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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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엽의숲
작품등록일 :
2023.11.08 15:01
최근연재일 :
2024.01.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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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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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결과

DUMMY

내 의지는.

일순간이었지만 기생충의 초월능력을 흡수해버렸다.


깨닫고 있던 건 하나였다.

아직까지 내 힘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시간은 짧다는 것.


“캬악!”


본래 손바닥에 나타나야 할 독니였다.

하지만.

이번엔 입 안쪽 송곳니의 위치에 자리잡았고, 그 형태를 들어냈다.

이것으로.

기생충과의 내가 하나로 움직이고 있단 걸 확신했다.


단시간에 나를 향해 돌격해 오던 발타즈의 일원.

나는 그들을 입으로 물어뜯고 있었다.

또한, 날카로운 손톱으로 발기발기 찢으며─천천히 파괴해갔다.


손을 뻗으면.

하늘엔 수십개의 트랩처럼 거미줄이 생성되었다.

벌처럼 쏘아붙이던 군대는─그것에 닿기만 해도 산화되어 자취를 감췄다.


게걸스러운 침을 흘리던 내가, 금수처럼 네발로 달렸을 때였다.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였다.

감히 말할 수 있겠지만, 이 속도는 비찬도 흉내내지 못할 것이다.


힘을 빌린 게 아니었다.

이것이 내가 감당해야만 하는 힘이었던 거다.


셀 수 없이 군집해, 나를 짐승 취급하며 덤벼들던 병력.

그들은 어느새.

셀 수 있을 만큼 숫자가 줄어들었다.

전세계 헌터.

끽해야 몇 십만 군단.


전세계 인구를 데리고 와도, 나 하나 상대할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내가 향하고 있던 곳은, 풀카의 앞이었다.

그런데.

하나 간과하고 있던 사실이 있었다.

반드시 처단했어야 할 인물.


그건, 나의 부친.


──푹!


- 심실과 심방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규칙적으로 혈액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심장 박동이 멈추면─자연스레 몸속에 있던 독의 공급은 끊긴다.

“···”


어디선가 긴 창살이 날아와 내 심장을 주저없이 공격했다. 그 당사자가 바로 내 부친이였다.


- 일백 번 몸이 재생할 수 있다해도, 독이 말소되기 시작하면─더 이상 불가능해질 거다.

“왜 이러는 겁니까? 제가 뭐 잘못했습니까?”


몸이 고정된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다.

부친 역시, 창살을 꽉 부여잡은 상태로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 헌터 일을 그만 둔 뒤로, 남극기지 연구원으로 활약하며 독에 대한 연구를 지속했었다. 이후로는 독에 의해 개조된 실험체를 통제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였던─창날의 개발도 성공했었고.

“···”

- 그 어떤 최강의 존재라 자부하는 헌터도, 결국 이 창날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될 거야.


부친은 마치,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NPC같았다. 그저, 자신이 해야 할 대사만 줄줄 읊고 있었으니 말이다.


뚜벅. 뚜벅.

몇 걸음을 떼었다.

창이 꽂혀 있던 상태 그대로─부친의 눈을 바라보았다.


안광이 사라졌다.

그저, 기계 같았다.


“당신이 지금쯤 뭘 하고 있을지 참 궁금하네요.”


풀썩.

나는 그런 말을 남기고, 결국 죽었습니다.


──라고 할 줄 알았냐?!


“리셋.”

“···?!”

“물론 공간을 완벽히 컨트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리셋은 가능한 것 같다?”

“···”


다시 원점.

이 공간이 구현된 직후로 돌아왔단 뜻이다. 다시 말해, 처음부터 싸움을 해야 한다는 의미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것 같다.


“그거 알아? 지금 엄청 재밌는 일이 생겼어, 풀카.”

“···재밌는 일이 뭡니까?”

“나는 방금 리셋을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어쨌든 죽기 직전이었단 말야?”

“···?”

“네가 원하던 일이 아니었겠지? 내가 또다시─각성을 해버린 것 같다.”


풀카가 다시 한번 일격을 준비하기 위해 몸을 수그렸다. 그리고 일순간─어디선가 태풍이 불어 닥쳤다.

동시에.

온갖 벌레들이 나를 공격하기 위해 덤벼들고 있다. 종류는 파리부터 시작해서 모기, 벼룩에 메뚜기, 여치까지 셀 수 없이 많았다.


“너 많이 당황했구나?”


그건 단순히 풀카의 힘이 쇠약해지고 있단 증거였다.

조금씩.

풀카는 내가 만든 조작된 공간 안에서 힘을 잃어갔다.


전방 5m.

나를 향해 덤벼들던 잔벌레들이 일제히 동작을 멈췄다.


재차 강조하지만, 내가 구현한 공간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사람─어디까지나 나 하나뿐이야.


“체력소모 하기 싫으니까 빨리빨리 끝내자고.”


수만 마리의 잔벌레들은 방향을 틀었고, 풀카에게 덤벼들었다.


“으아, 으아악!”


풀카는 몸을 제대로 숨기지 못한 채, 우스운 꼴로 공간 안을 활보하기 시작했다.

꼭 엉덩이에 불이라도 붙은 것마냥 말이다.


“온갖 가오는 다 잡더니, 고작 이 정도야?”

“으아아악!”

“일찍이 내 알아봤다. 이정도 수준밖에 안 되니까 승부조작이나 하려 하지. 쯧쯧쯧.”


꼴사납게 뛰어다니던 풀카에게, 마지막을 선사하려던 찰나였다.


【2번 참가자! 공격을 당장 멈추십시오. 지금 당장 기권한 뒤, 퇴장해주시기 바랍니다.】

“···뭐?”


내 귀가 이상해졌나? 대놓고 명령한다고? 신성한 경기장 안에서?


【당장 경기를 포기 하지 않으면, 2번 참가자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장담할 수 없을 겁니다.】

“시끄러! 내가 왜 기권해야 되는데?!”

【시간은 많이 드릴 수 없습니다. 딱 1분. 그 안에 2번 참가자 당신이 하고 있는 모든 행위를 중단한 뒤 경기장을 퇴장하여 주십시오.】


지하세계 측근이었던 사회자.

아예 대놓고 편파중계를 시작했다.


“싫다면?”

【2번 참가자에게 사살 명령이 떨어질 겁니다. 앞으로 43초 남았습니다.】

“사살 명령이라···”


꼴 좋게 조작된 공간안에서 뛰어다니고 있던 풀카. 제 풀에 지쳤는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단지 저 작은 벌레들 따위로 목숨을 빼앗을 순 없을 것이다. 일격을 날린다면, 바로 승리가 확정될 터이다.


“이거 참. 그래도 싫다면 어쩔 건데?”

【시간이 없습니다. 다시 한번 명령합니다. 여기서 기권한다면, 4라운드 누적상금은 소멸되지 않고 획득할 수 있을 겁니다. 이건 당신에게 드리는 마지막 기회이자 충고입니다.】

“그러니까 싫다고. 싫다고 말하고 있잖아, 계속!”

【그말,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래, 네 맘대로 하든가.”

【5, 4, 3──】


카운터를 세기 시작하던 사회자.

그런데.


【으악!】


갑자기.

마이크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또 무슨 일이냐?”

【아아, 혼란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관객 여러분들.】

“···음?”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되며, 상대선수를 죽이면 게임이 끝나는 룰은 여전히 변함없습니다. 기권이라든가 사살이라든가, 다 개소리고요.】


익숙한 목소리.

확실했다.

이건, 아이요트의 목소리다.


【그럼 2번 참가자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분명, 그렇게 말했다?”


아이요트.

그는 어느새, 관리자들의 영역까지 침범한 모양이었다. 경기가 시작됨과 동시에─관심이 경기에 몰린 틈을 타, 사회자가 있는 곳을 찾아낸 모양이었다.


나는 다음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대로.

풀카가 있는 곳으로 덤벼들기 위해서.


벌레 때문에 온몸에 두드러기가 난 듯, 처량한 몰골의 풀카.

승부는 주먹 한방으로도 충분했다.


그저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덤벼들던 그때.

풀카가 갑자기 오른손을 뻗었다.


“자, 잠깐!”


내내 똥폼을 잡던 녀석이.

상당히 절박해 보였다.


“마지막 유언이라도?”

“제, 제가 이 경기에서 기권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그만합시다!”

“···어? 방금 사회자 말 못 들었어? 상대방을 죽여야 경기가 끝난다잖아.”

“아, 아니! 제가 기권하면 됩니다! 내가 기권하면 당신이 이길 겁니다.”

“싫어.”

“···예?”

“싫다고.”

“살려주기··· 싫다고요?”

“당연하지. 처음부터 끝까지 난 농락만 당했어. 고작 잔 벌레들한테 습격 한 번 당한 거 가지고, 여기서 기권을 하시겠다? 내 싸움은 이제부터가 찐막인데.”

“워, 원하는 거!”

“···?”

“원하는 걸 알려드릴게요! 전 그냥 상위 관리자들에게 이용당하는 것뿐이라고요!”


그렇게 살고 싶었나?


“그럼 여기서 말해.”

“여기서 말하긴 곤란해요.”

“곤란? 네가 죽는 것보다 더 곤란한 일이 있을까?”

“···”

“없겠지?”

“예.”

“그럼 말해줘야겠지? 얼른.”

“독 페로몬을 주사기 형태로 제공받았어요.”

“주사기?”

“과거에 정부에서 백설공주 프로젝트를 시행하며 수많은 헌터를 육성하기 위한 ‘독 주사’를 놓았거든요?”

“···응, 그런데?”

“각성한 모두가 꼭 헌터가 된 건 아니예요. 저처럼 범죄조직에 들어가 활동하는 이들도 많으니까요.”

“아아. 그러니까 너도 그 주사를 맞았었구나?”

“그렇습니다··· 저는 일찍이 범죄조직에 들어왔고, 나이도 고작 20살밖에 안 됐어요!”

“···어리네. 어린 놈이 쓸데없이 머리에 똥만 찼어. 왜 그랬어? 어? 왜 그랬냐고!”

“죄, 죄송합니다!”


금방이라도 울 거 같다. 이 놈.


“그럼. 독 주사를 맞은 일부는 ‘독 면역’을 가지고 있던 거고, 그들로 독 페로몬을 시험 중이었다는 거야?”

“예. 저는 실험체일 뿐입니다. 그냥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고 있었을 뿐이지, 제가 무슨 힘이 있었겠습니다.”

“호오, 이렇게 순순히 불 걸. 그 동안 왜 이렇게 헛고생만 하게 만들었냐?”

“사, 살려주시는 건가요?”

“안 되지. 아직 궁금한 게 한참인데.”

“저··· 저는 여기서 나가면 지하세계 관리자들에게 죽어요. 그러니까 경기가 끝나면 바로 도망쳐야 한다고요.”

“···누가 죽이는데?”

“아마 찾아내기 힘들 겁니다. 대부분 상위 관리자는 현장에 있지 않아요. 멀찌감치 모니터링만 하고 있지.”


일리는 있네.


“일단, 내가 살려준다는 말은 안 했는데?”

“독 페로몬의 유입처라면, 실험체일 뿐인 제가 모르죠···”

“그게 끝이야? 정말?”

“네··· 아, 한 가지 더.”

“···?”

“남극기지 연구원인 것 같아요. 독 페로몬을 판매하던 인물 중 한 명이요.”

“남극기지의 연구원?”

“네. 얼핏 듣기론··· 과거 남극기지 연구실 소속이던 여자가, 최초로 독 페로몬을 개발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여자가 개발하던 독 페로몬의 일부를 연구원들이 빼돌린 거고요.”

“흐음··· 그럼 빼돌린 인물들 모두 한국에 있고?”

“일부만요. 아마 남해 어딘가에 있겠죠.”


도움이 될만한 단서는 들었지만, 한참 부족했다.


“알았다. 얼른 기권하겠다고 말해. 경기를 빨리 끝내게.”

“가, 감사합니다!”


숙연해진 풀카가, 링 구석으로 가더니─하얀 깃발을 찾아내 번쩍 들어올렸다.


“기권합니다! 경기 기권해요!”


탕──!


“···?!”


탕, 탕, 탕!

연이어 발포된 총격소리.

그것은 일반 총과는 차이가 있었다.


온통 풀카에 몸에 달라붙어, 마치 염산처럼 그를 녹이고 있었으니 말이다.


“뭐, 뭐야?”


탄알이 발포된 곳을 쳐다봤다.

그곳엔 번쩍이는 무언가가 보이다가 이내 사라졌다.

이윽고.

내게도 위협을 가할 수 있었지만─거기서 끝났다.


【경기는 이것으로 종료하겠습니다. 풀카의 기권으로 인해, 최종우승은─2번 참가자님입니다.】

【축하합니다! 2번참가자님께, 5라운드 우승상금인 100억을 지급해드릴 예정입니다. 속히 지하세계 관리자실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어딘지는 문 밖에 대기하고 있는 성현호씨가 안내해줄 겁니다. 거기서 빨리 나와요. 죽기 싫으면.】

“···”


저 목소리.

여전히 아이요트였다.


설마.

총을 쏜 것도 아이요트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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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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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인간과 괴물 사이 (2) 24.01.25 20 3 12쪽
56 인간과 괴물 사이 (1) 24.01.23 19 3 12쪽
55 박쥐괴물 24.01.20 15 3 12쪽
54 신인 아이돌 프리스카 (2) 24.01.18 17 3 11쪽
53 신인 아이돌 프리스카 (1) 24.01.16 25 3 10쪽
52 어둠 24.01.13 29 3 10쪽
51 마야의 신 카마소츠 24.01.12 26 2 12쪽
50 연예기획사 24.01.11 24 3 12쪽
49 정식 임명 24.01.08 27 3 12쪽
48 충돌 24.01.06 24 3 12쪽
47 최상위 관리자의 정체 (2) 24.01.05 23 3 12쪽
46 최상위 관리자의 정체 (1) 24.01.04 26 3 12쪽
45 촬영지는 부산 24.01.01 29 3 12쪽
44 연구 노트 23.12.30 31 3 11쪽
43 최상위 관리자를 찾아라 23.12.29 37 3 12쪽
» 최종 결과 23.12.28 30 3 11쪽
41 비구조화 집단 발타즈 23.12.27 27 3 12쪽
40 결승전 23.12.26 29 3 12쪽
39 전쟁선포 23.12.25 30 3 12쪽
38 위협 23.12.23 28 3 12쪽
37 부당거래 (2) 23.12.22 25 3 12쪽
36 부당거래 (1) 23.12.21 28 3 12쪽
35 도마뱀 인간 23.12.20 32 3 12쪽
34 트릭스터(Trickster) 23.12.19 34 3 12쪽
33 VS 자신(自身) 23.12.18 37 3 12쪽
32 헌터요원 23.12.17 35 3 12쪽
31 비밀 임무 23.12.16 4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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