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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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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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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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1

DUMMY



밀림 지대를 뚫고 나가며 주변에 나타나는 동물들을 모두 처리했다.


처음에는 아무리 NPC여도 죽이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물론 밤마다 몬스터들의 공격을 받으면서 차츰 분노가 그보다 더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을 받기도 전에 눈에 보이는 모든 동물들을 죽이는 건 좀 그렇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며칠 지나고 익숙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습관은 무섭다.


이제는 크고 작은 동물들을 잡는것이 얼쩡거리는 파리나 모기를 잡는것과 비슷한 기분이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면 똑같은 생물인데..


곤충은 괜찮고 동물은 꺼림직한 것도 이상하다.


이렇게 사람의 인식과 잣대는 이상한 것들이 많다.


우리는 평소에 그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살아간다.


그러다가 자신의 상황이 바뀌고서야 문득 떠올린다.


그러고보니.. 이상하네.. 라고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양치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밤에도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설거지를 쌓아 놓는 사람과 바로 하는 사람.


별것 아닌 행동들이 누군가에게 당연한 것들이지만,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에게는 이해할수 없는 행동이 된다.


그런 작은 행동에서 시작해서 생사 여탈에 이르는 큰 문제까지


우리는 말도 안되는 간극의 시각차를 가지고 있다.






어느 종교에서 성인이라고 불리는 자가


다른 종교에서 악마로 불린다.


이 정당에서 정의로 불리는 것이


다른 파벌에서 나라를 팔아먹는 행동이 된다.


어디까지가 보호해야 할 존재이고,


어디까지가 제거해야 할 존재인가.


우리는 모호한 경계선에 서서 나름의 잣대를 들이댄다.


그리고 어제의 정의가 오늘은 적폐가 된다.





어제의 내가 할 것 같지 않은 행동들을 하지만


나의 마음은 동요하지 않는다.


며칠전의 나는 몸이 있었고,


지금의 나는 AI가 되었기 때문일까?


단지 그런 차이 때문일까?


무엇이 나를 바꾼것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바뀐 나는 계속 같은 ‘나’ 인지 궁금했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와 동일선 상에 있는 것일까?


우리는 정말로 같은 존재인 걸까?


우리는 정말로 존재 하는 걸까?


영혼 혹은 자아 라는 것은 정말로 존재 하기는 하는걸까?


우리는 알고리즘의 상호작용으로 필요한 행동을 하는 바이오닉 머신과 무엇이 다른가?





한걸음 한걸음 빠르게 걸어가며 흔들리는 풀숲으로 주먹을 날린다.


풍압으로도 곤충이나 작은 새 정도를 죽일수 있다.


이런 행동을 반복하며 할 만한 종류의 생각은 아닌것 같다.


뒤에서 묵묵하게 따라오는 세레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며 걷고 있을까?


사와와 제이는 별 일 없겠지?


그들은 어떤 상황에 있으려나..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려나..




“세레나! 배는 안고파? 좀 쉬었다 갈까?”




“아니, 계속 가자. 육포 몇개 남았지?”




“어.. 보자.. 아직 꽤 많아. 17개나 남았네.”




“그거나 하나씩 물고 계속 가자! 오늘은 숲에서 안자고 싶어.”




우리는 NFT 육포를 현물화 하여 입에 하나씩 물었다.


오물 오물 씹으며 속도를 늦추지 않고 걸음을 이어갔다.


오늘 우리는 평소보다 1.5배의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 밀림지대를 돌파하여 평야지대로 들어 갈 생각이다.


제대로 잘수 있는 곳은 마을에 가야 한다.


하지만 [태초마을]은 평야지대에 들어가고도 15km는 더 가야한다.


거기까지 가는 건 힘들것 같지만 최소한 야영을 해도 평야에서 하고 싶었다.


밤마다 이런 저런 사건이 벌어지는 이곳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물론 밖으로 나간다고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말이다.




점차 해가 넘어가기 시작했다.


지도를 열어보니 아직도 10km는 더 가야 밀림지대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날이 저물 즈음에는 야영지로 적합할 만한 곳을 찾고 불을 피울 준비를 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어둠이 오고 있는데도 쉬지않고 계속 발걸음을 옮겼다.




“세레나, 업힐래?”




“응?? 뭐라고?”




“완전 깜깜해지면 더 이동하기 힘들것 같아서.


그 전에 벗어나려면 속도를 내야 할것 같아.


내가 업고 뛰면 빨리 갈수 있어.”




“그래도 아직 꽤 거리가 남았는데?


이렇게 먼 거리를 업고 뛸 수 있겠어?”




“나도 안해봐서 몰라~ 그래서 한번 해보려고.”




“그래, 네 움직임을 보니까 네 체력이 문제가 아니라


매달려있는 내 팔이 문제일수도 있겠다.”




세레나가 폴짝 내 등에 올라탔다.





“꽉 잡아!! 나 빨리 뛸거야. 떨어지면 다친다!”




“이랴!!”




세레나가 무겁거나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진작에 이렇게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너무 빨리 달리다가 세레나를 떨어뜨릴지도 몰라서


처음에는 천천히 뛰다가 조금씩 속도를 올렸다.


15분 정도가 지나자 나무들의 밀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넓은 초원지대가 나타났다.


뒤에서 “예!!!!” 하고 세레나가 환호성을 질렀다.




드넓은 초원이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해가 그 너머로 들어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요 며칠간 보던 빽빽한 밀림에서 초원으로 순식간에 경치가 바뀌자 기분이 이상했다.


가상세계 이기에 가능한 드라마틱한 변화였다.


그냥 시각적으로 변한 것이 아니었다.


밀림지대를 벗어나서 평야지대에 들어서자 날씨도 바뀌었다.


우선 푹푹찌던 습도가 확 내려갔다.


끈적이는 느낌이 사라지고 바람이 불어오며 선선하고 시원해 졌다.


여름나라에서 가을나라로 여행을 온 것 같다.


시야가 탁 트여서 마음도 뻥 뚫리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 속도라면 바로 [태초마을]까지 완전히 어두워 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세레나? 팔 안아파?


[태초마을]까지 20~30분 정도만 더 가면 될것 같은데?”




“가자!! 팔이 떨어져도 좋으니까 가자!!”




그렇게 우리는 안전한 잠자리를 기대하며 [태초마을]을 향해서 달렸다.




=-=-=-=-=-=-=-=-=-=-=-=-=-=-=-=-=-=-=-=-=






우리는 [태초마을] 근처에 와서 속도를 낮추고 걷기 시작했다.


[태초마을]은 [동물의 숲]에 있는 여러 마을 들 중에서 규모가 제일 큰 편이다.


대부분의 [동물의 숲] 방문객들은 게이트를 통과 할 때부터


버스를 타고 [태초마을]로 온다.


게이트와 가장 가까운 마을 이기도 하고, 가장 번화한 곳이기도 해서


여행객들이 스타팅 포인트로 많이 삼는 곳이다.




[동물의 숲]에 상시 거주하는 전뇌화 AI들은 대부분


이 지역에서 농작물을 경작하는 개인 혹은 회사에 소속된 사람들이다.


아니면 꼭 농업에 종사하지 않아도


자연친화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거주지로 고른다.


아니면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외부의 다른 가상세계 거주하는 전뇌화 AI들이


등산, 캠핑, 주말농장 이나 몬스터 헌팅 등을 목적으로 [동물의 숲]에 여행을 온다.


그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호텔, 식당, 마사지 등의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태초마을]은 꽤나 큰 마을이고 관광객도 많아서 유동인구가 많다.


그래서 우리 같이 ‘정탐’을 하러 온 외부인이라도 눈에 띄지 않는다.


마을 입구를 들어서자 식당들이 여러개 보이고 카페와 기념품 가게들도 보인다.


그리고 포켓몬센터도 큼지막 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서 자기가 잡은 포켓몬을 꺼내 보여주고 자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포켓몬 센터 옆에 개방되어 있는 배틀 코트에서는 포켓몬 배틀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세레나, 몬스터볼 사줘??”


나는 놀리듯이 웃으며 세레나에게 물어봤다.



“하지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내 사전에 평생 포켓몬은 없다.. 네버.. 에버.. 포에버”


세레나는 팔이 뻐근한지 계속 어깨 부분을 주무르며 말했다.




“그런데 사와랑 제이랑 어디서 만나지?


뭐 좀 이야기 했던거 있니?


우리 다음 목적지 이야기 할 때,


제이가 태초마을 가서 뭔가를 얻어야 환영산 들어갈수 있다고 했잖아?”




“응. 맞아 무슨 티켓을 다섯장 모아야 환영산에 입장할수 있다고 했어.”




“그 티켓이 뭔지 알아??”




“자세한건 안물어봐서 잘 모르겠는데..”




“그걸 알아야 걔들이 어디로 올지 예상 할수 있는데..


일단 태초마을에 오는 건 맞겠지?


아니면 너 여기 호텔에 좀 있을래?


내가 내일 숲으로 다시 가서 좀 찾아볼까?”




“사막에서 바늘 찾기지.. 그게 되겠니?”




그때 내 눈이 포켓몬센터 옆에 있는 건물로 향했다.


[태초마을 관광 정보 센터]


나는 턱끝으로 그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가서 힌트 좀 얻어 볼까?”



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태초마을 관광 정보 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카운터에 너구리가 서 있었다.


너구리???


정확히는 너구리 들이 서 있었다.


은행 창구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것 처럼 길쭉한 바 형태의 데스크가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에 너구리들이 간격을 두고 서 있었다.


세레나와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어리바리 하고 있으니 너구리가 한손을 들고 우리를 불렀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우리는 너구리의 앞으로 쭈볏 거리며 걸어갔다.


너구리는 다시한번 같은 질문을 던졌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나와 세레나는 서로에게 네가 질문 하라며 어깨를 툭툭 밀쳤다.


‘네가 물어봐~’


‘아.. 나도 몰라.. 뭐라고 물어봐..’


‘나도 모르지..!’


작은 소리로 속삭이며 어깨 싸움을 했다.


세레나가 티나게 어깨로 팍 치는 바람에 내가 앞으로 밀려났다.


그리고 너구리에게 질문을 했다.



“어.. 저.. 그러니까, 환영산에 가고 싶은데..


티켓인가? 그걸 구해야 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 건가요?”



“아 환영산으로 모험을 떠나시는 군요?”



너구리는 이곳에 있는 전뇌화 AI는 아닌 것 같았다.


[태초마을 관광 정보 센터]에서 관광객들을 도와주는 NPC같았다.


그리고 너구리가 이어서 대답을 해 주었다.




“환영산은 청룡, 백호, 현무, 주작과 같은 방위 사신이나,


드래곤, 도깨비, 엘프 등등 이야기속에서 보았던 환상의 동물들이 살고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그곳에 있는 환상의 동물들은 허락받고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온화하지만,


몰래 환영산에 들어온 사람들은 벌을 준다고 합니다.




환영산의 입장 허락을 받기 위해서는


다섯개의 마을에서 각각의 퀘스트를 완료하면 받을 수 있는 티켓 5장을 모아야 합니다.


그 5장의 티켓을 환영산 입구 매표소에 가져가면 입장권을 받을 수 있어요.”




‘아.. 그냥 갔으면 큰일 날뻔 했구나..’


속으로 이곳에 들어와서 물어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추가로 질문을 했다.




“그 티켓은 한사람당 한장씩 모아야 하나요?


아니면 팀으로 같이 모아서 입장 할수도 있나요?”




“한사람당 5개의 퀘스트를 통과하고 5장의 티켓을 얻어야 합니다.


그래야 환영산에 정식 입장할 수 있어요.


만약 일행중 한명이라도 정식 입장을 하지 않으면 환상의 동물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답니다.”




‘퀘스트가 많이 어렵지는 않겠지..’


나는 그때 생각보다 쉬운게 하나도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이번주도 행복한 마무리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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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3 24.07.21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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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5 24.07.16 45 0 11쪽
51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4 24.07.15 45 0 11쪽
50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3 24.07.12 4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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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1 24.07.03 5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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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4 24.06.24 49 1 12쪽
35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3 24.06.21 49 1 12쪽
34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2 24.06.20 5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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