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했더니 검신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봉미
작품등록일 :
2024.03.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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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2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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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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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습격

DUMMY

하후악이 예고한 기일((期日))도 열흘 하고도 이틀 밖에 남지 않은 시점. 용운휘는 자신이 떠올린 생각을 문파원들에게 전해야하는가 말아야하는가를 계속 고민 중이었다.


토납법과 벽력일무문의 검무들이 상생작용이 있다는 것은 확신하게 된 용운휘였지만 그것을 전하는 것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삼류 문파의 제자라고 해도 강호에 몸을 담은 이상, 내공심법을 배울 때 혈도의 위치 하나만 바뀌어도 주화입마나 심마가 올수도 있는 것이 내공심법이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토납법을 사용하라고 하면 누가 따르겠는가.


토나법의 효능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운기 중 어떤 위험이 닥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도 없는데 말이다.


반나절의 고민 끝에 용운휘는 항렬이 높은 어른들과 백노경, 악령화만을 모아 전했다.

자신이 기억을 잃고 쓰러졌을 때 우연히 터득한 운기법이라고 각색해서 말이다.


용운휘가 설명한 운기법을 들은 그들은 표정은 참으로 괴이했다. 용운휘가 말한 것이니 믿지 않을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믿자니 너무나도 믿음이 가지 않는 일이었다.


“음...”


의학에 정통한 홍령이 잠시 망설이더니 운을 뗐다.


“운휘 네가 하는 말은 잘 알겠다만...이것은 단순히 토납법이라고 생각이 드는구나.”


“...그렇습니까?”


말을 하는 용운휘도 잘 알고 있었다. 전생에 주구장창 익힌 것이 이 토납법 뿐이었으니 말이다.


“너는 기억을 못하겠지만, 토납법이란 강호에서는 이미 사장된 수련법이나 다름없다. 어디까지나 입문 단계에서 사용하는 기초적인 호흡법이지. 네가 말한 운기법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축기와 발경 부분이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


그 부분은 용운휘도 알고 있는 터였다. 하지만 실제로 자신이 그렇게 사용하고 있음이니 어쩌겠는가. 그대로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후우...토납법으로 받아들인 기를 동공으로 축기하고 발경을 한다.”


곡후가 홍령에게 물었다.


“아주 불가능한 것이오 사저?”


“가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이 경우엔 어떤 부작용이 올지 모른다는 게 문제겠지. 내공의 진전이 없거나 하면 그나마 다행일 테고, 경락에 손상이 와서 주화입마가 온다거나 무공이 전폐 될 수도 있지. 심하면 즉사일 테고.”


“하지만 그 운휘는 실제로 그렇게 사용하고 있지 않소.”


“내공심법이란 것이 그리 간단한 것이더냐? 각기 체질은 조금씩밖에 다를 수 없고, 그렇기에 어느 누구에게도 문제가 없게끔 만들어져 온 것이 각 파의 심법이니라. 최대한 폐해가 없으면서도 가장 빨리 나아갈 수 있게끔 만들어져 온 것을 버리고, 옛것과 지금 것을 섞는다? 운휘 말고 다른 이들에게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누가 알 수 있겠느냐?”


“...”


“운휘 네 생각은 아마도 우리 문파가 살아남기 위해서 이것을 말한 거겠지?”


용운휘는 홍령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사실 저도 이 방법을 말해야 말아야 하는지는 고민은 했습니다만, 저희에게 닥친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그렇지.”


그녀가 본 용운휘는 결코 생각이 짧은 아이는 아니었다. 게다가 삼혼을 상한 이후부터는 상단전이 열리기라도 한 것인지 아주 비상한 행동과 무공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단지 토납법이 옆에서 지켜봐 온 그녀라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였을 뿐이다.


“후우...”


“하지만 토납법은 가장 안전한 호흡법이지 않소.”


“기감 단계에서나 사용하지, 누가 토납법의 경로대로 기를 받아들인 다음에 다른 심법을 사용하더냐. 전례가 없던 일이다.”


“그 말은 결국 성공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모른다는 말이 아니오.”


“....”


홍령은 대답할 말이 없었다. 그 말이 사실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틀리오?”


“아니. 틀리지는 않지. 정확히 말하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가 맞을 것이다.”


“그러면 개인이 선택하면 될 일이 아니오. 뭘 그리 걱정하시오.”


“지금 여기에 있는 이들이 있는 힘을 모두 짜내서 덤빈다고 해도 마문일세를 온전히 당해낼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한 명 한명의 힘이 아쉬운 판인데, 어떻게 그런 도박에 무인의 생명을 걸겠느냐.”


“...어차피 지금 상태로는 이기기 힘든 상황이오.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소.”


용운휘의 던진 파문은 아주 컸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이 모두 열띤 논쟁을 하게 될 정도로 말이다.

영원히 멈출 것 같지 않았던 이 논쟁이 멈춘 것은 누군가의 입이 열린 이후였다.


“제가 하겠습니다.”


나선 이는 악령화였다.


“령화야.”


홍령이 만류의 의미로 자신의 사질을 불렀다.


“사고.”


악령화가 고개를 내저었다.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무공의 부작용은 둘째 치고 앞으로 남은 시간이 열흘 정도다. 새로운 운기법을 배워서 써먹을 수 있는 시간이 아니란 말이다.”


홍령의 간곡한 설득에도 악령화의 마음은 요지부동이었다.


“령화야...너는 이미 검기혼탈무로 완성된 이다. 토납법을 익힌다고 해서 네가 운휘처럼 된다는 보장은 없단다. 더구나 너가 없으면 열흘 후의 싸움은 어찌할 것이냐.”


“사고. 정확히 말씀하셔야 지요. 저는 반쪽짜리 무인입니다.”


“...”


“칼질 몇 번에 지치는 검수 따위가 열흘 후의 싸움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어차피 죽을 거라면 지금 이 순간 목숨을 걸겠습니다.”


“하아아...”


홍령이 드디어 백기를 들었다. 더 이상 만류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가 전신에 모든 힘이 빠진 듯이 의자에 몸을 묻었다.


“사고도 참 걱정이 많으시오. 그럼 이건 어떻소? 그 도박 내가 먼저 해보겠소.”


악령화에 이어 백노경의 선언도 이어졌다.


“네가?”


“적어도 사저보다 내가 먼저 익혀서 무공을 잘 익혀낸다면 사저도 무사할 확률이 높아질 것 아니오.”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의외로군요. 사고께서 제 걱정을 다 해주시다니.”


“...아직도 네가 미운 것은 사실이다. 허나 그렇다고 네가 죽기를 바라진 않아. 밉든 곱든 너는 네 사질이다.”


“...이것 참.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는데.”


“노경-”


홍령의 만류에 백노경이 손을 들어 막았다.


“그만두십시오. 저도 이미 마음을 정했으니, 혹시나 제가 살아 돌아온다면 미움이나 덜어주셨으면 합니다.”


홍령은 백노경의 굳은 어조에 다시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둘의 결정을 지켜보던 용운휘가 물었다.


“정말 괜찮겠소? 사형, 사저?”


“그래.”


“물론이다.”


그렇게 운기법의 전수가 결정되었다.



***



마문일세와의 싸움까지 십일하고도 하루.


용운휘는 악령화와 백노경에 운기법을 전하고 금세 자리를 떴다. 다른 문파와의 연합을 위해서였다.

사공헌을 통해 근처의 문파들을 접선해 흔들었고, 소정의 효과가 있어 몇몇의 문파들이 동조해왔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고, 벽력일무문의 일원들은 각자 저마다의 상념을 품고 수련해 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하후악이 정한 기일까지는 이틀이 남았을 때 용운휘가 모두를 불러 모았다.


“무슨 일로 사람을 모두 불러 모은 것이냐?”


전각 안으로 모인 벽력일무문의 인원은 모두 서른아홉 명. 내문제자와 외문 제자들을 모두 불러 모은 숫자였다. 그에 더해 모용교, 진광혼, 곽지성까지 더하면 총 마흔 두 명이었다.


“본산 가까이에 마문일세가 가까이 왔기 때문입니다. 개방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놈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라, 본보기를 위해 거의 모든 전력을 끌고 왔다고 합니다.”


“그거야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 그놈들의 본거지와 이곳까지는 꽤나 거리가 있는 참이니, 지금쯤은 근처에 왔을 것이라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


곽맹이 이상한 걸 말한다는 듯이 물었다.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무엇이 말이더냐?”


용운휘의 어조에서 이상함을 느낀 문파의 어른들이 동시에 물었다.


“놈들을 습격할 기회 말입니다.”


“뭐? 무슨 소리냐. 수적으로 열세인 우리가 기습을 가한다니.”


곡후가 의아한 음성으로 말했다.

“놈들의 사기는 식량, 무기, 돈의 문제로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이럴 때 강하게 친다면 숫자의 열세 따위는 쉽게 극복 가능할 수 있습니다.”

“뭐? 이 지역을 거의 복속시킨 그놈들이 말이냐?”


당연한 물음이 흘러나와 용운휘는 백노경과 밖에 나가 벌인 일들을 말해주었다. 용운휘의 이야기를 들은 문파의 어른들은 어느 정도 수긍하는 기색을 보였다.


“음...기회는 기회구나. 네가 모셔온 분들도 있고 하니.”


문파의 어른들은 진광혼과 모용교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


“좋아. 어차피 던져진 주사위니 네 뜻에 따르겠다.”


문파 내에서 가장 어른인 홍령의 말이 떨어진 순간, 벽력일무문의 갈 방향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날을 기점으로 태항산의 벽력일무문 안에 있던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



***



아직은 칠흑같이 어두운 산의 새벽.


한겨울이라 더욱 차가운 공기가 마문일세에 속한 이들의 몸을 차갑게 식혔다. 하후악은 이백 명에 가까운 정예의 무사들을 데리고 태항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혹시나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다면 본보기로 태항산의 벽력일무문을 통째로 제거하기 위해 불러 모은 것이었다.


요즘 들어 날파리들이 들쑤시는 통에 한번쯤 본보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여기는 그였다.


“회주. 아무리 그래도 그런 시골문파를 위해서 어렵게 모은 무사들을 전부 데려갈 필요가 있겠소? 안 그래도 요즘 우리 방파를 우습게 여기는 놈들이 있지 않소.”


“집을 비워둔 것이 마음에 걸리는 건가?”


“그렇소.”


“어차피 빈 곳간이야. 혹시라도 누군가 나타난다면 추적하기 위한 수는 써놨으니 걱정할 것 없어.”


“...흐음.”


지금 행렬의 뒤편에서 하후악과 얼굴을 마주한 채 말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셋. 마문일세의 속한 절정고수들이었다.


하후악을 제외한 절정고수는 모두 여섯. 그 중 두 명은 이미 죽어 없고, 나머지 한 명은 용운휘에게 붙었으니 지금 이 자리에 있는건 셋 뿐이었다.


“그나저나 붕혼, 그 아이는 또 없구려.”


“어디를 간 건지 쯧.”


“회주께서는 모르시오?”


모용교를 찾는 목소리에 하후악이 턱을 쓰다듬었다. 하후악은 자신의 친구가 가끔씩 방랑벽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모용교를 자유롭게 방치하는 편이었다.


그렇기에 수하들의 말에 대답을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지만, 회주된 자로서 한 마디 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문제 될 것은 없지 않나? 어차피 사불인을 죽은 아이가 본 회에 들어온다면 좋은 것이고, 아니면 뭐 여기 모인 이들로 충분할 것이라 생각 되는데.”


“뭐...그야 그렇지만...”


섬전검 양철심은 회주의 말에 금세 수긍하는 기색을 보였다. 여기에 모인 이들도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닌지라 더 이상 모용교를 탓하고 싶진 않았다.


그만큼 모용교와 하후악의 사이는 단순히 수하 관계라고 말하기엔 무언가 특이했기에.


“그건 그렇고 그냥 나들이가 될 수도 있겠소?”


“뭐 그때는 그때대로 근처에 있는 문파라도 복속시키면 되지 않나? 어차피 산서에 있는 모든 지역을 모두 무릎 꿇려야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으니.”


하후악의 말이 끝난 순간이었다. 말이 끝나자마자 어디선가 괴이한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하후악의 뇌리에 떠오른 것은 자신의 친구였다.


“이건 설마...”


“이런 썩을. 붕혼지음인가?”


두 사람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무사들이 앞서 가던 곳에서 천지가 개벽하는 듯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콰와아아아아아앙!!!!!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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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1화 제왕검형(帝王劍形) +2 24.05.18 455 17 11쪽
50 50화 남궁세가 +5 24.05.17 478 14 11쪽
49 49화 팽호 +1 24.05.16 501 16 11쪽
48 48화 황산으로 +1 24.05.13 564 14 13쪽
47 47화 십이사도의 죽음 +1 24.05.11 568 16 11쪽
46 46화 십이사도 +1 24.05.10 563 15 12쪽
45 45화 끽채교의 정체 +1 24.05.09 631 15 11쪽
44 44화 파리 날리는 객잔 +1 24.05.06 758 16 11쪽
43 43화 강호는 넓다 +1 24.05.05 824 17 11쪽
42 42화 소중유도 강찬운(수정) +1 24.05.02 801 18 12쪽
41 41화 칠대악인의 제자 +3 24.05.01 828 20 11쪽
40 40화 곡예단 +1 24.04.29 851 23 11쪽
39 39화 악인촌(수정) +1 24.04.27 913 21 11쪽
38 38화 복수 +1 24.04.26 970 19 11쪽
37 37화 귀검문의 최후 +1 24.04.23 1,040 22 12쪽
36 36화 재회 +1 24.04.22 1,039 18 11쪽
35 35화 살수 +1 24.04.21 1,020 18 11쪽
34 34화 강호인들의 도전 +1 24.04.20 1,048 19 11쪽
33 33화 영육쌍전(靈肉雙全) +1 24.04.17 1,165 18 11쪽
32 32화 다른 풍경이었다. 하지만... +2 24.04.16 1,175 17 11쪽
31 31화 승부의 끝 +4 24.04.15 1,151 23 12쪽
30 30화 의기충천(意氣衝天) +2 24.04.14 1,090 23 12쪽
29 29화 격전 +2 24.04.12 1,106 19 11쪽
28 28화 탈혼악경(奪魂樂經) +2 24.04.11 1,171 21 13쪽
» 27화 습격 +3 24.04.10 1,105 21 12쪽
26 26화 탈각 +2 24.04.09 1,176 20 11쪽
25 25화 모용교 +4 24.04.07 1,202 24 11쪽
24 24화 결착 +4 24.04.07 1,197 24 11쪽
23 23화 재격돌 +3 24.04.05 1,251 24 13쪽
22 22화 투귀 곽지성 +5 24.04.04 1,281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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