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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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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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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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7

DUMMY


밤을 세워 퀘스트 경계근무를 서고, 상황실에 불려가 설명까지 마치고나니 이미 아침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우리는 간단하게 요기만 하고 숙소로 돌아가서 잠을 자기로 했다.


호텔방의 암막 커튼이 두툼해서 햇빛 차단이 잘 되었다.


그 덕분에 낮잠 이었지만 깊게 푹 잔것 같았다.


내가 잠에서 깨어 시계를 보니 오후 2시 정도였다.


오늘 어떤 스케줄로 움직이자고 이야기한 내용은 없었다.


그냥 일단은 휴식을 취하자며 들어온 것이었다


나는 더 자 볼까 하고 침대 위에서 뒤척였지만 더이상 잠이 오지 않았다.


제이는 아직 잠들어 있었다.


나는 제이를 깨우지 않으려고 조심해서 방을 빠져 나왔다.


우선은 커피나 한 잔 사려고 나온 것 이었는데, 호텔 복도를 걷다보니 어제 일이 떠올랐다.





우선 내가 꽉 잡고 있을 때, 낚아채가는 바람에 뽑혔던 그 일당들의 팔이 생각났다.


그 수풀 옆에 던져두고 뛰어 갔었는데, 그냥 그 생각이 나서 다시 한번 현장에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의 일로 [장미축제 마을]에는 비상이 걸렸는지 모르겠지만


일반인들 중 그 상황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고, 마을은 여전히 평온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마을의 여기저기에서 작은 퍼레이드가 열리고 음악소리가 들렸다.


마을은 여전히 장미향이 가득하고 쾌적한 날씨로 예쁜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어디에서도 위기감은 느껴지지 않고 평온하고 아름다운 그대로였다.





나는 슬쩍 정문 게이트를 통과해서 유리 피라미드 밖으로 나갔다.


혹시나 낮에도 감시하는 인원들이 있는지 모서리에 세워져 있는 타워 위를 올려다 보았다.


잘은 안보였지만 낮에는 경계인원이 없는 것 같이 보였다.


최대한 누군가의 이목을 끌지 않게 키가 큰 수풀속으로 몸을 숨겼다.


이런 나를 누군가가 봤다면 내가 어제 본 검은색 후드티 일당과 다를바 없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 녀석들이 [장미축제 마을]에 피해를 준것은 없다.


관광객들을 공격 했다거나, 수출품을 망치거나 방해를 한것도 없었다.


물론 몰래 숨어서 염탐을 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나쁜 일이기는 하다.


그리고 사실 와서 몰래 구경을 하다가도 크게 잘못한 일이 없다면 그렇게 도망칠 이유도 없다.


드러난 피해는 없지만 그들이 수상한 행동을 한것은 틀림없다.






나와의 접촉으로 팔을 잃은 그 사람인지 로봇인지 알수 없는 녀석만 크게 손해를 본 밤이었다.


어제 우리가 상황실로 자리를 옮길 때,


이 현장 부근을 고양이들이 조사를 하는 것 같았는데 수풀속에 여전히 어제 뽑힌 기계팔이 떨어져 있다


고양이들이 대충 조사를 한 건지 아니면 원래 꼼꼼하지 못한 것 인지 그들의 수사는 굉장히 허술해 보였다.


혹시나 내가 지금 이렇게 방문을 하러 오면 고양이들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상상했다.


무슨일로 왔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런 걱정은 전혀 필요 없었다.


나는 그 떨어진 기계팔을 들고 키가큰 수풀을 넘어서 녀석들과 마주 했던 작은 숲으로 향했다.





그곳에도 고양이들이 무엇을 한 흔적은 없었다.


안내판 같은 것을 세워 두었다거나 ‘사건현장 테이프’라도 둘러 뒀을 줄 알았다


그냥 아무 일이 없었던 것 처럼 덩그러니 나무들이 있었다.


나는 그녀석이 연막탄을 던진 그 자리에 섰다.


그리고 주워온 기계팔을 들고 지팡이처럼 땅을 쿡쿡 찍으면서 주변을 돌았다.




“그 대장놈은 몰라도 나머지는 그렇게 빠르지는 않던데..


전부다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무리 연막이 있어도 내 아래 깔려있던 녀석이랑, 사와한테 한대 맞은 녀석까지..


그렇게 빠르게 자취를 감추었다.. 그게 이상한데.. 말이야..”




혹시나 주변에 어떤 장치 같은것이 있지 않을까 계속 땅을 찔러 보고 수풀을 들춰보고 했다.



“콩! 콩! 콩! 콩! 콩! 콩! 깡!”



‘깡??’


나는 그 부서진 팔로 땅을 두드려보며 걷다가 다른 땅들과 다른 소리를 내는 땅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부분의 흙바닥을 슥슥 발로 밀어 보았다.


그곳의 흙이 주변보다 부드럽게 옆으로 밀려났다.


그곳은 바로 쇠로 만들어진 맨홀 뚜겅 같은것이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다!! 여기로 도망 쳤구나!’




순간 긴장감이 맴돌며 심장 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후~ 가자!”


하고 혼잣말을 하며 맨홀뚜껑을 확 제쳤다.


혹시나 작은 지하 벙커 같은 것이 있다면 아직도 녀석들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 빨리 숙소로 돌아가서 친구들을 데리고 올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괜히 시간을 끌다가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했다.


오만일지도 모르지만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에서 용과의 전투를 경험하고


왠만한 위험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그냥 일단 혼자라도 진입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뚜껑을 열고 보니 작은 벙커는 아니었다.


아주 큰 크기는 아니었지만 어른은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면 될 정도 크기의 땅굴이 있었다.


NFT렌턴을 꺼내서 안쪽으로 빛을 비추어 보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꽤나 길게 땅굴이 이어지고 있었다.


어디로 얼만큼의 연결이 되어있을지는 들어가 보아야 알수 있었다.


나는 방향치에 길치 성향이 좀 있다.


여기서 혼자 진입하면 다시 돌아올 자신이 없었다.


어쩔수 없이 다시 땅굴의 뚜껑을 닫고 위를 흙으로 덮었다.


우리가 아닌 고양이들이나 [장미축제 마을]의 관련자들이 이 땅굴을 먼저 발견하지 않았으면 했다.


나는 친구들에게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 호텔로 돌아갔다.






=-=-=-=-=-=-=-=-=-=-=-=-=-=-=-=-=-==-=-=





사와와 세레나는 언제 일어 난건지 모르겠지만,


이미 일어나서 제이와 함께 식당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가 묵는 호텔의 라운지에 있는 뷔페 식당이었다.


흔한 호텔의 조식과 비슷한 퀄리티의 간단한 저녁 뷔페가 시작되었다.




“레온, 어디 갔다가 온거야?”


세레나가 테이블에 앉아 고기를 나이프로 썰면서 물었다.


나는 물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테이블에 빈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에 사와도 접시에 음식을 담아서 테이블로 왔다.




“레온 왔네~ 어디 갔다 왔어?”




“어제 사건 현장에 다시 한번 가봤어!”


나는 옆 테이블로 소리가 나가지 않게 다소 작은 소리로 말했다.


사와는 내 옆에서 직접 녀석들을 대면 했었기에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보다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거긴 왜?”




“그냥 낮잠 자고 일어났는데, 그놈들 연막탄 던지고 사라진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 근처에 뭔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가본거지.”




“그래? 그래서 뭔가 찾았니?”




“응!”




“찾았다고?? 뭔데? 혹시 다시 놈들을 만난건 아니지?”




“응, 그런건 아니고 놈들이 사라진 그 위치 아래에서 땅굴을 발견했어.”




“땅굴?? 설마 혼자서 들어간건 아니지?”




“그럼, 니들도 알잖아. 나 길치인거. 지도도 없는데 혼자 땅굴을 어떻게 들어가..


그래서 일단은 돌아왔어. 같이가자고 흐흐흐”



내가 씨익 하고 웃으면서 말하자 세레나가 눈을 지긋이 감으며 말했다.




“흠.. 진짜 버라이어티 하다.. 이젠 땅속까지 기어다녀야 하다니..”




“많이들 먹어둬~ 상황이 어찌 될지 모르니까.”




“그럼 언제 출발할거야?”




“오늘?”




“지금 밥 먹고 밤에 가자고? 바로?”




“왜? 여기서 뭐 더 하고 싶은거 있어?”




“아니 그런건 아니긴 한데.. 밤도 늦었는데 자고 내일 가도 되지 않나 싶어서.”




“에이~ 땅속은 어차피 낮이나 밤이나 똑같을 거야.


그리고 한시라도 빨리 따라가야 놈들을 추적하지 너무 늦음 기회도 없어!”




“에효~ 그래 밥먹고 방으로 가서 짐 챙겨서 나오자.


일단은 최대한 맛있게 식사는 좀 하자고!! 레온 너도 음식 좀 가지고 와~”



나도 접시를 들고 뷔페의 이곳 저곳을 돌며 맛있는 음식들을 가득채웠다.


그렇게 두세번은 왔다 갔다 하며 배가 가득 찰때까지 식사를 했다.


그리고 야무지게 디저트 코너에서 미니 케이크와 쿠키, 과일까지 마무리 했다.


우리는 방으로 돌아가서 다시 짐을 싸서 나왔다.


아직은 해가 완전히 지지 않고 노을이 하늘을 주황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장미빛과 태양이 만들어주는 하늘색의 조화는 어떤 미술작품보다 아름다웠다.


혹시 나중에 다시 올수 있다면 이 곳에서 프로포즈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마음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슬쩍 사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별 생각없이 무표정하게 그리고 씩씩하게 걷고 있었다.




‘언젠가는.. 여유를 찾고 그런날이 올까?’




문득 모든일이 끝나고 찾아올 완전한 평화를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장미축제 마을]을 떠나 작은 숲속에 있는 정체를 알수 없는 땅굴로 향했다.




“미궁까지는 아니고 미굴인가 흐흐”




발걸음을 옮기다가 실없이 혼잣말을 뱉었다.


굳이 누군가 들으라고 한 말은 아니었지만 제이가 듣고 피식하고 실소를 자아낸다.


그러더니 제이도 실없는 농담을 이어갔다.




“야 우리가 반지원정대 처럼 모험을 떠나는 일행이면 나는 직업이 뭐냐?


니가 용사하고, 사와가 검사, 세레나가 마법사. 나는 뭐하지?”





“음.. 엔지니어지 뭐..”




“판타지 게임에 그런 직업이 어딨어!?”




“그것도 이제 시대를 타고 진화 할 때가 됐어.


언제까지 고대 중세만 우려 먹을거야?


세상이 변했는데 기술로 싸워야지. 언제까지 몸으로만 싸우냐?”




나와 제이가 사내 놈들의 의미없고 결론없는 농담을 이어가고 있자 세레나가 합류했다.




“나 아직 마법사 보다는 총잡이 인것 같은데?”




“그리고 용사는 레온이 아니라 나다!”


마지막에 사와까지 합류했다.


이런 저런 경험이 쌓이고, 기술도 배우고, 무기도 생겼다.


덕분에 우리는 한층 여유가 생기고 있었다.






작은 숲 속에서 발견한 땅굴은 [장미축제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었기에 우리는 금방 도착했다.


나는 아까 혼자 왔을때 찾았던 지하 땅굴로 들어가는 뚜껑을 열었다.


폭이 넓지 않아서 한명씩 고개를 숙이고 이동해야 할 정도로 작은 땅굴이었다.


아무래도 갑자기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 내가 앞장 서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세레나 빛의 구슬 좀 만들어 줄래?


그거 내 머리 위로 고정시켜 줄수 있어?”





“레온, 여기 [동물의 숲] 입니다요~ 마법은 쓸수 없어.”





“아.. 맞다. 이제 헷갈리네. 현실인지 가상인지.. 그리고 그 가상에서도 어디에 있는 건지..”




나는 지갑을 열어서 NFT 렌턴을 현물화 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내가 가장 먼저 앞장서고 뒤에 세레나 사와 제이 순서로 이동하기로 했다.


혹시나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전투가 가능한 사람이 가장 앞과 뒤를 맡는 것이 좋다.


하지만 사와를 제일 뒤로 보내는건 마음이 용납이 안된다며 제이가 후방을 맡았다.


그렇게 어디로 이어질지 모를 땅굴 속으로 진입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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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6 24.07.25 39 0 11쪽
58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5 24.07.24 50 0 12쪽
57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4 24.07.23 60 0 12쪽
56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3 24.07.21 43 0 11쪽
55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2 24.07.19 47 0 11쪽
54 EP - 동물의 숲, 장미축제 마을 01 24.07.18 47 0 12쪽
53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6 24.07.17 45 0 13쪽
52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5 24.07.16 44 0 11쪽
51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4 24.07.15 45 0 11쪽
50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3 24.07.12 48 0 11쪽
49 EP - 동물의 숲,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2 24.07.11 47 0 11쪽
48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6 / 강철의 대장장이 마을 01 24.07.10 52 0 12쪽
47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5 24.07.09 45 1 11쪽
46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4 24.07.08 42 1 11쪽
45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3 24.07.05 42 1 11쪽
44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2 24.07.04 40 1 12쪽
43 EP - 동물의 숲, 마법도서관 01 24.07.03 51 1 11쪽
42 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3 24.07.02 49 1 11쪽
41 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2 24.07.01 41 1 11쪽
40 EP - 동물의 숲, 태초마을 01 24.06.28 46 1 12쪽
39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7 24.06.27 48 2 12쪽
38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6 24.06.26 48 1 11쪽
37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5 24.06.25 43 1 12쪽
36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4 24.06.24 49 1 12쪽
35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3 24.06.21 48 1 12쪽
34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2 24.06.20 53 2 12쪽
33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1 24.06.19 53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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