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천재마법사가 정체를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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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코드
작품등록일 :
2024.07.29 09:40
최근연재일 :
2024.08.0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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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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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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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소환되다.

DUMMY

* * *


‘지겨워.’

‘언제까지 여기 갇혀있어야 해.’

‘내보내 줘. 내보내 달라고!’

‘아아아악!’


마법진에 끌려들어 온 후 정신을 차린 곳은 칠흑 같은 어둠 속 좁디좁은 어느 공간이었다.


난 그곳에 갇혀버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 속에서 숨만 쉬고 있는 일은 괴롭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없어 금방이라도 미쳐버릴 것 같았다.

소리를 지르고 발버둥 쳐봐도 소용없었다.


머릿속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이 쏟아져 들어오고 나갈 수는 없고 안 그래도 반쯤 돌아있는 정신이 완전히 돌아버리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이대로 여기서 평생을 살아야 하나 싶어 반쯤 포기하던 그때 누군가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 소환!”]


단 그 한마디에 거짓말처럼 어둠 속에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빛....!’


난 그 빛을 향해 손을 뻗었다.


얼마만의 빛인지 모르겠다.


빛과 내 손이 닿자마자 난 그 빛을 따라 어딘가로 이동되었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처음 보는 생소한 환경 속에 서 있었다.


‘여긴.... 대체 어디지?’


“....우와.”


그런 내 눈앞에는 방금 전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남자가 금방이라도 침을 흘릴 것같이 입을 헤하고 벌린 채로 날 신기함을 담은 눈빛 반, 두려움이 담긴 눈빛 반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광대도 아니고 그 눈 안 까냐고 소리를 지르려던 그때 머릿속이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미간을 찌푸리며 아픈 머리를 감싸자 내 눈앞에 창이 하나 나타났다.


[당신은 소환사인 박진호의 소환수인 못미연입니다.

자신을 소개하고 그에게서 신뢰감을 얻으세요.

신뢰감을 얻은 만큼 당신에게 많은 혜택이 주어집니다.]


소환수라고?


마법사이기에 소환수가 뭔지 알고 있다. 그런데 소환수라니?

내가 소환사도 아니고 하등한 하인이나 마찬가지인 소환수라고?

그것도 이 얼빠진 자식의?


눈에 보이는 창에 욱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안 그래도 이상한 곳에 갇혀 겨우 빠져나왔는데 강제로 소환수의 임무를 떠맡아서 하라고 하니 화가 안 날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눈앞의 자식을 들고 있는 못으로 찢어 죽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연이어 뜬 창에 난 이를 악물며 화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


[소환사의 명령은 절대적입니다.

소환수는 소환사를 공격할 수 없습니다.

소환사인 박진호가 소환취소를 하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다, 당신이.... 제, 제소환수세요?”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저 문구는 갇혀있던 동안 세뇌가 될 정도로 머릿속에 지겹게 흘러들어왔던 문구였다.

절대로 저 명령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듯이...


게다가 이 글에 따르면 소환취소를 당하면 겨우 빠져나왔던 그 지긋지긋한 곳에 또다시 갇혀야 한다는 말이다.


난 악문 입술에 천천히 힘을 풀며 표정 관리를 하기 위해 애썼다.

분하긴 하지만 지금만큼은 저 글에 따라야 할 때였다.


“저, 저기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당신의 소환수인 못미연 이라고 합니다.”


“.....못...미, 미연이요?”


“.....못하는 거 없는 미남자, 팔써클의 대마법사 연이라고 합니다. 줄여서 못미연, 간단히 연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이런 뜻이 아니었지만, 소환사를 속이지 말라는 규칙은 없었다.


솔직하게 나의 별명을 말했다가는 신뢰는커녕 공포감만 불러일으킬 것이다.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목소리 역시 평소의 빈정거리던 목소리가 아닌 다정한 어조로 사근사근하게 말을 걸었다.


예전에 이런 마법사 한 명을 본 적이 있지.

상냥한 척하는 마법사.

꼴 보기 싫어서 양 입꼬리에 못을 박아주었었는데 그 모습을 설마 내가 흉내를 내게 될 줄이야.


토 나올 듯 속이 울렁거렸지만 다행히 나의 노력이 통했는지 잔뜩 긴장한 처음과 다르게 박진호는 많이 풀어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8서클... 마법사라면.... 어, 어마어마하잖아요? 정말 마, 마법이 가능해요? 아, 아니, 아니 그게 아니지. 정말 제, 제소환수에요? 제가 시키는 건 다 하는 소환수요?”


답답하게 말을 왜 이렇게 더듬는 거지?


말 좀 똑바로 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난 맞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무엇이든 시키시고 싶은 게 있으면 말씀하세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어, 어, 어, 어떡하지.. 어떡해! 8서클 대 마법사라니 판타지 소설속에서나 봤지 믿을 수가 없어요! 저, 저 괜찮다면.... 당신의 능력을 봐, 봐도 될까요? 아, 혹시 탑을 알고 있나요?”


“...탑이요?”


“네!”


박진호의 말에 난 잠시 멈칫했다.


탑, 익숙한 단어였다.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탑에 대한 지식이 떠올랐다. 헌터에 관련된 지식도 마찬가지였다.


익숙한 단어들의 조합.

마지막으로 그 노인네에게서 빼앗은 그 책.

그 책에서 보았던 내용들과 지금의 내용이 하나 둘 씩 일치하기 시작했다.


난 한번 본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선명하게 떠오르는 책의 내용에 나의 표정은 굳어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거기에 박진호라는 주인공이 나왔었지.


난 주변을 찬찬히 살폈다.

생소한 환경, 처음 보는 물건들. 눈앞에 삐쩍 마르고 새하얀 얼굴에 큰 눈만 둥둥 떠 있는 듯한 박진호. 게다가 어릴 적 따돌림당한 충격으로 말을 더듬는 버릇까지 책에 묘사되어있던 것과 똑같았다.


하지만 주인공의 첫 소환수는 내가 아니었다. 분명 여자였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머리는 복잡했지만, 책 속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상황이 얼추 맞아 떨어졌다.


‘그 빌어먹을 노인네... 대체 무슨 책을 쓴 거야!’


하고 싶은 욕은 많았지만, 지금은 일단 이 창에 적혀져 있는 대로 이 빌어먹을 소환사를 만족시켜야만 한다.

책에 관한 생각은 그 다음이었다.


혜택이 뭔지는 몰라도 분명 좋은 것임이 틀림없으니까.


“...기본적인 사항은 알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라면 탑 100층에 올라서는 것도 가능할 겁니다.”


“저, 정말요?”


“물론이죠. 주인님은 저만 믿으시면 됩니다.”


주인님이라니...


입에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호칭에 입안의 혀를 뽑아내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난 입가에 미소를 거두지 않았다.


내 얼굴을 자세히 보았더라면 부들부들 떨리는 입가를 눈치챘겠지만 내가 읽었던 책 속의 주인공은 눈치라고는 일도 없는 부류였다.


역시나 박진호는 나의 이상 반응을 눈치채지 못하고 밝아진 얼굴로 나의 손을 잡고 끌었다.


“그, 그럼 지, 지금! 당장 탑으로 가요!”


역시나 책 속의 대사와 일치했다.

책의 내용대로 흘러가게 두고 싶지 않지만, 지금은 나의 능력을 보여주는 게 먼저였다.

이 멍청한 박진호의 마음에 들어야 소환취소가 되지 않을 테니까.


“주인님이 원하시는 대로....”


내 입가에는 보일 듯 말 듯 비릿한 웃음이 걸쳐졌다.


* * *


탑으로의 이동은 아주 간단했다.


헌터로 각성한 이들은 자연스럽게 탑의 앞에 이동할 수 있게 되어있었으니까.

개인적으로도 들어갈 수 있고 같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서로 파티를 맺어 진행도 할 수 있다고 한다.


탑의 문 앞에 선 박진호는 벌벌 떨며 서 있었다. 누가 봐도 겁먹은 얼굴이었다.


난 그 모습을 떨떠름하게 지켜보았다. 어차피 사냥은 내가 할 거고 박진호는 옆에서 구경만 할 건데 왜 저러는 거지?


참 한심한 모습에 비아냥거리고 싶었지만, 꾹 눌러 참았다.


난 박진호에 대한 책 속에 나와 있는 정보를 떠올렸다.


박진호

나이 21.

가족 중 혼자만 각성을 하지 못해 집에서 반푼이 취급을 당하며 현재는 방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상태.


어릴 적 괴롭힘을 하도 많이 당해서 말을 더듬는 버릇이 생겼다. 우울하게 하루하루 지내던 와중 소환사로 극적으로 각성하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들 사이에서는 왕따, 가족들 사이에는 반푼이 신세여서 내성적이고 소심해졌지만 그건 하도 괴롭힘을 당해 주눅이 들어서 그런거고 점차 본래 타고난 성격이 나오기 시작한다.


‘...단순하고 멍청하고 쓸데없는 정의감까지 가지고 있는 본래의 호구같은 성격 말이지.’


차라리 지금처럼 주눅이 들어 있는 게 나았다.

여러 사람에게 이용당하다시피 끌려다니는데도 자기가 호구인지도 모르는 것보다는 말이다.


하필 거기에 관심종자이기까지 했다. 정말 내가 싫어하는 요소란 요소는 다 가졌다.


지금도 봐라. 각성하자마자 날 끌고 탑에 오다니.

하루라도 빨리 자신이 각성자가 된 걸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저러는 거다.


무서움보다도 반푼이로서 받았던 설움이 더 크다는 거겠지.

자신에게도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벌벌 떨면서도 이를 악물고 나선 것이다.


“...저, 정말 들어가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위험하지는 않, 않겠죠?”


“제가 곁에 있는 한 주인님이 위험하실 일은 없습니다.”


“하아, 아, 아 알겠어요! 그럼 가볼게요.”


크게 심호흡을 하던 박진호가 각오했다는 듯 눈을 부릅뜨며 문 위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눈 부신 빛이 나와 박진호를 감싸 안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에 또 다른 창이 떠 있었다.


[1층 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슬라임 10마리를 모두 처리하세요.]


창이 사라짐과 동시에 작고 얼핏 보면 귀엽게 생긴 동그라미 모양의 슬라임들이 통통 뛰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으악!”


“...실드.”


난 방어막을 만들어 겁을 먹어 눈을 질끈 감고 있는 한심한 박진호를 보호했다.


슬라임을 보고 겁먹는 놈은 또 처음 봤다.

마음 같아서는 죽든 말든 신경을 쓰고 싶지 않지만, 저 자식이 죽으면 나 역시 사라지게 되니 일단 지켜야 한다.


“뀨우?”


난 박진호의 안전을 확인 후 귀여운 소리를 내며 달려드는 슬라임을 향해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뀨!”


“뀨뀨!”


내 손안에 만들어진 불이 슬라임들에게 날아갔다.

슬라임들은 뀨뀨하고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불에 타 재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와 대, 대, 대 대박!”


어느새 눈을 떴는지 박진호의 놀란 듯한 탄성 소리가 들려왔다.


‘봤냐? 내가 이정도야.’


마음 같아서는 마음껏 뻐기고 싶지만 본 성격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난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또다시 눈앞에 창이 하나 떴다.


[1층에서 경이로운 속도로 몬스터들을 해치우는 데 성공합니다.

1층에 이름이 새겨집니다. 탑에 새길 이름을 말해주세요.]


“어? 뭐야? 이, 이름을 말하라고?”


[어? 뭐야? 이, 이름을 말하라고? 로 저장되었습니다. 너무 길어 짧게 단축됩니다. 이름을 말하라고 로 저장됩니다.]


“아, 아니야! 그 그거 아니에요!”


[탑을 경이로운 속도로 해치웠기에 히든 보상이 주어집니다.]


난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


책을 읽었기에 무슨 상황인지 금세 파악할 수 있었다.


탑에는 각 층마다 이름이 적혀져 있었다. 그 층을 제일 먼저 클리어한 사람의 이름이 새겨지는 시스템인 것이다.


얼핏 내가 제일 빠를 것이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박진호의 멍청한 실수로 이상한 이름이 저장되어 버렸다.

한심하기는....


난 올라오는 짜증을 억누르며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절망 어린 표정을 하고 있는 박진호를 향해 말했다.


“....어찌됐든 1등이시네요.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저와 함께라면 모든 층에 주인님의 이름이 새겨지는 것도 시간문제입니다.”


나의 말에 이름을 말하라고를 중얼거리던 박진호의 얼굴이 확하고 밝아졌다.


그 바보같은 얼굴을 보며 난 비웃음을 애써 속으로 감추었다.


* * *


1층의 탑의 이름이 바뀐 그 날 헌터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줄여서 헌컨에서도 이야기가 조금씩 퍼져나갔다.


[dke1- 와, 대박. 님들 봤음? 1층 헌터 이름 바뀌었네?]

[노란 바가지- ㅇㅇ 봤음. 초짜 티 확 남. 이름을 말하라고ㅋㅋㅋ 개웃김. 이런 실수 하는 헌터 겁나 오랜만. 한번 정해지면 수정도 안되는데 어쩔.]

[애니111- 거의 6개월 만인가? 이야 능력있는 놈이 또 하나 각성 했나 본데?]

[늑대- ㄴㄴ 아님. 어차피 초반은 특성빨임. 초반 탑들은 좀만 노력해도 바뀌기 쉬움. 게다가 이름을 바꾸라고라니 한심 그 자체. 멍청한 티 풀풀 남.]

[rkwow- 초심자의 행운. 또 금세 바뀔꺼임. 1년에 서너 번은 바뀜.]

[늑대- 원래 1층 있던 이름도 지금은 쩌리헌터로 성장했을걸? 그 이후로 이름 한 번 안 뜨는 거 보면 말이야.]

[애기코끼리- 맞음, 맞음! 어차피 고층부터가 진짜 이름 싸움. 20층부터 봐봐. 쭉 그분 이름으로 가득하잖아.]

[soe- ......아, 그 분?]

[aaeol2222- ......어, 그분.]

[밖에서 사는 남자- 개웃기네 ㅋㅋ 그분이라고 하면 모두 알아듣는 거ㅋㅋㅋㅋㅋㅋ]

[www- 당연하지. 우리 최고층 60층을 목전에 둔 S급 헌터 강천님! 강천 만세! 만세 대만세!]

[밖에서 사는 남자- 아오, 시끄러 강천 팬 또 지랄이네...]

[강빠돌이- 강천 만세세세세세2222222]

[애나- 강천 만세3333]


아주 짧은 몇 분 동안이었지만 헌컨에 올라왔던 게시물은 빠르게 올라오는 다른 게시물들에 의해 그대로 잊혀져 버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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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대련. +1 24.08.04 28 0 12쪽
8 가족모임. 24.08.03 35 0 11쪽
7 새로운 소환수의 등장. 24.08.02 42 0 13쪽
6 살인마. 24.08.01 45 0 11쪽
5 이 몸 등장! (1) 24.07.31 38 0 12쪽
4 이 몸 등장! 24.07.30 52 0 12쪽
3 소환되다. (1) 24.07.29 60 0 13쪽
» 소환되다. 24.07.29 80 1 14쪽
1 8서클 미친 마법사. 24.07.29 13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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