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퍼펙트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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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루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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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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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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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퍼펙트 클리어 003화

DUMMY

언더월드의 세계관을 짧게 요약하자면.


평화롭던 세상에 모종의 이유로 커다란 균열들이 나타나, 이를 막기 위한 플레이어의 여정을 그려낸 것.


네 개의 대륙에 큰 균열이 하나씩 있고, 큰 균열 주위로 작은 균열들이 있으며, 균열 안쪽에는 각기 다른 멸망한 세계가 있었다.


마법의 성지 프로메테우스, 원시 행성 자구르, 명계 아칸, 하늘도시 프루나가 그 정체.


그리고 플레이어가 사는 세계는 검의 제국 프라하.


오늘날 지구에 나타난 균열은, 프라하까지 해서 다섯 개였다.



-



3년 전, 세상 곳곳에 균열이 생겨났다. 큰 균열 다섯 개가 오세아니아를 뺀 각 대륙에, 작은 균열은 큰 균열이 있는 대륙에 듬성듬성.


균열이 나타날 때 어떠한 전조도 없었고 당장 가해진 충격도 없었다.


다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균열 주위로 특수한 환경 변화가 생겨났다.


아시아 대륙에 있는 균열 주위로는 크고 작은 폭풍들이, 아프리카에 거대 규모의 화산 폭발이, 유럽과 중동 쪽에는 번개가 계속 내려치는 등.


점차 확장되는 재난에 따라 인명 피해로만 수천만이고 피해 금액은 수백 조에 달하였다.


차후 균열 안의 환경이 지구에서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균열 안의 세상은 전부 멸망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균열의 등장 이후 각성한 ‘플레이어’들이 발견한 것이었다.


원래 균열 근처에는 재해가 휘몰아쳐 접근도 못 하지만, 플레이어는 어떠한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고, 균열 안에서 막강한 힘을 구사하여 균열을 공략할 뿐만 아니라 그곳의 정보도 얻어냈다.


균열 확장에 카운트가 있다는 것도 플레이어들에게만 보였다.


안에 각 스테이지가 있는데 100일이란 기한 내에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 일수가 초기화되고, 그렇지 않으면 균열이 커지는 식.


균열이 확장하면 재난 범위도 커진다. 한 번에 반경 10km. 작은 균열만 반경 10km고 큰 균열은 무려 반경 100km라, 한 번 확장하면 그 대륙에 말도 안 되는 피해를 남기는 셈.


다행히 아직 그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경고만 떴을 뿐.


문제는 지금 대륙마다 진전이 더딘 상태라, 다들 급급한 상태.


그중 가장 위태로운 건 아시아.


인구수가 가장 많은 만큼 11 스테이지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으나, 100일이라는 기한이 있다는 걸 모르고 급하게 밀다가 막혀버린 것.


자기들이 제일 세니까 다른 대륙 플레이어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어 완전히 미쳐버릴 노릇.


이제 1달 정도밖에 안 남았는데, 어떡하면 좋지?


중국의 플레이어 랭킹 1위 샤오린에게 초조함 섞인 기대가 쏠리는데.


문제는 그렇다고 막 도전할 수도 없다는 것.


아무리 언더월드의 시스템이 그대로 도입됐고, 플레이어는 게임처럼 균열을 드나들 수 있다지만, 주어진 코인은 남들처럼 딱 하나.


코인을 소모하면 현실에서도 사망.


오락기 게임을 딸랑 100원 하나로 올 클리어해야 하는 셈.


랭킹 1위. 즉, 선두주자.


선두주자가 사라지면 기록을 경신하기 무척 힘들어진다는 건 당연한 사실.


하여, 아시아 전체에서 눈을 부릅뜨고 돌파구를 찾고 있는 실정이었다.



-



나 때문에 세상이 요지경이 되었다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장성진이 엄청난 죄악감을 품지는 않았다.


‘나라고 이렇게 될 줄 알았나?’


피해자, 그리고 유가족들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고 미안하긴 한데, 나라고 의도해서 그러지는 않았으니까.


게임에 별점 1점 줬다고 세상이 멸망 위기에 놓이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는가. 코웃음이나 흘리고 말지.


차라리 내 행동으로 게임 제작자가 상처받았다고 한다면 그게 더 뒤끝이 남을 것이다. 이건 스케일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하여 장성진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회피하는 쪽을 택했다. 안 그럼 미칠 것 같으니까.


-


장성진은 3교대 공장에서 일했다.


원래 야간 편의점 알바를 했었는데, 따로 계획이 있는 게 아니라면 남들처럼 아침에 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게 낫다는 여동생, 장민서의 부추김 때문이었다.


오늘은 꿈에만 그리던 금요일. 내일부터 이틀간 쉰다.


“아!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그래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게임이나 주야장천 하던 장성진이었지만, 오늘은 웬일로 휴대폰에 빠져 있다.


그가 보고 있는 것은 특수 영상저장 장치로 촬영한 균열 공략 영상.


마치 판타지 영화처럼, 사람이 괴물들을 상대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장르이다.


눈요깃거리로 보는 영상답게, 시청자들은 별생각 없이 멍하니 보는 경우가 많지만.


“아! 그 스테이지는 시간제한이 촉박해서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데!”


장성진은 새댁을 쪼는 시어머니로 빙의한 듯 영상을 하나하나 보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게임 폐인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 중 하나였다.


아는 게 나와서 어떻게든 참견하고 싶은 마음에 근질근질하는.


이런 장성진이 특히 답답해하는 영상은, 바로 어제 봤던 3-4 스테이지 공략 영상.


이 사람은 특이한 게 3-4 스테이지 공략 영상만 올렸다. 그 수가 무려 100개 남짓.


그래서인지 반응도 좋지 않다.


└이 새끼는 세금 받아 처먹으면서 왜 같은 스테이지만 돎?

└└내 맘임.

└이런 꿀만 빠는 새끼는 어떻게 제재 못 하냐? 균열 공략 의욕도 없고 세금만 빠는데?

└└어쩔.


온통 욕만 적혀 있는데. 영상 제작자도 성격이 있는지 하나하나 대댓글을 달고 있는 상황.


장성진도 달았다.


└같은 스테이지만 도는 건 둘째치고, 왜 그렇게 힘들게 잡음? 100번 정도 돌았으면 좀 더 쉬운 방법 없나 생각해볼 만하지 않음?

└└(new!) 꼽으면 네가 돌든가.


“이 새끼가···.”


부글부글.


그래서 지금 공략하러 간다.


원래 공략할 생각이었지만.



-



“균열 입장.”


그러자.


파앗!


장성진의 눈앞에 반투명한 거대한 세계지도가 나타났다. 마치 이 지구를 한눈에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


장성진의 관심은 오직 검의 제국 프라하로 향하는 균열.


검의 제국 프라하가 아시아에 있고, 공략 기한이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왜 프라하가 있는 거지?’


검의 제국 프라하. 대륙 이름도 프라하.

프라하는 언더월드 내 주인공이 사는 대륙. 즉, 작 중 내내 멀쩡.


그러니 언더월드 내 균열 시스템이 지구에 그대로 나타난 거라면, 프라하를 제외한 4개의 균열만 있어야 할 텐데.


‘당장 갈 수 있는 데도 프라하밖에 없네.’


플레이어는 자신이 소속하고 있는 대륙의 균열만 공략 가능한 상태.


물론 안 그래도 프라하부터 시작할 생각이었긴 하다.


스토리 상으로 그랬다.


프라하 대륙의 끝자락에서 평온하게 살고 있던 용병, 플레이어가 바람이 강해진 이유를 조사하다 여러 사건 사고에 엮이게 되는.


각 균열 위에는 1부터 20까지 스테이지가 표시돼 있는데, 장성진은 처음이라 1 스테이지 중에서도 1-1구역만 해금되어있는 상태.


‘어떻게 하지?’


1-1을 누르자.


세계지도가 연기처럼 사라지더니 평온한 풍경의 수풀이 장성진의 앞에 드러났다.


무척이나 신기한 광경.


‘이거 꿈 아니지?’


팔다리 움직이고, 감각 멀쩡하고. 볼을 잡았다가 놓으니 아프기까지 했다.


꿈이 아닌 현실.


그토록 똥겜이라 욕했던 언더월드이지만, 그 게임 속 세상에 오자 장성진의 심장은 크게 뛰었다.


어느 게임 폐인이 이런 상황을 동경하지 않을까. 게임 속 세상에 들어오는 순간을.


바로 그때!


[균열 내부 : 검의 제국 프라하, 1-1]

[정보 : 바람이 심하게 분다. 루카스 도나웨일은 허술한 집을 보수 작업하기 위해 목재를 구했다.]

[클리어 조건 : 나무 원목 0/1]

[실패 조건 : 1시간 초과 및 임무 포기]


실제 게임처럼 휘리릭 뜨는 정보창들.


루카스 도나웨일은 언더월드의 주인공. 즉, 지금의 플레이어를 가리킨다.

누가 봐도 게임 속 주인공의 이름이었기에, 언더월드란 게임이 균열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기도 했다.


멍하니 보다가 팔을 휘휘 저어 치우려는데 이상하게 팔이 무겁다. 어느덧 장성진의 손에는 큼지막한 도끼가 들려 있다.


‘도끼도 바로 주네.’


루카스 도나웨일이 사는 오두막에 들러서 구해야 하나 싶었는데.


도끼가 있으면 간단하다. 그냥 나무를 패기만 하면 됐다. 따로 몬스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무척 쉬운 난도.


여느 게임처럼, 언더월드에서도 1-1은 튜토리얼 격이었으니 그렇다.


원래는 표시되는 안내를 따라 조작키를 익히면서 임무를 수행하지만.


‘따로 보이는 건 없다.’


그래도 게임과는 다른 부분이 있는지, 친절하게 안내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상태창이나 스킬 같은 것만 빼면 현실과 똑같다고 보면 될까.


일단 나무를 패려는데.


‘언더월드에서도 이 나무를 팼었나?’


가만히 나무를 보던 장성진은 무언가 괴리감을 느꼈다.


원래는 표시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이 나무가 좋겠다.’ 하는 메시지와 함께 해당 나무를 팼었기 때문.


지금은 그런 안내가 없기에 아무 나무를 패도 상관없나 싶겠지만.


‘퍼펙트 클리어’라는 게 있다.


보이는 조건을 완수하면 그냥 클리어, 히든 조건을 충족하면 퍼펙트 클리어. 게임으로 치면 별 3개.


퍼펙트 클리어를 하면 특별 보상이 주어져서, 여유만 있다면 퍼펙트 클리어 조건을 찾으려는 플레이어들이 수두룩.


하지만 1-1을 퍼펙트 클리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튜토리얼 스테이지니까.’

‘있었으면 우연으로라도 발견됐겠지.’


그래서 아예 퍼펙트 클리어라는 개념이 없는 취급 받고 있다.


1-1인 만큼 누구나 거쳐 가는 구간이고, 안전지대라 아예 1-1에 눌러앉아 소소한 용돈벌이만 하는 플레이어들도 있으니 의심이 아닌 확신으로 굳어진 상태.


‘이 나무는 아니고, 이 나무도.’


전부 언더월드를 플레이해본 적 없는 사람들.


장성진이 기억하기에 그때 게임에서 팼던 나무와 주변에 널린 나무는 달랐다.


좀 더 반들반들하고, 작게 X자로 흠이 있고, 수북한 낙엽으로 둘러싸여 있는···.


‘있다.’


있었다. 게임과는 조금 다르게 수풀 안쪽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야만 볼 수 있었다.


팍!


발견한 즉시 나무를 패기 시작하는 장성진.


힘 전달이 잘되도록 직선으로 휘두를 수 있게 자세를 잡아주고, 야구 방망이로 날아오는 공을 치듯 계속 나무를 패주면···.


팍! 팍팍!


“헉헉···.”


힘들다.


아무리 균열 전용 능력 보정이 된다지만, 아직 1-1 스테이지라 현실의 능력치가 그대로 따라온 상태.


게임도 체력이 국력이라고, 평소 팔굽혀펴기나 턱걸이 같은 운동을 틈틈이 해서 망정이지, 평범한 게임 폐인이었다면 지금쯤 드러누웠을지도.


‘다른 방법 없을까?’


좀 더 쉽게 나무를 팰 방법이···.


아!


“룬 소환!”


스으으···.


그러자 은은한 빛이 나타나 형태를 갖추더니, 주먹만 한 크기의 하얀색 돌이 되었다.


[성장의 룬]

힘, 민첩, 체력 중 영구히 스탯 +1. 순차 적용. 3회 적용 시 전투력 +1로 표기.


“헉!”


땡잡았다!


룬은 기본적으로 일회용 아이템.


그중 사용하면 영구히 스탯이 올라가는 성장의 룬이라는 게 있다.


그 가치는 천문학적으로 높아 개당 수천만에 달하는데.


‘팔자!’


그런데 밑에 작게 적혀져 있는 글씨는 뭐지?


※룬 소환으로 소환된 룬은 소환자에게 귀속된다.


“아.”


쓰자.


뾰롱!


[성장의 룬 효과로 힘+1]


룬이 물처럼 찰랑이더니 그대로 몸에 흡수되어, 장성진은 전보다 힘이 오른 느낌을 받았다.


이 기세를 몰아서.


팍팍!


패던 곳을 계속 패고, 반대쪽으로 넘어가 계속 패니.


우지끈.

쿵!

쿠구궁···.


“아악!”


나무가 서서히 기울더니, 반대쪽으로 넘어가 요란스러운 소리를 낸다.


[나무 원목 구하기 (1/1)]

[검의 제국 프라하, 스테이지 1-1 클리어]

[보상 : 마석 100g]

[레벨 상승 1->2]


“아파라!”


[공지 : 익명의 플레이어가 균열(프라하) 1-1 스테이지를 퍼펙트 클리어했습니다.]

[퍼펙트 클리어 보상 : 우리의 친구, 픽시.]


‘깼다.’


퍼펙트 클리어.


장성진이 달뜬 숨을 내쉬며 멍하니 안내창을 보는 사이,


“이봐요!”


안내창에서 머리를 빼꼼 내민 채 눈을 부릅뜨고 있는 60cm 크기의 연두색 요정이 있었다.

게임 언더월드의 가이더, 숲의 요정 픽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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