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천재마법사가 정체를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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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코드
작품등록일 :
2024.07.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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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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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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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련.

DUMMY

* * *


아무리 등급이 차이가 나더라도 박규태와 자신이 대련이 될 리가 없었다.


“탑에는 아직 안 올랐지? 대련하면서 전투에 대한 감각을 익힌 후 들어가는 게 좋다. 등급이 다르지만, 규태는 탑을 올랐기에 너보다 레벨도 높고 전투 감각도 뛰어나니 배울 게 많을 거다. 규태야. 형은 이제 막 각성한 초심자니 네가 잘 가르쳐줘야 한다.”


“물론이에요. 아버지.”


“식사 끝나고 길드로 가도록 하지.”


“여보, 집에 오신 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요?”


“잠시 대련장만 쓰고 금방 돌아오겠소. 진호가 드디어 각성했다는데 도와주고 싶군.”


“....알겠어요.”


새어머니는 마땅치 않다는 듯 박진호를 흘겨보았다.

굳이 왜 식사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냐는 듯 힐책하는듯한 그 눈빛에 박진호는 고개를 푹 숙였다.

문득 괜히 헌터가 되었다고 말했나 하는 후회가 들었다.


대련이라니....


‘나랑 박규태가?’


45층이라는 건 45레벨이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레벨이 오를수록 몸의 능력치도 강화되고 특성 역시 강화된다.

자신이 10층을 올라 두 소환수를 가지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아무리 등급이 자신이 더 높다지만 이제 초심자인 박진호와 어린 시절부터 갈고닦은 박규태가 상대가 될 리 없었다.

게다가 자신이 기억하기로 박규태의 특성은 전투와 관련된 특성이었다.


‘.....루비와 연을 소환하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그들의 등 뒤에 숨어 있기만 하면 아버지가 실망하시지는 않을까?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밥을 입에 넣고 있는데 입으로 들어가는 건지 코로 들어가는 건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렇게 불편한 식사가 끝이 나고 박진호와 박규태는 아버지를 따라 길드로 이동했다.


* * *


박진호의 아버지 박성호는 한국 길드 순위 1위의 성호 길드의 길드장으로 현재 제일 높은 층을 오르고 있는 강천보다 한층 아래인 59층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었다.


요즘 새롭게 뜨는 신성을 영입하기 위해 정보를 찾느라 정신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집에 얼굴을 비추기로 약속했기에 박성호는 일을 잠시 뒤로 미루고 집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집에 왔지만, 박진호는 여전히 숫기가 없었고 내성적이었다.


사랑했던 아내가 남긴 유일한 아들이라 방치하고 싶지 않아 바쁜 와중에 조건을 맞는 사람을 찾았고 재혼을 결심했다.


전 남편이랑 이혼해 아들 또래가 있는 능력있는 아내.


이제 자신이 자리를 비워도 아내와 동생인 박규태가 있기에 박진호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어째서인지 박진호는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나마 자신이 올 때는 얼굴을 비추는 것 같지만 박규태의 말에 따르면 항상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혼자만 각성하지 못해 주눅이 든 게 아닐까.


헌터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은 많은데....


안타까운 마음만, 조금 더 아들이 적극적으로 바깥 활동을 해주면 좋겠다는 마음 반으로 지켜보았다.

지켜보다 보면 언젠가는 아들이 변하리라 생각했다.


“저, 저, 각성하였어요!”


다행히 오늘 박진호가 처음으로 자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헌터가 되었다고 말했다.


드디어 헌터가 된 건가.


아들을 위해 준비했던 길드였다.


아무리 기다려도 박진호가 헌터로 각성하지 못할 것 같아 평생 먹고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려고 했는데 헌터가 되었다면 말이 달라진다.


‘.....이참에 규태랑 진호를 본격적으로 키워봐야겠군.’


박규태는 B급이긴 하지만 45층까지 올랐기에 초심자인 박진호에게 불리한 대련이었다.


무리인 걸 뻔히 알지만, 박성호는 대련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참에 둘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함께 길드를 받쳐줄 든든한 인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둘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박성호도 은연중 눈치채고 있었다.


박규태의 말속에 은근히 섞인 박진호에 대한 무시를 닳고 닳은 길드장인 박성호가 눈치채지 못할 리 없었다.

그렇기에 이번 대련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한층 가까운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원래 진정한 대련일수록 마음을 터놓고 가까워지게 되는 법이니까.


서로서로 도와주며 성장해나가는 관계.


박성호가 둘에게 원하는 건 바로 그것이었다.


어린 시절 이후 오랜만에 길드에 데려왔기에 박진호는 잔뜩 긴장한 채로 따라오고 있었고, 박규태는 항상 다니던 길이였기에 익숙하게 뒤따라왔다.


박성호는 그들을 데리고 대련실에 들어왔다.


꺼져있는 불을 켜자 축구를 해도 될 정도로 커다란 대련실이 보였다.


각성자의 특성 또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중간중간 마석도 심어두어 대련실이 망가지지 않도록 보호막을 만들어 두었다.


이제 막 완성한 대련실을 두 아들이 사용하게 된다니 감개무량했다.


박진호의 여린 심성을 알고 있기에 첫 대련에 그다지 큰 기대는 없다.


“둘 다 거기 서면 된다.”


“네. 아버지.”


“....네.”


마주 보고 나란히 선 두 아들을 바라보았다.


박규태는 여유로운 얼굴로 박진호를 바라보고 있었고 박진호의 얼굴은 긴장으로 인해 새파랗게 질려갔다.


“규태의 능력은 육체 강화 능력이다. 육체를 강화해서 평소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하게 만들지. 네 특성은 뭐지?”


“저, 전.... 소환사에요.”


“소환사?”


“....네, 네.”


소환사라....


소환사는 딱히 각광받는 특성은 아니었다.


소환사의 능력에 따라 부를 수 있는 소환수는 한정되어 있고 능력치도 가지각색에 복불복이 너무 심했다.

한마디로 형편없었다.


일단 지금까지 봐온 소환사는 다 그래왔다.

성호 길드에도 소환사가 1명 있긴 있다.

원래 5명 정도 있지만 탑에서 살아남은 건 1명뿐이었다.


원래라면 바로 소환하라고 했겠지만 그러면 지금과 별반 달라질 게 없다.


박진호는 뒤에 숨어만 있겠지. 차라리 조금 무리일지라도 앞에 나와서 싸워보게 하는 건 어떨까.


박진호에게 지금 중요한 건 자신감과 용기였다.


헌터로 각성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일반인과 능력치가 달라진다.


박규태와 싸우면서 달라진 자신의 능력을 깨닫게 된다면 지금과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박규태가 적당히 봐주면서 대련을 잘 이끌어 갈 것이라 믿었다.


생각을 정리한 박성호가 입을 열었다.


“....일단 특성을 사용하기 전에 몸의 능력치부터 파악하는 게 좋겠지. 규태는 45레벨, 너는 아직 1레벨이다. 네가 지는 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라. 너의 모든 능력을 보인다고 생각해. 그리고 규태.”


“네.”


“너도 일단 몸의 순수한 능력치로만 대련해라.”


“당연하죠. 형 같은 초보자한테 특성까지 사용했다가는 큰일 날걸요.”


박규태가 믿음직스럽게 대답했다.


박성호는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심판은 내가 보지. 도저히 버티지 못하겠으면 포기라고 외쳐라. 자, 시작!”


“형. 잘 피해 봐!”


박규태는 시작이라는 말과 동시에 박진호에게 달려들었다.


“어, 어, 어!”


박진호는 명치로 날아오는 박진호의 주먹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맞아 벽으로 날아가 부딪혔다.


“컥... 커억!”


역시 곧바로 대련은 무리였나.


박성호의 눈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고통스러워하며 자신의 배를 부여잡은 채 기침을 토하는 박진호를 보다가 박규태를 바라보았다.


“이런, 힘 조절을 한다는 게 그만....”


누가 봐도 거짓이었다.


박규태가 알아서 잘 조절할 줄 알았는데 이러면 대련을 시킨 보람이 없었다.


아무래도 간단히 치료받게 한 후 특성을 보는 거로 마무리 해야 할 것 같았다.


박성호는 한숨을 푹 내쉬며 걸음을 옮기려 했다.


‘이번만 기회가 있는 건 아니니까....’


다음번엔 조금 더 신경을 써서.....


“큭.....”


“....박진호?”


순간 박성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고통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박진호의 입에서 비웃음이 섞인 웃음소리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네.”


박성호가 이름을 부르자 숙이고 있던 박진호가 고개를 번쩍 들더니 언제 고통스러워했냐는 듯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성호의 눈이 가늘어졌다.


뭐지? 이 위화감은?


평소와 분위기가 달랐다.


평소와 달리 뭔가 나른하면서도 여유로운 듯한 눈빛과 입가에 지어진 미소까지.


“.....대련 아직 안 끝났죠? 이어서 해도 될까요?”


“어... 어. 그래. 아직 안 끝났다.”


대련을 멈추려고 했지만 달라진 박진호의 모습에 아무래도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에 박성호는 뒤로 물러섰다.


다시 박진호와 박규태가 마주 보고 섰다.


“오, 형. 그걸 맞고 일어섰네? 이번엔 좀 살살 갈 테니까. 잘 피해 봐.”


“.....그럴 필요 없어. 전력으로 덤벼.”


“뭐?”


“그럴 필요 없다고. 규태야. 건방 떨지 말고 빨리 덤벼. 기다리다가 목 빠지겠다.”


“이 새끼가!”


박진호의 생각지도 못한 도발에 박규태가 달려들었다.


지나치게 흥분한 듯한 박규태를 말려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평소와 너무 다른 박진호의 모습에 박성호 역시 굳어버렸다.


저렇게 상대방을 도발할 줄 아는 아이였다고?


“컥!”


고통 어린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박성호의 눈이 경악을 담아 부릅떠졌다.


바닥을 뒹구는 건 당연히 박진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박규태의 공격을 피한 박진호가 역으로 주먹을 뻗어 박규태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고 미처 피하지 못한 박규태가 주먹에 맞아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운데 박진호의 공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박진호는 기회는 이때라는 듯 쓰러진 박성호의 위에 올라타 미친 듯이 주먹으로 얼굴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강한 힘으로 패는지 주변에 피가 튈 정도였다.


무언가에 홀린 듯 집요하게 얼굴을 공격하고 또 공격하는 박진호는 제정신이 아닌 듯 보였다.


박성호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박진호에게 다가가 그를 밀쳤다.

아니 밀치려 했다.

하지만 손을 뻗자마자 재빠르게 몸을 피한 박진호로 인해 박성호의 손이 허공을 맴돌며 멈춰졌다.


이게 대체 무슨.....!


“....박, 진호.”


“놀랬잖아요. 아버지. 대련 중에 갑자기 손을 뻗으시면 어떡해요.”


“....대련, 이게 대련이라고?”


박성호의 눈이 밑으로 향했다.


얼마나 집요하게 팼는지 얼굴이 피범벅이었다.


이빨도 몇 개 부러진 거 같고 코뼈 역시 부러졌는지 옆으로 휘어져 있었다.


박규태는 고통을 참지못하고 기절해 있는 상태였다.


“.....네. 아버지가 시키셨잖아요. 레벨 1인 저에게 45인 규태와 대련해보라고. 그래서 해본 건데... 어때, 만족하셨어요? 부족하면 더 해도 상관없어요. 찬물이라도 가져와 규태를 깨우고 2차전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


“그만!”


잔혹한 말을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고 줄줄 내뱉는 박진호의 말을 박성호가 황급히 가로 막았다.


‘....명치 한 대 맞고 정신이 나간 건가?’


그렇다고 보기에는 박진호의 눈빛이 너무 또렷했다.

그래. 너무 또렷해서 문제였다.

지극히 제정신이라는 것을 의미하니까 말이다.


“.....손에 피가 잔뜩 묻어서 더러워졌네요. 대련 끝났으면 저 손 좀 씻고 와도 될까요?”


지루함이 담긴 목소리에 박성호가 흠칫했다.


아무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박규태 역시 의무실로 가야 했고 말이다.


일단 박진호와의 대화는 그 다음 이어서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박성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박진호는 조금의 미련도 없이 등을 돌린 후 앞장서 걸어갔다.


박규태가 이 정도 다쳤으면 걱정할 만도 한데 마치 벌레를 짓밟은 것처럼 무신경했다.


그러고 보니...


‘왜.... 말을 더듬지 않지?’


어린 시절부터 습관적으로 말을 더듬던 박진호가 대련 이후 더이상 말을 더듬지 않았다.


박성호의 눈빛이 멀어져가는 박진호의 뒷모습을 보며 거칠게 흔들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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