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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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맨
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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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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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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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2

DUMMY



“하.. 오늘은 오려나..


아니면 지금이라도 나서서 찾아봐야 하는거 아니야?”




우리는 마을 입구에서 멀지 않은 카페에 앉아있다.


맞은편에 있는 [태초마을 관광 정보 센터]가 잘 보이는 카페이다.


우리는 3일째 하루 종일 이 카페에 앉아서 말 그대로 죽치고 있다.


3일 전에 이 마을에 도착해서 정보 센터의 너구리를 만나고,


세레나와 나는 확신했다.


우리가 아는 제이라면 100% 이곳에 온다.


그놈은 그런놈이다.


그래서 우리는 찾아 돌아다니는 것 보다 이곳에서 계속 기다리는 편을 선택했다.


원래 일행과 연락이 닿지 않고 흩어졌을때는


가장 마주칠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 가만히 있는 것이 좋다.


서로가 서로를 계속 찾아다니다 보면 같은 장소를 지나가도


시간이라는 변수 때문에 못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는 [환영산]이라는 확실한 목적지가 있었고,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태초마을]에 들려 스타트를 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다면 제이는 반드시 이곳에 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아.. 얘들 다치거나 한건 아니겠지?


이상한 몬스터라도 만났으면 어떻게 해..”




나는 좌불안석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첫째날은 세레나도 괜찮을 거라며,


제이와 사와를 믿으라고 나를 달래주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없다.


커피를 조금씩 입에 머금고 서점에 있는 잡지 태블릿을 넘기고 있다.





그래도 어제는 한명씩 이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고,


나머지 한명은 필요한 장비들을 쇼핑하러 다녔다.


일단 잃어버린 캠핑장비들을 다시 구매 했고,


[동물의 숲]에서 서로 연락할 수 있는 통신 기능이 있는 워치를 구매했다.


기존의 사용하던 것들은 디센트럴랜드에서 넘어 올때부터 무용지물이 되었다.


사와와 제이의 워치도 사들고 오매불망 친구들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간간이 세레나와 어떤 퀘스트를 수행할지 이야기도 하고 있었다.


[동물의 숲]에는 초기에 부동산 NFT를 구매한 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경작을 하는 사람, 어떤 물건을 생산하는 사람, 사냥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들중에 경제적인 이윤을 위해서 혹은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을 혹은 컴퍼니라는 이름의 집단들이 생겨났다.


[햇살 블루베리 농장마을],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에그박사의 곤충월드] 등등,


이런 식의 공동체, 혹은 기관이 만들어 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집단들은 정말로 해결하기 힘든 일이거나,


그렇게 힘든것은 아닌데 번거로워서 하는 사람이 마을내에 없는 일들을 퀘스트로 건다.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 중에서 단순한 관람으로 성에 차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체험과 모험을 원한다.


그래서 그 퀘스트들을 수행하며 재미와 모험을 즐긴다.


그리고 퀘스트에 따라서 경제적인 이윤을 얻기도 한다.


때로는 그 퀘스트들만 전문적으로 수행하며 직업으로 삼은 [해결사]들도 존재한다.


[해결사]는 주로 돈 되는 그리고 난이도가 높은 퀘스트를 해결한다.





[동물의 숲]은 각각의 마을과 기관이 생산하는 농산물이나 제조업.


그리고 관광을 중심으로 경제가 돌아간다.


전뇌화 AI가 된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보는 것이 아니다.


이건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보는것은 가장 저렴한 엔터테인먼트 이지만,


너무 흔한 것이기도 했다.


과거에 텍스트가 유일한 오락거리에서


그림과 라디오, 영상에 차례 차례 지위를 넘겨주었듯이,


이제 영상 그리고 3차원영상 까지도 너무 흔하고 시시한 것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감각적으로 느끼고 체험하고 싶어한다.


관광도 실제와 같은 가상현실이 흔해진 마당에


그냥 가보았다는 것은 아무런 가치를 주지 못했다.


[동물의 숲]이라는 곳에 관광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험’프로그램이 필요했다.


그래서 각각의 마을들은 의무적으로 퀘스트를 만들어서 올려야 했다.


세금을 내는 것 만큼 이 가상세계라는 사회를 유지시켜주는 시스템 중에 하나가 된 것이다.





[동물의 숲]에서 농업 등을 하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외부의 세계에서 관광을 오는 사람들은 적게는 1주일에서 한달에 걸쳐 휴가를 내고 온다.


그래서 마을을 돌며 퀘스트를 수행하고 티켓을 얻어서


[환영산]에 가서 환상의 동물들을 구경하는 코스를 짠다.


아니면 밀림에서 좋아하는 포켓몬을 잡아가서 애완동물로 키우기도 한다.


포켓몬은 주로 [동물의 숲]에서 잡을 수 있지만


다른 전뇌화 AI 거주구역으로 데리고 가서 키우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게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퀘스트들은 각각의 마을의 [관광 정보 센터]에 가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우리도 [태초마을 관광 정보 센터]에서 [동물의 숲]의 마을 들의 위치와


각각의 마을에서 제공하는 퀘스트들의 안내도를 받을 수 있었다.




“여기 [에그박사 곤충월드] 재미 있을 것 같지 않아?


가면 곤충채집으로 10 종류의 곤충을 잡으면 끝이래~


난이도 완전 최하야.


반나절이면 퀘스트 클리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무슨 곤충이야!!!


으으으.. 생각만 해도 소름돋는다.


할게 그것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선택지가 많은데,


굳이 그런걸 왜 고르니?”




“다른 퀘스트들은 힘들고 오래 걸리는게 많으니까,


딱 봐도 어린이 관광객 체험용으로 만든 퀘스트들 부터 탁탁 치고 나가야지~”




“그래도 곤충은 절대 싫어!!


다른 것들 좀 꼼꼼히 읽어봐!!


재밌는 체험들 많을 것 같은데, 골라도 그런걸 골라!”





“그런데 참 여기 지나 다니는 사람들 표정이 밝다~


다들 정말 행복해 보여!”




“대부분 휴가라서 놀러온 사람들이니까 그렇겠지?


그리고 여기 여행 경비도 비싼편이라고 하더라.


여기 올정도면 가상세계 사람들 중에서도 중산층 이상 일 거야.”





현실세계에서 죽을 때, 전뇌화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산이 어느정도 있는 사람들이다.


그 중에서 정말 부유층인 사람들도 있고,


아니면 겨우 겨우 평생동안 돈을 모아 전뇌화 적금을 완성한 사람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가상세계에 와서도 계속 직업을 갖고 일을 해야 한다.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은 심지어 죽어서도 유지가 되었다.


유한계급에 들지 못한자는 끊임없이 생산활동을 해야만 한다.


이것은 야속하고 비정해 보이지만 아직도 인간 사회는 그보다 더 좋은 시스템을 고안해 내지 못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효율 이상의 시스템을 찾지 못한것이다.




“죽어서도 계속 돈 걱정을 해야 하는거구나..”




“하지만 그렇게 얻은 휴가라서 저렇게 행복한 걸지도 몰라..


그냥 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는 것 이었다면


저 사람들이 이 시간을 이만큼 행복하게 느낄까?”




참 삶이라는게 쉽지 않다.


선과 악을 구분할수 없고, 음과 양을 구분하기 어렵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빛인지 그림자인지도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내가 하는 행동이 도움인지 방해인지 모르겠을 때도 있다.


세상이 굴러가는것이 참 오묘하다.




“우당탕탕!”




세레나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바람에 의자가 내팽개쳐졌다.


그리고 테이블에 있던 커피도 쏟아져 버렸다.



“뭐야! 왜 이래!!”



하고 세레나가 뛰어간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여기저기에 피인지 진물인지 알수없는 얼룩이 있는 상거지 꼴을 하고 있는 제이가 있었다.


세레나는 달려가서 제이에게 와락 안겼다.


언제나 나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단단해 보이던 세레나도 속으로는 걱정을 많이 했던 모양이다.


눈가에 약간 눈물이 맺혀있다.


제이 옆에 비슷한 몰골로 서 있는 사와도 있었다.


다행히 다친곳 없이 온것 같았다.


나도 벌떡 일어나서 사와를 와락 안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대로 벌컥 안아버리기엔 조심스러웠다.


나는 가서 다친곳이 없나 살펴보는척 하며 사와의 손을 잡았다.




“사와! 별일 없었어? 다친곳은 없고?”




“응, 오는길에 수련도 좀 하고 왔어.


다행히 핑크색 괴물 같은 이상한 놈들은 없었어.


너희도 그 이후에는 큰 사건은 없었어?”




“아! 우린 있었다!


일단 카페로 가자. 앉아서 이야기 하자~ 이쪽으로 와.”




“여기 디저트도 있니?”




나는 사와의 손목을 잡아 끌고 카페로 돌아왔다.


제이와 세레나는 아직 눈물의 재회를 하고 있었다.


나도 사와와 저런 단계로 발전 할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뒤에 제이와 세레나도 우리 테이블로 왔다.


제이와 나는 주먹인사를 나누며 웃었다.


그리고 그새를 못참고 사와가 주문했던 케이크 5 종이 나왔다.


카페에서 팔고있는 모든 케이크를 한 조각씩 달라고 했다.





사와와 제이가 케이크와 커피를 입으로 밀어 넣으며


며칠만에 다시 문명세계로 돌아온 감동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핑크 몬스터 사건으로 흩어진 다음날 저녁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 주었다.


밤에 높은 나무 위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이 있었고,


잡으려고 했지만 추적에 실패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제이는 우리의 재회로 들떠있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사뭇 심각해 졌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서서 [관광 정보 센터]로 갔다.


세레나와 나는 제이가 그렇게 할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고,


사와는 입 옆에 크림을 묻히며 케이크를 먹는데 열심히였다.





몇분 뒤, 제이가 너구리와의 대화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우리가 처음에 거대화 늑대를 만났을 때 부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어.


내가 알기로 동물의 숲에 그런 시스템은 없어.


밤이되면 거대화 되는 걸 들어본 적이 없어.


그리고 몬스터들은 우리가 사냥을 하려고 시도하지 않으면 먼저 공격하지 않는걸로 알고 있거든.


그래서 혹시 지금 특별 이벤트 기간이라거나,


아니면 시스템에 변화가 있었던 것인지 물어봤어.


그리고 답은..”



제이는 뜸을 들이며 눈썹을 치켜올리고 우리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다들 아무 말 없이 제이의 대답을 기다렸다.




“[당연히 그런 위험한 시스템 변화는 없습니다] 라는 답변을 받았지.


그럼 가끔이라도 에러에 의해서 그런 일이 벌어진 케이스가 있는지도 물어봤어.


그리고 답은..”



제이는 또 다시 뜸을 들이며 눈썹을 치켜올리고 우리를 바라보았다.


나는 주먹으로 살짝 꿀밤을 때리며 말했다.


“이상한거 하지마 인마!! 빨리 말해!!”




“아야.. 알았어!! 좀!! 맛깔나게 양념을 쳐 줘도 팍팍하게 만들어~~


하여간 그런 케이스가 보고된 바 없다더라고.


밀림 안에서 실종이나 사망 사고도 없었다는거야.


저정도 괴물들이 나오면 충분히 큰일이 날법도 한데 말이야.”




“저 너구리가 그런 정보를 열람할 권한이 없는거 아니야?


아니면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전뇌화 AI라면 몰라도 저런 서비스용 AI가 거짓말을 하지는 않을거야.


네 말대로 정보를 열람할 권한이 없어서 모르고 있을 가능성은 있지.”



땟국물이 흐르는 두명과 상대적으로 괜찮은 둘이 카페에 앉아서 머리를 맞대고 케이크를 입에 넣으며 고민을 이어나갔다.



작가의말

이번주도 행운이 가득하시길,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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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3 24.07.21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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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6 24.07.17 45 0 13쪽
52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5 24.07.16 45 0 11쪽
51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4 24.07.15 46 0 11쪽
50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3 24.07.12 49 0 11쪽
49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2 24.07.11 49 0 11쪽
48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6 /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1 24.07.10 5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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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2 24.07.04 41 1 12쪽
43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1 24.07.03 51 1 11쪽
42 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3 24.07.02 50 1 11쪽
» 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2 24.07.01 4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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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4 24.06.24 49 1 12쪽
35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3 24.06.21 50 1 12쪽
34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2 24.06.20 5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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