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또 다른 나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새글

뉴문.
작품등록일 :
2024.07.20 16:17
최근연재일 :
2024.09.16 13:0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604
추천수 :
12
글자수 :
208,841

작성
24.08.09 10:30
조회
24
추천
0
글자
9쪽

가덕도에 불어오는 허리케인

DUMMY

김일자가 상체를 곱게 세운다.

"그건 무당이 되는 팔자인데?"

이달순은 한심하게 쳐다보더니

"내가 말했잖아. 큰 인물이 된다고 하여튼 예술이 뭔지 알아야 말이 통하지. 주둥이 닫고 현대 무용이나 감상해라"


화자는 까만 얼굴을 들더니 바닥을 뒹군다. 사람들이 지겨운 표정으로 하품을 하고 김필곤 교장이 마이크를 잡는다.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화자는 그만해라"

화자는 벌떡 일어나더니 두 손을 곱게 모아 달빛에 흐르는 눈망울로 간절히 입을 연다.

"3분이면 끝나요. 결론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야 이 작품을 이해합니다. 제발"

"됐다. 처음 시작부터 이해를 못하는데 결론을 봐서 뭐하겠노. 자 지금부터 심사위원 은잔디 가수의 인기상을 발표하겠습니다."

화자는 고개를 떨구고 단상을 내려간다. 은잔디가 가운데로 다가오더니 관중을 바라본다.

"가덕도 주민분들의 실력이 이렇게 출중한지 정말 다시 한 번 감탄을 하게 되네요. 대단한 실력자들이 경쟁을 했지만 특히 제 맘을 사로잡은 분을 선택했습니다. 인기상은"

음악이 흘러 나오고 김일자는 심장이 뛰기 시작하고 화자는 눈물을 훔친다.

"다래마을 박화자"

화자는 고개를 들고 멍하니 단상을 쳐다보고 이달순이 화자를 껴안는다.

"화자야 인기상이다. 만세 호호"

화자는 일어나더니 두 팔을 번쩍 든다.

"내가 이겼다. 오토바이여 영원하라"


시간이 흐르고 빨리 오이소 펜션에는 주민들이 시끌벅적 요란스럽고 김상중 소장이 마이크를 들고 외친다.

"모두 조용하소. 일자 누님 조용하시라니까"

갑자기 목소리가 낮아지고 김상중은 밝은 얼굴로 말한다.

"여기 토박이로 지금까지 살면서 다포리 축제가 개최되고 처음으로 다래마을이 우승을 했습니다. 자 모두 박수"

주민들은 박수를 친다.

"이번에 특히 다래마을 우승을 이끈 백형사 나와주세요"

주민들의 우레 같은 박수와 함성이 울리고 백성일은 당당하게 손을 흔들며 걸어간다. 김상중이 마이크를 건네고 백성일은 손에 힘을 준다.

"감사합니다. 저 혼자의 힘이 아니고 다래마을 여러분이 계셨으니 우승을 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상대방 선수가 기권을 해서 남자부 우승을 했지만 화자는 다릅니다. 단체전 그리고 여성부에서 개인전에 우승을 하고 인기상까지 거머쥐었으니 진정한 우승자는 화자라 생각합니다. 여러분 제 말이 맞죠?"

이달순이 손뼉을 친다.

"맞다. 우리 마을을 우승으로 만든 진정한 장본인이야. 화자야 앞으로 나가라"

화자는 손을 흔들며 마치 미스코리아 우승자처럼 몸을 흔들며 걸어간다. 백성일 앞에 발걸음을 멈추더니

"고마워요. 여러분 아름다운 밤이에요. 백형사님에게는 콩국물이 떨어질 겁니다."

김상중이 얼굴을 내민다.

"나는 나는?"

"물론 소장님에게도 호호"

화자는 마이크를 들더니 상기된 표정으로 입을 연다.

"모두 감사합니다. 20살에 해녀가 되었고 갖은 구박과 고생해 바다에서 잡은 것을 덤핑처리하는 엄마를 모시고 서러움에 눈물을 흘린 세월이 어느새 4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꿋꿋하게 버티고 오늘 같은 영광을 꿈꾸며 참고 또 참았죠. 아버지는 항상 물질을 시작하기 전에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죠. 굼벵이도 구르다 보면 언젠가 쨍하고 해뜰날이 온다고 저는 마음 깊이 간직하고 지금껏 살아왔어요."

김일자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의자에서 일어난다.

"그만 씨벌이고 노래나 불러라. 무용도 지겨워 죽는 줄 알았는데 어서 한 곡 땡겨봐라"

화자는 두 손으로 마이크를 잡더니 김상중을 쳐다본다.

"118번 눌러 주세요"

음악이 흘러나오고 몸을 미친 듯이 흔든다.

"오예. 나도 알지 못하는 날 굳이 알려고 들지마. 보여줄 수 없는 내 마음만 안타까울 뿐"

김일자는 손으로 이달순의 팔을 툭 친다.

"이게 무슨 노래고?"

"무식한 예술이라면 너무 모르네. 승철이 오빠 오늘도 난 아니가?"

"그런 노래도 있었나? 박자도 빠르고 나도 이 노래 배워야겠다."


모두가 즐겁게 술잔을 주고 받으며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입구에 이미애가 얼굴을 내밀더니

"이게 무슨 일이고?"

사람들 사이로 빠져나가며 음식을 먹는 나대오에게 다가간다.

"선배 무슨 일인교?"

"아 오늘 축제에서 우리 마을이 우승했다. 그래서 다같이 회식중이고"

이미애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식탁에 술병을 쳐다보고 나대오의 얼굴을 살핀다.

"술 마셨는교?"

벌게진 얼굴로 나대오는 웃음을 보인다.

"이렇게 경사스러운 날에 술이 빠지면 안되지. 너도 앉아라"

이미애의 귀에서 빵빵 소리가 울리며 흰 수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미쳤는교? 야간 순찰을 가야 하는데 술 처먹고 가려구요?"

"마 됐다. 오늘은 휴가라 생각하고 너도 한잔해라"

"와 미치고 팔딱 뛰겠네. 경감님이 아시면 어쩌시려고 땡볕에 말린 아귀 같은 얼굴로 앉아 있나요"

백성일이 다가온다.

"미애야 수고 했다. 오늘은 가덕도 축제라서 무슨 일이 있겠나. 너도 식사를 해야지"

"됐어. 철야 근무하고 올게"

"피곤할 텐데 그냥 쉬어라"

이미애는 입구로 나간다. 백성일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구를 쳐다보고

"책임감은 확실한 동기지"


이미애는 승용차에 오르고 시동을 켠다. 부웅웅 소리가 울리더니 삐그덕 덜컹 소리가 들리며 출발한다. 해안가 근처 어두운 곳에 차를 세우고 밝은 가로등 밑에 남자들이 모여있다. 이미애는 머리를 살짝 숙인다.

"아니 오늘 저녁에 인간들이 왜 이리 많지?"

도끼가 남자들 앞에 선다. 예리한 눈빛을 날리며 굵은 입술을 벌린다.

"잘 들어라. 이제 선물을 꺼내는 시간이 3일 남았다. 여기 인원이 총 18명이다. 내일부터 9명씩 나누어 근무를 서고"

최건이 나타나자 모두가 고개를 숙인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더니 손을 내밀고 도끼의 어깨를 두드린다.

"반갑다. 도끼"

"오셨습니까. 근데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최건은 주위를 둘러보자 이미애는 머리를 최대한 숙인다. 최건은 흐뭇한 미소를 보이더니

"이번에는 선물을 내가 가져간다."

"아 선물 때문에 오셨군요. 전 또 어떤 놈을 황천길로 보내려 오신 줄 알았습니다."

최건의 얼굴이 굳어지자 차가운 냉기가 흐르고 도끼는 섬뜩함을 느끼며 머리를 조아린다.

"죄 죄송합니다. 용서하십시오"

"전에도 말했을 텐데 입을 잘못 열면 내가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게 저승으로 간다고"

"알겠습니다. 명심하죠"

최건은 뒤돌아 발걸음을 옮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내일 보자"

모든 남자들이 고개를 숙인다.

"안녕히 가십시오"

최건의 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자 도끼는 한숨을 내쉬고 너구리가 이리저리 둘러보며 다가온다.

"형님 큰일 날뻔 했습니다. 지옥의 사자라는 것을 벌써 잊었습니까?"

"휴우. 나보다 덩치가 작으니 가끔 잊어버리네. 우선 두 팀으로 나누고 네가 지시해라. 난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려서 아무 생각이 없네. 어서"

"알겠습니다. 얘들아 이리 모여"


백성일은 어두운 해안가 벤치에 앉아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본다. 저 멀리 쓸쓸히 걸어오는 호동의 모습이 보이고 백성일은 손을 흔든다. 호동은 다가오더니 옆자리에 털썩 앉으며

"이제 나를 어떻게 할 건데? 죽이려면 최대한 아프지 않게 빨리 끝내줘"

백성일은 등을 최대한 깊숙이 기댄다.

"뭐가 그리 급하다고 천천히 하자"

호동은 백성일의 옆모습을 힐끗 쳐다보더니

"그래도 내가 언제 죽는지 궁금해서 휴우. 분명히 어머니가 100살은 산다고 했는데 모든 것이 헛된 희망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어머니가 불법으로 관상을 보시는데 반은 맞고 반은 거짓이라고 말하더라"

백성일은 상체를 곱게 세운다.

"반은 맞고 반은 거짓?"

호동은 고개를 끄덕이고

"어떤 사람의 얼굴은 형태가 변하고 아무리 쳐다봐도 얼굴 형태가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했어. 난 어릴 때 어머니가 내 얼굴을 보더니 주름이 가득하고 밝고 행복한 모습이라며 100살까지 행복하게 산다고 하셨지. 하지만 너를 만나고 어머니의 말씀이 모두 거짓말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

"혹시 나도 관상을 볼 수 있을까?"

"그럼 2만원 가져와"

덜커덩 소리에 두 사람은 펜션을 쳐다본다. 승용차에서 이미애가 내리고 백성일은 벌떡 일어난다.

"다음에 보자"

백성일은 뛰어가며

"미애야"

이미애는 뒤를 돌아보더니 주위를 살피자 고개를 숙인 채 벤치에 앉아있는 호동이 보인다. 백성일은 발걸음을 멈추고

"철야 한다며?"

이미애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청룡상회에 인원도 엄청 늘어나고 또 거물이 떴어"

백성일의 눈이 커진다.

"자세히 말해봐"

"거기에 있는 놈들보다 호리호리하고 덩치도 작은데 덩치 큰 놈들이 떠 받들고 있었지. 분명 청룡아가리파 높은 위치에 있는 놈이 틀림없어. 그런데 인원도 갑자기 많아지고 내 느낌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안에 또 다른 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1 태풍과 회오리의 차이점 NEW 14시간 전 5 0 9쪽
50 다가오는 어둠의 그림자 24.09.14 6 0 9쪽
49 12천사의 행동 대원들 24.09.13 6 0 9쪽
48 죽느냐 사느냐 그건 내 능력으로 24.09.12 8 0 9쪽
47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24.09.11 9 0 9쪽
46 천하 통일을 꿈꾸는 자 24.09.10 11 0 9쪽
45 신의 재주로 불치병을 이겨내다. 24.09.09 12 0 9쪽
44 최대의 적수가 모래알 24.09.05 14 0 9쪽
43 전설의 소나무 비밀 24.09.03 14 0 9쪽
42 강 대 강의 만남 24.09.02 14 0 9쪽
41 호동이의 필살기 24.08.28 13 0 9쪽
40 닮은 친구 만들기 24.08.27 16 0 9쪽
39 생명의 씨앗을 그대에게 24.08.26 20 0 9쪽
38 검은 권력의 암투 24.08.23 14 0 10쪽
37 물랑루즈 클럽 24.08.21 16 0 9쪽
36 밝게 빛나는 도검의 위력 24.08.20 18 0 9쪽
35 내 길은 형사다. 24.08.19 20 0 10쪽
34 병실에서 인연은 이어지고 24.08.17 25 0 9쪽
33 최건과 백성일의 혈투 24.08.16 25 0 9쪽
32 연인 아닌 친구 24.08.15 23 0 9쪽
31 제일기업 가족 모임 24.08.14 22 0 9쪽
30 기운을 보충하다. 24.08.14 22 0 9쪽
29 원수와 은인의 사이 24.08.13 20 0 9쪽
28 심증과 물증을 확인하다. 24.08.13 18 0 9쪽
27 해저 선물을 찾아라 24.08.12 22 0 9쪽
26 은밀하게 침착하게 24.08.12 23 0 9쪽
25 블랙홀 능력자 주정철 회장 24.08.11 28 0 9쪽
24 완벽한 만남 완벽한 계획 24.08.10 25 0 9쪽
23 우연과 인연의 만남 24.08.10 21 0 9쪽
22 백성일 비밀이 밝혀지다. 24.08.09 26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