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만능 수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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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공장성소
작품등록일 :
2023.11.30 09:20
최근연재일 :
2024.04.0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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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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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수도사, 종(完)

DUMMY

공성전은 이제 공방전에 가까운 양상으로 갔다. 시가지를 여러 장해물로 막아두고 끝까지 싸울 것처럼 움직였다.


적들이 끝까지 싸운다면, 큰 피해가 있을 것이다. 거기에, 이미 성벽에 세워둔 저들의 가족을 이미 죽였으니 저들에게는 싸울 의지가 하늘을 찌르겠지.


하지만 내가 잘하는 일을 했다.


장애물 뒤에서 원거리 무기로 공격하는 적들을 뚫어내고 끝까지 달렸다. 대열이 무너지면 장애물은 의미가 없다. 그렇게 하나 하나 부수고, 내가 맡은 전선의 끝까지 다다르고, 서쪽 벽의 문이 열리고 폐하가 들어왔다.


감히 메시아가 왔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성전은 끝났다.


"Deus vult!"


신의 뜻대로 모든 게 끝났다.


전쟁은 끝나는 것에서 멀었지만, 확실한 것은 예루살렘은 이제야 우리의 손에 들어왔다.


나는 이제 전쟁을 하고 싶지 않다.


"폐하. 제가 이런 부탁을 할지 몰랐습니다."


전투의 뒷처리를 끝내고 성묘 교회의 가운데에서 내가 폐하에게 부탁한다.


"이곳에 수도원을 짓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그 안에서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배신당한 듯한 표정으로 폐하가 나를 바라본다.


"진심인가? 나를 떠나겠다고 말하는 건가?"


그리고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엿같은 소리 말게."


내게 진심으로 화가 난 모습을 보인다. 입을 열려고 하자, 그는 듣고 싶지 않다는 듯이 크게 소리 지른다.


"엿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했네!"


성스러운 공간에서 이래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웃을 지는 모르나 감정을 통제하는 완벽함을 보이던 폐하가 울고 있었다.


"왜, 왜 그러는가. 모든 게 끝났고, 원래라면 모든 이교도들을 학살했을 전투에서도 목숨을 지켰네. 갈등의 씨앗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주님의 이름을 지켰네! 무엇을 더 하고 싶은가?


노르망디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가? 잉글랜드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가? 올리버와 함께, 나라를 올바르게 세우고 싶지 않은가?"


내가 웃는다.


"폐하. 이 모든 게 폐하께 중요한 일이고, 제국을 바로 세우는 것 역시 중요함을 압니다. 폐하는 이제 오랜 시간을 살아가실 겁니다.

그리고 성전을 마친 지금, 평범한 사람은 살지 못할 오랜 시간을 납득하게할 방법도 있지요."


폐하가 흐르는 눈물을 닦고 나를 바라보고 말하신다.


"내가 성배에 대한 소문을 퍼뜨리는 것을 알았는가."


성배에 포도주를 따라 먹으면 불로불사한다는 말을 퍼뜨리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이유는 늙지 않는 폐하를 모두에게 설명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을 황제로 살아갈 이유는 없습니다. 아니면 어떤 죄라도 짓고 속죄를 명받으면 제게 오시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가."


그리고 주의 축복에 대해 말을 나눈다.


"그리고 폐하가 받은 주의 축복은 다른 것을 주는 게 아닙니다. 당신의 본질을 이끌어내지요. 그리고 제가 아는 폐하, 아니. 윌리엄. 당신의 본질은 백성을 사랑하는 지도자 입니다."


"베드로."


나를 바라보는 폐하의 눈은 더 말하지 말라고 하고 있지만, 그럴 수는 없다.


"윌리엄, 세상은 당신을 사생아, 정복자, 황제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을 친구, 이해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을 아는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폐하는 한숨을 내쉰다.


"어디에 원하는가."


"십자가 수도원은 시가지 서쪽에 지어졌으면 합니다. 이번 전투에서 부숴진 공간에 말이지요."


"십자가 수도원···."


뭔가 기억을 떠올리는 듯이 폐하가 말한다.


"그래 알겠네. 그리고 공방도 짓기를 원하나?"


"연금술은, 납을 금으로 만들기 위해서 물질의 물성을 바꾸기 위한 작업이지만, 수도원은 사람을 바꾸기 위한 공간입니다.


제가 세상에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들, 제가 주께 돌아갈 사람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수도사로 돌아가고 싶지, 연금술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말이 길군."


"수도사라면 본디 입을 닫아야할테지만, 윌리엄의 친구는 입을 열어야할 것 같아서 말이지요."


"그래. 자네와 남고 싶은 사람들 전부가 있을 만큼 큰 수도원을 지을 수 있게 하겠네."


"당신이라면 당신이 만든 제국을 잘 정리하고 곧 친구랑 놀러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올리버는 화약을 만들 줄 아니 말이지요."


침묵이 이어진다.


"나는 손녀의 아버지를 빼앗는 할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네. 녀석이 나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아니네."


무슨 말일까.


"나는 녀석보다 더 먼 미래에서 왔고, 내가 보았던 것을 이해할 사람은 아마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네. 그 미래가 오지 않게 하기 위해, 나는 모든 것을 하고, 자네랑 농이나 하러 오겠네."


"당신이 오는 날부터 저는 최악의 수도사가 되겠지요."


"그렇지. 일과시간이니 입을 닫아야한다는 소리를 하면 내가 내 아내를 처음 만난 날 했던 것처럼 패주겠네."


"전 그런 취향 없습니다."


"누구는 있는 줄 아는가?"


실실 웃으면서 윌리엄이 되돌려준다.


"그러면, 폐하. 부디 평안하소서."


"걱정 말게나. 말했듯이, 백성들이 잘 살 수 있는 제국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미래는 많이 바뀔테니."


"그리고, 고드프리가 동쪽을 정리하겠지요. 폐하께서 물자를 지원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항로는 확실히 개척됐음을 알 수 있으니···.”


“철수하면서 기사들에게 섬을 점령하게 하겠네. 물자를 계속 움직이게 하지.”


“감사합니다.”


원래라면 성전은 이곳에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끝나기에는 적은 너무도 많이 남아있었고, 빼앗긴 것을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


“킬리지 아르슬란을 보내서 내전을 일으켜보겠네.”


룸의 술탄이지만, 튀르크 왕조에 확실한 영향력을 가진 그를 보내면 그대로 그의 원수인 우리에게 복수하러 오는 것은 아닌가 싶어 폐하를 바라보니, 말한다.


“확실한 건 수도사가 걱정할 일은 아니네.”


“감사합니다.”


나는 어느새 미소짓고 있는 내가 느껴졌다.


===


“올리버, 돌아가고 싶다면 그래도 된다.”


수도원을 짓고 있는 가운데, 내가 고안한 도르래로 부서진 성벽에서 성벽에 쓰기는 너무 작고, 건물에 쓰기는 힘든 돌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는 올리버에게 말한다.


“제가 왜요?”


예의라고는 한줌도 찾아보기 힘든 녀석을 쥐어박고 싶었지만, 그러다가는 정말로 그대로 돌아갈까 두려워서 일까 손을 내지르지 못했다.


“평생을 잉글랜드에서 살아왔는데 그러고 싶지 않겠나? 원하는 일이라면 그렇게 해주겠다는 말이다.”


“아뇨. 전 아버지랑 있을래요.”


“그래. 그러려무나.”


이곳에 남은 수도사들은 린디스판의 수도원에서 온 이들이었다. 나중에 그곳은 성스러운 섬이라고 불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성지의 수도원에서 살게 된 것을 생각하면 결국 올 곳을 찾아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야드는 이 근처의 작은 마을을 장원으로 받았다. 파티마와 유다의 도움을 받아 마을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을 마지막으로 봤다.


로베르 공왕께서는 이제는 자른 바지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고, 예루살렘의 왕이라고 불린다.


모든 교역의 중심이 된 예루살렘은 이교도들에게 세금을 조금 받을 지언정 그들을 죽이지는 않았다.


남쪽으로의 정복 역시 성공적이었고, 시나이 반도의 절반은 예루살렘 왕국의 것이 됐고, 플랑드르 백작에게 하사됐다. 에데사의 백작은 로베르가 왕이 된 것에 불만은 가졌지만, 전쟁을 하고자 하지는 않았다.


요르단이라 불릴 땅을 전부 정복하고 고드프리는 자신을 왕으로 선포했고, 그 누구도 이에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그의 병사들은 현지인들과 결혼해서 현지의 지지를 얻어냈다.


정말 전쟁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동로마의 전령이 헝가리와의 교역을 멈추라는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전하. 저는 한낱 수도사일 뿐입니다.”


로베르가 내게 와서 물어봤지만, 내가 해줄 대답은 이런 종류밖에 없다고 해도, 계속해서 물어보는 녀석에게 끝까지 고집을 부리기는 힘들었다.


“우리는 그와 봉건 계약을 맺은 적이 없습니다. 다른 이들은 그랬을지 모르나, 전하께서는 아니지요.”


우리가 그냥 콘스탄티노플을 지나쳤던 것을 말하면서 말을 잇는다.


“따라서 그는 우리에게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습니다. 명분은 우리에게 있지요. 전령에게 협상을 하고자 하면 제대로 하라고 말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것입니다.”


“고맙네. 수도사로 생을 마감하고 싶었을 자네에게 미안하네.”


“저는 여전히 수도사입니다. 다만, 전하가 주의 땅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돕는 것은 주의 뜻과 함께함을 알기에 답했을 뿐입니다.”


그 말에 잠시간 멍한 표정을 짓던 로베르가 내게 말한다.


“고맙네. 앞으로는 내가 혼자서 제대로된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네.”


“저는 그런 전하를 믿습니다.”


서로 악수를 나누고 나는 거의 다 지어진 수도원을 바라봤다.


몇달이나 걸려서 지어진 수도원은 그 아름다운 모습이 우스터의 대성당과 닮아있었다.


안셀무스 주교께 편지를 썼다.


–은하, 십자가 수도원의 수도사인 만체의 베드로가 안셀무스 대주교께 편지를 보냅니다. 만약 주를 따르는 이가, 이 편지를 본다면 부디 이웃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를 전해주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제 방황을 멈췄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희생하신 땅에서 저는 진리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성전이 단순히 평화를 위함이라 하신 성하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주교 은하가 말씀해 주셨듯이 이 수도원에서 방황을 멈추고자 멈춰섰습니다. 하지만 함께 책을 집필하자고 말씀하셨던 제안을 저는 여전히 잊지 않았습니다.


제게는 사실 은하가 생각하는 것처럼 지혜가 없습니다. 단지 주께서는 제게 몇가지 재주를 허락하셨을 뿐입니다. 많은 것을 기억할 수 있는 재주일 뿐. 누구든 시간이 있다면 저보다 많은 지혜를 가질 것입니다.


실제로 올리버도 이제는 저와 비슷한 지혜를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니, 제게 배웠다는 어떤 수도사던지, 저와 같은 지혜를 가졌다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제게 진짜 주께서 내린 축복이 있다면, 이 모든 일들을 할 수 있게, 세상의 많은 언어들을 습득할 수 있게 해주셨던 제 스승이 있겠지요.


이 편지가 과연 은하께까지 닿을지는 모르지만, 만약에 닿는다면 지금까지 제가 적어왔던 책이 아닌 이 이야기를 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때는 1095년, 알렉시오스가 성전군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하고자 결정했을 때였습니다.


신께서 공왕을 보우하시길, 그의 아들은···.


그렇게, 예수님의 축복을 받은 여정은 끝이 났고, 성모께서 끝을 바라보시면 미소지었고, 언젠가 주께서는 그 종을 만날 날을 기다리신다고 믿습니다.


부디, 안셀무스 대주교께 제 이야기가 시간을 낭비함이 아니라, 새로움을 전했기를 바라며, 주께서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영원한 주의 종인 베드로가, 같은 종인 안셀무스 대주교께 보냅니다.





작가의말

지금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후기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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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매일 오후 6시 연재입니다. 23.11.30 49 0 -
76 후기 +2 24.04.07 54 4 2쪽
» 수도사, 종(完) +2 24.02.04 73 3 11쪽
74 예루살렘 공성전(8) 24.02.03 19 3 12쪽
73 예루살렘 공성전(7) 24.02.02 15 3 11쪽
72 예루살렘 공성전(6) 24.02.01 16 3 12쪽
71 예루살렘 공성전(5) +1 24.01.30 25 2 12쪽
70 예루살렘 공성전(4) 24.01.29 18 3 11쪽
69 예루살렘 공성전(3) 24.01.28 20 3 12쪽
68 예루살렘 공성전(2) 24.01.27 17 2 11쪽
67 예루살렘 공성전(1) +1 24.01.26 19 3 11쪽
66 안티오키아에서 예루살렘까지(5) 24.01.25 19 2 11쪽
65 안티오키아에서 예루살렘까지(4) 24.01.24 17 3 11쪽
64 안티오키아에서 예루살렘까지(3) 24.01.23 20 3 11쪽
63 안티오키아에서 예루살렘까지(2) 24.01.22 18 3 11쪽
62 안티오키아에서 예루살렘까지(1) +1 24.01.21 24 3 11쪽
61 안티오크 공작 24.01.20 22 3 11쪽
60 안티오키아 공성전(7) 24.01.19 22 3 12쪽
59 안티오키아 공성전(6) 24.01.18 23 3 11쪽
58 안티오키아 공성전(5) 24.01.17 23 3 11쪽
57 안티오키아 공성전(4) 24.01.16 22 2 11쪽
56 안티오키아 공성전 (3) 24.01.15 22 3 12쪽
55 안티오키아 공성전(2) 24.01.14 23 3 12쪽
54 안티오키아 공성전(1) 24.01.13 30 3 11쪽
53 소아시아 행군(3) +1 24.01.12 3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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