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독종이 게이트로 복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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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지셋뚜
작품등록일 :
2024.02.1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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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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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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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 그 길이 그 길이 아니었다(2)

DUMMY

배추 역시 외형이 일반적이지 않았다.

녹색의 배추와 달리, 이곳에서 자란 배추는 온통 붉은색이었다.


[붉은 배추]

-확률적으로 힘 증가+1


게다가 효과도 좋았다.

1이라는 적은 수치지만, 확률적으로 힘을 증가시켜준다.

왼팔의 힘이 부족한 도한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효과였다.

아쉽게도 마나 관련 능력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아직 확인해 볼 작물들은 수두룩하니까.


“굉장하네.”


도한은 붉은 배춧잎 하나를 떼어냈다.


아삭!


-새로운 작물을 섭취하였습니다.

-EXP+5


경험치와 함께 배추의 맛이 느껴졌다.

달다. 너무나도 달았다.

이렇게 단 배추는 먹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달았다.


아쉽게도 첫 배춧잎에선 변화를 느끼진 못했다.

그래서 몇 번 더 먹었다.

그러자 미비한 변화가 느껴졌다.


“하, 이런 식으로 배추 먹을 때마다 힘이 확률적으로 증가한다고?”

-토오?


푸른 자두를 통해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도한은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저도 모르게 탄성을 냈다.

그 모습에 햄스터는 왜 그러냐며 고개를 갸웃거렸고.


“아니다. 그냥 놀라워서. 너도 한번 먹어 봐라.”

-토오오오!


배추 잎을 따주자 햄스터가 신났다.

한 입 베어 문 햄스터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거리며 신이 났고.


“이제 이것도 먹을 수 있다. 자두와 배추. 어때?”

-토! 토오오오!


좋단다.

그럼 됐지 뭐.


“이제 이거까지 네가 관리해주면 된다.”

-토, 토오오···.


새로운 맛이 생기며 일거리가 늘어난다는 건 몰랐나 보다.

햄스터는 도한의 말에 금세 시무룩해졌다.

하지만 일만 부려먹는 도한이 아녔다.


“대신에 내가 이걸로 새로운 요리를 해줄게. 침울해하지 마라.”


햄스터를 다룰 줄 아는 도한이다.

예상대로 햄스터는 도한의 말에 다시 어깨춤을 추며 자두밭에 물을 주었다.


‘그럼 배추의 효과도 확인됐으니 나머지도 심어볼까.’


다른 작물에도 효과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젠 가게에서 사 온 모든 씨앗을 심어볼 생각이다.


도한은 햄스터가 전날 미리 파둔 나머지 구덩이에 씨앗들을 하나씩 심었다.

물론, 한 구덩이에 하나씩만.

작물이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본 다음, 자신에게 필요한 작물을 집중적으로 심어 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작물을 하나씩 심은 도한은 또 다른 할 일을 떠올렸다.

마법 작물은 시작에 불과했으니까.


‘연못도 바꿔보자.’


도한은 연못의 능력을 결정하기 위해 이동했다.


*


대전 시내의 한 건물.

이곳은 한때 도한과 시비가 붙었던 길드의 건물이었다.

이곳엔 머리에 붕대를 감은 몇몇 길드원들이 보였다.


“아, 시발. 그 새끼 독종은 독종이네. 왼팔 병신한테 이렇게 깨질 줄은 몰랐다.”

“···누가 아니라냐. 시발. 그래도 그 새끼 요즘 안 보인다더라. 아무래도 여기 떠난 거 같어.”

“그나마 다행이네. 이제 우리 방해할 새끼도 없을 테니 마음 좀 놓인다. 우리가 방심해서 그렇지, 그 새끼 팔 병신 돼서 나타나도 문제없겠지. 낄낄낄. 아, 아아···!”


낄낄 웃어대던 길드원 하나가 쓰라린 뒤통수를 매만졌다.

또 피가 터졌다.

병원에 가야 할 거 같다.


끼이익.


그때, 누군가 이들이 있는 곳의 문을 열었다.

어깨에 박힌 은빛 사자 문양.

그는 랭킹 1위 길드의 산하 길드인 ‘에논’ 길드장이었다.


“하나만 묻자.”


대뜸 들어와 질문을 퍼붓는 사내.

하지만 이곳 길드원들은 사내의 행동에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시발, 아스레도 산하 길드장이 여길 왜 직접 왔지?’

‘우리 뭐 실수한 게 있나?’

‘제발 건들지 말고 그냥 가줘라···.’


이들은 사내의 등장에 바짝 긴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스레도는 독보적인 랭킹 1위를 유지하는 길드였고, 그런 산하 길드는 각 지역에서 상위권에 속한 길드들이다.


그뿐만이 아녔다.

아스레도가 독보적으로 최상위권을 유지한 지 벌써 10년이다.

그런 만큼 이들의 힘은 절대적이었고, 그 힘을 이용해 비밀리에 악행을 저지르는 길드였다.

그 악행 중 하나는 다른 길드를 부려먹는 일도 포함됐고.


“너희들이 김도한을 마지막을 본 새끼들이라면서?”

“예? 그, 그게 저희가 마지막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때 한번 본 이후론 본 적은 없습니다.”

“그렇지? 그 새끼, 마지막에 어땠어. 어디로 간 지 알어? 길드 본대가 그 새끼 한 짓 때문에 완전 열이 받았거든.”


사내는 자연스레 이들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그리곤 테이블 위에 다리를 올리며 손짓을 했다.


“담배 있으면 하나만 줘봐.”


담배 삥뜯기로 괴롭힘이 시작됐다.


*


도한은 자신이 쓰던 낡은 한손검 하나를 쥐었다.

그리고 집에서 물을 담았던 오렌지 주스 유리병 하나도 챙기곤 연못으로 향했다.


‘마나와 체력 회복이라···.’


부근에 있던 연못은 둘 중 하나의 능력을 갖출 수 있었다.

그에 도한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목숨과 연관된 체력이 중요하긴 한데···.’


도한의 능력은 전투계가 아닌 서포터계다.

그렇다 보니 도한은 전투계 능력자들과 비교하자면 취약한 것도 사실이다.

즉, 목숨에 위협이 되는 경우도 많을 테고.


그렇다면 목숨과 직결되는 체력 회복이 중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도한에겐 또 다른 문제도 있다.


‘그렇긴 해도 시급한 건 마나가 더 시급하지.’


길게 본다면 체력 회복이 정답이지만, 당장은 마나 회복 쪽이 더 끌렸다.

어쨌든 당장 코앞에 닥친 통증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까.


‘당장 왼팔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돼. 이 문제가 해결되면 게이트 탐사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거 같고.’


아직 몬스터가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 여긴 게이트다.

그간 게이트에선 수도 없이 많은 몬스터들을 배출했었다.

그럼 그 녀석들이 어딘가 있을 거다.


‘그리고 여기에도 던전이 있다고 했고.’


또한, 이곳에 분명 던전도 존재한다.

자신은 던전도 이용해볼 생각이었기에 일단은 기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마나로 결정하자.’


띠익.


도한은 홀로그램 버튼을 클릭했다.

그러자 맑은 물을 담고 있던 연못이 변하기 시작했다.


쏴아아아!


물결이 요동쳤다.

그러면서 서서히 물의 색이 푸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바로 마나 회복에 쓰이는 물로 바뀐 것이다.


[마나 회복의 연못].


연못의 이름도 바뀌었다.

이제 도한은 자신 전용 마나 회복 연못이 생겼다.


“아직도 믿기지 않네.”


봐도 봐도 믿기가 어렵다.

능력치를 올려주는 마법 작물에 물약에 쓰이는 물이 담긴 연못이라니.


게다가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아직 게이트 탐사는 제대로 하지도 않았으니까.


‘일단 물을 좀 담아볼까.’


뽈뽈뽈.


도한은 자신이 챙겨온 오렌지 주스 유리병을 연못에 담갔다.

어느새 유리병엔 푸른 물로 가득 찼다.


‘보통 회복 물약으로 파는 게 제일 작은 우유갑보다도 작은데···.’


그런데 지금 자신은 몇 배나 많은 물약 병 하나를 만들었다.

물론, 그러고도 이곳엔 수십, 수백 배는 많은 물이 남아있었고.


벌컥벌컥.


예전 같으면 물약이 아까워서라도 한 모금씩만 마셨다.

근데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됐다.

도한은 유리병을 병째로 벌컥벌컥 마셨다.


“크으.”


물약 맛도 좋다.

무슨 포도 맛이 나는 거 같다.

일반 물약은 좀 썼는데 말이다.


‘근데 이거 물약을 들고 다니는 것도 일이긴 한데.’


괜히 시중에 파는 물약을 작은 병에 담은 게 아녔다. 커봐야 갖고 다니기 불편하기만 했으니까.

그에 도한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자신은 원하는 대로 물약을 만들 수가 있는데, 이걸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라며.


와락.


답답함에 담배가 생각났다.

습관적으로 품 안에 손을 넣어 사탕을 입에 물었다.

도한은 담배 피우듯 사탕 막대기를 손가락 사이에 끼었다.


‘···조합?’


그때, 문득 [조합의 땅]이 떠올랐다.

설명을 보면 무언가를 조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고 했는데···.


‘이거랑 사탕이랑 조합도 되나?’


즉흥적인 생각이었다.

마나 회복 능력이 깃든 사탕.

만일 이런 게 있다면 그냥 입에 물고 빨아대며 싸울 수도 있지 않을까?


“궁금하네.”


호기심이 생긴 도한은 곧바로 입구 앞 텃밭으로 이동했다.

자신의 눈에 보이는 이름표들.

그중 한 구역의 땅을 ‘조합의 땅’으로 변형했다.


‘막대기 사탕 한 상자랑 마나 회복 물을 담은 유리병.’


구덩이에 조합할 대상들을 넣어봤다.

그리고 그대로 씨앗을 심듯, 흙으로 덮었다.

물도 줘야 하나? 잠시 생각에 빠졌던 도한은 그대로 물뿌리개로 물도 줬다.


‘이것도 자라야 한다고 했으니까 뭐···.’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다만.

작물 키우듯 해보는 도한이었다.


“그럼 탐사 좀 해볼까.”


일단 급한 대로 물약도 구했고, 조합도 시켜봤다.

이것도 자라려면 시간이 좀 걸릴 테니, 도한은 게이트를 둘러볼 생각이었다.

연못처럼 다른 공간도 변형시킬 수 있을 거 같았으니까.


“햄스터야. 너 여기 길 좀 아냐?”


현지인과 함께 이동하기로 했다.


*


햄스터는 땅을 보며 걸었다.

처음 봤을 때도 그랬는데, 이게 아무래도 햄스터의 걸음걸이 방식인 거 같았다.


또잉.

또잉.


그리고 중간중간 삽으로 땅을 치며 뭔가 확인도 하는 거 같았다.


‘여긴 한 번도 안 와봤는데.’


처음 이곳에 들어와서 입구로 향했던 방향과 정반대인 곳을 걷고 있다.

아직 주변엔 아무것도 안 보였는데, 햄스터가 거침없이 나아가기에 졸졸 따라다녔다.


“근데 햄스터야. 넌 원래 여기 사는 건가?”

-토오오오.


햄스터가 땅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원래 어디 사는데 여기에 온 거야.”


햄스터는 뒤쪽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점점 가리킨 손이 위로 올라갔다.

뭐, 저 머어어어얼리에서 왔다는 거 같았다.


“그래, 꽤 멀리서 왔다는 거구나.”


어차피 대화도 통하지 않기에 깊이 물어볼 수도 없었고, 도한은 그저 심심함을 달랠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궁금해졌다.

이 녀석은 왜 여기에 있는 걸까.

본래 여기서 뭘 하던 녀석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뭐 당장은 알아낼 수는 없을 거 같고.’


도한은 잠시 궁금증을 뒤로 미뤘다.

일단은 햄스터의 정체보단 자기 일이 더 급했으니까.


-토.


그렇게 얼마나 더 걸었을까.

땅만 보고 걷던 햄스터가 멈춰섰고,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곳엔 숲이 보였다.


“이런 곳에 숲도 있었네.”


길게 자란 나무들과 길게 자란 수풀.

나무엔 녹색 빚을 내는 거대한 버섯들이 듬성듬성 자라 있었고, 꽤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숲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역시 여기도 내가 바꿀 수 있구나.’


그리고 숲의 옆에는 도한이 개방시킬 수 있는 능력들이 보였다.

도한의 능력이 게이트 속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것도 지금 바꿔볼까.’


도한은 자신의 눈에 보이는 숲의 새로운 길들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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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 놈, 놈, 놈(1) 24.02.19 161 4 13쪽
10 9. 에테르 속성(3) +1 24.02.18 161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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