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난나 케이스:프로이트가 남긴 멸망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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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ei
작품등록일 :
2024.06.03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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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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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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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

DUMMY

김청은 반괘권을 훔친 거라는 최호의 질문에 온몸에 기운이 빠지면서 바닥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훔치지 않,,,았,,,어요,,,”

최호는 누워있는 김청에게 검을 겨누면서 한발자국 더 앞으로 나갔다.

“그럴 리가, 만일 네가 친구든, 아니면 반가도장의 주인인 반역복 선생에게 제대로 전수받았다면 네가 지닌 무공과 너의 대련 수준이 이렇게 차이가 날 리가 없어. ”

김청은 두 눈을 질끈 감고, 과거 민혁이 반괘권을 수련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나는 아버지를 틀렸다는 것을 반드시 인정하게 할 거야’

연공으로 땀 범벅이 된 얼굴로 결의에 찬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민혁의 얼굴이 김청의 두 눈에 어른거린다.

“전수 받은 거는 아니에요. 하지만 훔친 것도 아니에요.”

김청은 풀이 죽은 목소리로 최호의 추궁을 인정하면서 몸을 일으켜 연무장 바닥에 앉는다.

“어떻게 이 반괘권을 익힌 거야?”

김청의 대답에 최호의 목소리도 전보다는 한층 더 부드러워진다.

“민혁이 가지고 있었던 반괘권 권결로 연습한 거에요.”

최호는 검을 거두고는 김청에게 손을 내민다.

“반괘권 같은 무술은 제대로 전수를 받지 않고, 권결로만 익히다가는 큰일 나는 무술이야. 주화입마로 피를 토하거나, 미쳐버린다고. 그걸 알고 이 무술을 연습한 거야?”

최호의 내민 손을 당장 김청은 잡지 못하고, 우물쭈물한다.

“알아요. 민혁이 반괘권을 수련하다가 맨 마지막에 정신이 나가버렸거든요.”

“알기는 뭘, 이 멍충아.”

최호는 허리를 굽혀서 김청의 손을 잡아서 자리에서 일으켜 세우고는 그의 머리에 꿀밤을 때린다.

“아얏”

김청은 최호의 꿀밤 맞은 곳을 문지르며 아픈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대단하다. 어떻게 권결만 보고 이 정도까지 익혔지? 하지만 더 이상 연공은 안돼. 지금 네 무공 수준은 그릇에 물이 가득 차 있는 것과 비슷해. 여기서 좀 더 물을 채웠다가는 물이 넘쳐 엉망이 되어버렸을 거야.”

김청은 꿀밤을 맞았을 때보다, 지금 최호의 말이 더 아픈지 입술을 꽉 깨문다.

“그럴 수는 없어요. 사곡을 다시 만나는 데에 10년 가까이 걸렸어요. 이번에는 반드시 그를 꺾어야 해요.”

최호는 김청의 단호함에 한숨으로 대답한다.

“내가 무술 세계는 모르겠지만, 너는 절대 사곡을 이길 수가 없어.”

이현이 두 사람 근처로 걸어오면서 입을 연다.

“왜요? 그의 무술이 엄청난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현도 김청의 머리에 꿀밤을 때린다.

“아얏, 아, 형까지 왜?”

김청이 이현의 꿀밤에 짜증을 내는 순간, 이현은 이현의 목덜미를 왼손으로 부여잡고 카람빗 나이프를 꺼내어 그의 목덜미에 댄다.

“형, 왜?”

김청은 갑작스러운 이현의 행동에 최호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낸다. 그러나 최호는 그의 눈을 쳐다보면서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이현의 카람빗 나이프는 너무나 날카로워 이현의 목덜미에 대고 있기만 해도, 상처가 나 천천히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한다. 김청은 그제야 이현의 공격이 진심이라는 것을 느꼈다.

김청은 뒤로 몸을 빼려고 했지만 이현이 너무 세게 목덜미를 쥐고 있기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김청은 어쩔 수 없이, 이현을 떼어내기 위해서 오른 주먹으로 그의 명치를 쳤다. 하지만 김청은 이현이 크게 다칠까 봐, 주먹의 힘을 최소한으로 조절하여 그를 자신의 몸에서 떨쳐낼 정도만의 위력만으로 공격했다.

김청의 주먹이 이현의 명치를 때렸다. 분명히 그의 몸이 들썩거릴 정도의 충격이었다. 그러나 얼굴에 고통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나고, 그의 숨소리에서 쇳소리가 났지만, 이현은 결코 김청의 멱살을 놓지 않고 김청의 목에 여전히 카람빗 나이프를 대고서는 김청의 다리 사이에 왼발을 집어 넣고는 오른 발목을 빗장 걸어서 그대로 몸을 밀쳐 대었다.

그러자 김청과 이현은 그대로 바닥에 넘어진다. 김청은 이현의 몸무게까지 덤으로 뒤집어써 등에 큰 충격을 받는다. 이현은 넘어지자마자, 바로 몸을 일으켜서 김청의 몸을 올라타며 김청의 양팔을 무릎으로 누르며 그를 완전히 제압한다.

“이래서 너는 사곡을 이길 수 없는 거야.”

이현은 아직도 숨소리가 불규칙하고, 명치를 맞은 충격이 고스란히 얼굴에 드러났지만 김청을 붙잡고 있던 멱살을 풀면서, 카람빗 나이프로 김청의 미간을 살짝 찌르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너는 네 목덜미에 칼이 들어와도 나를 전력으로 공격하지 않았어. 그런 맘가짐으로는 네가 사곡보다 아무리 뛰어난 고수라고 해도 결국은 그에게 목숨을 잃을 거야.”

“그건 형이 다칠까 봐,,,”

“너는 아까 전 나와의 대결에도, 이치로 상과의 대결에서도 상대가 다칠까 봐 주저했어. 내가 손을 섞어본 사곡은 단 일초도 살초가 아닌 것을 쓰지 않았어. 그런데 너처럼 무른 녀석이 어떻게 사곡을 이길 수 있다는 거야?”

“아니에요, 저는 꼭 사곡과의 대결에서 이겨, 민혁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할 거예요!”

최호의 설득에도 김청은 사곡과의 대결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최호가 다시 한 번 김청을 설득하려고 입을 열려는 순간, 이현이 최호의 팔뚝을 잡는다.

“나랑 잠깐 의논 좀 하자.”


최호는 이현에게 이끌려 연무장 바깥쪽 툇마루로 나간다.

“너 그 나나라는 여자를 어떻게 할 거야?”

이현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최호는 곧바로 대답하지 못한다.

“나는 게리를 암살해야 해. 그런데 사곡이 있으면 힘들 것 같거든. 그래서 너에게 제안 하나 할게.”

“무슨 제안?”

“네가 사곡을 좀 상대해 줘라.”

이현의 제안이 너무 어의가 없었는지, 최호는 헛웃음을 짓고 만다.

“도대체 내가 왜? 나는 여기서 손을 뺄 거야.”

“정말? 그럴 수 있어? 너 그 여자를 죽이고 싶어 하잖아?”

이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호는 목검을 들어서 이현의 턱 밑에 가져다 댄다.

“헛소리!”

이번에는 최호 대신 이현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내 눈은 못 속여. 너는 그 여자를 설득하러 왔다고 했지만, 사실 너는 그 여자를 죽이러 여기까지 온 거야.”

최호는 목검에 힘을 주어서 이현을 튕겨낸다. 이현은 목덜미를 쓰다듬으면서 계속 입을 연다.

“나는 게리, 너는 그 여자, 어때?”

최호는 목검을 거꾸로 잡고는 몸 뒤로 숨긴다,

“사곡은 너무 사람을 많이 죽였어. 네가 게리를 죽이려고 한다면 무고한 사람들이 더 많이 죽어 나가겠지. 그래, 사곡은 내가 상대를 하지. 하지만 사곡은 보통 고수가 아니야. 거기다가 저 녀석의 반괘권까지 완전하게 할 수 있다면,,,”

“그래서,,,”

이현은 턱을 쓰다듬으면서 최호의 말을 막고는 자기의 또 다른 제안을 꺼낸다.

“저 녀석의 훈련시키면서 반괘권을 분석하면 좀 더 도움이 되지 않겠어?”

최호는 이현의 제안에 두 눈이 동그랗게 된다.

“저 놈이 자신의 수준을 몰라서 그렇지, 조금만 더 길을 열어주면 금방 대단한 고수가 될거야.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사곡과 붙으려고 하겠지. 그러나 저 맘가짐으로는 결국 사곡에게 목숨을 잃을 거야.”

이현은 갑자기 양손을 부딪치더니 싱긋 웃는다.

“그때는 네가 저 녀석을 막으면 되지. 그 정도는 되잖아?”

최호는 이현의 웃음이 징글맞도록 싫었다. 더욱이 너무나도 쉽게 자신의 속마음까지도 넘겨짚어 내는 이현의 오지랖에 진절머리가 났다. 하지만 최호는 이현에 대한 혐오감을 겨우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는 정도로 끝내 버린다.

최호는 이현에게 눈길도 한 번도 주지 않고, 그대로 뒤돌아서 연무장으로 들어가, 아직도 씩씩거리고 있는 김청의 앞에 선다.

“오늘 하루는 일단 나와 계속 대련해보자. 그리고 정말 사곡과 네가 상대가 되는지 안되는지를 판단해 보자”


연무장 밖에서 최호가 김청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면서 이현은 흡족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다.

“당신, 생각보다 무서운 사람이네요.”

아무 기척도 없이 이현의 뒤로 다가온 다카코가 말을 건넨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등장에 놀란 만도 하지만, 이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녀의 말을 대꾸한다.

“무섭기는요? 저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이지요. 요정.”

다카코는 툇마루에 올라 이현 옆에 서서 그와 함께 최호와 김청의 대련을 바라본다. 최호는 검은 더욱 빠르고 기괴해지면서 김청은 아까 전보다 더 그의 초식을 막지 못하고 금방 나가떨어졌다.

“어째, 걱정스러운 얼굴이네요. 저 친구의 솜씨를 보면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최호의 검술을 보면서 다카코의 눈가에 어두운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는 것을 눈치챈 이현이 한 마디 툭 던진다. 이현의 날카로움에 다카코는 약간 당황하지만 금방 그 기색을 어색한 미소로 지운다.

“당신의 오지랖만은 호가 참을 수 없을 것 같네요.”

말을 해놓고도 뻘쭘한지, 다카코는 시선을 먼저 돌리고는 툇마루로 내려선다. 그리고 뒤돌아서 자리를 떠나려던 다카코는 갑자기 무엇이 생각났는지, 걸음을 멈추고 다시 이현 쪽으로 돌아보며 다시 말을 한다.

“아, 혹시 다카시가 이쪽에 오면 둘이 대련하는 것은 보지 못하게 해주세요.”

이현은 다카코의 이야기에 다카시가 누군지 몰라서 잠깐 머뭇거린다.

“아, 그 아이? 아침 식사 자리에 있었던 그 아이 이름이 다카시인가요?”

다카코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뒤돌아서서 가려고 한다. 하지만 갑자기 장난기가 오른 이현이 한 마디 더 덧붙인다.

“그 아이랑 호가 닮았던데, 그 친구의 아이인가?”

이현은 심심하던 차에 그녀가 발끈하면 이것저것 최호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물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카코는 그냥 뒤돌아서 이현의 물음에 바로 답하고는 그대로 마당을 빠져나간다.

“그럴 리가요, 호는 다카시의 원수에요. 원수의 무술을 다카시가 배우는 것은 좀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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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흡혈 24.09.13 1 0 13쪽
36 이대도강 24.09.06 4 0 13쪽
35 천년협객 24.08.30 4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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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접촉 24.08.16 5 0 15쪽
32 재회 24.08.09 6 0 14쪽
31 탈출 24.08.02 7 0 12쪽
30 1971년, 런던 24.07.26 7 0 14쪽
29 한청검 24.07.19 7 0 15쪽
28 1969년, 취리히 24.07.12 6 0 20쪽
» 원수 24.07.05 7 0 10쪽
26 1967년, 데스밸리 24.06.28 9 0 14쪽
25 시험 24.06.21 7 0 16쪽
24 1965년, 네바다. 24.06.16 12 0 11쪽
23 반괘권 24.06.15 10 0 13쪽
22 1953년, 예일대 24.06.14 7 0 12쪽
21 복마전 24.06.14 7 0 9쪽
20 1941년, 클라인 24.06.13 10 0 16쪽
19 Gold Code 24.06.13 11 0 12쪽
18 1939년, 유혼 24.06.12 10 0 12쪽
17 통성명 24.06.12 10 0 10쪽
16 1909년, 영혼의 두드림 24.06.11 10 0 14쪽
15 탈출 24.06.11 9 0 11쪽
14 죽음의 행진 24.06.10 11 0 15쪽
13 비명 24.06.09 10 0 12쪽
12 격돌 24.06.08 14 0 13쪽
11 첫 만남 24.06.07 11 0 15쪽
10 맥도날드 24.06.07 10 0 19쪽
9 피지 않은 벚나무 24.06.06 1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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