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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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맨
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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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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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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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6

DUMMY


“그러니까 그때 도망치지 말고 때려 잡을걸 그랬나? 시도라도 해볼껄 그랬나?”




“그렇게 큰걸 때려 잡을 수 있었을까?”




“아니, 늑대도 생각보다 안 강하던데? 혹시 모르잖아..”




“.. ..”




“아님 그때 불구덩이를 넘어서라도 애들이랑 합류 할껄 그랬나?


사와랑 제이는 괜찮겠지?”




“제이도 꼼꼼하고, 사와도 강하니까 괜찮을거야..”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그 늑대도, 핑크 몬스터도 밤마다 괴물로 변하는 거야 뭐야?


우리만 따라다니면서 이벤트가 발생하는 거야?


이상해.. 이상해..


[동물의 숲] 대한 정보를 찾아볼껄 그랬어.. 너무 안일했어.. 그치?”




“.. ..”




내가 앞장서서 풀들을 헤치며 나아갔다.


세레나는 맵을 켜고 내 뒤를 따라오며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알려주었다.


어제까지 사와와 제이가 하던 역할을 우리가 하고 있다.


다만 다른것은 한마리의 껄무새가 등장한 것 이었다.




“사와랑 제이랑 괜찮겠지? 잘 가고 있겠지?”




“걱정되는건 알겠는데.. 고만좀 해라.. 너 지금 그 이야기 100만번째거든!!”




나는 우리의 상황보다는 친구들이 괜찮은지 걱정되었다.


솔직히 사와가 너무 걱정되었다.


자주 봤던 사와의 무술 실력과 몸놀림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내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그 불안함이 자꾸 나를 주절거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모든 행동들이 후회되었다.


후회라는 건 예전에 했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지금 현재 나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알았어.. 궁시렁 거리는 건 그만할게.. 그런데 우리 대략 얼마나 더 가야 해?”




“지도상에 우리가 이동한 거리랑.. 현위치에서 [태초마을]까지 거리를 보면


빠르면 2일? 아님 3일 정도 걸릴것 같아.


그러면 밀림지대에서 벗어나서 평야지대로 들어 갈거야.”





“그러면 밀림 안에서 밤을 한번 아니면 두번은 더 보내야 한다는거네..


지금 우리 텐트랑 캠핑 장비들도 다 잃었는데..


그런 괴물 놈들이 또 나타나면 어쩌나..”




“웬만한 놈들은 이걸로 될거야!”




세레나가 허리춤을 탁탁 두들겼다.


돌아보니 어느새 챙겨 왔던 권총을 현물로 만들어서 차고 있었다.





“그런데 총 쏠줄 아니? 세레나?”




“엽총은 가족들끼리 사냥 갔을때 쏴본적 있는데, 권총은 쏴 본적없어.


그래도 방법은 알아.”




사실 괴물이 나온다 해도 그렇게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


어떻게든 내가 해볼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문제는 우리쪽이 아니라 사와와 제이가 있는 편에 괴물이 나타나면


친구들이 잘 대응할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


두번의 습격을 받으면서 머릿속에 어떤 스위치가 켜진것 같았다.


비상상황 버튼이 눌리면서 내가 무언가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다.


이들을 어떻게든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빨리 강해져야 하고, 빨리 내 힘을 제대로 쓸수 있게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했다.


내가 안일하게 대처했고, 그냥 벌어지는 상황에 휩쓸려 다녔다.






사건이 벌어지면 도망치고, 걱정하는 것이


예전에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며 아무것도 못하던 나를 떠올리게 했다.


그렇게 수동적으로 살아서는 모든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경각심이 들었다.


지금 우리에게 무슨일이 생긴다고 해도


전뇌화 AI 상태이기 때문에 원래의 육체는 타격이 없다.


하지만 지금의 기억이 각인되고 심각한 부상이나 죽음 같은 트라우마가 생긴다면


향후에 그 기억을 사용할 때 문제가 생길수 있다.


정보얽힘 현상이라도 생긴다면 육체의 뇌에 심각한 손상이 올수 있다.


그렇기에 게임 캐릭터 처럼 죽으면 어쩔수 없고~ 하는식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빨리 강해져야 한다는 조급함이 마음속에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 옆에 있는 커다란 나무 줄기를 타고 오르는 도마뱀이 나뭇가지를 건드려 ‘투둑’ 하는 소리를 냈다.


나는 신경이 예민한 상태이기도 했고,


어제 귀엽다고 주변에 머물게 했던 몬스터들이 괴물로 변하는 광경을 봤던지라


멀찌감치 쫓아버릴 심산으로 주먹을 내둘렀다.


도마뱀치고 꽤 큰편이어서 중형견 크기였다.



“퍼억!”



꼭 맞춰야 겠다고 휘두른 주먹은 아니었지만 도마뱀에 명중 했고


곤죽이 되어 무엇 이었는지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녀석이 있던 커다란 나무에도 사람 몸통만한 상흔이 남았다.


세레나가 그 광경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주변에 몬스터는 작건 크건 한마리도 안남겨두려고.


밤이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 그리고 전투 훈련 겸.. ..”




“탕!!!”




내 행동에 대한 변명겸, 억지 명분겸 세레나에게 설명을 하려는데


뒷쪽에서 총성이 울렸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세레나를 보니 권총을 손에 쥐고 있다.


그녀가 보고 있는 시선을 따라가 보니 내가 죽인 도마뱀 보다는 조금 작은 도마뱀 한마리가 땅에 쓰러져 있었다.




“완전 동감. 나도 사격 훈련 좀 해야겠지?


총알 120개 밖에 없던데, 또 살수 있으려나?”




“그건 마을에 가봐야 알수 있을것 같아.”




세레나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걸까?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지금 우리의 상황은 청소년티를 벗지못한 어린이에 머물수 없었다.


등떠밀려 어른이 되어야만 했고


스스로의 몸을, 그리고 서로를 지켜줄수 있을 만큼 강해져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캠핑을 온 나들이 여행자에서 헌터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나타나는 모든 종류의 몬스터를 때려 잡으며 전진했다.


덕분에 피도 튀기고, 흙을 뒤집어 쓰기도 했다.


앞으로 전진하는 속도도 조금 떨어졌지만,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제일 주요 했던 것은 힘을 주는 강도와 거리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어느정도 거리에 떨어진 목표를 때릴 때,


힘을 어느정도 주면 약간 충격을 주는지, 아니면 일격에 죽일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이상의 힘을 주면 형체를 알수 없을 정도로 뭉게버릴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그리고 도망치는 몬스터들 쫓아서 다리에 힘을 줄때도


어느 정도면 폴짝~이 되고, 어느 정도 힘을 주면 날듯이 나아 갈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이제까지 이렇게 내 온몸의 근육을 맘껏 사용한 적이 없었다.


워낙 더운 날씨였고, 힘껏 움직이다 보니 이마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


하지만 몸은 점점 더 가벼워지고 상쾌한 기분마저 들었다.


세레나도 중간 중간 발견한 몬스터들을 사냥했다.


처음에는 절반 정도의 명중률 이었지만, 금새 7~80%의 명중률이 되었다.


예전에 사냥을 해본적이 있다더니 꽤 능숙해 보였다.


이제는 귀엽고 징그럽고 무섭고 그런것 없이 움직이는 건 다 때려 잡으며 전진했다.





어느 덧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우리는 더이상 캠핑 도구들도 없다.


주변에서 커다란 나뭇잎들을 깔아서 여러겹 겹쳐 돗자리 처럼 바닥에 깔았다.


그리고 지름 50센치 정도의 구덩이를 여러개 만들었다.


전날에는 요리용 겸, 조명 겸, 보온을 위한 화롯불 하나였다.


오늘은 텐트도 없이 자야 하기도 하고,


또 밤이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우리 주변에 여러개의 불을 피웠다.


그리고 내 지갑에 NFT로 있던 접이식 칼을 현물로 만들어 세레나에게 가지고 있으라고 했다.


원래는 과도로 쓸 생각으로 챙겨 온 것이지만 만약을 대비하기로 했다.





우리는 아까 잡은 몬스터 중에 작은 맷돼지 비슷한 녀석을 구워 먹기로 했다.


내가 때려 잡은 녀석이 더 부드러울 것 같다고 주장했지만


세레나가 그냥 깔끔하게 죽은놈으로 먹자며 자기가 총으로 잡은 녀석을 가져왔다.


나는 개울가에 가서 멧돼지 몬스터를 손질 했고


커다란 잎사귀로 고기를 여러겹 싸서 모닥불에서 달군 돌 무더기 안에 넣었다.


조미료 세트는 제이가 지갑에 챙겼는지.. 아니면 그 난리통에 두고왔는지 모르겠다.


요리라고 할 수도 없고, 그냥 날고기가 아닌 익힘고기를 먹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늘 이렇게 저녁 식사를 하다보면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완전히 깜깜해지면 사건이 발생하곤 했다.





완전히 어둠이 오면 몬스터들에게 어떤 변화가 생기는 알고리즘이 있는 건지,


아니면 우리가 불을 피우거나 냄새를 피워서 어떤 버튼을 누르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어떤 녀석들이 우리를 지켜보며 장난을 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하여간 매번 이렇게 완전히 어둠이 찾아오고 얼마 후에 문제가 시작되었다.


나는 뜨거운 돌무더기 안에서 아직 익지 않은 고기들을 기다리며 주변을 살폈다.





고기가 익었는지 살펴볼수 없었지만, 괜히 중간에 꺼내면 더 오래 걸린다.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이런 요리법을 본적이 있는데


최소한 2시간 정도 익혀야 한다고 했었다.


이제 겨우 1시간여가 지나서 앞으로도 1시간은 더 기다려야 했다.


옆을 보니 여러겹의 커다란 나뭇잎 겹쳐 만든 방석 겸 돗자리 위에서 세레나는 골아 떨어졌다.


아직 밥도 안먹었는데 오늘 힘들었던 모양이다.


어젯밤 그 난리를 치고 도망치느라 몸도 마음도 정상이 아닐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 하루종일 쉬지않고 걸어왔다.


그리고 중간 중간 몬스터 사냥까지 했으니 지쳐 쓰러질 만 했다.





오늘은 주변에 새소리나 원숭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풀벌레 소리가 이따금 들렸지만 조용한 밤이었다.


말상대도 없이 조용한 밤이 찾아오자 나도 자꾸 눈꺼풀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좀 전까지 배가 많이 고파서 빨리 고기가 익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느새 만사 모든것이 귀찮아지고 있었다.


점차 무거워 지는 눈꺼풀을 들어 올리려다 포기하고


귀라도 쫑긋 열어두자고 다짐을 했다.


뺨을 착착착!! 때려서 잠에서 깨려고 일어섰다.


그리고 이러다가 잠이 들어 버릴 것 같아서 혹시를 대비해 세레나 바로 옆으로 갔다.


그리고 옆에 질긴 잎사귀를 세로로 찢어서 이어 묶었다.


전혀 내구성 없는 줄이 만들어 졌다.


그 줄을 내 손목에 묶고 반대편에 세레나의 발목에 묶었다.


자고 일어나면 세레나도 어딘가로 사라져 버릴 것 같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이상한 괴물이 나타나서 세레나를 데려간다거나 하는 상상이 들었다.


최소한 이렇게 해두면 문제가 생겼을 때 잡아당겨져 깰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제 잠에 들었는지 모르게 나도 스르륵 눈을 감고 말았다.




“띠디딕”


어디선가 작은 기계음 소리가 들린다.


나는 눈을 뜨려는데 눈꺼풀이 너무 무겁다.


얼마나 잔거지..? 한 5분 지났나..




‘기계 소리???!?!’


비몽사몽 하던 중에 이 밀림에서 기계소리가 들리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순간적으로 잠이 달아나고 정신이 바짝 들었다.


나는 눈을 번쩍뜨고 가만히 누워서 주변을 살폈다.


머리는 빨리 정신을 차리라고 말하고 있는데, 몸은 아직도 몽롱하다.


빨리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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