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독종이 게이트로 복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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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지셋뚜
작품등록일 :
2024.02.12 13:11
최근연재일 :
2024.02.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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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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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 마당에 게이트가 생겼다(3)

DUMMY

자두를 먹었더니 뭔가 변화가 생겼다.

첫 번째 변화는 메시지였다.

무슨 시스템처럼 도한의 눈에 메시지가 보였다.


-새로운 작물을 수확하였습니다.

-EXP+5


‘새로운 작물을 수확했다고? 이런 건 본 적 없는데···.’


게다가 변화는 이거뿐만이 아녔다.

푸른 자두를 먹고 뭔가 변화가 느껴졌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왼팔이었다.

통증 후 힘이 들어가지 않던 왼팔에 힘이 조금 들어가기 시작했다. 미세하지만 도한에겐 큰 변화였다.


‘설마 이걸 먹고 나서 생긴 변화인가?’


도한은 불구가 된 자신의 왼팔을 들여다보며 생각했다.

지금 자신이 한 행동은 게이트 속 자두를 먹은 거뿐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게다가 마나에 조금 변화가 생긴 거 같은데.’


마나에도 변화가 생겼다.

뭐랄까, 조금 더 풍성해진 느낌이랄까?

도한은 마나가 증가함에 의문을 품었다.


도한은 서포터에 가까운 길잡이다.

덕분에 마나와 관련된 능력은 일절 없었기에 신체를 단련하여 힘을 길렀다.

물론, 이것도 마나가 적기에 어디까지나 흉내 내는 거에 불과했지만 왼팔의 부상 이후 마나 고갈로 인해 제대로 된 전투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마나가 늘어났다고?’


자두를 먹고 일어난 변화들.

이것들에 대해 파악해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곧바로 다른 자두도 하나 먹었다.


-작물을 섭취하였습니다.

-EXP+1


그러자 이번에도 비슷한 메시지가 나왔다.

경험치는 5에서 1로 줄었고.

자두를 먹고 일어나는 변화는 확실했다.


무언가 행동에 따른 경험치를 얻고 있다.

그렇다면 나중엔 레벨업도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진짜 게임 같네···.’


도한은 레벨업을 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 것인지도 궁금해졌다.


*


서울 중심부에 있는 120층의 초고층 건물.

서울의 랜드마크라 불리는 이 건물은 독보적인 랭킹 1위, 아스레도 길드의 건물이었다.


“이거 귀하신 분께서 여기까지 와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아스레도 길드장, 최유민은 온화한 미소로 누군가를 반겼다.


“연락 없이 왔는데, 괜찮은게지?”


최유민을 찾아온 건 국가안전기획부 장관이었다.

장관은 소파에 앉은 뒤 슬그머니 주위를 둘러봤다.


“아, 모두 잠깐 자리 좀 비워주게.”


그의 의중을 파악한 유민은 잽싸게 모두를 물러나게 했다.

그리곤 자신이 직접 준비한 커피 두 잔을 들고 소파에 착석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뭐, 별건 아니고···.”


호로록.


장관은 커피 한잔을 마신 뒤 내려놨다.

그리곤 다리를 꼬운 채 말을 이었다.


“지금 와서 묻기는 좀 그렇네만. 6개월 전, 게이트 핵 파괴 일 말이야.”


덩달아 커피를 마시던 유민이 ‘게이트 핵’이란 말에 움찔했다.

이미 대략의 보고는 해둔 상태였는데 갑자기 물어본다.


‘뭔가 미심쩍은 걸 캐러 왔구나.’


유민은 표정관리를 하며 장관의 의도를 파악하려 애썼다.


“예. 말씀하시죠.”

“이전에 보고는 받았다만, 그래서 그게 어떻게 됐던 일인가? 나도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중간에 화면이 끊기더군?”

“아··· 그거 말씀입니까?”


유민은 그때의 일을 은폐했다.

그건 치부였다.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몰래 데려온 미끼가 되려 자신의 계획을 방해했으니까.

그에 유민은 모든 사실을 삭제시켰다.


“실패했습니다.”


물론, 이건 뒷배인 장관에게도 밝힐 수 없었다.

지금껏 자신들의 힘을 증명하여 위치를 상승시켰다.

그런데 이런 이유로 실패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의 입지는 좁아진다.


“그런가?”


안전기획부 장관 역시 이번 일은 중요했다.

게이트 핵 파괴는 곧 국가 권력인 게이트를 손에 넣을 수도 있는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실패했단다.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거 같은데···.’

장관 역시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하지만 6개월간 조용히 뒷조사를 해봤음에도 나온 건 없었다.

그에 마지막으로 확인차 직접 방문한 것이다.


“확실한 거겠지?”


도중에 끊어졌던 카메라 화면.

이건 분명 누군가의 능력으로 의심됐다.

하지만 그 어떤 물증은 없다.


“그럼요. 제가 굳이 장관님께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자네가 그럴 리는 없지.”


서로 미소를 짓곤 있지만, 내부의 공기가 살벌했다.

서로 속이고 속이는 과정.

한쪽은 치부를 감추기 위해.

한쪽은 권력을 압도하기 위해.

그렇게 국가 권력 급 게이트에 대한 사실이 묻히고 있었다.


*


이틀이 지났다.

자두를 심을 구덩이는 네 개 더 늘렸다.

이로써 총 여덟 구덩이에서 자두가 자랐고, 하루가 지날 때마다 한 작물당 세 개에서 다섯 개 정도의 자두가 열렸다.


‘속도가 너무 빨리 자라니 관리하는 게 쉽지 않네.’


자두가 쌓였다.

애초에 농사를 짓는 것도 곁눈질로 배운 농사였지, 도한은 전문 농사꾼이 아녔다.

작물의 속도에 약간 버거움을 느꼈다.


추릅.

추릅.


중간중간 푸른 자두를 하나씩 먹었다.

덕분에 적지만 조금씩 마나가 증가하는 것도 느껴졌다.


‘경험치는 한 15 정도 올랐나?’


이렇게 자두를 하나씩 먹을 때마다 경험치가 1씩 올랐다.

이게 적은 수치인지, 많은 수치인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어떻게든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땅이 부족한데.’


앞으로 얼마나 먹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

하지만 그에 반해 심을 땅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다른 곳으로 옮기기엔 모호했다.

지금 여기도 살짝 버거운데, 더 먼 곳에 텃밭을 만들면 더 감당하기 힘들 거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한곳에 모아보기로 했다.


툭툭.


가져온 삽으로 딱딱한 땅을 쳐봤다.


‘이런 삽으로는 턱도 없겠고.’


주변에 남은 땅은 딱딱한 흙과 질퍽한 흙.

질퍽한 흙에는 도저히 심을 수가 없고, 딱딱한 흙은 구덩이를 팔 수가 없다.

딱딱한 쪽은 무슨 쇳덩이처럼 느껴졌다.


‘그때 그 녀석이라면 파낼 수 있지 않을까?’


우연히 만난 햄스터를 떠올렸다.

놈이 들고 있던 삽. 왠지 보통 삽이 아닐 거 같았다. 또잉, 또잉 소리도 냈던 그 삽이라면 말이다.


‘또 와주면 좋겠는데.’


그때 상황으로 봐선 놈도 겁 먹은 거처럼 보였다.

그렇다면 그리 위협적인 녀석은 아닐 거 같고.


‘녀석을 회유해보자.’


그렇게 비장한 계획을 세우곤 멍하니 기다렸다.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자두밭을 관리하고 나면 딱히 할 일이 없다.

그러다 보니 그 녀석이 지나가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응?”


얼마나 지났을까.

무심코 고개를 돌려보니, 바위 위로 튀어나온 삽이 보였다.


그 녀석인 거 같다.

자두 몇 개를 들고선 녀석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저벅.

저벅.


놈이 숨은 바위까지 도착했다.

여전히 녀석은 숨어있었지만, 삽은 잘 보였다.


“야, 이거 먹을래?”

-······.


내 말에도 녀석이 나오질 않는다.

······숨어봤자 거기 있는 거 다 아는데.


“이거 세 개 줄게.”

-······.


세 개라는 말에 놈이 얼굴을 쓱 내비쳤다.


-토, 토오오?


녀석이 바위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며 소리를 냈다.

아무래도 ‘진짜야?’라는 반응 같네.


“그래, 먹어 봐.”


슬금슬금.

휙!


녀석이 바위 뒤에서 몸 반만 뺀 채 자두를 휙! 하고 가져갔다.

어지간히 겁이 많은 녀석처럼 보였다.

그에 도한은 경계심이 완전히 풀렸다.


추릅추릅.


바위 뒤에서 자두 먹는 소리가 난다.


-끄어엉.


‘···트름까지 하는 걸 보면 제대로 먹었네.’


-토! 토오오!


녀석이 솜털로 덮인 귀여운 손으로 자두밭을 연신 가리켰다.

더 달라는 신호인 거 같다.


“더 먹고 싶지? 근데 지금은 안 돼.”

-토오오오?


갸웃거리며 소리를 내는 녀석.

도한은 슬슬 작업하기 시작했다.


“지금 너한테 준 게 전부였거든.”

-······토오오.


말을 알아듣는지 금세 시무룩해 한다.

도한의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다.


‘더 있긴 한데.’


사실 없는 건 아니다.

워낙 빠른 성장 속도로 많이 있으니까.

하지만 그냥 줄 순 없지.


“근데 방법은 있다. 네가 날 좀 도와주면 더 먹을 수도 있거든.”

-토! 토오오오! 토토!


햄스터가 고개를 빠르게 끄덕이며 결의에 찬 눈빛을 보인다.


‘이게 그렇게 맛있는 건가?’


도한의 입에도 맛있긴 했다만, 눈이 돌아갈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좋아한다면 되려 잘된 일이다.


그렇게 도한은 햄스터를 꼬셨고, 곧바로 딱딱한 지형을 보여줬다.

일을 시킬 차례다.


“여기에 심으면 더 많은 자두를 얻을 수 있어. 그런데 보다시피 이렇게 딱딱해서 말이지.”

-토오오오.


햄스터가 팔짱을 낀 채 연신 땅을 쳐다봤다.

뭐, 분석이라도 하는 건가?


-토! 토토토!


툭툭!


녀석이 딱딱한 흙을 연신 쳐댄다.

그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아무래도 깰 수 없다는 신호인 거 같았다.


“아쉽네. 여기에 구덩이를 파야 또 다른 자두를 심을 수 있을 텐데···.”


도한은 약간의 연기를 하며 아쉬움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슬쩍 눈을 돌려 반응을 살폈다.

햄스터가 땅이 뚫어져라 쳐다봤다.

무언가 생각이 있는 거처럼 보였다.


스윽.


슬그머니 자신의 등에 멘 삽을 꺼내는 녀석.

녀석이 삽으로 몇 번 땅을 치더니 도한을 뒤로 밀어낸다.


‘역시 깰 수 있나 보네.’


햄스터가 자신의 손에 침을 뱉더니 힘차게 털어댄 손으로 삽을 잡았다.

······생긴 건 귀엽게 생겼는데, 하는 행동은 무슨 아저씨 같았다.


휘익!

또잉!


휘익!

또잉!


햄스터가 또잉 삽으로 힘껏 내려쳤다.

역시나 삽이 땅에 닿을 때마다 귀여운 소리가 났다.


‘대체 무슨 삽이길래 저런 소리가 나?’


그렇게 또잉 삽으로 땅을 파는 햄스터를 지켜봤다.

특이한 점은 몇 번을 때려치웠음에도 모두 똑같이 한 자리에만 꽂힌다는 점이었다.

정말 대단한 삽질이었다.


또잉!

콰직!


그렇게 몇 번을 더 내려치니, 땅에 금이 가며 깨졌다.


-토오오오!


녀석이 양손을 허리에 올리곤 고개를 높이 쳐든다.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는 거 같다.

조금 전까지 겁먹고 바위에 숨어있던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됐다.


“이야, 정말 대단하네! 너!”

-토오오오!


도한은 칭찬이라는 당근을 줬다.

왠지 이런 타입 같았으니까.

그에 도한은 햄스터에게 더 많은 구역을 파달라고 했다.


-토토!


맡겨달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녀석이 또다시 삽질했다.

역시 칭찬에 약한 녀석 같다.

그렇게 한번 박았던 자리를 몇 번이고 똑같이 때려 박는다.


또잉!

또잉!


어쨌든.

햄스터는 요청한 대로 구덩이를 만들었다.

이 정도라면 네 구덩이는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그렇게 새로 만들어진 구덩이에 자두 씨를 넣었다.

이번엔 조금 더 많이 넣어 볼 생각이다.

한 구덩이에 대여섯 개씩.


“혹시 더 파줄 수 있나?”

-토, 토오오오···.


아까 그 자신감이 사라지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햄스터는 도한 앞으로 삽을 들이밀더니 고개를 휘저었다.

그리곤 땅에 삽을 박는 시늉을 살짝 하더니 손을 X자로 겹치며 안된다는 표현을 했다.


‘왜 안된다는 건지 모르겠다만··· 어쨌든 이젠 팔 수 없다는 거 같네. 그나저나 이 정도면 내일부터 수확할 게 많아지겠는데.’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 자두나 따고 있어야겠다.

아니면···.


“너 혹시 지내는 곳이 어디야.”


도한이 슬쩍 햄스터를 떠봤다.

보아하니 위협적인 녀석은 절대 아닌 거 같고, 이 녀석 삽질은 쓸모가 많다.

게다가 함께 지낸다면 일손도 생길 거고.


절레절레.


녀석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에 도한이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텃밭을 맡기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여기서 지내는 게 어때?”

-토오오?


녀석이 고개를 위로 천천히 빼며 소리를 낸다.

근데 손은 왜 그렇게 잡는 걸까.

햄스터의 손은 기도하듯이 잡고 있다.


‘귀엽긴 하네.’


볼에 뭘 그리 숨겨놨는지 양 볼은 불룩했고, 털은 만지고 싶을 만큼 부드러워 보였다.

그런 귀여운 햄스터가 두 손을 잡고 간절해 보이는 제스처를 취했다.

아무래도 같이 살고 싶어라 하는 눈치였다.


“대신에 너도 같이 일만 같이 해주면 돼.”

-토! 토오오!


휙!


······이건 대체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겠다만.

녀석이 경례 자세를 취하며 따르겠다는 듯한 행동을 보여줬다.


그렇게 도한은 일꾼을 구했다.

그때, 또 다른 메시지가 보였다.


-새로운 지형을 개간하였습니다.

-EXP+10.

-레벨업을 하였습니다.

-상태창이 오픈됩니다.

-스킬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응? 레벨업? 이게 정말로 됐네.’


새로운 지형을 개간했더니 엄청난 경험치와 함께 레벨업을 했다.

그런데 상태창이란 것도 모자라 스킬 포인트를 획득했다.

도한에게 스킬이란···.


‘길 찾기 능력밖에 없는데?’


도한의 능력이 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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