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괴담 속 그 버스는 어느새 내 앞에 서 있었는데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버스의 모습이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짐승의 모습과 가까웠다.
큰 이빨과 혀를 쭉 내밀고 복슬복슬한 연한 하늘색 긴 털들이
관리를 안 한 듯 엉켜있으며 이마엔 뿔이 달려있었다.
’와... 버스 맞지?‘
내가 넋을 잃고 버스를 쳐다볼 때
버스의 문이 천천히 열리고 안쪽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안 타십니까?”
“아! 아뇨!”
나는 황급히 소금을 탄 우유를 입에 머금고 버스에 올라탔다.
’너무 급하게 입에 넣어서 흘리고 먹고 했지만.. 머금고 탔으니 됐지!’
버스에 올라탄 나는 우선 주변을 살폈다.
그 안에는 나 이외에 승객은 보이지 않았고
흔히 보이는 버스의 구조와 비슷해 보였지만 짐승의 몸속 안에 있는 것 같았다.
“서 있으면 위험하니 자리에 앉아주세요.”
아까의 그 목소리가 다시 들렸고 그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사람의 형상을 한 그림자가 있었다.
'버스 기사인가? 왠지 소름 돋게 생겼는데..'
나는 최대한 버스 기사로 보이는 그림자의 눈에 띄지 않는 맨 끝 구석자리에 앉았다.
좌석은 보이는 것과 다르게 마치 푹신한 소파에 앉은 것 같았다.
‘마을까지는 오래 걸릴 것 같은데.. 조금만 잘까..?’
.
.
시간이 흐르고 잠시 뒤 몸이 엄청나게 흔들리고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깨버렸다.
‘뭐야.. 도착했나?’
“도착했습니다.”
도착했다는 기사의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열려 있는 뒷문으로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기사가 나의 손목을 붙잡고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며 내 귀에 이렇게 속삭였다.
“그들에 대해 알려고 하지 마세요.”
“그들이 당신에 대해 묻거든 답하지 마세요.”
“웅? (네?)”
“무사히 돌아가길 바랄게요.. 인간.”
동굴과 같은 낮은 목소리가 무겁게 귀를 스쳐 지나갔고,
나는 ‘인간’이란 단어를 듣자마자 황급히 기사의 손을 뿌리쳤다.
‘인간? 방금 인간이라고 말한 거... 맞지?’
“우! 우우움!? (당신 정체가 뭐야!?)”
기사는 나의 말을 무시한 채 그대로 버스 문밖으로 날 밀쳤다.
그대로 밀려 길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날 두고 버스는 매정히 사라졌다.
나는 마을에 도착했겠다 입안에 있는 우유를 ‘꿀꺽’ 삼키고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외쳤다.
“야!!! 이렇게 두고 가면 나보고 어쩌라고!!”
하지만 버스는 이미 사라졌고, 내게 돌아올 답은 없었다.
“씨이... 얼마나 세게 잡은 거야.. 응? 이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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