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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ever1day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3
최근연재일 :
2024.09.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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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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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DUMMY

"뭐야? 왜 둘이 같이 와?"


국군수도병원의 병실 침대에 누워있던 석훈이 함께 병실에 들어온 현수와 유진을 보며 물었다. 


"그냥 같이 왔다."

"뭐야? 설마?"

"뭐가?"

"절대 안 된다! 내 동생은 안 된다!"


팔다리에 깁스를 한 채 침대에서 버둥거리며 말하는 석훈의 모습은 그저 우스꽝스러울 뿐이었다. 


"잘 어울리냐?"


유진의 옆에 바짝 붙어서며 현수가 묻자 석훈의 발버둥은 더 거세졌고 두 남자의 유치한 장난에 유진은 얼굴을 붉힌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오현에게 당한 석훈과 부하들은 즉각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다행히 오현의 말처럼 죽은 사람은 없었고 장애가 남을 정도로 다친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다들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고 그 중에서 부상이 심한 편에 속한 석훈과 몇 명은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다행히 치료 경과가 좋아서 면회가 가능해진 것이다.


병실에는 다른 환자들도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현수는 석훈을 휠체어 태워서 병동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왔을 때 유진에게 전화가 왔고 유진은 조금 떨어져서 통화를 하고 있었다. 


"고맙다."

"뭐가? 병문안 온거?"

"아니. 유진이 챙겨준거."


석훈의 말에 현수가 어색한 표정으로 병실에서 가지고 나온 음료수 캔을 땄다.


"그 일이 좀 많이 충격적이었나봐."


석훈이 말한 그 일은 동진물산 사건을 말하는 것이었다. 


"충격을 안 받는게 더 이상하지."

"그런가?"

"그래."

"네가 유진을 많이 챙겨준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시더라."

"만수가 잘 지내나 궁금해서 그런거야."


어색한지 현수가 만수 핑계를 댔지만 완전히 핑계는 아니었다. 


만수를 믿었지만 조금의 걱정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현수는 거의 매일 톡이나 전화를 해서 만수에 대해서 물었고 대화는 자연스럽게 만수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것으로 이어졌다. 


유진은 늘 만수가 잘 있고 말썽도 부리지 않으며 유진의 부모님도 만수를 예뻐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현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직접 만수를 보려고 노력했다.


석훈은 부모님으로부터 현수와 유진 그리고 만수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들었다. 


고아나 다름없고 대학도 나오지 않은 현수는 여자들이 선호하는 남성상은 아닐 수도 있지만 현수를 누구보다 잘 아는 석훈은 현수가 좋은 사람이 좋은 남자라고 생각했다. 


"내 동생이랑 정말로 사귀는 거 아니야? 혹시 내 눈치 보는 거라면 안 그래도 돼. 난 찬성이다."

"아니라니까. 하나뿐인 친구의 동생인데 나도 걱정이 되는 것뿐이야. 만수도 신경쓰이고."

"정말?"

"그래. 좋은 대학을 잘 다니고 있는 딸이 나같이 고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한 고아랑 사귄다고 하시면 너희 부모님 쓰러지신다."

"뭔 소리야? 엄마가 널 얼마나 마음에 들어하시는데."

"그건 아들 친구로서지. 딸의 남자친구로서는 아닐 거야."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여동생도 없는 주제에."

"모르는 놈이 바보라는 생각은 안 드냐?"

"뭐 임마!"


석훈이 버럭 소리를 지를때 통화를 마친 유진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오빠는 환자 맞아? 무슨 환자가 목청이 이렇게 좋아."

"목은 안 다쳤거든."

"다음에는 목도 다쳐라. 좀 조용해지게."

"그게 조국과 민족을 수호하다 다친 오라버니에게 할 소리냐?"

"그 나이 먹고 맞고 다니는 오빠에게는 할 만한 말이지."


현수는 석훈에게 단 한마디도 지지 않는 유진을 보며 두 사람이 친남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실하게 깨닫고 있었다.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보던 현수는 익숙한 무엇인가를 느꼈다. 


'이건? 그때 그 사람인데. 근데 왜 이렇게 불안정하지?'


현수가 고개를 들려서 익숙한 감각을 전해오는 쪽을 바라보았다. 


본관과는 따로 떨어진 작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저 건물은 뭐야?"

"뭐? 저거? 간호장교님께 들었는데. 아! 저거 수감시설이라고 했어."

"수감시설?"

"응. 다친 사람 중에 죄를 지은 사람도 있을 거잖아. 그런 사람들을 모아 놓는 곳이라고 했던거 같은데. 왜?"

"그냥 궁금해서."


석훈의 말에 현수는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했지만 한 번 느낀 감각은 더 분명해졌다. 


'분명히 그 사람의 에너지다. 그런데 왜 이리 불안정하지?'


현수가 말한 그 사람은 주창이다. 


현금수송트럭 탈취 사건에서 한 번 그리고 체포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주창과 싸웠던 현수는 주창의 에너지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평상시에는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감각을 주창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방향으로 펼치자 현수의 감각이 건물의 벽을 지났고 건물 내부의 모습을 전해 주었다. 


석훈의 말처럼 건물은 수감시설이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입구 근처에 많은 모니터가 보이는 책상이 놓여진 공간이 있었지만 책상은 사용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책상을 지나면 철창이 있었고 철창을 지나면 건물의 양쪽 벽을 따라 방들이 만들어져 있었다. 


1층과 2층까지 모두 40개의 방이 있었지만 수감자가 있는 방은 겨우 5개 뿐이었고 그중 하나에 주창이 누워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방 중 12개에는 사람이 아닌 동물이 들어 있었고 현수는 동물들이 비스트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스트들은 분명히 살아 있었지만 바닥에 엎드린 채 움직임이 없었다. 


움직임이 없는 것은 비스트만이 아니었다. 


잠이 든 것인지 주창과 다른 루나틱들도 침대에 누워서 미동도 없었다. 


'자는 건 아닌거 같은데. 왜 누워만 있는거지? 그리고 에너지는 왜 이렇게 불안정하지?'


주창과 루나틱들 그리고 비스트들의 에너지는 모두 불안정하게 느껴졌는데 현수는 그런 에너지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이상한 점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이 에너지는 뭐지? 자기 에너지가 아닌데?'


주창을 살펴보던 현수는 주창의 머리에 남아 있는 에너지를 발견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수가 다른 수감자들을 살펴보았다. 


'이 사람들도 마찬가지네.'


***



자정에 가까운 늦은 시간 검은색 중형차 한 대가 육군수도병원으로 들어왔다.


병원의 정문을 통과한 차는 헤드라이트를 끄고 움직이더니 병원 본관이 아니라 따로 떨어져 있는 작은 건물 앞에 섰다.


차가 서고 운전석의 문이 열리더니 정장을 입은 머리가 희끗한 남자가 내렸고 이어서 조수석의 문이 열리더니 운전자와는 다르게 청바지에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그 위에 체크무니 남방을 더 입은 젊은 남자가 내렸다. 


운전석에서 내린 남자가 본관을 한 번 살펴보더니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젊은 남자가 그 뒤를 따랐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정장의 남자는 어둠 속에서도 익숙한 듯 스위치를 찾아서 불을 켰다. 


갑자기 밝아진 조명이 두 사람의 얼굴을 드러나게 했다. 


운전을 한 사람은 인윤성 차장이었다. 


인 차장이 밝아진 조명때문에 선명하게 보이는 젊은 남자의 복장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때 문이 열리더니 한 사람이 들어왔다. 


국군수도병원에서 근무하고 대응팀의 루나틱을 전담하고 있는 박명철 중령이었다. 


안으로 들어온 박 중령이 인 차장을 보고 거수경례를 했다. 


"충성."

"충성."


박 중령의 거수 경례를 거수 경례로 받아준 인 차장이 캐릭터가 그려진 티를 입고 있는 남자를 볼 때와는 다른 부드러운 표정으로 박 중령을 향해 말했다. 


"거수경례는 하지 말라니까. 내가 전역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그러나?"

"전역을 하셨더라도 장군님은 언제나 제게 장군님이십니다."

"사람이."


툴툴거리는 것처럼 말했지만 인 차장의 표정은 그가 박 중령의 태도를 얼마나 마음에 들어하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할 일 부터 하자고. 얼른 하고 자네도 쉬어야지."

"네."


인 차장의 말에 박 중령이 비어 있는 책상으로 가더니 책상 위에 놓인 컴퓨터 옆에 있는 장치에 신분증을 가져다 댔다. 


띠.


뭔가가 인식이 되었다는 알림음이 들리고 꺼져 있던 모니터에 화면이 나타났고 박중령이 마우스를 잡고 움직이며 몇 번 클릭을 했다. 


삐이이이.


소리와 함께 천장의 보안등에서 붉은 빛이 나오더니 철창 중앙의 문이 열렸고 이어서 1층과 2층의 모든 수감실의 문이 열렸다. 


수감실의 문이 열렸지만 밖으로 나오는 루나틱과 비스트는 없었다. 


문이 열린 것을 본 인 차장이 캐릭터 티를 입은 남자를 바라보았고 인 차장의 시선을 받은 남자는 뭔가 말을 하려다가 그대로 입을 다물고 열린 철창을 지나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철창 안으로 들어간 남자는 첫번째 수감실의 안으로 들어갔다. 


수감실 안에는 주창이 정신을 잃은 채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주창의 팔에는 링거 바늘이 꼽혀 있었고 침대 옆의 스탠드에 걸린 두 개의 팩에 담긴 액체가 링거를 통해 주창의 몸에 주입되고 있었다. 


수감실 안에 들어온 남자는 말없이 주창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때 뒤에서 인 차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시간이 없다."

"네. 아버지."


170cm 정도의 키에 100kg이 넘을 것처럼 보이는 남자는 100미터도 달리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군살 한 점 보이지 않는 인 차장은 지금도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5km를 달리는 것으로 하루는 시작하고 있었다. 


완전히 달라보이는 두 사람이었지만 얼굴을 천천히 뜯어보면 의외로 닮아 보이는 구석이 많았다. 


아마 젊은 남자가 살이 좀 빠지고 인 차장이 좀 젊어진다면 꽤나 비슷할 것 같았다. 


인 차장의 재촉을 받은 남자가 주창이 누워있는 침대에 가까이 다가가더니 주창의 이마에 손을 올려 놓았다. 


마치 열이 있는지 이마를 만져보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남자의 손과 주창의 이마가 닿은 부위에서 빛이 나오는 것을 보면 단순히 열이 있는지 알기 위해서 이마를 만지는 것은 아닌 것이 분명했다. 


남자는 주창을 공격한 것이 아니다. 


그저 천천히 주창의 이마에 손을 올려놓았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 남자의 손과 주창의 이마 사이에서는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뿜어져나오는 빛의 양은 적지 않았다. 


꽤나 놀라운 모습이었지만 수감실의 입구에 서 있는 인 차장은 익숙하다는 표정으로 남자와 주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보기에도 놀라운 모습이었지만 현수가 보았다면 한 가지 더 놀랐을 것이다. 


남자의 손과 주창의 이마에서는 그저 빛이 나오고 있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보통 사람의 눈으로는 구분이 가지 않았지만 나오는 빛은 한 가지가 아니라 두 가지였고 빛의 근원도 두 가지였다. 


하나는 남자의 에너지였고 다른 하나는 주창의 에너지였다. 


남자는 주창의 이마에 손을 올려놓고 자신의 에너지를 뿜어내자 주창의 에너지가 남자의 에너지에 반응해서 나오면서 남자의 에너지가 주창의 머리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에너지를 밀어넣는 남자에 비해서 약에 취해서 정신을 잃고 있는 주창은 에너지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주창의 에너지는 남자의 에너지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고 조금씩이지만 분명하게 남자의 에너지가 주창의 머리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3분 정도가 지난 뒤 남자가 주창의 이마에서 손을 뗐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는지 남자의 얼굴에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남자가 몸을 돌려 주창이 있는 수감실을 나왔다. 


그런 남자를 보며 인 차장이 말했다. 


"겨우 그거 가지고 그렇게 힘들어 하는 거냐? 운동을 좀 하고 살도 좀 빼라."


하지만 남자는 그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옆 방으로 갔다. 


옆 방에는 정신을 잃은 두익이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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