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천재마법사가 정체를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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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코드
작품등록일 :
2024.07.29 09:40
최근연재일 :
2024.08.0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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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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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 몸 등장! (1)

DUMMY

* * *


저 건방진 새끼는 오늘 내가 죽이고 만다.


화면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난 등장과 동시에 강한 바람을 불러 모아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임팩트를 남기며 등장했다.


어안이 벙벙인 얼굴로 날 바라보는 박진호와 두려움과 호기심이 반씩 섞인 남자의 눈빛이 보인다.


원작을 통해 어떻게 흘러갈지 알고 있었지만 글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의 차이는 컸다.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빌어먹은 소환자지만 일단 지금은 내가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존재였다.


그런데 감히 개무시를 해?


이건 자신을 모욕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안 그래도 거슬리는 건 다 처리할 생각이었는데 마침 잘됐다.

저 자식이 처리해야 할 1순위다. 초반부터 좀 잡아야겠다.


괜히 흑화할 일 생기지 않게 미리미리 처리해 버리자.

안 그래도 손이 근질거렸는데 너 잘 걸렸다.


“....어, 저, 저..... 연씨?”


“네. 말씀하세요. 주인님.”


“....그, 그게 제가 헌터 자격을 검사해야 하, 하는데.... 여기 잠, 잠시만 앉아서 몬, 몬스터들 좀 처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임팩트 있는 등장에 기가 질린 듯 박진호가 처음 소환했을 달리 나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난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후 아직도 날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씹어먹어도 시원치 않을 새끼였기에 김진호를 대할 때와는 다르게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여기 앉으면 되나요?”


“.....네. 앉으세요.”


남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허둥지둥하다가 앉으라며 손짓했다.


힐끗 남자의 하얀 가운 위에 있는 이름을 확인했다.

김영재라...


“이제 나타나는 몬스터들을 처리하면 됩니다.”


“...바로 시작해 주세요.”


눈앞에 고글을 쓰자 아까 박진호의 눈앞에 나타났던 몬스터들이 그대로 내 눈앞에 나타났다.


저 몬스터 알고 있다.

나의 세계에서도 있었다.


오크.


오크를 여기서도 보게 될 줄이야.


난 날 보며 감히 주제도 모르고 고함을 지르는 오크를 바라보며 손을 앞으로 뻗었다.


수십 마리는 넘어 보이는 몬스터지만 나에게는 한주먹거리도 되지 않는다.

내 앞을 막으려면 적어도 드래곤 정도는 데리고 와줘야지.


“파이어 볼.”


1서클의 간단한 마법이지만 내 손안에 피어난 마법은 간단한 파이어볼이 아니었다.

8서클의 위엄을 담은 어마어마한 위력의 파이어볼이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었다.

마법 시동어 한 번에 수십 개의 파이어볼이 내 주변에 이글거리며 생성되었다.


난 손가락으로 불들을 세밀하게 조정해 몬스터에게 날렸다.


“크어어어!”


“크어!”


수십 마리의 몬스터가 나의 마법에 맞아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고 쓰러지기 시작했다.


절규 어린 비명소리가 듣기 좋았다.


이렇게 쉬운 걸 박진호는 한 마리도 못 잡다니...

내가 봐도 한심하기 그지없다니까.


김영재는 비웃으면 안 되지만 난 비웃어도 된다.


병신 같은 박진호.


난 실실 웃음을 지으며 아까 미처 비웃지 못했던 박진호의 행태를 이제야 비웃었다.


자, 이제 표정 관리해야지.


몬스터들을 모두 없애자 서서히 화면이 바뀌기 시작한다.


난 언제 비열하게 웃음 지었냐는 듯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띤 후 고글을 벗었다.


“이제 끝난 건가요?”


“.....어, 끄, 끝난 거 같은데... 끝, 끝난 건가요?”


“헉, 잠시만요.”


김영재는 당황한 얼굴로 결과를 확인하는 듯싶더니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방을 나섰다.


한참이 지나서야 김영재는 결과지를 들고 방에 들어왔다.

그는 심란한 얼굴을 한 채로 말했다.


“등급 결과가 나왔습니다. 소환사와 소환수의 등급이 이렇게 차이가 난 적은 없었기에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김영재의 말에 박진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당연하지.

나랑 박진호가 똑같으면 안 되지. 어디 비교할 때를 비교해야지.


난 맞는 말이었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싶었지만, 박진호와 쌓아 올려야 할 신뢰도를 떠올리며 참았다.

여기서 본능대로 당연하다고 말했다가는 앞으로 신뢰도를 얻기 힘들어질지 모른다.


“....소환사분은 F급, 소환수 분은 최소 S급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일단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박진호씨의 헌터 등급을 최종 A급으로 조정하였습니다. 축하합니다.”


“A급... 제가, 제가 A급이라는 거죠?”


“네. 맞습니다. 나가실 때 헌터증 발급받아 가시면 됩니다.”


“....네, 감, 감사합니다!”


박진호는 A급이라는 말에 언제 우울했었냐는 듯 밝은 얼굴로 감사 인사를 했다.


최소 S급이라...


책속에서 S급이 제일 높은 경지를 뜻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긴 내 능력을 완벽히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리 없지.

이건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등급이 나오자마자 박진호는 도망치듯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난 그 뒤를 우아하게 따라갔다.


사람들이 나의 위대한 모습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래. 이 비싸게 관리한 머릿결과 어디서도 보기 힘든 잘생긴 얼굴.

흔하게 입는 마법사들의 거추장스러운 로브가 아니라 내 몸매를 살리며 암살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실용성까지 겸비한 특수 로브까지.


뭐하나 사람들의 눈에 안 띄는 부분이 없겠지.


모두가 멍때리고 나를 보는 시선은 익숙했다.


난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박진호는 황급히 걸어가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밖으로 나오는 게 익숙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아까 화면으로 봤을 때도 저런 웃긴 꼴이었지.

누군가에 쫓기는 듯한 비루먹을 개새끼 같은 모습.

어서 빨리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보인다.


하지만 난 그와 다르게 이 세계가 신기했다.


책 속 세상과 내가 살던 세상이 다르다는 건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다.


화면으로 봤을 때도 처음 보는 물건들이 아주 많았으니까.

실제로 보니 놀라움 그 자체였다.


마음 같아서는 느긋하게 이 세계를 구경하고 싶지만, 어느새 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


박진호는 서둘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난 그의 뒤를 얌전히 따라갔다.


눈치 보며 자신의 방까지 들어선 박진호는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 훅하고 숨을 내쉬었다.


“.....괜찮으십니까, 주인님?”


“어, 어..... 죄, 죄송해요.... 갑, 갑자기 불러서 많이 놀랐죠?”


“아닙니다. 주인님이 필요하실 때 언제든 불러주세요. 그것이 저의 역할이고 기쁨이니까요.”


“....연씨.”


나의 영혼 없는 말에도 박진호는 감동했는지 눈물을 글썽였다.


“....오늘은 탑에 안 가시나요?”


박진호에게서 신뢰도를 얻기 위해서는 조금 더 오래 같이 있어야 하기에 그에게 물었더니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 들려왔다.


“....탑? 아, 그, 그렇지... 그렇지만 제, 제한 시간이 20분밖에 안 남아서..”


“제한 시간이요?”


“네... 제, 제한 시간이 1시간... 12시간후 다시 소환 가, 가능이라고 적혀있어요. 아, 그 그렇지만 탑을 오, 오르면 오를수록 시간이 늘어나니 걱, 걱정하지 마세요.”


탑을 올라야 하는 이유가 생겼군.


어쨌든 남은 시간은 20분이라는 거지.


사실 20분이어도 탑 하나 두 개 정도는 거뜬히 해치울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그보다 다른 할 일이 먼저였다.


“저.... 그렇다면 지금 딱히 할 일이 없다는 말인가요?”


“그, 그렇죠? 혹, 혹시 불편하시다면 돌, 돌아가실래요?”


“아닙니다. 전 이렇게밖에 나와 있는 게 좋습니다. 저 괜찮다면 20분 동안 밖에 구경좀하고 와도 괜찮을까요? 제가 살던 곳과 달라 신기한 게 많더라고요.”


“밖에 구, 구경이요?”


“네. 마법사로서 호기심이라고나 할까요.”


“그, 그럼 저도 같이!”


“아니요. 괜찮습니다. 주인님을 귀찮게 할 수는 없죠. 하늘을 날아서 빠르게 한 번만 둘러보고 돌아가겠습니다.”


나의 말에 눈에 띄게 안심한 얼굴이었다.

밖에 나가기 어지간하게 싫었나 보다.


“그, 그렇다면.... 마음, 편, 편히 다녀오세요.”


“네. 주인님 감사합니다.”


난 박진호의 말에 감사한 척 고개를 살짝 끄덕인 후 그의 말이 바뀌기 전에 빠르게 집 밖으로 나왔다.


“하아.... 좋군.”


오랜만에 혼자 있으니 자유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생소한 저 물품들을 다 뜯어보고 싶지만 가야 할 때가 있었다.


본래의 직업은 마법사지만 미처 박진호에게는 말하지 못했던 또 다른 부직업인 암살자.

지금은 마법사인 연이 아니라 못에 미친 연쇄살인마가 활동할 시간이었다.


난 품 안의 못을 매만져 보았다.

만지기만 해도 온몸이 오싹해지는 기분.


‘자, 그럼 가볼까.’


난 아까 미리 저장해두었던 좌표를 떠올리며 순간이동 주문을 외쳤다.


“텔레포트.”


* * *


“야, 야! 너 얼굴은 왜 그러냐?”


점심시간 김영재는 센터 동기인 황대헌과 함께 구내식당에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황대헌은 김영재의 볼에 붙어있는 밴드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 이거. 웬 병신 같은 신규 헌터가 지원하러 왔었거든.”


“병신같은? 왜? 높은 등급이라도 떴어?”


“말도 마. 그 새끼 때문에 이곳저곳 전화해서 알아보느라 귀찮아 돌아버리는 줄 알았으니까. 아니, 처음에 25살이 신규 등록을 하러 왔길래 F급이겠지 싶어 대충하고 보내려 했거든?”


“25살이면 뭐야, 반푼이네?”


“어. 반푼이지. 원래 늦게 각성하는 경우도 많지 않지만 각성해도 등급은 낮거든. 그래서 사실 원래라면 가상현실 초딩들 기준에 맞춰서 슬라임을 내보내야 하는데 오크를 보여줬단 말이야.”


“뭐? 그래도 돼?”


“뭐, 어때. 어른인데 수준은 맞춰줘야지. 고통도 일부러 맥시멈으로 맞췄어.”


“고통도?”


“어. 네가 그걸 봤어야 했는데... 무서워서 벌벌 떨고 자기 발에 걸려서 넘어지고 얼마나 웃겼는지 아냐? 그래서 판정 딱 때렸지. 더 볼 것도 없이 F급이라고.”


김영재의 말에 황대헌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너도 참 성격 나쁘다. 그래서, 그럼 네 얼굴은 왜 다친 건데?”


“아니 그 새끼가 소환이 특성이었지 뭐야. 그런데 그 새끼가 최소 S급, 아니 이것도 확실치 않지. 사실상 등급 측정 불가 마법사를 소환해낸 거야.”


“대박...”


“대박이지? 야, 등장할 때 뭔 임팩트가 그리 강한지 바람에 창문이 다 깨져서 그 파편에 얼굴 긁힌 거야. 내가 불러내라 했으니 물어달라고 할 수도 없고 아오, 그 반푼이 새끼 운은 좋아가지고.....”


“그래서, 그래서 등급은 어떻게 됐는데?”


김영재는 거칠게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떻게 되긴, 아무래도 내가 마음대로 정하면 좆댈 것 같아서 여기저기 전화 돌렸지. 그런데 지금 S급 강천 알지? 강천이 60층의 탑을 오르다가 크게 다친 모양이야. 그래서 다들 난리도 아닌 모양이라 말단 직원이 전화를 받았지 뭐야.”


“아, 나도 뉴스 봤어. 60층 올라가기 실패했다더라...”


“그 직원이 그러더라고 F급이 아무리 강한 소환수를 소환해도 어차피 오래 못 간다고 그냥 A급으로 퉁쳐서 주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줬지 뭐.”


“아니 그래도 등급 측정 불가인데? 그렇게 취급 해도 돼?”


“야, 야.... 말이 그렇지. 마법사야 마법사. 마법사는 원거리 밖에 안되잖아. 고층에 올라갈수록 바닥 다 드러날걸? 그 병신은 아무것도 못 하는 쫄보니 옆에서 찡찡대다 죽을 테고. 소환사가 죽으면 소환수도 끝이지. 아마 A급 받고 신나서 탑에 올랐다가 곧 시체 돼서 나올 걸.”


김영재가 생각만 해도 재미있다는 듯 낄낄 웃어 재꼈다.


그 모습을 몸을 감춘 누군가가 차갑게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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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환되다. 24.07.29 80 1 14쪽
1 8서클 미친 마법사. 24.07.29 13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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