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충에 물렸더니 최강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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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엽의숲
작품등록일 :
2023.11.0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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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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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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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 (2)

DUMMY

사회자가 인질로 잡혀 목숨을 위협받던 상황. 성현호가 다시 한번, 신백야의 대결상대인 ‘풀카’에게 연락을 취했다.


[예, 풀카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풀카님. 긴급히 전달 드려야 할 사항이 있어서.”

[말하세요.]


투박한 풀카의 목소리.

성현호는 신백야의 눈치를 한 번 보더니, 억지로 말을 꺼냈다.


“2번 참가자님께서 풀카님을 지금 꼭 만나고 싶다고 요청해,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연락드립니다. 4라운드 경기가 시작되기 전, 딱 5분만이라도 시간을 내주실 수 있습니까?”

[분명 말씀드렸잖습니까? 내일 오후라고.]

“아, 그게···”


슬쩍. 몇 번의 눈치를 보던 성현호.

눈을 질끈 감고 다시 한번 용기 냈다.


“사회자님이··· 인질로 잡혀 있습니다. 풀카님을 만나게 하지 않으면, 곧바로 죽이겠다고···”

[···]

“죄송합니다, 풀카님.”

[죽이라고 하세요.]

“···예?”

[협상은 결렬된 겁니다. 죽이라고 하세요.]


뚝. 뚜두두두.

이내, 상대가 수화기를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다. 통신은 그렇게 끊겼다.


성현호는 자신도 모르게 두다리가 후들거렸다. 금방이라도 오줌을 지릴 듯이 말이다.


신백야는 이미 상황을 눈치챈 것인지 얄궂게 웃고 있었다.


“헌터님···”


신백야는 망설이지 않았다.

성현호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자신 앞에 엎드려 있던 사회자의 머리에 발바닥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푸욱──!


사회자의 두개골을 부숴버렸다.

발끝으로 말이다.


그 결과는 매우 참혹했다.


“허, 헌터님! 지금, 무슨 짓을!”

“풀카인지 뭔지, 그놈이 있는 객실로 당장 안내해.”

“···헌터님.”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음은 너야.”


결국, 이사태까지 오고 만 것이다.


.

.


성현호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그게 신백야에게든 풀카에게든 말이다.


미래는 이미 정해진 결말이었지만, 그럼에도 신백야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어느 쪽이 됐든, 죽음의 시간을 최대한 늦추고 싶었으니까.


“풀카님의 객실은 헌터님이 쓰시는 호텔과 같은 건물에 있습니다. 10층이고요.”


성현호는 눈치를 보며 신백야를 안내하고 있었다. 혹, 살 수 있을만한 가능성을 찾으며 말이다.


그렇게.

신백야에게 풀카의 위치를 안내하면서, 아이요트에게 구조문자를 보냈다.

비록, 약점을 잡혀 강제로 정보를 전달해주고 있는 관계였지만.

지금으로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아이요트 뿐이었다.


신백야와 성현호 두 사람은 함께 이동했다. 풀카가 머물고 있는 호텔 객실로.

성현호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10층 버튼을 눌렀고, 상황이 빠르게 종결되길 간절히 바랐다.


덜컹.

그 때.

두 사람이 탄 엘리베이터가 10층에 도착하기 전, 9층에서 운행이 중지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누군가 운행을 일부러 중지한 것이다.


탕!

순간적으로 소등된 엘리베이터 안의 불빛.


드드드.

이윽고.

누군가 단순한 힘만으로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 있었다.


“이런, 죄송합니다.”

“···?!”

“많이 놀라셨죠?”


이내 모습을 들어낸 건, 아이요트였다.

불안에 떨고 있던 성현호가, 그를 보며 잠깐이지만 안심했다.


“두 분, 어디로 가는 중인가요?”

“···”


성현호는 눈치를 보느라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반면, 신백야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이요트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성현호씨 대신 저랑 동행할까요? 백야씨.”


아이요트가 성현호를 구하기 위해 말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밖으로 손짓하며 나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성현호가 침착하게 걸음을 재촉했다.

신백야는 다행히 반응하지 않았다.


철컥.

성현호가 빠져나가자, 아이요트가 리볼버의 장전을 마쳤다. 그리고 주저없이 신백야의 이마에 총구를 들이댔다.


“잠깐, 대화할 수 있죠? 백야씨.”


파바바바밧!


투명한 거미줄.

그것이, 엘리베이터 안에 농밀하게 깔리고 있었다.

거미줄은 산성을 뿜어 댔고, 리볼버는 뜨거운 열기로 인해 순식간에 녹아 사라졌다.


하지만.

아이요트 역시 가만있지 않았다.

단시간에, 신백야를 새로운 공간 안에 가둔 것이다.


그곳은─이전에 아이요트가 선보였던 조작된 공간.

순식간에 바뀐 상황이라, 아이요트의 트레이드 마크 같던 매미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이거, 해명을 잘 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백야씨.”

“해명이라?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는 거 보니, 많이 심심한 거 같네?”

“기생충씨. 저는 백야씨와 협의를 전부 끝낸 상태입니다. 방해하지 말고 이만 돌아가 주시겠습니까? 정중히 부탁드리는 겁니다. 후회할 짓 하지 마십시오.”


신백야는 주저없이 손바닥의 독니를 꺼냈다.

날렵하게 아이요트의 안면에 손을 뻗었으나─아이요트는 어느새 100m밖으로 물러나 있었다.


조작된 공간은 아이요트에 의해 만들어진 곳이다.

그렇기에.

이곳은 오로지 아이요트가 설계한 대로만 움직일 수 있었다.


“결렬입니까?”

“애송이한테 물어봐.”


신백야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아이요트에게 손을 뻗었다. 이번엔, 신백야의 팔이 뱀의 형태로 변했다.

그 괴물들은 아주 빠른 속도로 뻗어 나갔다. 아이요트를 집어삼킬 것처럼 말이다.


9마리의 뱀.

스카라브가 ‘히드라’로 변했던 외관을 모방하고 있었다.

9마리의 뱀의 머리는─수십 미터까지 몸을 뻗을 수 있었다.

그들은 신백야의 팔을 통해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허나, 9마리의 뱀은 아이요트에 도달하기 전.

하나씩. 하나씩.

목이 꺾여 죽어버렸다.


그럼에도 승부는 쉽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신백야가 몇 번이고 같은 공격을 퍼붓고 있던 것이다.


“진짜 신백야씨든 신백야씨의 몸속 기생충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이 공간안에 존재하는 제 모습이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만 기억해주십시오.”


아이요트는 그렇게 말하더니.

공간 안을 자유자재로 활보하기 시작했다.


마치.

화면이 꺼졌다 켜졌다를 되풀이하는 것처럼, 공간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던 것이다.


신백야의 팔을 통해 생성된 9개의 뱀의 머리. 속절없이, 아이요트에 의해 죽음을 반복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백야, 그의 의도는 다른 곳에 있었다.

끊임없이 뱀을 창조해 내던 건, 단순히 아이요트의 관심을 흩트리기 위해서였으니까.


지지직!


어디선가─유리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정체는, 공간의 균열이 생기면서 시작되었다.

또한.

지직거리는 고장 난 티비 소리도 함께 들렸다.


아이요트가 만든 가상공간은, 어느새 거미줄로 점거되었다.

거미줄은 유리의 칼날처럼 날카롭게, 공간 내부의 틈새를 만들어 냈다.

강한 독성과 함께 말이다.


우드득.

우득!


“···?!”

“고작, 이딴 걸로 날 잡아 둘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생각보다 너무 강했다.

신백야의 몸속에 있던 괴물은 말이다.

아이요트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편한 기색을 내보였다.

언제나 여유를 잃지 않던 그가, 처음으로 당황한 것이다.


와장창!

균열을 보이던 공간안은─손쉽게 파괴되고 있었다.


이내, 신백야의 앞에 모습을 들어낸 진짜 아이요트. 아이요트는 상대를 제압하기 어렵다는 것을 자각했다.


“아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로군요. 백야씨의 자아는 어디로 간 겁니까?”


아이요트가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신백야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아이요트가 아니라, 아이요트의 실체를 향해─독니를 가진 9마리의 괴물이 달려들고 있었다.


몇 번이고 무너뜨려도.

신백야는 손쉽게, 같은 기술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신백야의 체력은 조금도 닳지 않았다.


아이요트가 독니에 물리는 순간─게임의 승패는 정해질 것이다.

더불어.

아이요트의 운명도.


파앙!


드디어.

독니가 아이요트의 몸에 닿았다.

동시에 살갗을 물어뜯으려 했지만─찰나에, 자신의 몸을 ‘방패’로 둔갑시킨 아이요트.


독니는 그의 몸을 뚫어내지 못했다.

몇 번이고 공격이 막히던 뱀의 머리는, 이내 스스로 자멸하고 있었다.


아이요트의 몸이 다이아몬드로 변한 것이다.


또각.


“호오, 죽음에 저항하는 모습은 재밌었다. 근데, 네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군?”

“···”


아이요트는 긴장했다.

이대로 신백야의 진짜 자아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얼마 안가─이 게임은 자신의 패배로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요트는 두려움에 주춤 뒤로 물러났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공포였다.


“창조된 히드라는 네 놈의 살갗을 뚫어내지 못했지만, 내 주먹이라면 어떨까?”


이전에.

신백야는 괴물이 된 이현백의 몸을 주먹 한방으로 파괴했었다.

단숨에 말이다.


신백야의 주먹 한방이면 충분했다.

그가 가진 힘은, 다이아몬드를 부술 수 있는 압력도 구현해낼 수 있었으니까.


아이요트의 몸을 통째로 부수고도, 뼛가루 하나 남기지 않겠지. 분진이 된 몸체는 바람에 날려,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신, 원하는 게 뭡니까? 왜 신백야씨에게 자아를 되돌려주지 않고, 계속 방해하려는 겁니까?”

“내가 곧, 신백야 그 자체가 될 몸이야.”


또각.

신백야는 마지막 일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이요트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내가 변호사 놈에게 요구한 건 간단해. 풀카인가 뭔가 하는 마피아에게, 독 페로몬의 유입처를 알아내는 거다.”

“···왜죠?”

“크흐흐. 그것까지 말해줘야 하나?”

“···”

“곧 죽을 놈이니, 소원이라 생각하고 풀어주지.”


신백야는 태연히 말했다.


“신백야의 의식이 존재하지 않아도,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그 독 페로몬이.”

“···아, 그걸 원하는 거였군요?”

“설명이 됐나?”

“물론입니다만. 이거 어떻게 하죠?”

“···?”

“당신이 원하는 대로 순조롭게 흘러가진 않을 것 같네요.”

“무슨 뜻이지?”

“헌터 요원은 비밀임무를 통해, 몇 번이나 마피아 소굴 소탕작전을 펼쳤습니다만. 독 페로몬의 유입처는 여전히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페로몬의 개발자를 찾는 것이라면, 아마 한국 내에서는 불가능할지도 모르죠?”

“···”

“신백야씨가 비공식 지원을 통해 남극기지에 갈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습니까?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현재, 지하세계 경기에 참가하기도 했고요.”


자아가 바뀐 신백야는, 아이요트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었다.


“당신이 모든 걸 망쳐버리면, 아마 경기 상금은 증발되어 사라질 겁니다. 애써 4라운드까지 누적된 그 몇 십 억조차도요. 그럼 남극기지에 갈 수 있는 방법이 더 멀어지겠죠?”


아이요트는 숨구멍을 찾았다.

협상을 위한 작은 실마리를 말이다.


“독 페로몬에 대한 정보를 알기 위해서, 반드시 남극기지에 가셔야 할 겁니다. 그땐 신백야님 뿐 아니라, 당신도 원하는 걸 찾을 수 있겠죠. 물론 누가 원하는 걸 먼저 얻을지는 제가 알 수 없겠지만요.”

“꽤 재밌는 말을 하는군?”

“지금 당장 살인을 멈추십시오. 여기서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시면, 그 땐 돌이킬 수 없을 겁니다.”


아주 잠깐동안 침묵은 이어졌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신백야는 아이요트를 믿지 않았다.


“네놈의 말을 들으니, 더욱이 그 풀카놈을 만나고 싶은데? 이를 어쩌나.”

“···?!”


아이요트의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그럼, 이제 널 죽이면 되나?”


또각.

신백야가 다가갈수록 아이요트는 뒤로 물러섰다.

그의 주먹으로 방패가 무력화되면, 그 이후부터 어떤 능력을 써도 역전은 불가능했다.


그 때였다.


『멈춰.』


진짜 신백야의 자아가, 마침내 기생충의 행동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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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VS 자신(自身) 23.12.18 3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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