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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잎
작품등록일 :
2024.07.2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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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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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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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5월 둘째 주 (5)

DUMMY

어린이집 이슬 반의 점심시간.


“멋지다! 당근 먹었어.”


거침없이 당근을 먹는 신하나의 용맹에 4세반 아이들이 눈을 반짝였다.


“나도! 나도 먹을 거야!”


지기 싫었는지 한 남자아이가 용감하게 포크로 당근을 찍었다. 그리고···.


움찔움찔.

초보운전 딱지가 붙은 자동차같이 좀처럼 전진을 못 하는 당근.


옆에 있던 다른 남자아이가 말했다.


“못 먹네!”

“아니야! 먹을 수 있는데, 있는데··· 흑.”


이게 뭐라고 남자아이가 울먹였다.

신하나는 잠깐 생각하더니 과장되게 놀랐다.


“우와! 우유 다 마신 거야? 하나는 우유 무섭던데!”

“킁! 난 잘 먹어!”

“대단하다!”

“헤헤.”


신하나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남자아이가 환하게 웃었다.


“누나.”

“나, 네 살이야.”

“응, 누나!”

“어휴.”


다섯 번째 또래 남동생이 생겼다.


     *     *


또르륵 또르륵.

부슬부슬 주저앉는 봄비에 우산이 노래를 부르는 오후.


“동생 생겼어?”

“하나, 남동생이 세 명, 여동생이 두 명이야!”


우산을 든 삼촌 옆을, 노란 우비와 장화를 신은 신하나가 걸어가고 있다.


“앗!”


물웅덩이 발견한 신하나는 폴짝 뛰어서 웅덩이에 점프했다.


“앗 차가워!”

“까르르!”


옆에 있던 삼촌이 놀라서 뒷걸음질을 치자, 신하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해보자는 거지? 합!”


신소율 삼촌은 조카의 도전을 대담하게 받아들였다.

어른의 배포를 보여주기 위해, 왼발을 들어서 물웅덩이를 다섯 번이나 박찼다.


“까르르!”


하지만 우비에 장화까지.

방어구를 풀 세트로 맞춘 조카의 데미지는 0.


“으헉! 신발 다 젖었네!”


오히려 공격했던 왼발만 푹 젖었다.


“한 번 더! 한 번 더!”

“좋아! 삼촌은 열 번 더 할 거야.”


풍덩풍덩, 풍덩풍덩.

조카의 요청에 따라 길거리에서 탭댄스를 시작했다.

비 오는 날이라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서 망정이지, 누군가 봤다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올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놀다 보니 신소율은 물론, 우비 방어구를 갖춘 신하나도 옷이 젖었다.

물에 젖은 생쥐가 된 신소율은 조카에게 말했다.


“길거리에서 물장구치고 놀았다는 거 아빠한테는 비밀이야?”

“왜?”

“아빠한테 혼나니까.”


그러다 감기 걸린다면서 잔소리할 게 뻔했다.


신하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혼날 짓을 왜 하는데?”

“지당하신 말씀.”


     *     *


[계산표 1일치]

입장 760명       +760

처치 194명     +194,000

공략 566명       –5,660

침입자가 소비한 시간   +27,360

침입자가 받은 피해량 +174,800


아홉 개 공략대 전멸   +90,000

주민 클라라 포획     +10,000

주민 오락션 포획     +10,000


공략대 레벨 보정     +120%


획득 점수 1,102,750 × 2 = 2,205,500


성장한 부하 150명

쓰러진 부하 7명(사망자 0명)

획득한 물품 582개


-2백만??? 던전 둘째 날 획득 점수가 200만 원이라고?

-와··· 던전 호황 빼도 백만 원이나 번 거야!


일반적으로 던전을 만들고 며칠 동안은 돈벌이가 시원찮다.

초기 비용인 10만 원으로는 던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힘드니까.


“재능 초기 자본의 영향도 있고··· 사실 가장 큰 건 브라키소 때문이죠.”


입장한 인원의 1/3이 쓰러졌고, 무려 아홉 개 공략대가 전멸당했다.

던전에 들어왔던 침입자들 입장에서는 공포 영화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F던전에 들어왔는데 669레벨의 그슨대 보스가 있어!

-난 동료도 버리고 혼자 도망갈 듯!


평균 레벨이 120인 침입자들한테는 재앙이었겠지.


“그보다 적당히 밟아서 금품이나 갈취하라니까, 아주 침입자를 쥐잡듯이 잡았네요.”


뭐, 공격적인 언데드가 이 정도면 적당히 한 거긴 하지만.


“주인님.”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신소율 그림자에서 브라키소가 솟구쳤다.

특이하게 왼손에는 우산을, 오른손에는 밧줄 그림자에 묶인 인간 하나와···.


“인어?”

“네레이드입니다, 주인님.”


찬란한 금발에 깊은 바다색 눈동자.

다리는 있지만 허벅지에 군데군데 비늘이 났다.

인어가 물 밖으로 나왔을 때의 특징이다.


포로 신세라 인어의 정보가 보였다.


[클라라]

직업 : 해양 탐험가 128레벨

기술 : 해류탑승B, 발굴C


바닷속에서 살아가는 종족을 어류라고 하며, 그중 생김새가 인간과 비슷한 종족을 인어라고 부른다.

생활 방식에 따라 세이렌, 셀키, 오케아니스, 나가 등. 다양한 인어 종족이 있다.


“깊은 바다도 아니고 해안가 근처에 인어가 등장하다니. 특이한 일이네요.”


지상과 비교하면 해상 던전은 침입자가 다양하다.

플레이어도 있지만, 바다에서 생활하는 해적과 해군. 바다 종족의 비율이 훨씬 높다.

접근이 어려운 바다라는 환경 탓이다.


밧줄에 묶인 네레이드가 소리쳤다.


“나쁜 인간! 나를 풀어줘요!”

“진주나 보석, 희귀한 보물 있습니까?”

“있어도 당신한테는 안 줘요!”


이 네레이드는 자기가 포로 신세라는 걸 모르나 보다.


“그럼 평생 이곳에서 살던지.”


네레이드의 바다색 눈동자가 갑자기 동그래졌다.


“그, 그럴 수가! 이런 상황에서 프러포즈를 하다니!”

“······?”

-이게 뭔 소리냐?


네레이드가 볼을 붉혔다.


“인간은 사랑에 금방 빠진다고 하더니 정말이군요. 하지만 곤란해요. 난 세계 일주를 하는 꿈이 있어요.”

“거기 잠깐, 스톱! 프러포즈라니?”

“평생을 함께하자고 했잖아요?”


‘그럼 평생 이곳에서 살던지.’라는 말을, ‘평생 나랑 살자.’로 번역한 모양이다.


“번역기가 고장 난 거야? 얘 머리가 고장 난 거야?”

-틀린 말은 아니네!

-오오! 형이 네레이드 꼬신다!

-사귀어라! 사귀어라!

-뽀뽀해! 뽀뽀해!

-여기 시청자 수준 저질이야!

“적극 동감합니다.”


이 네레이드, 아무리 봐도 제정신이 아니다.

신소율은 한숨을 쉬며 브라키소를 불렀다.


“야, 이거 상했다. 버려.”


브라키소는 밧줄 그림자를 움직여, 투포환을 던지는 것처럼 밧줄에 묶인 네레이드를 바다 저 멀리 날려버렸다.


“꺄아아!”


여성의 비명이 메아리처럼 들려왔지만···.


“안 들린다. 난 아무것도 안 들린다.”


무시하자.

상한 생선을 처리하고 또 다른 포로 인간 남성을 봤다.


[오락션]

직업 : 항해사 134레벨

기술 : 해류파악B, 해저측량C


“항해사라.”


선박이 나아갈 길을 안내하고 파악하는 직업 항해사.

간단하게 말해서 해상용 내비게이션이다.

제대로 된 배 던전을 운항하려면 항해사가 있어야 한다.


신소율은 당당하게 말했다.


“오락션, 너 내 부하가 돼라!”

“사악한 놈! 내가 던전의 하수인이 될 것 같으냐!”


역시 던전 주인은 주민에게 인기가 없다.

정확히는 미움받고 있다.


신소율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브라키소, 상어 한 마리 잡아 와.”

“으악!”


바다 위에 상어를 모아놓고, 갑판 위에서 ‘밀었다, 잡았다’를 반복할 뿐!


[오락션의 고용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지나치게 험한 대우로 언제 도망갈지 모릅니다.


항해사, 공짜로 얻었다.


-크크, 공포정치에 이어 이번엔 협박이야? 다음에 또 뭐로 하려고?

-저런 식으로 부하를 고용해도 괜찮나요?

-안 괜찮죠! 선원들이 야반도주할 수도 있고, 심하면 던전을 전복시켜 주인을 강제로 내쫓기도 하거든요!


던전 부하라고 모두 순종적인 건 아니다.

상인 보스인 프레슈처럼 주인 골탕 먹이는 애들도 다수.


대표적으로 말 안 듣는 직업이 해적과 산적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불량함, 껄렁한 자세, 낮은 만족도.

한 마디로 군기 개판!


“하지만 해적 직업만의 특징도 있죠. 침입자를 약탈하면 성장 확률이 소폭 증가하니까요.”


특징이 명확해서 성장법이 딱 보인다.


“돈이 최고!”


아주 속물들이다.


“재산 목록.”


[보유 재산]

은 동전      3개

구리 동전    98개

광어      14마리

    :

단죄의 총

갈매기 지팡이

최신형 망원경


어제 하루 동안 약탈한 물품을 꺼냈다.


“야, 줄 서.”


식품을 제외하고 동전과 물품을 던전 부하들한테 나눠줬다.


[부하들이 기뻐합니다.]

던전 운영 경험 +300


[레벨 업!]


“10레벨 됐네요. 이참에 바로 전직하죠. 궁수로 전직, 레벨은 리셋.”


[초보자 10레벨]

체력+4, 지식+3, 근력+1, 내구+1, 민첩+1

전직 목록+


[전직 가능 직업]

1차 전사

1차 궁수

1차 대학원생

1차 간호사


[직업 레벨을 인계하시겠습니까? 리셋하시겠습니까?]


[궁수 1레벨]

이동속도, 높이뛰기 2배

체력+4, 지식+2, 근력+3, 집중+1


2차 직업을 해적으로 갈 거라서, 1차 직업은 궁수로 전직했다.


-형이 해적이라···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

-야비한 악당과 해적 직업의 만남인가!

-형이라면 해적왕도 가능할 듯!

“너무 칭찬하지 마세요. 부끄러우니까.”


“저기요!”


선박 아래, 바다에서 여성 목소리가 들렸다.

난간으로 걸어가서 내려다보자···.


“뭐야? 왜 왔어?”


상한 생선, 아니, 네레이드가 올려다보고 있다.


“미안하지만 난 아직 당신 마음을 받아줄 수 없어요!”

“···제발!”

“실연의 아픔에도 나를 놔주다니··· 난 당신의 사랑을 잊지 못할 거예요.”

“잊으라고!”

“네, 가슴 아프겠죠. 그러니까 약속할게요. 세계 일주를 끝내면 당신을 찾을게요.”

“찾지 마!”

“울지 말아요, 내 첫사랑.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기를.”


[바다의 여행자 네레이드에게 축복을 받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던전 항해 속도 +100%

던전이 암초와 바다 폭풍을 피해간다.


바다로 풍덩 들어가는 네레이드의 뒷모습을 보며 신소율은 소리쳤다.


“나! 너! 안 좋아한다고!”


이상한 애한테 걸렸다.


     *     *


“으드득.”


영화 촬영 중간.

달콤한 휴식 시간 동안 남자친구의 생방송을 보던 김소혜는 이를 갈았다.


“저 생선이!”


웬 자갈치 비늘 난 계집애가 남자친구한테 꼬리 치고 있다.

두 사람 다 연예인이라 공개 연애는 못 하지만, 그렇다고 쳐도 저런 꼴 보고 참을 정도로 김소혜가 성격이 좋지는 않다.


화르르!

“소혜 씨, 오늘 저녁같이 어-.”


김소혜에게 작업을 걸기 위해 다가온 상대 남자 배우가, 불타오르는 눈동자를 마주하고 뒷걸음질 쳤다.


“촬영 시작한답니다!”


때마침 스태프가 불러 세트장으로 돌아오자, 감독이 말했다.


“이번 장면은 남자의 배신에 여자가 복수를 다짐하며 따귀를 날리는 상황이야. 소혜 씨! 인정사정 보지 말고 날려!”

“딸꾹! 감독님 지금, 그 말은 좀 아닌 것 같은데···.”

“하하, 한 컷에 끝내자고. 큐!”


감독은 남자 배우의 말을 한 귀로 흘리며 큐 사인을 보냈고···.


퍽! 짝! 쿵!

“‘컷!’ 이야! 진짜 같았어!”


한 컷에 촬영 끝났다.


     *     *


신소율은 갑판에 서서 망원경을 통해 500m 떨어진 한 선박을 보고 있다.

배의 가장 높은 곳. 돛대에 매달린 검은색 바탕에 하얀 해골 깃발.


“해적선이네.”


테이아의 바다에는 해적선이 많다.

신소율처럼 던전 주인도 있고, 일반 주민이 이끄는 해적선도 많다.


“덤벼들면 고마운데.”


지상과 달리 이동이 가능한 해상 던전.

그래서 손님 유치를 위해 바다로 나왔고, 감사하게도 손님이 보였다.


쾅!

“주인님, 해적선이 포격합니다.”


해상 던전은 일반 선박에 비해 규모가 크지만, 항해 속도는 느리다.

일반 선박과 경주를 하면 토끼와 거북이 수준으로 차이가 난다.


그런데 상대가 직접 찾아와 주다니!


“이게 진짜 고객 감동이지!”


쾅!

물론 고객보다 먼저 대포알이 날아오고 있지만, 바다에서 이 정도 포격은 가벼운 아침 인사다.


포탄이 해상에 떨어질 때마다 물보라 튀고, 던전으로 떨어지면 갑판이 움푹 파였다.


“갑판 수리하려면 100원은 깨지겠네요. 해적선한테 손해배상 100배로 청구해야겠습니다.”


아까운 대포알을 낭비하던 해적선이, 이건 아니란 걸 깨달았는지 맹렬한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

갑판 위에서 맞붙는 백병전을 하려는 모양이다.


쿵!

“우아아!”

“쳐라!”


해적선이 던전에 배를 대자, 권총과 칼을 든 50명의 인간 해적이 던전 갑판으로 넘어왔다.


“크윽.”


신소율의 던전 부하들은 200명으로 인원은 많지만, 레벨은 고작 18, 19라서 벌써 사망자가 발생했다.

맨 뒤에서 구경하던 신소율은 느긋한 얼굴로, 급박한 목소리를 담아 소리쳤다.


“상대가 너무 강하다! 모두 지하로 숨어들어!”

“으하하, 이 생쥐들! 모두 포박해!”


탕탕!

던전 부하들이 아래로 도망가자, 기가 산 해적과 선장이 호쾌하게 따라 들어왔다.


그리고 끝났다.


“헉! 괴, 괴물이 있다!”

“브라키소, 죽지 않을 만큼만.”

“밧줄 그림자.”


내리쬐는 태양이 뜨거워 지하에 있던 브라키소가 해적들을 잘근잘근 밟았다.


600레벨이 넘는 브라키소에 비해 200을 살짝 넘은 해적들은 햇병아리.

신나게 두들겨 맞은 후 밧줄에 묶여서 갑판으로 줄줄이 끌려 나왔다.


신소율은 포획된 해적들에게 간단히 질문했다.


“상어 밥 될래? 부하 될래?”


[찰스 해적단의 고용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지나치게 험한 대우로 언제 도망갈지 모릅니다.


“새로운 주인님께 충성!”


200레벨 부하들이 잔뜩 생겼다.


“주인님.”


브라키소가 밧줄을 풀어주자, 이 해적단의 선장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찰스 베인]

직업 : 해적 301레벨

기술 : 해류파악B, 해저측량C

직위 : 찰스 해적단 선장


찰스 해적단을 이끄는 보스다.


“저희 해적선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찰스 해적단이 타고 온 해적선.


“팔면 얼마나 나올까?”

“억!”


자기 배를 판다는 말에 기겁한 찰스 베인이 서둘러 소리쳤다.


“주인님! 저에게 배를 맡기신다면 매달 약탈금의 절반을 바치겠습니다!”

“90%.”

“6, 60%.”

“제법이네? 마음에 들었어. 70%.”

“감, 감사합니다!”


브라키소 앞에서 흥정하는 배짱이 마음에 들어 특별히 70%로 합의했다.


“으하하!”


자기 배로 돌아간 찰스 베인과 해적들은 던전과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지자, 난간에 매달려 소리쳤다.


“야, 이 멍청아! 내가 순순히 던전의 개가 될 줄 알았냐!”


[찰스 해적단이 던전에서 탈출합니다.]


-쯧쯧.


시청자는 물론 던전 갑판에서 걸레질하던 오징어 해적들이, 찰스 해적선에 동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그들이라고 이 무서운 던전에서 도망갈 생각을 안 했겠는가?


“잡아 와.”


슥, 슥.

신소율 그림자로 들어간 브라키소가 찰스 해적선에 나타났다.


우당탕!

그리고 양손에 줄줄이 엮인 해적들을 데리고서 금방 돌아왔다.


공포 상태에 걸린 찰스 베인 선장이 신소율 앞에 무릎 꿇고 빌었다.


“주, 주인님 용서를!”

“나한테 맞을래? 브라키소한테 맞을래?”

“주인님한테 맞겠습니다!”

“그래, 오랜만에 나도 몸 좀 풀자.”


퍽! 퍽! 우지끈! 쿵쾅!

드래곤조차 질겁하게 만들었던 드래곤 로드의 주먹질이 이곳에서 선보여졌다.

먼지가 어느 정도 가라앉자···.


[찰스 해적단이 고용 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지독한 공포심으로 한 달간 높은 충성심을 보입니다.


“소율아.”


손바닥을 탁탁 털고 있는데 접속했는지 나비가 선실에서 올라왔다.


“어, 왔··· 꿀꺽.”


신소율은 침을 삼켰다.

푸른 바다색의 가벼운 티. 붉은 장미색의 강렬한 주름 스커트. 화장한 듯 안 한 듯 그냥 예쁜 얼굴.


-와, 나비 누님은 진짜···.

-봐도 봐도 예쁘다.

-언니! 옷 어디서 샀어요?


“오늘따라 예뻐 보이는 건 내 착각?”

“그럼! 난 언제나 아름다우니까!”


예쁨에 자신감마저 더해져 가만히 서 있어도 화보다.

그런 미인이 신소율의 팔을 잡았다.


“데이트 가자!”

-안 돼!

-결사반대! (솔로 부대 일동)

-이성을 되찾으세요!

“가는 건 좋은데, 어디로?”

“소식 못 들었어? 지옥불 세력이 열매도시까지 진격했대!”

“열매도시까지?”


5시 나라의 수도, 열매도시.

5시 나라는 국토 대부분이 숲과 열대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불의 거인들과의 전쟁에서 유독 피해가 컸다.


“그래도 수도까지 밀렸다고? 재밌겠는데?”

“그치? 곧 싸움 난다니까 가서 구경 가자!”

“좋··· 잠깐! 이 상황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여자친구 따라서 불의 거인이 왔다는 옆 동네로 구경 갔다가 사망한 게 불과 며칠 전.


“이번엔 진짜 구경만 할게!”

-나비 누님, 지난번에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

-불의 거인 보자마자 물풍선 날리며 선빵 때림!


불안하지만 그래도 흥미가 생겼다.


수도는 한 나라의 심장.

심장이 파괴되면 나라는 멸망 이벤트에 돌입한다.


신소율도 테이아를 오래 즐기면서 각국의 수도에 자주 쳐들어갔지만, 국가를 멸망시킨 적은 몇 번 없다.


-왜? 영웅한테 막혔어?

-군대가 강해?

-나라 멸망시키면 페널티가 있나요?

“아뇨, 왕들이 뇌물을 찔러줘서.”

-······.

-나 정말, 딱 하루만! 하루만 드래곤 로드처럼 살고 싶어!

-쓰레기가 되고 싶다고?


평판이 곤두박질치기 전에 서둘러 화제를 바꿨다.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불구경! 불구경하러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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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월 셋째 주 (1) 24.08.24 45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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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5월 둘째 주 (2) 24.08.21 45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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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4월 셋째 주 (1) 24.08.14 54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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