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퍼펙트 클리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아픈루돌프
작품등록일 :
2024.07.24 21:44
최근연재일 :
2024.08.07 22:0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87
추천수 :
0
글자수 :
58,013

작성
24.08.06 22:00
조회
7
추천
0
글자
11쪽

올 퍼펙트 클리어 009화

DUMMY

균열 관리처에 계약을 신청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처음부터 전화하거나, 아니면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든가.

근데 어차피 전화는 둘 다 한다. 그래도 확인 전화는 가야 할 것 아닌가.


물론 장성진이 하려는 방법은 후자. 전화 시간이 짧아지는데?


인적 사항, 스테이지 공략 현황, 원하는 계약 장소···장소?


계약 장소는 자택과 균열 관리처 방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플레이어 배려 차원이다.


먼저 자택, 재빠르게 시뮬레이션 돌려 보면.


띵동.


‘오빠, 뭐 시켰어? 네, 잠시만요···네? 균열 관리처요? 플레이어? 계약? 우리 집에 그런 사람 없는데요. ···장성진은 우리 오빠 이름 맞아요···엄마!!!’


아니면.


‘오빠, 그 사람들은 누구셔? 뭐? ···엄마!’


미친.


‘자택만큼은 절대 안 돼!’


장성진은 자기가 플레이어라는 걸 가족한테 철저하게 숨기고 있다. 들키면 안 그래도 편찮으신 엄마가 무척이나 걱정하실 테니까.


균열 관리처 방문 체크. 이제 확인만 누르면.


‘정상적으로 신청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기다리면 전화를 준단다. 장성진은 떨리는 마음을 겨우 가라앉혔다.



-



“뭐야? 주말에 신청?”


주말에도 어김없이 관리과에 출근한 김재희 과장은 방금 홈페이지에 들어온 플레이어 계약 신청 건을 클릭했다. 아침인지라 늘어지게 하품이 나온다.


“확인 사항 안 읽었나 보네. 원래 주말에는 안 받는데.”


주말에도 계약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그건 평일에 확인 전화까지 끝마쳤을 경우.


이 플레이어는 운이 좋다. 오늘은 집에 있어봤자 딴짓만 해서 출근했으니까 받는다. 모든 건 퍼클러와 계약하기 위해.


“이름 장성진, 26살.”


근데 진짜로 어떻게 계약하지?


저번 주에는 4명과 계약했다.

전부 1~2 스테이지를 돌고 있는 쪼렙 플레이어였다. 혹시 퍼클러일까 기대했는데, 결과는 꽝.


퍼클러는 지금 3-1 스테이지까지 깼는데, 지금까지 연락이 안 온 거 보면 중국이나 일본과 계약했을 확률이 높다.


관련 기사를 본 적 있다. 중국과 일본이 퍼클러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고. 올 퍼펙트 클리어라는 미친 플레이언데 당연하지.

추정 계약금은 수천억. 각종 혜택도 수두룩. 중국은 돈이 많다. 한국에 비해 제시할 수 있는 금액이 천문학적으로 다르다.

일본은 수백억 정도지만, 거의 국가 권력급 혜택을 준단다. 미친.


“공략 현황 3-1 스테이지···3-1 스테이지!?”


덜컹!


멍하니 신청서를 읽고 있던 김재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원서에 적혀 있는 공략 현황 3-1 스테이지.

퍼클러도 3-1 스테이지까지 깼다는데.


‘설마?’


김재희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애써 눌렀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참 나. 이렇게 잘 풀릴 리가?

그래도 우선 전화부터 해본다.


뚜르르.

덜컥.


“···여, 여보세요.”

“아! 혹시 장성진 플레이어님 전화 맞습니까?”

“예.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균열 관리처의 김재희 과장이라고 합니다. 방금 저희 쪽에 계약 문의하셨는데, 관련해서 지금 통화 괜찮으십니까?”

“예.”


김재희는 확인차 신청서에 기재된 것들부터 물었다. 인적 사항, 공략 현황 같은 것들. 전부 맞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마지막으로 날짜와 시간만 말씀해주시면 저희가 준비해놓겠습니다.”

“혹시 오늘도 되나요?”

“아유, 되죠. 당연히 되죠. 시간은 혹시···?”

“한···30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30분이요?”

“예.”

“아,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해놓겠습니다!”


30분. 부족하다면 부족하고 많다면 부족한 시간이었다.


“백 주무관! 미안하지만 관리과에 빨리 나와줄 수 있나? 사정은 나중에 얘기해 줄 테니까, 빨리!”


그러니 원래 사정사정해야 할 부탁도 간결해질 수밖에 없다.

김재희 과장은 통보식으로 전화를 마친 다음 부랴부랴 준비하기 시작했다. 혹시 모를 대어를 낚을 준비 말이다.



-



백지연의 표정이 좋지 않다.

주말 이틀 연속으로 업무 전화를 받아서 그렇다.


“백 주무관, 미안하게 됐어. 플레이어와 급하게 계약할 일이 생겼는데, 집이 가까운 사람이 자네밖에 없지, 뭐야.”


김재희 과장은 자기도 안절부절못하면서 그런 백지연을 달랬다. 시계와 창밖을 번갈아 보는데,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른 줄.


백지연 주무관을 부른 이유는 하나. 자신은 플레이어가 아닌데 백지연은 플레이어니까.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안다고, 원활한 계약을 위해 플레이어의 특성이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현직 플레이어가 필수적.


정작 본인은 의욕 없어 보이지만.


그때.


“아, 예! 김재희 과장입니다. 예, 예. 지금요? 예, 알겠습니다! 바로 나가겠습니다!”


마치 코앞에 누가 있는 것처럼 허리를 굽신거리다가, “백 주무관, 곧 장성진 플레이어님이 오시니까 대기하고 있어!” 하고 쌩! 나간다.


‘웬 호들갑?’


그냥 항상 하던 플레이어 계약인데.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나?


“이쪽입니다.”


김재희 과장의 부산스러운 목소리가 들린다. 이후, 문이 드르륵 열리고 낯선 사람이 들어오는데.


“···!”


그때까지도 심드렁하게 있던 백지연은, 들어오는 사람의 얼굴을 보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오늘 계약한다는 사람은 어제 한번 얼굴을 봤던 사람이었고.

동시에 그녀가 몇 년째 즐겨보는 ‘게임 가이즈’의 블로거였다.


덧붙여 자기는 지금 쌩얼.

씻고 바로 나온다고 머리 정리도 안 했고, 복장도 후줄근.


그 사실이 파편처럼 머릿속에 떠오르자, 그대로 와장창.


“꺄, 꺄아아악!!!”


우당탕!


안에 사람이 있길래 고개를 숙여 인사했던 장성진은, 상대방이 기겁하여 멀찌감치 숨자 마음에 회복되지 않을 상처를 입었다.


‘내, 내가 그 정도인가?’


얼굴을 보자마자 기겁하고 도망칠 정도였나.


“무, 무, 갑자기 무슨···하하하! 별일 아닙니다, 플레이어님. 저 친구 가끔 저런답니다.”

“진짜죠···?”


곧이어 책상 아래에서 튀어나온 백지연은 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

어지럽던 머릿결이 정리되어 있고, 피부는 매끈매끈해진 데다, 주름진 옷은 쫙 펴져 있다.


“안녕하세요, 플레이어님! 계약을 도와드릴 배, 백지연 주무관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안녕하세요. 장성진이라고 합니다.”

“네, 네에···잘 부탁드립니다!”


‘음?’


김재희 과장은 순간 고개를 갸웃했다. 원래 목소리가 저렇게 맑았나?


아무튼.


“플레이어님. 계약은 안쪽에 대기실에서 진행됩니다. 먼저 들어가서 쉬고 계시면 저희도 준비되는 대로 들어가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장성진이 대기실에 들어가 문을 닫자.


“백 주무관.”

“···.”

“백 주무관!”

“헉! 네, 네?”

“뭐 하고 있어? 답지 않게 멍이나 때리고. 정신 바짝 차려! 장성진 플레이어가 퍼클러일 수도 있으니까.”

“···네?”

“장성진 플레이어의 스테이지 공략 현황은 3-1 스테이지였어. 퍼클러의 공략 현황이랑 완전히 똑같다고.”

“···확실히 수상하긴 한데, 우연일 수도 있지 않나요?”

“그래! 우연일 수 있지. 우연치고는 완벽하게 겹친다는 점이 문제지. 그러니 백 주무관도 정신 똑바로 차려. 괜히 밉보일 짓 하지 말고!”


그러고 목소리를 가다듬기 위해 헛기침을 일부러 내는 김재희 과장.


백지연은 멍하니 대기실을 봤다.

내가 즐겨 보던 블로거가, 세상을 들썩이는 퍼클러였다? 설마. 그런 만화 같은 일이.


-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장성진이 대기실에서 쭈뼛쭈뼛 기다리길 몇 분. 김재희와 백지연이 커피와 과자를 들고 들어섰다.


자질구레한 확인 사항 몇 가지를 다시 전파한 뒤, 이제는 장성진이 보여주어야 할 때.


“우선 인벤토리부터 꺼내주실 수 있으십니까?”

“예.”


바로 플레이어의 자질.


플레이어가 맞는지부터 시작해서, 현재 스테이지를 얼마나 빨리 공략하는지 증명해야 한다.


자질을 확인하는 법은 간단.


스으으···.


장성진이 눈을 감고 손을 움직이자, 허공에서부터 마석이 튀어나왔다.

플레이어들만 사용할 수 있는 인벤토리였다.


“좋습니다. 다음에는 이걸 받아주십시오.”


김재희 과장이 꺼낸 건 드론 형태의 균열 전용 영상 저장 장치.


기존 전자기기는 균열 내 마기 때문에 작동하지 않지만, 이건 균열 내에서만 나는 것들로 만들어 안에서도 정상 작동된다.


“평소처럼 균열로 들어가시는데, 공략 과정을 이거로 찍어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사용 방법은···.”


사용 방법을 알려준 다음, 준비되면 말씀해달라는 말에 장성진은 “지금 바로 들어가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어서.


“균열 입장.”


스팟!


나지막한 말과 함께, 장성진의 신형이 사라졌다.


내내 웃기만 하던 김재희 과장의 표정이 굳는 건 바로 다음 순간이었다.


“···들어갔다. 백 주무관, 시간 쟀지?”

“네.”

“빠짐없이 낱낱이 체크 해. 3-1 스테이지는 뭐가 나왔더라?”

“암석 고블린이요. 고블린보다 좀 더 큰데, 온몸에 돌 껍질을 두르고 있어 한 방 한 방이 아픈 데다가 이쪽 공격은 잘 안 먹혀서 까다로운 녀석들이죠. 특성이 마법사나 궁수면 그나마 사정이 나은데, 전사류면···.”


절레절레.


백지연의 공략 현황은 3-4 스테이지. 그래도 나름 치는 편.

그런 그녀조차 암석 고블린은 무척 까다로웠던 듯, 표정이 썩 좋지 않다.


“백 주무관은 얼마나 걸렸나?”

“글쎄요. 워낙에 오래돼서···근데 1시간은 넘겼던 것 같아요.”

“그래? 여기 뉴튜브에 쳐보니까 20분 30분 영상들도 뜨는데?”

“그건 그 스테이지만 내내 도는 사람들이죠. 많으면 반복 공략만 수십 번 도는데, 그때까지 레벨도 올랐고 익숙해지기도 했으니까 빨라질 수밖에 없죠. 뉴비는 20분 30분은 택도 없어요.”


3-1 스테이지의 클리어 보상은 마석 1.1kg.


팔면 33만 원이 나오는데, 이 정도만 해도 잘 먹고 잘살 수 있으니까 현재 스테이지에 안주해서 뺑뺑이만 도는 플레이어들이 많다.


더 욕심도 나기 마련이지만, 욕심내다가 균열에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했다.


“그렇다면 장성진 플레이어가 얼마나 빨리 클리어할지가 관건이겠군.”

“네. 그런데 과장님.”

“응?”

“저 잠시 화장 좀 고치고 와도 될까요?”

“···.”

“아, 그리고 옷도 좀 갈아입고 와도···.”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올 퍼펙트 클리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 올 퍼펙트 클리어 010화 24.08.07 7 0 12쪽
» 올 퍼펙트 클리어 009화 24.08.06 8 0 11쪽
8 올 퍼펙트 클리어 008화 24.08.05 12 0 11쪽
7 올 퍼펙트 클리어 007화 24.07.31 15 0 14쪽
6 올 퍼펙트 클리어 006화 24.07.30 13 0 14쪽
5 올 퍼펙트 클리어 005화 24.07.29 15 0 15쪽
4 올 퍼펙트 클리어 004화 24.07.28 19 0 14쪽
3 올 퍼펙트 클리어 003화 24.07.27 28 0 13쪽
2 올 퍼펙트 클리어 002화 24.07.26 36 0 12쪽
1 올 퍼펙트 클리어 001화 24.07.26 35 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