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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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흑
작품등록일 :
2024.05.16 21:01
최근연재일 :
2024.09.20 21: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283
추천수 :
0
글자수 :
59,285

작성
24.09.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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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25화

DUMMY

"변태라니... 지금은 옷 잘 입고 있거든?!"

"게다가 네 옷이랑 신발엔 1도 관심 없어!"


그의 이름은 일오.

보시다시피 그는 야광귀이다.


눈을 가릴 만큼 덥수룩한 곱슬머리이고 밤에는 빛이 난다.

다부진 몸에 살짝 그을린 피부, 손엔 자잘한 흉터들이 있다.


평소라면 헐벗은 채 다니지만 우의가 눈꼴시리다며

옷을 입힌 이후로는 우의의 옷만 입고 다닌다.


일오는 터벅터벅 방 안으로 들어와 여우나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래서? 아까 중얼거리던 그 얘기 뭐야아~?"


"아둔한 네 머리로는 말해줘도 금방 까먹을걸."

"그러니까아~ 말해줘도 되잖아."


".... 일리 있네. 뭐 짧게 이야기해주자면."

나일의 가족 타닌에서 도망쳐 이곳으로 왔어.


그때 가끔씩 나일을 돌봐주었었는데 귀찮아서 여우구슬 하나 쥐여줬었지.

근데 거기서 빛이 나더니 어린 사람의 형체가 나타났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나일이 오늘 데리고 온 그 애였어.

이런 걸 하늘이 이어준 인연이라고 하나?


뭘 주든 흥미 없어하던 애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유심히 보았었지.

"그걸 그 나일이란 애도 기억해?"


"몰라. 내가 어떻게 알아. 얘기해 줬으니 이제 여기서 나가."

"안돼. 나 볼일 있단 말이야."


"무슨 볼 일."

"아! 그게 뭐냐며언~"


그때 타이밍을 잰 듯 우의가 왔다.

"문이 왜 열려 있..."


"아 우..."

"우의~!"


일오는 애타게 찾던 엄마와 재회한 아이처럼 우의에게 안겼다.

"얘가 왜 여기 있습니까?"


"내가 알겠냐? 그래서 뭐 때문에 찾아왔어."

"나일 님과 오윤 님을 데리고 장시에 다녀오려고요."


"뭐야아~ 나도 데려가!"


우의는 우나를 빤히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던지~ 빨리 다 데려가."


"네. 유시(5시~7시)쯤 돌아오겠습니다.

그리 말하며 여우나의 방 문을 조심스럽게 닫았다.


'뭐지. 이 괴물은..'

"그.. 실례지만 혹시 얘도 같이 가도 됩니까?"


"걔가 누군 줄 알고."

"야광귀입니다. 하지만 저 이외엔 관심을 안 보이는 멍청한 변태일 뿐이니 염려 마세요."


'변태..? 손목에 표식도 아직 있기도 하고, 괜찮겠지.'

"좋아요! 같이 가요."


우리는 시장을 구경하고, 저녁도 먹고 깨끗하게 몸을 씻은 뒤 방으로 돌아왔다.

"하... 좋다~"


나는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냅다 대자로 뻗었다.

'가 아니지.. 이러다 이곳에서 뼈를 묻겠어.. 정신 차리자! 집으로 돌아가야지.'


'.... 그래도 조금은 즐겨도 되겠지.. 혼자도 아니니까.'

누워있는 내 옆에 앉아있는 나일을 보았다.


'근데 내가 다시 돌아가게 된다면 나일은 어떻게 되는 거지?'

'역시 데려갈 수밖에 없나.. 정들었기도 하고... 키, 키스도 했고...'


카메라의 줌을 당기듯 나일의 입술이 내 눈앞을 가득 채웠다.


타닌에서의 밤, 탐닉했던 입술의 감촉이 생생하게 되살아나

당장이라도 입을 맞추고 싶단 생각이 몸을 지배했다.


'진짜 오윤 미쳤나.. 이 상황에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게 맞냐.'

'오늘 아직 안 하기도 했잖아.. 그럼 해도 되는 거 아냐?'


몸을 일으켜 나일의 옆에 자리 잡았다.

뱀이 먹이를 사냥하듯 스르르 나일에게 다가가 가볍게 입을 맞췄다.


쪽- 하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오... 읍?!"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당황한 나일과 잠깐의 당황을 틈타 혀를 나일의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금세 서로가 혀를 섞는 질척한 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하아아.. 하.. 잠, 깐.. 웁!"

나일은 뒤로 빼는 날 밀어붙였다.


'수, 숨이...'

온몸으로 내 품 안에 들어온 탓에 뒤로 넘어가 버렸다.


이대론 정말 키스하다 질식사할 것 같아 어떻게든 나일을 밀어냈다.

".... 하아하아! 자, 잠깐만.. 숨 좀.. 쉬자!"


나일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이런, 눈이 맛이 갔는데..?'


쾌락에 젖어 흐리멍덩해진 나일의 눈이 보였다.

나일은 나의 목에 얼굴을 대었다.


"읏.. 뭐 하는 거야."

낮고도 간지러운 숨이 살에 닿을 때마다 몸이 살짝씩 떨렸다.


쪽- 쪽-


나일의 입술이 나의 목에서부터 쇄골로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반대로 손은 옷 안으로 들어와 허리에서 가슴으로 올라갔다.


"아! 안.. 돼. 그만.. 그만! 나, 나일!


그 순간.

누군가 문을 긁는 소리가 들렸다.


난 이때다 싶어 그 자리를 벗어나 문 앞으로 갔다.


'나이스, 타이밍...'

"누, 누구세요?"


문고리를 잡고 열려는데 나일이 다급하게 말렸다.

"오윤! 문 열면 안 돼. 밤중에 무슨 소리가 들리든 열지 말랬잖아."


"그렇긴 한데..."


문고리를 움켜쥔 손을 놓으려는 때에 밖에서

강아지와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섞인 듯한 기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살려달라고 크게 울부짖는 것 같았다.

'어떡하지.. 이 정도로 우는 거면 어디 다친 거 아냐?'


'살짝 여는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나는 결국 문고리를 놓지 않고 당기는 선택을 했다.


문 앞엔 붉은 털을 가진 여우 한 마리가 앉아있었다.


"여우?"

"문 열지말라니까...."


"상태만 확인하고 닫으려고 했어... 지금 닫으면 될 거 아냐."

'다행히 괜찮은 것 같네...'


여우의 상태를 살펴보니 다치거나 하는 위험한 상황은 아니어서 안심한 후 문을 닫으려는 순간.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와 함께 여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지고 건장한 사내의 모습으로 변모하여

닫히려는 문에 손을 넣어 닫지 못하게 막았다.


'무, 무슨 힘이...'


어떻게든 닫아보려고 하였으나 소용없었다.

"고맙구나.. 문을 안 열면 어찌하나 했더니.. 마음씨가 고운 사내라 참 다행이야."


"오윤, 그 녀석에게서 떨어져."

나는 문을 닫는 것을 포기하고 나일의 곁으로 갔다.


"저런, 겁을 먹었구나."

멀대같이 큰 키를 가진 사내가 허리를 굽혀 문지방을 넘어 방 안으로 들어오고 문을 닫았다.


우리가 나가는 것을 막으려는지 문 앞을 가로막은 채 얘기했다.

"겁을 먹은 이를 안심 시키기 위해선... 그래, 본좌에 대해 소개를 하는 게 예의겠지."


"이름은 박소사, 인간들을 날 새우니라 부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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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24.06.28 9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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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24.06.07 9 0 5쪽
9 9화 24.06.03 11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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