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천재마법사가 정체를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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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코드
작품등록일 :
2024.07.29 09:40
최근연재일 :
2024.08.0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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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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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몸 등장!

DUMMY

* * *


“저 새끼는 대체 뭐 하는 거야?”


난 턱은 괸 채로 화면의 박진호를 노려보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소환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갔다.


“.....마음에 안 들어.”


게다가 하는 짓마다 멍청하고 덜떨어져 보인다.

어제 문밖에서 나는 소리에 잔뜩 겁에 질려 바들바들 떨던 꼴을 보며 얼마나 속이 터지던지....


누군가와 마주칠까 봐 겁먹어 집 밖으로 살금살금 도망치듯 빠져나가는 것도 꼴불견이었다.


나의 역할은 그가 흑화하지 않는 상태로 있을 수 있도록 옆에서 거슬리는 것들을 치워 주는 거다.


지금 딱 저 겁먹고 바보 같고 호구 같은 모습이 유지되어야 내가 편하다.

하지만 화면만 가만히 보고 있자니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


난 박진호를 노려보며 가슴을 쿵쿵 치다가 후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참자, 참아. 신뢰도만 얻는다면 저딴 소환사는 바로 다음 작품활동의 재료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급하게 허둥지둥 어디로 가나 했더니 밤새 찾아보던 헌터협회로 향하는 모양이었다.


뭐, 그것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원작과 똑같으니까.


협회에 가서 헌터임을 증명하고 등급을 받아 활동할 셈인가 보지.


난 이 다음 있을 책 속의 사건을 떠올렸다.


“.....B급.”


분명, 책 속 내용대로라면 헌터협회에서 박진호가 받는 등급은 B급이었다.

루비는 A급 기사였지만 박진호의 능력치는 평범 이하였기 때문이다.


능력치를 평가하는 구간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지.

마지막에 특성 구간에서 다행히 루비를 소환하였고 A급인 루비의 능력치로 인해 덕을 봐 B급을 받을 수 있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F급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난 몇 급이지?’


나중에 빙의의 물약을 먹고 알아봐야겠네.

빙의하면 지금 멍하니 허공을 보고 있는 박진호의 창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대체 저 창에 나에 대해 뭐라고 적혀있는지 궁금했다.


뭐, 적어도 나라면 SSS급은 되겠지.

나 같은 천재 마법사는 그것만으로도 부족했다. 하지만 헌터협회에 너무 많은 능력을 보이면 안 되겠지.


원작과 너무 달라지는 건 좋지 않다. 그렇지만 B는 내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한다.

적어도 A는 받을 생각이었다.


그 정도 달라지는 것쯤은 괜찮겠지.


박진호가 허공을 보던 것을 멈추고 심호흡을 하며 헌터협회로 들어가는 게 보인다.


자, 이제 본격적인 원작의 시작이었다.


난 흥미진진하게 눈을 빛내며 화면을 주시하였다.


* * *


박진호는 쭈뼛거리며 헌터협회안으로 들어갔다.

헌터협회 안은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었지만 미리 알아보고 왔기에 주저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을 눌렀다.

지하 1층은 신규헌터를 받는 곳이었다.


1층으로 내려가자 시끄러운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와 보호자들로 보이는 이들.


25살이 되어서 헌터가 된 이는 자신밖에 없는 듯 보여 절로 주눅이 들었다. 그때 한 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나도 이제 헌터야?”


“그래. 오늘 우리 철수 헌터 등급이 어느정도인지 보러 온 거야.”


“재밌겠다! 어? 그런데 저 아저씨는 뭐야? 저 아저씨도 헌터야?”


“....아주 가끔 저렇게 늦게 각성자로 발현되는 어른들도 있단다. 우리 철수처럼 똑똑하지가 않아서 그래.”


“아, 멍청해서 그런 거구나. 생긴 것도 멍청해 보여!”


“쉿. 다 들리겠다.”


이미 다 들었다.


박진호는 표정 관리를 하기 위해 애썼다.

오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해맑은 질문과 보호자들의 대답에 상처를 안 받을 수가 없었다.


원래 저게 맞다.

초등학생 정도만 되어도 모두 각성하는 것이... 자신이 지나치게 늦었을 뿐이지.


박진호는 어둡게 가라앉은 안색으로 접수처로 향했다.


“저, 신, 신규 헌터....등, 등록하려고 왔는데요.”


“.....아, 네. 신분증 좀 보여주시겠어요?”


“여, 여, 여기요.”


긴장해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 말을 더듬는 기분이었다.


역시나 다들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는지 애고 보호자고 할 것 없이 이쪽을 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신경을 쓰고 싶지 않지만 절로 눈이 그쪽으로 향한다.

이래서 웬만하면 밖에 나오고 싶지 않았는데 신규 헌터 등록은 꼭 직접 방문해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이제 자신도 헌터였다.


조금만 더 버티자.

조금만....


“여기 번호표입니다. 번호가 불리면 저 룸으로 들어가셔서 검사를 진행하시면 됩니다.”


“...네, 네. 감, 감사.....합....”


“자, 다음 분 오세요!”


아직 인사를 다 하지 못했는데 답답했는지 접수처 직원이 말이 끊어버리고 다음 사람을 불렀다.

결국 이도 저도 못 하고 고개를 푹 숙인 박진호는 사람들과 떨어진 제일 구석진 자리에 앉아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다행히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45번 들어오세요.”


불리는 숫자에 박진호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룸으로 향했다.

룸 안에 들어서자 귀찮은 표정을 한 30대로 보이는 남자가 안경을 치켜올리며 박진호를 바라보았다.


“박진호씨. 나이 25살 맞으시죠?”


“....네, 맞, 맞습니다.”


“....말은 왜 그렇게 더듬어요? 원래 성격이에요? 아니면 그게 특성인가?”


빈정거리는 듯한 말투에 박진호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게 무슨 무례한 말이냐고 당장 사과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헌터들 세계에서 뒤늦은 각성자라는 존재가 얼마나 멍청한 취급을 당하는지 잘 알고 있기에 입을 꾹 다물었다.


여기서 소란을 피워봤자 쫓겨날 뿐이고, 큰소리를 낼 자신도 없었다.


그럴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은 반푼이가 맞았으니까.


“특, 특성은.... 소, 소환입니다.”


“아, 소환인가요. 나름 희귀한 특성이네요. 하지만 일단 능력치는 헌터 능력치, 그리고 소환수의 능력치 같이 보고 등급을 결정할 겁니다. 저기 가서 누우세요.”


직원의 말에 박진호는 서둘러 기계가 세팅되어있는 의자 앞에 앉았다.

직원이 다가와 고글 같은 걸 얼굴에 씌어주었다.


“찾아보고 오셨겠지만 그래도 한 번 더 설명해 드리죠. 최첨단으로 도입된 가상현실로 능력치를 알아볼 수 있게 만든 기계입니다. 이 안에 들어가면 몬스터들이 보일 거예요. 사냥하시면 됩니다.”


“네, 네...”


“가상현실이라 다치진 않지만, 통증은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고 못 버티겠다 싶으면 포기라고 외치시면 됩니다. 자, 시작합니다.”


“자, 잠시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하지만 직원은 이미 시작 버튼을 눌렀는지 눈앞이 캄캄해졌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흉악하게 생긴 거대한 몬스터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탑을 1층 깨기는 했지만, 그곳에 나온 몬스터는 작고 동그란 몬스터였어서 몬스터라기보다는 애완동물 같은 느낌이 강했다.

게다가 그 몬스터들도 연이 다 처리해주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무서운 몬스터라니.....!


가상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모든 게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긴 하지만 본능적인 공포감에 몸이 움츠러들었다.


일단 무기....


다행히 손에 장검이 들려 있었다.


“크어어어!”


장검을 들고 있는 손을 치켜올리자 몬스터들이 다 같이 크게 울부짖었다.


그 소리에 기가 질린 박진호의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박진호는 이를 악물었다.


‘이건 가짜야. 가짜라고... 하나도 무섭지 않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자, 어느 정도 적응되셨죠? 시작합니다.”]


그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시작이라니! 아직 조금만 더!


“크어어!”


“어, 어, 어....!”


시작이라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괴성을 지르던 몬스터들이 본격적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가짜야, 가짜니까 하나도 무섭지 않아도 돼.


하나도... 하나....


“아악!”


잔뜩 굳어버린 박진호는 밀려오는 공포심에 검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그러다가 그만 제 발에 제가 걸려 넘어져 버렸다.


“윽.”


땅바닥에 얼굴이 처박혔다. 얼굴이 아팠다. 너무 아팠다. 그러고 보니 통증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지. 그런데 이렇게 현실적이라고?


땅바닥에 얼굴을 박은 것도 아픈데 저 몬스터의 주먹에 맞기라도 하면....


박진호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갔다.


제일 가까이에 있던 몬스터가 쓰러진 박진호의 다리를 그대로 잡아들었다.

공중으로 들린 박진호는 허우적거렸다.


“이, 이거 놔! 이, 이, 이거 놓으라고!”


몬스터의 주먹이 서서히 가까워진다.

이대로라면 몬스터의 주먹에 맞아 몸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박진호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안돼! 안돼....! 아픈건 싫어!


“포, 포, 포기! 포기 할게요! 포기!”


박진호의 외침과 동시에 코앞까지 다가온 몬스터의 주먹이 그대로 멈춰 섰다.


“헉... 허헉.....”


숨이 가빠온다. 죽음의 공포에 온몸이 떨려온다.


그때 시야가 환해지며 주변을 둘러싼 몬스터들이 아닌 아까 보았던 그 직원이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게 보였다.

누가 봐도 비웃음을 참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여, 여긴.....”


“이야, 이렇게 과몰입하시는 분은 또 처음이시네요. 애들도 아무리 못해도 기본 1마리는 해치우는데... 제 발에 걸려 넘어져서 포기라.... 더 볼 것도 없이 F급이네요.”


“F급.....”


박진호의 얼굴에 절망이 어렸다.

설마 이렇게 최악의 등급이 나올 줄이야.


자신의 이복동생인 박규태가 B급인데.... 이건 헌터로 각성했다고 말해도 놀림당할 수준이었다.


그때 문득 연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12시간이 지났지. 연이라면 다를지도 몰랐다.


분명 소환사와 소환수의 능력치를 합산해서 등급이 나온다고 했으니까, 이제 믿을 구석이라고는 연밖에 없었다.


“자, 그럼 이제 정리하는 걸로 하고....”


“저, 소, 소환.... 소환할께요.”


“아, 특성이 소환사라고 했었죠. 대부분 소환사의 능력치나 소환수의 능력치나 큰 차이가 없으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요.”


“네. 네!”


“소환하세요.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계 세팅 후 바로 가상현실 작동하겠습니다.”


어서 빨리 끝내자는 듯 턱짓하는 직원의 눈빛에는 한심함과 귀찮다는 감정이 어려 있었다.


그 모습에 주눅이 든 박진호는 직원의 눈치를 살피며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외쳤다.


“소, 소환....!”


박진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어디선가 강한 바람이 불어왔다.


강한 바람에 창문이 깨질 듯 흔들리다가 와장창하는 소리와 함께 깨져버렸다.

창문에서 깨진 유리의 파편이 날아와 박진호를 비껴가 직원의 볼을 날카롭게 스쳐 지나갔다.


“윽, 뭐야, 이거!”


당황한 직원이 볼에 흐르는 피를 닦아낼 생각도 하지 못하고 휘몰아치는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의자를 꽉 부여잡았다.

신기하게도 그 바람은 박진호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대체 뭐지? 지난번에는 소환했을 때는 이러지 않았었는데?


곧 폭풍과도 같은 바람이 잠잠해지고 칠흑 같은 검정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고 판타지 영화에서나 봤었던 것 같은 화려한 보석이 주렁주렁 달린 마법사 로브를 입은 연이 입가에 다정한 웃음을 띤 채로 나타났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등급측정불가, 8서클 마법사의 범상치 않은 등장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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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몸 등장! 24.07.30 53 0 12쪽
3 소환되다. (1) 24.07.29 61 0 13쪽
2 소환되다. 24.07.29 80 1 14쪽
1 8서클 미친 마법사. 24.07.29 13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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