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재벌은 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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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작품등록일 :
2024.05.08 11:38
최근연재일 :
2024.08.2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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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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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그 작자 여간내기가 아니야

DUMMY

서두필이었다.

허연 얼굴 밑 입꼬리가 움직이는데 느끼한 파충류가 웃는 거 같았다.


왜 저 녀석이 저곳에 앉아있을까?

근원적인 물음이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되었다.

그럼에도 날 보는 서두필의 집요한 눈빛은 풀리지 않았다. 일자로 다물린 입술 끝이 비스듬히 세워져 있었다.

조금 우스웠다.

도대체 이 조합은 무어란 말인가?


예전에도 한 번 이런 적은 있다.

나에 대한 서두필의 악질적인 소문 부풀리기가 너무 심해서 한때 우리를 같이 불러들여 나나 서두필에게 주의를 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당하기만 했던 나는 도대체 무슨 죄로 당시 아버지에게 불려가 꾸지람을 들어야 했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던, 다소 찝찝한 기억만이 남았다.


난 서두필을 잠잠히 바라보았다.

저놈의 간사한 웃음은 언제나 망령처럼 따라붙는데, 할 수만 있다면 뒤통수라도 세게 한 대 치고 싶을 정도다.


“예.”


문을 짚은 긴 팔과 굽어내려 온 다리를 움직였다. 짙은 눈썹 끝을 펄럭이는 나를 노려보던 서두필이 사장님의 눈짓을 알아챘는지 억지로 인상을 온순하게 펴는 게 보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사장님이 말했다.


“두필이하고는 잠깐 얘기를 좀 하고 있었다. 다 끝나가던 참인데. 서로 안 불편하겠지?”

“불편은요. 우리의 서 과장님이 불편하실까 봐 제가 더 걱정이죠.”


서두필이 이죽거리듯이 말하며 앉은 채로 작업복 주머니에 한 손을 비집어 넣었다.


“서우는?”

“불편할 리가요.”


녀석이 시답잖은 짓거리를 한다면 이제는 힘으로 찍어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긴 숨을 뱉은 사장님이 흥분을 삭이듯, 마른세수를 두어 번 했다. 빈 허공을 한참이나 응시하던 사장님이 나를 지그시 쳐다봤다.


“다시 입에 담기도 구차스럽지만, 서우 너 AVT라고 알고 있냐?”

“AVT요? 미국에 있는 성형 하우징에 특화된 기업 아닙니까?”

“맞다. 이번에 AVT가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교두보로 한국을 지목하고, 이어서 1차 고객사이자 수입출 공장으로 고객사 리스트를 짜보던 중 연이 있던 오연테크 강 사장과의 미팅을 통해 우리와 TX산업, 한 곳을 지목하려고 했다.”


AVT는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사출 전문 업체였다. 미국 내에서도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사출 전문이라고 해서 아주 유명한 기업도 아니었다.

나도 사장님, 즉 아버지 때문에 알게 된 곳이었다.

되려 AVT가 유명한 건 그곳의 대표인 섀넌 리치의 사촌이 꽤 유명한 이탈리아 제약사의 COO(최고운영책임자)라는 점 때문이었다.


이탈리아 제약산업은 화학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으로, 제약화학산업으로도 일컬어진다.

이탈리아의 대표적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이탈리아의 제약생산액은 EU국가 중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바이오 제약 분야의 강국으로서 이탈리아가 괜히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게 아니다.

섀넌 리치의 먼 사촌인 다니엘레 루가니가 COO로 있는 제약사는 이탈리아 제약산업 기업체 순위 중 28위를 자랑한다.

28위. 어떻게 보면 별 볼일 없는 낮은 순위라고 볼 수도 있지만 자그마치 제약 최강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 내에서의 순위이다. 전 세계 웬만한 제약사 뺨을 후려쳐버릴 정도의 막강한 맨파워가 득시글대는 곳이다.


그러나 내가 궁금한 건 이게 아니다.

왜 이런 심각한 얘기를 나를 불러 하고 있으며, 그리고 서두필 같은 놈 앞에서 하냐는 거다.


사장님도 순간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는지 서두필 쪽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훑어낸 후 이렇게 말했다.


“참. 두필이는 나가서 일 봐라. 아무래도 지금 서로 할 얘기들은 아닌 거 같으니.”

“예? 제 앞에서 분명 말씀하시겠다고···.”

“둘이서 해결 봐도 될 사안이니까 그렇지. 난 또 네가 할 말이 있다기에 뭔 일인가 싶어서 불렀더니. 이만 나가봐라.”


서두필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가 사장님의 매정한 반응에 풀이 죽었는지 더 내색하지 못한 채 일어났다.


“예···.”

“더 이상 사고치지 말고. 마지막이다.”

“···.”


나에 대해 뒤가 구린 말을 사장님에게 서슴지 않았을 녀석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선연하다.

서두필의 입술이 꾹 물렸다. 녀석은 사장님에게서 등을 돌려 나를 한껏 노려보고는 성큼성큼 걸어 사장실 밖으로 나갔다.


이제 서두가 끝났으니 본론으로 넘어갈 차례였다.


“그런데 저를 부르신 이유가 AVT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겁니까?”


내가 요즘 변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지만, 이렇게 하나 케미칼의 핵심 문제 요소를 갖고 나를 불러 저의를 내보이시는 이유는 뭘까 싶었다.


난 생각했다.


섀넌 리치와의 테이블링만 제대로 풀려도 하나 케미칼은 날아갈 추진력을 얻게 된다. AVT가 아니라 이탈리아의 제약사인 플로우 매트릭으로 인해 간접적인 덕을 볼 것이 빤했기 때문이다.

최초의 협력사 연결망을 튼다는 건 곧 플로우 매트릭과도 연결이 될 수 있다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었다.

특히나 플로우 매트릭이 최근 한국 제약 산업에 진출하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건, 국내 제약계에서도 모를 수가 없는 빅이슈였다.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이 예상되니 그들로서는 잇속 계산에 바쁠 수밖에. 유유상종을 하든 하다못해 근묵자흑을 하든, 아니면 동귀어진을 벌이든 말이다.


하나 케미칼이 플로우 매트릭과 연줄이 닿는다고 해서 제약품을 가공, 생산해 내겠다는 건 아니다. 하나 케미칼의 공정 기술로는 애초에 불가능한 얘기다.

하지만 투자 MOU를 체결하게 된다면 상황은 어떻게 될까? 아니면 CMO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게 된다면?


하나 케미칼은 고루하다. 어느 순간부터인지도 모르게 길고 긴 시간 동안 정체되어 있었다.

사장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다음 실크로드로서의 연결망을 트고 싶어 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과의 온 더 테이블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혼합부터 건조, 정립에서부터 타정과 코팅까지. 이 공정 처리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산이 산더미 같다는 것이다.


긴 숨을 뱉은 사장님이 이마를 짚은 채로 턱 끝을 낮춰 나를 봤다.


“너도 알다시피 강필수 사장이 내 대학 선배여서 가끔 가족끼리 라운딩도 하고 연을 트고 있지? 동맹 결연도 맺었고.”

“그렇죠.”

”그렇다고 해도 결국은 적수다. 공멸이 아니라면 지지대로 삼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지만, 결국 경쟁자는 경쟁자라는 말이다.”

“···.”

“강필수 사장, 그 작자가 여간내기가 아니야. 에코SL과 왜 손을 잡으려 했는데? 강필수 사장이 구태여 필요 이상의 선의를 내보이려 하지 않았음에도 더 구심점을 만들어줄 성의화학은 등한시하면서 왜 하나 케미칼과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이루었겠냐?”


난 아버지와 강필수 사장이 대학 선후배 사이고, 경쟁 업체라고는 해도 꾸준한 교류 외 기존 업체 간 유의 계약들을 체결해왔던 전례들을 비추어볼 때 앞으로의 동력이 성의화학보다는 하나 케미칼과의 파트너십으로 인해 더한 선행적 기조를 다져갈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할 뻔했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을 해봐야 한다.

아버지가 굳이 나 같은 만년 하위 사출부 과장을 불러 이런 거창한 얘기나 하는 게 아닐 거라는 의문부호가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협력사를 이룸과 동시에 견제 대상으로 낙인찍었다는 말입니까? 그러니까, 알고 보니 대놓고 살 파먹기보다는 야금야금 아닌 척 하나 케미칼의 살을 갉아먹으려 했다는 말이 되겠죠. 우리 특성과 업체 간 특성에 따른 수주 성공률이 오히려 오연테크와 손을 잡으며 더 감소했으니까요.”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왜 강필수 사장이 자신들보다도 수익률을 비롯해 규모 면으로도 뒤지고 있는 하나 케미칼을 굳이 잠정적 견제 대상으로 지목해야만 했을까?

물어보고 싶었으나 물어볼 수 없었다.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질문을 삼켰다.


“그렇지. 90%는 정답이다.”


거칠게 굴지는 않아도 깔린 목소리에 있는 대로 독이 올랐다. 사장님이 가끔 실수를 저지르기는 해도 한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낱낱이 파헤치는 데에 도가 튼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난 일단 가만히 경청했다.


“같은 사출 공장이야. 경쟁의식이 뻔한 상황에서 내가 너무 안일하게 강 사장을 대한 거 같아 조금 아차 싶기는 한데. 결국 순진무구한 척하며 속으로 우리를 오연테크의 아류로 보고 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말씀은···.”

“강 사장이 기존 거래 업체였던 AVT에 굳이 우리만 딱 짚어서 추천을 해줘도 될 텐데, 굳이 TX산업까지 끌어들였다? 그 말이 뭘 뜻하겠냐? TX와 우리는 또 독자 노선까지 전부 다른 공장들이다. 그런데 왜?”


사장님은 복잡, 미묘하다는 눈길을 들어 나를 정시했다.

어쩐지 꽂히는 시선이 따갑다.


“아귀 파는 곳 알지?”

“알죠. 강 사장님이 자주 가는 곳 아닙니까?”

“아귀집에서 얼마 전 술자리를 가졌어. 그리고 굳이 내가 묻지도 않은 AVT를 거론해 사람 마음을 뒤흔들어 놓은 거야. 그러고서 KV를 입에 담기에 이른 거지.”

“KV요?”


난 제법 의외라는 듯 물었다.


“KV라면 현재 우리 하나 케미칼이 밀고 있는 최대 고객사일 텐데요.”


KV는 해외 무역 기업으로서 하나 케미칼과 아주 오래된 거래관계를 트고 있었다. 중견기업으로서 내실도 탄탄하고 영업이익도 상당해 우리에게도 끊임없이 수주를 맡겨주는 고마운 기업이기도 했다.

뜻밖의 곳을 사장님이 거론하는 거였다.


“그러니까 내 말은 곧 이거야. KV와 AVT를 등가 교환하는 척하며 결국 받아먹을 건 다 받아먹되 TX와의 긴장관계까지 조성을 시키겠다. 그러니까 하나 케미칼과 파트너십을 이루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이제이, 우리가 적은 맞으니 TX나 우리로 하여금 적을 적으로 처치한다. 뭐 이런 뜻이지. 오연테크가 한때 어려웠을 적에 TX산업과 무리한 저가입찰로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가 결과가 어떻게 됐었냐? 거의 근간 자체가 송두리째 무너질 뻔했지 않냐?”

“···.”

“그래서 네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뭐냐. 강 사장의 속내를 좀 알아보고 싶고 해서 이 자리까지 불러낸 것이다.”

“제가 직접 나서서 강 사장님의 속내를요? 제가 무슨 수로 알아볼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내가 나선다고 해서 뭘 어떻게 자시고 말고 할 게 있겠는가? 아버지를 여태껏 놀아나게 해줄 정도의 실력이면 강 사장이 나 하나쯤 상대하는 건 일도 아닐 것이다.

그리고 내가 무슨 자격으로?

한낱 만년 하위 부서 과장이 말이다.


그러나 사장님은 진지했다.


“내가 직접 나서기에는 곤란한 실정이야. 또 이번에 강 사장 때문에 모르는 척 미국으로 건너가 AVT 대표를 직접 만나야 하는 마라톤 일정도 잡혔고 말이다. 잘 되든 못 되든 일단은 우리도 어떻게든 맨파워 하나는 갖출 수 있게 굵직한 기업체 하나는 꼬셔봐야 되지 않겠냐?”


그러나 의문은 그 자리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전 강 사장님과 아무런 친분이 없습니다.”


이 말 하나로 교통정리를 끝내려 했다. 즉, 명확한 거절이다.

강 사장은 강윤아의 가족이기까지 하다. 굳이 그들과 엮인다는 건 강윤아와도 엮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의문이 든다.

내가 알기로는 6년이 더 지났던 당시 시점에서도 강 사장과 아버지는 잘만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을 텐데.

아마 어떤 오해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너 혼자서 뭘 하라고 부른 게 아니다. 밑천 하나 없는 녀석에게 전권을 줘봐야 뭘 하겠다고. 그런 게 아니라 이 기정과 함께 이번에 나 대신 라운딩 좀 돌며 강 사장 비위 좀 맞춰놓으라고. 그리고 주워들을 수 있는 말이 있으면 수집 좀 해놓고. 네가 에코SL 캐내는 능력을 보니 이참에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말이야.”


사장님은 목소리에서 티가 날 정도로 지나치게 불안해 보였다.


“이 기정이 알아서 할 거다. 아마 그 자리에 강 사장 딸과 형수도 같이 올 테니 이참에 친분이라도 다져놓도록 해. 앞으로 영도 바쁠 때는 짝수 맞춰야 하니 언제라도 주말에 짬 내서 라운딩 돌 준비 정도는 하고 있고. 알았냐?”


조용히 마른침을 삼켰다.

내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이 기정과의 골프 라운딩이라니.

그것도 강윤아의 가족과 함께. 아니, 강윤아와 함께.


거절하려고 했다.

그러나 사장님의 눈은 너무도 단호했다. 내려앉은 공기를 베어낼 듯할 정도였다.

문제는, 명분상 거절할 이유가 딱히 없다는 거였다.

이유는 차치하고서라도 아버지가 나에게 보내는 저 끈끈한 믿음의 눈빛이 상당히 부담스럽기만, 어쩔 수 없잖은가.

내가 1,000만 달러를 거머쥐었을 때에 공장을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아버지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아들로 남고 싶다는 욕구도 한편으로는 오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여태껏 속만 썩여드렸으니까.

강윤아와 무슨 일이 일어날 것도 아닐 것이고. 나만 조용히 무리에 끼어들어 그림자처럼 비위만 맞춰주면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거 받아라.”


사장님이 갑자기 내게 카드를 내밀었다. 어느 은행의 VIP였던지 카드는 쉽게 볼 수 있는 그것이 아니었다.


“이걸로 쓸 만한 골프클럽도 갖추고 해라. 이성우 기정과는 그래도 면은 트고 있지?”

“네.”


박 기장보다도 이성우 기정이 날 더 꺼려할 텐데. 내가 모르는 게 이상할 리가.

거기다 내 입장에서는 박 기장보다도 이성우 기정이 두 배는 더 부담스럽다.

도대체 연식이 된 그 머리에 무슨 교묘한 똬리가 틀어져 있는지 온종일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인간이 바로 이성우 기정인 것이다.

하필 그런 인간하고 나를 붙여놓다니.

혼자 강윤아 가족과 붙여놓는 것도 고역인데 말이다.


“다른 사람하고 붙여 주시면 안 됩니까?”


차분하지만 떫은 목소리를 숨기지 못하고 물어 보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역시 자존심을 당위성으로 높여 나를 타박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럼 박 기장하고 갈까?”

“왜, 공장장님도 있잖습니까.”

“미국에는 공장장하고 같이 가야 하는 자리야. 큰 틀을 짜는 건 공장장이 나보다 한 수 위지 않냐. 그러니까 공장장으로 붙여놓은 거지. 아니면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사장도 다 해 먹었겠지. 안 그래? 군소리 말고 이 기정이랑 같이 갔다 와. 참, 골프는 좀 칠 줄 아냐?”

“못 치는데요.”


사장님이 이맛살을 찡그렸다.


“여태 볼도 안 쳐보고 뭘 했어? 그건 기본 중의 기본 아니냐? 그 시간에 뭘 했는데 골프도 안 배워놔?”

“빚 갚았는데요. 아시면서 그러세요.”


내가 투자금 피해 회복하느라 얼마나 등골이 빠지는 줄을 빤히 알 텐데도 이 순간 애꿎은 날 야단이나 치는 아버지에게로 일순간 어이없는 감정이 스쳤다.


잠시 후.

사장님이 크흠, 잔기침을 하며 상황을 종결하려 했다.


“됐고, 박 기장이 골프클럽에 대해서는 나보다도 더 잘 아니까 같이 가서 좋은 걸로 좀 사놔. 당장 다음 주말이니까 골프 좀 배워놓고. 강 사장, 골프 못 치는 놈이랑 붙여놓으면 질색하니까 최대한 연습에 매진하라는 말이야.”


다음 주말이면 이제 고작 열흘 남았다. 도대체가 답이 안 나온다.


“열흘 만에 어떻게···.”

“아 좀 배워놔! 그놈의 근육은 쇠붙이 드는 데만 썼냐?”

“예.”

“후우.”

“죄송합니다. 골프도 안 배워놔서요.”

“아니다. 박 기장이 나와 실력이 엇비슷하니까 어느 정도 단기간에라도 네 실력을 높여줄 거다.”


차라리 이성우 기정에게 골프를 안 배워도 되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부담스러운 존재들은 전부 내 앞에 모이게 생겼다.


“오늘 당장 사놓고. 퇴근하는 대로 기장이 부를 거다. 그리고 쉬어야 하는 시간에 골프 배우는 대가로 시간 외 수당 2배로 쳐줄 테니 야근은 안 해도 돼. 그런 줄 알아. 알았냐?”

“···예.”

“나가봐.”

“예.”


차라리 내가 제일 싫어하는 주사를 연달아 열 방 맞아도 이것보다는 나을 거 같았다.


그렇게.

꿈에도 없던 강윤아 가족과의 18홀을 맞이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열이 많은 저로서는 가만히만 있어도 피부로 눌러붙는 습함이 절로 느껴지는 여름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여름에 찬물 샤워 좋아하시나요?

전 찬물 샤워를 좋아하는 편인데... 더울 때마다 틈만 나면 찬물을 뒤집어 써서 피부가 리프팅 되는 느낌이랄까요..?

잠시나마 어려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기는 좋습니다.


이제 곧 저녁식사 시간이 다가오네요.

식사 챙겨 드시고 늘 무더위 조심하세요...!


댓글과 선작, 추천 모두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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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9

  • 작성자
    Lv.43 조졸졸
    작성일
    24.05.19 20:14
    No. 1

    잘보고가여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4 fr*****
    작성일
    24.05.19 21:03
    No. 2

    지금까지 읽은 소감입니다
    회귀했다는 것은 거의 용잡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스토리는 송곳으로 개미잡는 얘기만 하고있음
    언 발란스하고 시원시원한 맛은 없네요 앞으로 어떤 얘기를 펼쳐나갈지ᆢ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99 세비허
    작성일
    24.05.29 06:10
    No. 3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ca
    작성일
    24.06.12 09:36
    No. 4

    좀 갑갑한 느낌이긴 하네요.
    뜬금없는 사장님의 골프도 그렇고.
    애먹으며 빚갚으며 사는 아들 사정도 전혀 관심없다가
    골프도 안 배우고 뭐 했냐는 건 ? ㅎ ㅎ

    찬성: 6 | 반대: 0

  • 작성자
    Lv.99 PaLcon
    작성일
    24.06.19 10:29
    No. 5

    뭔가 공장 후계자로 생각하고 일 가르치려는거 같기도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이웃이
    작성일
    24.06.29 17:42
    No. 6

    생산직 과장도 제대로 대우안해주다가 갑자기?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18 차원건너
    작성일
    24.07.12 00:01
    No. 7

    애 고생고생할땐 모른체 하다가 이제 대할만하니 사람취급하는거 껄끄럽다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양마루
    작성일
    24.07.12 13:48
    No. 8
  • 작성자
    Lv.99 근원적인삶
    작성일
    24.07.31 02:14
    No. 9

    주인공이 변한걸 체감했으니 저러는 거 아님? 갑자기는 뭔 갑자기. 글은 제대로 읽기는 하는 사람들인가? ㅉㅉ

    찬성: 0 | 반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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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그런 태도로 일해라 +4 24.05.15 7,678 124 14쪽
15 5부서의 지랄견 +5 24.05.14 7,833 123 12쪽
14 형수님은 아십니까? +6 24.05.14 8,076 128 11쪽
13 어긋난 규칙 +7 24.05.13 8,114 13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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