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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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엽의숲
작품등록일 :
2023.11.08 15:01
최근연재일 :
2024.01.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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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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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관리자를 찾아라

DUMMY

급하게 경기장 밖을 빠져나왔다.

그 곳에.

눈치를 보고 있던 성현호씨가 눈에 띄었다.


“자세한 얘기는 이따 물어보시고,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성현호씨는 긴말 않고, 나를 어디론가 안내했다.


도착한 곳은 예상대로 관리자실.

사회자가 마이크를 쥐고 중계하던 곳이기도 했다.


“어? 벌써 정리한 겁니까?”


문을 열고 들어가자 보인 건.

우습게도, 지하세계 관리자들이었다.

물론, 이중에서 상위관리자는 없을 테지만 말이다.


“오는 길이 많이 복잡했죠? 미로 같은 곳이라, 저도 찾는데 혼쭐났습니다. 관리자 분들이 여기 다 모여 있더라고요.”

“호오.”


이미, 아이요트에게 제압당해 있던 관리자들.

그들은 한심하게 무릎을 꿇고 있었다.

쪽팔렸는지 고개도 못 들고선.


“뭐 좀 알아낸 게 있어요?”


나는 태연히, 그들 앞에 있던 의자에 엉덩이를 붙였다.


“백야씨가 타이밍 좋게 오셨습니다. 이제 좀 알아내려던 차였거든요. 그렇죠, 관리자분들?”

- 우리는 하위 관리자일 뿐입니다.

- 맞아요. 지하세계에 대해 자세히 아는 건 없어요.

- 상금이라면 1시간내로 지급될 예정입니다. 세금은 별도로 제외하지 않으니, 누적 상담에서 참가비용만 빼고 그대로 전달드리겠습니다.


그들은 뭐가 급한 지, 교육받은 것 같은 말만 뱉어냈다.


“상금은 당연히 수령해야죠 그 전에, 저희에게 협조하지 않으시면─이제부터는 화장실도 가기 힘들 겁니다. 쪽팔리게 서로의 눈 앞에서, 똥 오줌이나 질질 싸는 꼴 보여주고 싫겠죠?”


분명.

아이요트는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


- 진짜 모른다고요.


탕!

그 때였다.

아이요트가 먼저 대답한 남자의 이마에 주저없이 총구를 들이밀더니─일말의 자비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아이요트님?”

“일전에 임무에 대해서 말씀드렸죠, 백야씨? 전쟁이 선포된 거라고요. 지하세계 관계자, 전부 적으로 간주합니다. 반항할 시, 사살명령까지 불사합니다. 이제부터 협조하지 않은 이들은 주저하지 않고─죽이는 겁니다.”


냉정한 아이요트의 말투.

이마에 구멍이 뚫린 채 동공이 뒤집힌 남자가, 곧 뒤로 넘어갔다.

그러자

남아있던 두 남자의 눈빛이 일순간 공포로 바뀌었다.


“이렇다 할 반항은 안 한 것 같은데, 죽여도 상관없습니까?”

“신백야씨.”

“···?”

“경기 중에, 풀카의 말에 흔들렸었죠?”

“···예?”

“풀카가 살려달라는 조건을 내걸며 신백야씨에게 순종적인 태도를 보이자마자─백야씨는 강경하게 굴었습니까, 아니면 마음이 약해졌습니까?”

“···그건.”

“풀카는 범죄조직 중에서도 악질인 마피아 소속의 청부 살인 업자입니다. 그런 자가 악어의 눈물을 보인다고 용서해줍니까?”

“···”

“범죄자의 눈물이 효용성이 있다 생각합니까? 언제든지 뒤돌면 뒤통수를 때릴 인간들입니다. 그런 인간들에게 자비를 베푼다? 얼마나 인류애를 펼치고 싶어 안달인 겁니까, 백야씨는?”


아이요트는 오래전부터, 범죄조직의 소탕임무를 수행해 왔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완벽한 헌터 요원으로 거듭 나기 위해, 감정을 버린 것이다.


“제 태도가 안일했던 것 같습니다.”

“풀카를 살려 뒀으면, 일이 더 복잡하게 꼬였을 겁니다. 경기가 끝나기 직전. 사회자가 당신에게 경기를 포기하라고 했던 거 기억 나죠?”

“예.”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타겟은 당신으로 바뀌었을 겁니다. 명심하십시오.”


확실히.

아이요트는 냉정하게 상황을 통솔하고 있었다.


“범죄자에게 자비를 베풀거나 감정을 싣는 행위, 가장 멀리해야 할 겁니다. 최소 헌터 요원이 되기 위해서는요.”


그리고.

아이요트가 다음 타겟의 이마에 총구를 가져다 댔다.


“이제, 말해줄 마음이 들었습니까?”

- 저, 정확히 모르겠지만··· 제가 지하세계에 오기 훨씬 이전부터, ‘페투라’와 경찰간부들이 담합하고 있었습니다.

“페투라? 그게 뭔지 자세하고 정확하게 말하십시오.”

- 페투라는 마피아 중에서도 ‘독충’을 사고 파는 범죄조직의 일환입니다. 개중, 독충의 독이나 식물의 독으로 마약을 제조하기도 했고─청부살인을 하는데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남자는.

어지간히 죽기 싫었는지, 숨도 쉬지 않고 일실직고 하고 있었다.


- 원래 지하세계는 몇 연구원들에 의해 괴물실험이 이루어지는 장소였고, 정부의 명령으로─소위 간부계급의 경찰들이 관리감독 하고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요?”

- 그, 그러니까──! 페투라와 경찰들이 함께 이 지하세계를 운용해가고 있던 겁니다.

“즉 당신 말은, 최상위 관리자가 경찰 간부라는 겁니까?”

- 그, 그건···

“하나라도 거짓이 없어야 할 겁니다.”

- 저··· 저를 살려주시는 겁니까?

“당신이 하는 거 봐서요.”

- 야이 개새끼야! 어차피 우릴 죽일 거야! 저 새끼들은 이미 인간이길 포기한 괴물이라고!


탕──!

사실을 자백하고 있던 남자 옆에, 또다른 남자. 그가 대화에 참견하자마자, 아이요트의 총성이 울렸다.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지껄이는 거, 좀 듣기 거북합니다.”


이쯤에서.

문 앞에서도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성현호씨가 보였다.

우리를 도와주는 대신 신문은 피하고 있는 듯했지만.

결국 마지막 남자까지 죽임을 당하면, 성현호씨도 이 겁박에서 자유로워질 순 없을 것이다.


“그럼, 계속 말하십시오.”

- 관리감독을 하던··· 최상위 관리자···

“···?”

- 경찰은 아닌 걸로 압니다···

“그럼요?”

- ···그건.

“그건?”

- 연예인이요.”

“?!”


연예인?


- 누, 누군지는 몰라요! 진짜로요!

“연예인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나요?”

- 그냥 오며 가며 얘길 들어왔습니다. 데뷔하자 마자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이고··· 드라마든 영화든 승승장구하는 톱스타라고요. 실명은 들은 적 없어서 잘 모릅니다.

“한치의 거짓말도 없다는 거, 맹세할 수 있나요?”

- 거, 거짓말이 아니란 증거가 있습니다!

“뭡니까?”

- 살려준다고 약속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좋습니다. 살려주는 대신, 곧바로 경찰서에 입건될 겁니다. 죗값은 치러야죠?”

- 총맞아 죽는 것보단 감옥 가는 게 나을 것 같네요.


그는 체념한 것 같았다.


- 독충을 보관하는 장소가 있습니다. 괴물실험을 하던 연구기지요. 이 지하세계 안에 있습니다. 위치는 경기장과 같은, 땅 밑 어딘가라 하는데··· 여기가 워낙 개미굴처럼 복잡해서, 저희도 발을 디뎌 본 적은 없습니다.

“아아, 그러니까. 지금 그곳에 그 연예인에 대한 정보가 있단 소린 가요?”

- 아, 아마도요.

“한 번도 가 본 적 없다면서, 어떻게 그리 잘 알고 있죠?”

- 그것 역시도··· 들었을 뿐입니다.

“아까부터 자꾸 들었다고 하는데, 누구한테요?”

- 사회자요.

“···?”

- 지금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는데, 초반에 경기를 진행하던 ‘갈’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최상위 관리자와 가장 가까이서 내통하고 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아.”


가장 나중에 죽였어야 했던 놈이었다.

어디까지나 실수였지만.


“그래서 함묵하는 대신 50억이나 요구했던 거군요? 하기사. 고작 졸개의 죽음에 그 정도의 거금을 요구했을 리는 없고, 다 뜻이 있었겠죠.”

- 그 분도··· 죽이신 건가요?

“···?”

- 그분을 건드린 이상··· 아마 최상위 관리자가 알게 되는 건 시간 문제일 겁니다.

“성현호씨.”

“예?”

“우리 일이 끝나면 여기 관계자들 모두 경찰에 송치시킬 겁니다.”

“···예”

“그동안 성현호씨가 감시하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가능할까요?”


.

.


우리는 서둘러 관리자실을 빠져나왔다.

그 두 사람을 두고 말이다.


“뭘 믿고 성현호씨에게 맡깁니까?”

“믿은 것 같나요? 제가?”

“···?”

“걱정 마세요. 추가 지원을 요청했고, 지하세계 밖에 경찰들이 쫙 깔려 있을 겁니다. 도망칠 구멍은 없고요. 임무만 끝나면 바로 넘겨질 거예요.”


아이요트는 언제나 한 발 빨랐다.


“이쯤에서 헤어집시다. 전력으로 독충 연구기지를 찾아내면 될 것 같네요.”

“저는 마무리에 투입되긴 힘들 것 같네요.”

“무슨 뜻인가요?”

“말씀그대로요. 결승전 경기까지 끝냈으니, 전 이제 서울로 돌아가야죠.”

“왜죠?”

“결승전만 끝나면 바로 서울 지사로 돌아오라는 팀장님의 말씀도 있었고,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마천태 팀장님이요? 팀장님께는, 신백야씨를 헌터 요원으로 임명하고 싶다고 전달 드렸을 텐데요...”

“죄송합니다. 사실 그 일 말고도 더 중요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저는 이쯤에서 빠져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정리가 되면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비밀 임무가 끝나지 않았다면요.”

“흠, 알겠습니다. 좀 곤란하게 됐지만,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뭔가 똥을 닦다 만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늘이 지나면 첫차를 타고 후딱 서울로 올라가야 장례식도 치룰 수 있을 테니까.


.

.


나는 아이요트를 두고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트랩 때문에 지금쯤 엉망이 되어 있을 방 안에, 여전히 짐이 보관되어 있었다.


방에 있던 트랩들을 어느정도 정리하고, 급하게 짐을 빼내 호텔 입구로 나왔을 때였다.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팀장님?”

[야이 새끼야!]

“예예, 안 그래도 곧 올라갈 생각입니다. 새벽이라 차가 없어서 한 두 시간 뒤에 첫 차를 타고─”

[너 임마 이제 조옷됐다.]

“···왜요?”

[지하세계 관련 임무에 대해서 대표님도 알게 됐거든]

“···제가 경기에 참가한 사실 말입니까?”

[뭐 어디까지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이래저래 귀에 들어간 모양이다?]

“팀장님이 말씀하신 거죠?”

[이게 누구한테 누명을 씌우냐?]

“하아··· 네, 그래서. 예정대로 돌아가면 처벌받으면 됩니까?”

[처벌? 아니, 돌아오긴 어딜 돌아와? 지금 엄청 중요한 임무수행중일텐데?]

“···예?”

[천하의 불효자놈. 이른 아침에 예정대로 장례식은 진행될 거다. 너 없어도 예정대로 다 척척척.]

“···”

[근데 이걸 어째? 네놈은 그 지하세계 최상위 관리자를 찾아내지 못하면 서울 지사로 돌아오지 말라는 명령이 떨어졌는데?]

“왜 또 그렇게 되는데요?”

[업보지 새끼야. 인턴급도 안 되는 주제에, 독충 헌터 자격심사 중에 함부로 언더 경기에나 참가하고. 주제파악이 안 되지, 아주?]

“···그 업보청산을 대가로, 지하세계 비밀미션을 완수하고 오라는 명령이군요?”

[짝짝짝!]


수화기 너머로, 마천태 팀장님의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어딘가, 단단히 약 올리는 것 같다.


“장례식은···”

[아주 안타까운 일이지만 네 자리는 없다. 아, 참고로─초은하가 정신을 차렸어.]

“그건 정말 다행이네요.”


마음 한 켠으로 안심이 들었다.


[쫓겨나기 싫으면, 아이요트를 도와서 임무를 마무리하고 와라.]

“···”

[어쭈, 대답 안 하냐?]

“이해가 안 되네요. 아무튼. 최상위 관리자를 찾아내려면 연예계를 뒤져야 할 것 같은데, 그것도 전부 허가가 떨어진 겁니까?”

[허가는 나중에 받아내면 돼. 절차상, 비밀임무는 먼저 증거를 찾아낸 다음 확증이 생기면 그 다음에 허가를 받아내─헌터 요원들에게 결정권을 먼저 주거든. 죄질에 따라 ‘살해 명령’까지도 가능하지. 어쨌든 상대가 악질 범죄자라는 확실한 증거만 있으면 말야.]

“참 신기하네요? 법보다 위에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법이 대수야? 지금 벌레를 이용해 괴물을 생성하고 있는 범죄조직들이 활개를 치면, 한 나라뿐 아니라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는데? 이 모든 것을 감수하지 않고 컴퍼니와 협의를 맺었을까, 정부가?]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임무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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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최상위 관리자의 정체 (2) 24.01.05 2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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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연구 노트 23.12.30 31 3 11쪽
» 최상위 관리자를 찾아라 23.12.29 3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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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결승전 23.12.26 2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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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부당거래 (2) 23.12.22 25 3 12쪽
36 부당거래 (1) 23.12.21 28 3 12쪽
35 도마뱀 인간 23.12.20 32 3 12쪽
34 트릭스터(Trickster) 23.12.19 34 3 12쪽
33 VS 자신(自身) 23.12.18 36 3 12쪽
32 헌터요원 23.12.17 35 3 12쪽
31 비밀 임무 23.12.16 4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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