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만능 수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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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공장성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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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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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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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오키아 공성전(1)

DUMMY

실리시움 관문을 지나서 소아시아를 벗어난다. 이제는 정말 성지가 가시권에 보이는 상황이고 아무리 힘든 행군을 지나왔다 한들, 정말로 금방 예루살렘을 얻어내고 돌아갈 것이라는 분위기가 온 성전군을 지배한다.


볼드윈 경과 함께 탕크레드가 노르만 문화를 가진 기독교 국가를 세우기 위해 에데사로 떠났지만, 새로 합류한 웰프 경의 군대를 합하면 여전히 10만명에 육박하는 병력은 소아시아를 벗어난 이후 처음으로 공성전에 다다르기 직전이다.


“저 성인가?”


시리아의 거대한 성이자 도시인 안티오키아에 다다랐다.


1096년 10월 달의 중반에 다다른 지금, 안티오키아의 높고 넓은 성벽을 바라보는 성전군들은 곧 예루살렘을 얻어내고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을 버린다.


“맙소사.”


성호를 긋고 성을 바라본다.


모든 벽에 망루가 있고 높은 탑이 있다. 그리고 해자는 좁은 강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넓고, 북쪽은 실제로 강을 끼고 있다. 그리고 성벽 앞에도 목책을 이미 준비해 놓았다. 멀리서 보아도 반짝이는 모습이 없는 것을 보아 미리 말려둔 목재를 사용해서 만든 목책이다.


“킬리지 아르슬란이 전령을 보낸 듯 보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공성전을 준비한듯 합니다.”


추수도 끝났을 것이다. 아마도 모아놓은 적의 물자도 많을 것 같다. 아직 모든 물자를 성벽 안으로 옮겨놓지 못한 것이 보인다.


“최대한 많은 물자를 모으고 포위전을 이어가면서 두드려야합니다.”


성벽 위의 발리스타까지 보인다. 저 성벽 뒤에는 몇명의 사람이 있는가? 그것보다 두려운 건 저 성에 다다르기 위해 건너야하는 강이다.


“근처에서 최대한 많은 양의 목재를 준비해서 공성탑을 만들고, 공성추, 그리고 망고넬들의 조립을 명령하겠습니다. 그리고 강을 도하하기 위한 준비도 빠르게 하겠습니다.”


이제는 공성무기를 전부 맡게된 수도사가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그렇게 말하고 뛰어간다. 그리고 병력을 직접 지휘하는 모든 귀족들이 포위망을 펼친다. 이곳에 다다르기 전에 어느 정도 지형을 확인했고 곧장 모든 정보가 공유된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행군 간에 했던 모든 훈련이 헛되지 않게도 병사들은 그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당장 강을 건너려는 순간에 적들이 성문을 열고 나온다.


“알라는 위대하시다!”


열개가 넘는 서로 다른 깃발을 들고 기병들이 튀어 나온다. 진지를 짓던 병사들이 급하게 이를 반격하기 위해 공구를 내려놓고 무기를 들어올리고 진형을 짠다.


이런 상황 역시 훈련을 해왔기에 나팔수가 곧장 신호를 내린다.


그리고 진지를 구축하던 병사들이 작업을 멈추고 같은 천막에서 자는 사람들을 단위로 대열을 이뤄서 천천히 조직화를 시작한다.


“폐하. 기사들을 움직이시겠습니까?”


대열을 갖추고 버티고 있지만, 여러 피해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 작전을 세우기 위해 귀족을 모아뒀다보니 기사들이 한 곳에 모여있다. 장비는 다들 갖추고 있는 상황 모두 폐하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저렇게 돌출된 병력을 따라가는 데에는 위험이 따른다.


“내가 직접 가겠다.”


폐하와 폐하가 직접 이끌고 온 1000명의 노르만 기사들. 헤이스팅스에서 활약하던 그들의 아들이 또 한번 이곳에서 그 위용을 보이려 하는가 싶어 그 전투를 본다.


그리고 번쩍이는 갑옷을 입은 죽음의 물결이 적을 덮치고, 그들은 더 오랫동안 교전을 하고자 하지 않고 반전해서 도망간다.


그런 그들을 쫓아가는 우를 범하지 않고 기사들도 반전해서 진영으로 돌아온다.


다른 방향에서 다시 튀어나온 상대의 병력을 보아하니, 지금까지의 공성전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대등한 병력을 상대가 거느리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들을 확실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기병들을 네 방면에 나누어서 배치했다. 최대한 정예도와 조직력이 높은 이들을 골고루 분포해서 어디서 적들이 기습한다 한들 확실하게 막아낼 수 있게끔 병력분포를 바꾸라고 폐하가 지시하셨다.


“그리고, 상대의 병력 배치를 알 방법이 없으니 적이 기습할 때에 튀어나오는 감춰진 성문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밤에 병사들을 시켜 조사하도록.”


가능하다면 그 성문으로 들어가서 적의 배치를 확인하는 게 좋겠지만 아무도 투르크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이가 없다보니 그렇게 들어갔다가 돌아와서 살아남을 방법이 없으니 그러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밤이라고 해서 적이 보초를 놓지 않을 리가 없으니.


그렇게 공격을 당한 후 크게 우회해서 다리를 짓고 강을 건넜고, 북동쪽에 진영을 하나 만든다.


“언덕의 봉우리가 너무 많은 형세입니다. 전부 포위하기에는 지형이 좋지 않습니다.”


“물자가 많이 있는 보헤몽 공의 군대와, 고드프리의 군대가 동남쪽, 서남쪽에 각각 망루를 지어서 산을 등지고 있는 적에게 평지와 같은 포위망을 최대한 만들어야만합니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페하가 파리 주변에서 하시던 공성전을 또 이곳에서 해야합니다.”


모든 물자를 최대한 막는다 한듯 저 정도 크기의 성에 몇년을 버틸 물자가 있을지도 두려운데, 거기에 물자가 저 산을 통해서 아무렇게나 왔다 갔다 한다고 생각해보라. 그러니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성채를 구축해 놓아야한다.


“동남쪽에 언덕에 높은 망루를 만들고 이를 목책으로 둘러쌓아서 튼튼한 진영을 만들고 몇달간 이어질 공성전을 준비해야만합니다.”


몇달간 이어질 공성전이라는 말에 귀족들이 불편한 듯 고개를 돌린다. 사실 니카이아에서도 수개월간 이어질 공성전을 몇주만에 끝내서 오히려 귀족들의 기대를 너무 높인 것일까?


“저 거대한 성을 금방 부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까? 저 이슬람 족속들이 그 성벽을 지어 올리는 데에 특별한 기술을 사용하니 망고넬로 아무리 두드린다 한들 저 벽이 금방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뭔가 방법이 없는가?”


방법이라.


“광부들이라도 동원하는 게 어떻습니까? 조금 먼곳에서 부터 시작한다면 적들도 확인하지 못하고 우리는 적의 성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적의 기초를 무너뜨리거나, 첩자들을 잠입 시킬 수도 있고, 전투 중에 후방을 교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도 그다지 빠른 공성전을 위한 물건은 아니다.


“그, 그런 것 말고 말이오. 저번에 했던 것처럼 적의 혼을 쏙 빼놓고···.”


고드프리 공작이 내게 좀 무리한 주문을 하기에 말한다.


“상대는 지금 저희의 공격을 예상하고 준비하고 이에 대처한 상태로 우리를 맞았습니다. 그에 반해 우리는 상대의 성의 법식도 모르고, 지형도 제대로 모르고, 저 안에 있는 군사들이 어느 정도로 정예한지도 모르며 문화도 모릅니다.”


그나마 바다에 가까운 시리아 지역이기에 물자를 바다 너머로 받아오기에 그렇게 나쁘지 않은 위치인 것만이 성전군에 유리한 유일한 점이다.


“지금 현지인들도 우리의 편이 아닙니다. 당장 이 성을 함락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주께서 보우하심입니다.”


그리고 가만히 있던 블루아 백작이 내게 말한다.


“그래서 묻고 싶네. 저 성은 높은 언덕에 있고, 해자조차도 넓고, 성벽 역시도 두껍고, 모든 관문에 망루가 있지. 병력을 어디로 보낸다 한들 병사 한명이 세명씩 상대해야하는 상황이 계속 생기는 악랄한 성인데, 어떻게 저 성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을 하는가?”


그는 단순히 언덕 위에 있는 높은 성에 압도되어 하는 말이 아닌


“킬리지 아르슬란이 소아시아를 전부 약탈하면서 우리를 앞질렀습니다. 그 와중에 물자를 챙길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지는 않았고, 수성을 하기 위해 물자를 모으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것이 주변의 마을에서 보입니다. 불타다 만 집들, 전부 챙겨가지 않은 창고들, 아직 도축되거나 가져오지 않은 소떼들. 어느 정도의 물자는 저 안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물자를 최대한으로 비축하지는 못한 것이 보입니다.”


주변을 보면 알 수 있는 것들을 나열하자 잠시 생각하던 블루아 백작이 납득한다.


“확실히. 그랬지.”


올리버와 말하는 중이었다면 무엇이 중요한 건지 주변을 살피는 방법에 대해 일장연설을 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성전군의 일부를 맡는 잘 알지도 못하는 백작에게 성경도 아닌 것을 내가 가르치려 들면 당장 죽여버리겠다고 칼을 뽑지 않겠는가.


체스터 공작 휴그가 내 말에 한마디를 더 얹는다.


“적들의 병력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아 적들이 금방 물자를 소모할 것이라는 것도 분명하니, 적들이 최대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아마도 1년 반쯤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네.”


이 말을 다시 폐하가 받는다.


“역시 내 봉신 답군.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네.”


그리고 이제 세개의 진지에서 적들의 움직임을 완전히 막아내는 것이 중요할 듯 싶다. 다시 한번 포위망을 펼치기 위해 다시 한번 적의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병력들을 옮긴다.


모든 곳을 물샐틈 없이 막는 포위망 같은건 원래도 불가능하니, 목책을 수천개를 세운다. 그리고 상대의 성을 내려다 보기 위해서 천천히 이를 마주보는 토산을 쌓아올린다. 내가 내린 명령은 아니다.


“폐하. 도대체 왜 이런 명령을?”


“비전투 인원이 이렇게 많은데 행군하지 않는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까 싶어서 내린 명령이라네.”


거기에 대해 반박하고 싶은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지만


수백개의 공성병기가 지어졌지만 적의 성벽 위에 설치된 발리스타를 경계해서 사정거리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쏘아낼 탄약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데 미리 겁 먹은 상태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제대로 만들어진 공성무기가 적이 가진 탄약의 절반만큼이라도 파괴된다면 그건 우리의 문제다.


데건위를 공략할 때처럼 왔다갔다 하기에는 언덕이 너무 가파르다. 어느 정도 지반을 정리해서 왔다갔다 하면서 공격할 수 있게 공사를 명령하니 피터지는 공성전은 뒷전이고 그저 삽이 땅을 가르는 소리만이 온 언덕을 메운다.


한편으로는 병력을 나눠서 주변의 물자들을 최대한 징발해오게끔 시킨다.


원래 같았으면 약탈을 했겠지만 이곳에 다다르기 전에 했던 일장연설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는지, 본인들의 은을 지불하고 물자를 사오는 것이 성전군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그렇다해도 말도 안되게 가격을 후려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셀주크 튀르크의 토후들은 창칼로 협박해서 식량을 가져가던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 성전군에 대한 여론이 어느 정도 좋아졌다.


덕분에 새로운 정보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쇠, 쇤네는 다마스쿠스 토후들에게 약탈당한 마을의 촌장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 죽을 뻔한 어디선가 주워들은 그리스어로 ‘정보가 있습니다’하고 반복해서 말하고 다니던 그를 병사들이 내게 데려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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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후기 +2 24.04.07 54 4 2쪽
75 수도사, 종(完) +2 24.02.04 73 3 11쪽
74 예루살렘 공성전(8) 24.02.03 19 3 12쪽
73 예루살렘 공성전(7) 24.02.02 17 3 11쪽
72 예루살렘 공성전(6) 24.02.01 16 3 12쪽
71 예루살렘 공성전(5) +1 24.01.30 26 2 12쪽
70 예루살렘 공성전(4) 24.01.29 20 3 11쪽
69 예루살렘 공성전(3) 24.01.28 21 3 12쪽
68 예루살렘 공성전(2) 24.01.27 18 2 11쪽
67 예루살렘 공성전(1) +1 24.01.26 20 3 11쪽
66 안티오키아에서 예루살렘까지(5) 24.01.25 19 2 11쪽
65 안티오키아에서 예루살렘까지(4) 24.01.24 19 3 11쪽
64 안티오키아에서 예루살렘까지(3) 24.01.23 20 3 11쪽
63 안티오키아에서 예루살렘까지(2) 24.01.22 18 3 11쪽
62 안티오키아에서 예루살렘까지(1) +1 24.01.21 24 3 11쪽
61 안티오크 공작 24.01.20 23 3 11쪽
60 안티오키아 공성전(7) 24.01.19 23 3 12쪽
59 안티오키아 공성전(6) 24.01.18 24 3 11쪽
58 안티오키아 공성전(5) 24.01.17 23 3 11쪽
57 안티오키아 공성전(4) 24.01.16 22 2 11쪽
56 안티오키아 공성전 (3) 24.01.15 23 3 12쪽
55 안티오키아 공성전(2) 24.01.14 24 3 12쪽
» 안티오키아 공성전(1) 24.01.13 32 3 11쪽
53 소아시아 행군(3) +1 24.01.12 31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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