

“허, 헌터님··· 혹시, 안 숨으십니까?”

“내가 왜?”


신백야의 뻔뻔한 말투에, 사회자는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

이미 포기해버린 것이다.


성현호는 긴장한 숨소리와 함께, 조심스레 현관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문고리를 돌리자 마자, 사회자가 우악스럽게 들이닥쳤다.


“야 이 씨발 새끼야! 풀카님한테 다이렉트로 연락했냐, 감히?”

“그게···”


이후, 사회자는 낯선 기척을 느꼈다.

객실 안에 성현호 말고 또 한 사람이 있던 것을, 뒤늦게 알아챈 것이다.


“어라? 넌···”

“···”

“아하.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더니, 2번 참가자였구나? 맞지? 그 미친 괴물새끼.”


신백야는 웃고 있을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새끼야, 어른이 물었으면 대답이나 할 것이지.”


사회자가 들고 있던 데저트 이글을, 겁도 없이 신백야의 이마에게 들이댔다.

삽시간.

사회자가 쥐고 있던 총은, 촛농처럼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원리는 단순했다.

기생충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던 거미줄이, 성현호의 객실안에 안개처럼 자욱이 깔린 것이다.


텁.


“너···”


신백야가 사회자의 안면을 한 손으로 쥐었다. 얼굴 가죽이라도 뜯어내려는 것처럼, 힘을 주면서 말이다.

순식간에 벗겨진 안경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이내, 뼈가 뒤틀리는 소리가 들렸다.


“···끄악!”

“허, 헌터님! 제발 진정 좀 하세요!”


성현호가 말리려 덤벼들었지만─알 수 없는 저항에 튕겨져, 나가 떨어졌다.

동시에, 성현호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었다.


“어이, 사회자 양반.”

“···크흐으으윽!”

“내가 지금 매우 바쁘거든? 당장 불러와. 그 풀카인가 뭔가 하는 놈.”


신백야가 쥐고 있던 사회자의 얼굴을 야구공 마냥 벽으로 던졌다.

몸이 꺾인 사회자가 힘없이 벽에 부딪쳐 미끄러지듯 바닥에 안착했다.


“딱 5분줄게. 무슨 짓을 써서든 내 앞에, 그 놈을 데리고 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조기 완결 공지 23.11.22 37 0 -
공지 제목변경. 23.11.17 104 0 -
58 남극기지로 향하는 길 24.01.27 16 4 11쪽
57 인간과 괴물 사이 (2) 24.01.25 20 3 12쪽
56 인간과 괴물 사이 (1) 24.01.23 19 3 12쪽
55 박쥐괴물 24.01.20 15 3 12쪽
54 신인 아이돌 프리스카 (2) 24.01.18 17 3 11쪽
53 신인 아이돌 프리스카 (1) 24.01.16 25 3 10쪽
52 어둠 24.01.13 29 3 10쪽
51 마야의 신 카마소츠 24.01.12 26 2 12쪽
50 연예기획사 24.01.11 24 3 12쪽
49 정식 임명 24.01.08 27 3 12쪽
48 충돌 24.01.06 24 3 12쪽
47 최상위 관리자의 정체 (2) 24.01.05 23 3 12쪽
46 최상위 관리자의 정체 (1) 24.01.04 26 3 12쪽
45 촬영지는 부산 24.01.01 29 3 12쪽
44 연구 노트 23.12.30 31 3 11쪽
43 최상위 관리자를 찾아라 23.12.29 37 3 12쪽
42 최종 결과 23.12.28 30 3 11쪽
41 비구조화 집단 발타즈 23.12.27 27 3 12쪽
40 결승전 23.12.26 29 3 12쪽
39 전쟁선포 23.12.25 30 3 12쪽
38 위협 23.12.23 28 3 12쪽
37 부당거래 (2) 23.12.22 25 3 12쪽
» 부당거래 (1) 23.12.21 29 3 12쪽
35 도마뱀 인간 23.12.20 32 3 12쪽
34 트릭스터(Trickster) 23.12.19 34 3 12쪽
33 VS 자신(自身) 23.12.18 37 3 12쪽
32 헌터요원 23.12.17 35 3 12쪽
31 비밀 임무 23.12.16 42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