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퍼펙트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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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루돌프
작품등록일 :
2024.07.2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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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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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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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퍼펙트 클리어 002화

DUMMY

딸꾹.


한번 걸린 딸꾹질은 멈출 줄 몰랐다.


아니. 이거 실화야? 언더월드?


장성진은 곧바로 컴퓨터로 달려갔다. 게임 파일 구석에 박아둔 증오의 게임. 언더월드.


클리어한 다음 날 자신의 블로그인 ‘게임 가이즈’에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찍어둔 스크린샷과 영상이 전부 날아가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게임.

설상가상으로 클리어했음에도 오류로 인해 세이브 파일까지 날아갔다. 원래는 죽어야만 세이브 파일이 날아가는데!


그래서 블로그에 포스팅도 못 하고 구석에 처박아두기만 했는데.


띠링. 띵띠링.


언더월드 특유의 기계음 섞인 메인화면 브금.


‘실행은 된다.’


3년이 지났고, 신이 개입했다는 설이 있음에도 장성진의 컴퓨터에 깔린 언더월드는 멀쩡히 실행됐다.


혹시 몰라 직접 확인해본다. 삐리링. 화면도 잘 넘어가고.


이번에는 인터넷에 직접 검색해보니.


언더월드 게임.


휘리릭.


쏟아지는 글들.


장성진은 계속 내려가 사람들 반응이 가장 뜨거울 것 같은 게시물을 클릭했다.


제목 : 별점 1점 준 새끼 죽었을 것 같으면 추천. 살아있을 것 같으면 비추천.


뉴튜브 숏츠 영상에 악플 같지도 않은 댓글 단 네덜란드 사람도 죽었는데 별점 1점 준 사람은 어떻게 됐을 것 같냐?

죽었다. 추천.

살아있다. 비추천.


조회수 76만. 추천 53만. 비추천은 8만5천.


아래는 죽었다고 추천 누른 사람들이 쓴 댓글.


└뭔 ㅅㅂ. 당연히 뒤졌지.

└리뷰는 확인할 수가 없어서 잘 몰라도 별점 1점 준 거 보면 쌍욕 적어놨을 것 같은데, 그냥 쪼잔하다고 한 네덜란드 사람도 죽었는데 1점 준 애는 당연히 죽었지.

└균열 때문에 땅값 떨어진 사람 : 죽었어야 함. 안 그럼 내가 죽임.


여기서부터는 살아있을 거라고 비추천 누른 사람들이 쓴 댓글.


└결제 기록도 날아가서 추적이 안 된다며. 살았을지 죽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데 왠지 살아있을 것 같음.

└너네는 군대도 안 가봤냐? 원래 이등병이 잘못하면 이등병을 족치는 게 아니라 위에 선임들 족친다. 그게 당사자한테는 훨씬 고통스럽거든.

└근데 살아있다면 이 글 보면서 무슨 생각 할지 궁금하지 않냐?

└└ 우리 비웃고 있을 듯.


흠칫!


화들짝 놀란 장성진은 급히 스크롤을 올렸다. 그리고 비추천 꾹. 그러고 나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파사삭.


장성진의 간이 콩알만 해지는 소리였다.


‘조, 좆됐다.’


23살 장성진이 언더월드에 별점을 준 지 3년이 지났고, 균열 사태가 발생한 지도 3년이 되었다.


그동안 발생한 사상자가 수천만가량. 집계되지 않은 사상자까지 하면 더 많을 거고.


부상자와 피해 금액, 균열 사태에 따라 상승한 물가까지 고려하면···.


일단 들키면 죽는다. 그것만은 확실했다. 다행이라면 추적이 안 된다는 점일까. 티 내지만 말자.


‘아니. 근데 이게 언더월드랑 무슨 연관이 있다고? 그냥 개소리 아냐?’


균열, 균열, 언더월드, 언더월드.


현실을 부정하기 위해 관련 키워드를 미친 듯이 검색하기 시작.


남들은 언더월드의 소개 글 정도만 아는 반면 자신은 올 클리어. 검증도 내가 하는 게 제일 정확하지.


그리고 그 결과.


꾸우욱, 탁!


볼을 꼬집은 다음, 놓는다. 아프다. 꿈이 아니다.


‘미친.’


균열 사태와 언더월드는 소름 끼칠 정도로 똑같았다. 부정할 거리가 없다.


그래도 혹시? 내가 놓친 게 있지 않을까?


장성진은 어느덧 눈에 핏발을 세운 채 다시 검색하기 시작했다. 자기를 욕하는 글이 있으면 후다닥 넘겼다.


장성진은 균열 사태가 원래 남 일이라고 생각해 뉴스만 봤고, 평소에는 일이랑 자신의 블로그인 ‘게임 가이즈’의 포스팅에만 신경 썼기에, 균열이나 플레이어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모른다고 할 수 있다.


띠링, 띵띠링.


‘균열,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다섯 대륙에 골고루 분포돼 있고, 각성한 사람들은 ‘플레이어’라고 부르고.’


띠리링.


‘각 균열의 주변은 태풍, 용암, 해일 등 자연재해가 몰아치는 환경으로 뒤바뀌게 되고. 아시아는 태풍. 균열을 일정 기간 공략하지 않으면 범위가 확장되고.’


띠링!


“아오! 아까부터 더럽게 시끄럽네!”


이놈의 언더월드!


아까 언더월드를 끄지 않았기에, 방안에 언더월드의 메인화면 브금이 계속 울리고 있었다.


장성진이 도끼눈을 뜨고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는데.


[장성진 님은 플레이어로 선정되셨습니다.]


컴퓨터 속 지긋지긋한 언더월드의 화면이 아닌, 흑색의 홀로그램 창이 장성진의 눈앞에 놓여 있었다.


“···플레이어?”


이건 뭔 소리?


헛것을 봤나 보다.


눈을 질끈, 감고 홱. 뜬다.


[장성진 님은 플레이어로 선정되셨습니다.]


그래도 보이는 홀로그램 창.


장성진이 손을 휘휘 젓자, 그제야 뭉게구름처럼 사라진다. 마치 게임 속에 들어온 것처럼 신기한 느낌.


“지, 진짜로?”


플레이어로 각성한 사람들은 소위 ‘로또 맞았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일단 확률부터 미쳤으니까. 0.1%. 1,000명당 1명꼴.


이 플레이어들을 지원하는 정부 기관이 있고. 국제기구도 있고. 해서 숙련된 플레이어들이 받는 대우는 거의 국회의원급.


공항 귀빈실 이용, 출입국 절차 간소화, 각종 교통 및 의료지원.

법률 자문, 신분 보호 제공 등등.


여기에 돈까지 쥐여준다. 와우.


물론 ‘숙련’된 플레이어만이다. 일반 플레이어들 역시 관리 대상에 들어가고 계약도 할 수 있긴 하나, 플레이어가 균열 공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약간의 지원만 해주는 정도.


그래도 아예 시작 지점에 설 수 없는 사람들도 있으니, 일단 플레이어가 되면 축복받았다고 보면 된다.


“근데 이게 왜 나한테?”


행운은 행운이긴 한데.


나는 대놓고 별점 테러한 사람인데?


언더월드를 만든 사람이 신인지 악마인지 모르지만, 일단 균열 사태가 언더월드의 세계관과 똑같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근데 겨우 쪼잔하다고 한 네덜란드인한테는 벼락을 떨어트리더니, 악플에 별점까지 테러한 나한테는 이런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일단 확인해보자.


확인법은 간단하다.


“상태창!”


[이름] 장성진

[칭호] 없음

[소속 균열] 검의 제국 프라하(아시아)

[레벨] 1

[업적] 없음

[전투력] 5

[보호] 5

[특성] 룬 나이트

[특성 스킬] 룬 소환(1/5), 룬 합성(1/5), 룬 정화(1/5)

[전투 스킬] 없음

[일반 스킬] 균열 입장, 균열 전용 인벤토리, 균열 전용 보호막(1일 1회 충전)


휘리릭, 하고 눈앞에 뜨는 상태창.


“···진짜다.”


균열 입장이나 보호막, 인벤토리는 말 그대로.


전투력은 통합 스탯.

힘, 체력, 민첩 이렇게 이루어져 있고, 합산해서 올라가는 방식.


운동을 많이 하던 사람들은 보호를 제외한 스탯이 1이나 2 추가 적용된다던데, 장성진은 바람직했고.


특성은 룬 나이트였다.


‘룬 나이트?’


균열은 거대한 힘의 충돌로 생겨났고, 룬은 균열로 인해 깨지고 흩어진 세계의 파편.

충돌 당시의 힘을 머금고 있어 언더월드의 핵심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룬 나이트. 룬을 다루는 기사.


언더월드 주인공의 능력도 룬 나이트.


‘우연의 일치겠지?’


플레이어들의 특성은 각양각색이라고 하니 말이다. 기사, 소환사, 마법사, 격투가 등. 룬 나이트는 기사류 특성 중 하나일 터.


그것보다 장성진이 주목한 것은 ‘룬 소환’이라는 것이었다.


룬은 균열 안에서만 얻을 수 있어 당연히 고가로 판매되는데.


특성 스킬 룬 소환.


‘스킬로 룬을 소환해서 판다면?’


빠듯한 생활비, 엄마 병원비, 동생 학비뿐만 아니라 내 노후 자금까지 쉽게 마련할 수 있을지도.


“룬 소환!”


파앗!


하면서 룬이 소환되지는 않았다.


목소리가 작았나?


“룬 소환!!”


자세가 잘못됐나 보다.


“룬! 소! 환!”


그러자.


쾅!


“시끄러워, 오빠! 공부에 집중 안 되게 뭐 하는 거야!”


허억!


나오라는 룬 대신 여동생이 문을 열고서 큰소리친다.


장민서, 장성진의 여동생.


장성진이 일단 집안의 기둥이라고 치면 장민서는 집안의 자랑.


명석하고, 어여쁘고, 그래서 명문대에 다니고 있고, 학비도 자기가 마련하고, 지금은 시험 기간이라 한창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


“또 게임?”


째릿!


반면 장성진은 당장 돈을 벌어서 집안에 보탬이 되고는 있다지만, 게임 폐인.


일 갔다 오면 집에서 게임만 하는 게임 중독자.


다니는 일자리도 안정적이지 않고, 그렇다고 친구를 만나는 것도 아니고. 장민서가 보기에 장성진은 형편없는 오빠였다.


장성진 본인은 나름대로 운동도 하고 ‘게임 가이즈’란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서로 얘기도 잘 안 하는데 알 턱이 있나.


“일 갔다 왔다고 게임만 하지 말고, 기능사라도 따지? 요즘은 다들 그렇게 하거든?”


장민서가 문을 쾅 소리 나게 닫았고. 장성진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옛날에는 잘 따랐는데.’


어쨌든.


‘왜 안 돼?’


검색하면 다 나온다.


‘플레이어는 현실에서 일반 스킬 외에 스킬을 사용할 수 없음.’


인벤토리도 균열에서 얻은 템만 넣다 빼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지, 다른 물건은 집어넣을 수 없다고.


즉, 아무리 능력이 있든 현실에서는 일반인과 비슷하다는 소리.


완전히 게임이었다.


그렇게 검색하다가 발견한 영상.


균열 내 영상 촬영 장치를 이용해 찍어둔 것이었다.


환경은 죽은 숲. 나무며 풀이며 말라비틀어진 곳.


출몰 몬스터는 도끼를 든 암석 고블린 전사 열 마리.


“끼야악!”


돌덩이인 척하다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덮치는데!


타앗!

콰쾅!


순식간에 뒤로 물러서서 강력한 폭발 마법을 날리는 플레이어.


거센 연기가 확 튀어나오더니, 이내 고블린이 연기를 뚫고 나타나 다시 달려든다.


쿵!


피하고.


쾅!


반복.


폭발의 충격 때문인지, 원체 그런지 느릿한 움직임 때문에 계속 도망치는 플레이어를 따라가다 맞기만 하는 암석 고블린들.


콰쾅!


마나가 떨어졌으면 마나를 채우고.

체력이 떨어졌으면 그래도 죽어라 거리를 벌리고.


그렇게 폭발을 십여 번 정도 날리자, 뭉게구름 같은 연기가 흩어진 자리에 암석 모양의 살덩이만 남게 되었다.


이어서 촌스러운 트럼펫 소리와 함께 나타난 홀로그램 창.


그곳에는 스테이지 클리어라는 간단명료한 글귀가 적혀져 있었다.


‘스테이지 3-4?’


균열에 각 스테이지는 20까지 있고, 스테이지 하나에 클리어 구역은 5개.


언더월드에서 3 스테이지는 아직 초반 구간.


그런데.


‘왜 암석 고블린을 저렇게 죽이는 거지?’


장성진은 영상을 보니까 조금씩 옛날 생각이 나는 듯했다. 초반부터 지랄맞은 난이도를 자랑했던 언더월드를 깨겠다고 진짜 고생했었지.


암석 고블린 전사는 카멜레온 같은 놈들로. 멀리서 때릴 거라면 돌덩이인 척할 때 때리면 살이 좀 더 연해서 쉽게 잡는데. 저렇게 힘겹게 잡을 게 아닌데.


물론 주변에 널린 게 돌덩이뿐이라 판별하기 조금 어렵긴 하지만.


그렇게 장성진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영상을 이것저것 챙겨봤다.


앗!


‘벌써 시간이!’


늦었다!


스프링처럼 튀어나와서 재빠르게 나갈 채비를 하는 장성진!


옷 갈아입고! 세수하고! 아침은 늦었으니까 넘기고!


“아침은!?”

“미안! 늦어서!”


후다닥!


“그럼 두유라도···.”


쾅!


장성진이 나가자, 집안은 마치 폭풍이 지나간 것처럼 시끄러웠다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장민서는 아직도 먼지가 뭉게뭉게 일어선 현관 쪽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다가, 자기 방에 홱 들어갔다. 아침 굶으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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