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도어(backdoor)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낮잠자는별
작품등록일 :
2024.08.03 15:35
최근연재일 :
2024.08.23 09:54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248
추천수 :
0
글자수 :
108,736

작성
24.08.18 13:00
조회
6
추천
0
글자
12쪽

Episode 15. 메모리얼 트라우마

DUMMY

Episode 15.

메모리얼 트라우마







곧 그들이 왔다.


“어떡해. 신쌤···.”

“발목까지 사라졌잖아.”


자매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


정기민은 기계 아래에 있는 기계를 뜯어 여러 전선들을 꺼내 한참을 만져보더니 무언가 원리를 깨달았는지 턱짓으로 가리켰다.


“저기 봐.”


정기민이 알려준 유리통에 두 명이 들어가 있었다.


“왜 두명이죠?”

“의식을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거지.”

“세명까지 가능한가봐요.”


조작 몇 번으로 유리통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윗 뚜껑이 열렸다.


“저기 들어가면 신쌤 의식에 침투하는 거야. 역으로 흡수되면 안돼. 영영 신쌤 의식에 갇히게 돼.”


난 자진해서 나섰다.


“제가 데려올게요.”

“같이 갈게요.”


이분홍이 따라 나섰다.


[00:30:22]


정기민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시간이 없으니 나랑 분홍이는 다음 미션으로 가는 게이트를 찾을께.”


[전용스킬 육면체체를 발동합니다.]


육면체를 딛고 올라가자 정기민이 나와 이분홍을 불렀다.


“아마 신쌤이 무의식적으로 너희를 공격할 수도 있어. 조심해라.”


유리통에 주저 없이 뛰어들었다.

무게에 의해 몸이 가라앉자 의식도 함께 가라앉았다.


“푸악!”


수면위로 다시 올라왔을땐 눈 앞에 하얀 건물이 보였다.


“병원?”


옆을 보니 다양한 색상의 잉어가 지나다녔다. 병원 안에 있는 연못으로 나올 줄이야.


“푸하!”


곧 이분홍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병원? 장소도 신쌤 답네요.”


난 먼저 수면으로 나와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


“신쌤 전공 알아요?”

“아니.”


모른다. 몰라도 찾을 수 있지.


[라이브 뷰를 시작합니다.]


이젠 의식적으로 라이브 뷰 스킬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되어 편했다.


“대충 알 것 같아. 따라와.”


그녀는 날 따라오며 좀 아쉽다는 투로 말했다.


“그러고 보니 우린 같은 팀인데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살아남기 바빴잖아.”

“오빠. T발 C구나?”


이분홍 성격 대차고 격한 건 지레짐작으로 느끼고 있었는데 일대일로 대화 하려니 약간 버겁다.


“이제부터라도 서로에 대해 좀 알아가자는 말이잖아요. 방송에서 봤을 땐 엄청 귀여웠는데 실제로 겪으니 좀 덜한 듯?”

“저기 분홍아.”


가뜩이나 큰 동그란 눈을 깜빡이며 주시하는 그녀의 당당함에 절로 시선을 피하게 됐다.


“우리 시간 없어. 어서 신쌤 못 찾으면 다음 미션으로 못 가.”

“알아요. 신쌤 벌써 찾았는데?”


그녀가 가리킨 곳은 병원 정문 앞에 세워진 고급 세단이었다.


세단 주위에 보디가드도 많았는데 문을 열어주자 신우혁이 고갤 푹 숙인 채 내렸다.


그를 따라 흰색에 프릴 자수가 풍성한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그에게 자연스럽게 팔짱을 꼈다.


“신쌤 여친인가본데요?”


말로만 듣던 신우혁이 끔찍이도 싫어했던 그녀였다.


“아니. 아내 일 거야.”

“신쌤 유부남이었어요?”

“정확하게는 전 부인이니 돌싱이지.”

“대박···.”


그녀의 옆에 있는 신우혁의 표정은 살아 있다고 볼 수 없었다.


산송장이 따로 없네.


“저 여자 떼어내야해.”


난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신쌤!!!”


곧바로 검정색 슈트를 입은 남자들에게 어퍼컷 맞고 날아 가버렸다.


“크윽···.”


턱 돌아갈 뻔했네.


[로빈후드 슈팅 화살을 장착합니다.]


이분홍이 나서며 물었다.


“다 죽여도 되죠?”

“어. 살살해.”


이분홍은 마력을 끌어모아 보디가드 발 아래 비눗방울들을 생성했다.


[전용스킬 농축터지기가 발동합니다.]


무슨 탱크포 만큼 강하냐.


자릴 털고 일어나 활 시위를 당겼다.


목표는 신우혁 옆에 있는 여자.


“떨어져.”


빠르게 활이 공기를 가르고 나아가 그녀의 이마를 관통할 거라 예상했다.


결과는 반대였다.


활은 그녀의 검지 손가락 앞에 멈춰

제자리를 맴돌았고 천천히 그녀가 웃으며 날 바라봤다.


“소용없어.”


뭐라고? 방금 나한테 말을···.


활은 방향을 틀어 무서운 속도로 이분홍에게 날아갔다.


“이런!”


이분홍 앞으로 뛰어가 반사적으로 스킬을 날렸다.


[전용스킬 쇼크 웨이브를 발동합니다.]


겨우 화살을 옥상 너머로 튕겨냈다.


“안타까워라.”


신우혁 아내는 낮은 목소리로 낄낄거리더니 아무렇지 않은 척 신우혁을 따라갔다.


이분홍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저 여자. 우리처럼 침투한 걸까요?”


때 마침, 정기민에게 무전이 왔다.


[신쌤 찾았어?]


“찾았는데 우리 말고 다른 사람이 이미 무의식에 침투해 있어요.”

[누구? 아는 사람이야?]


이분홍이 떨떠름하게 답했다.


“신쌤 전 와이프요.”


내가 보충 설명을 덧붙였다.


“정확히 말하면 죽은 와이프요.”


이분홍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저 여자 귀신이예요?!”

[귀신이 아니라.]


정기민은 어수선한 대화를 빠르게 정리했다.


[신쌤의 트라우마 그 자체겠지. 트라우마는 본체의 상흔이 깊을수록 강한 힘을 얻어 자의식까지 가질 수 있어.]


즉, 여기서는 신쌤의 트라우마가 나보다 강하다.


[트라우마를 이기려고 하지마.]

“그럼요?”

[트라우는 결코 지울 수 없어. 그 영향력을 감소 시켜야해.]


문뜩, 신우혁이 한 말이 떠올랐다.


‘아내가 죽고 처음으로 살아갈 희망이란 게 보이더라.’


난 꼿꼿하게 세워진 병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00:35:56]


“그냥. 부수죠?”


막 6층 건물 중앙에 불이 켜졌고 창가에 혼 없는 유령처럼 앉아있는 신우혁을 발견했다.


[부숴?]

“어차피 신쌤은 과거를 싫어했어요.”


신중하게 활 시위를 당기며 덧붙였다.


“지금 누군가 트라우마한테서 자신을 구해주길 바라고 있을 거예요.”


이분홍이 웃으며 맞장구쳤다.


“그게 우리면 반가워하지 않을까요?”

“자신을 괴롭힌 지난 과거 따위 존자신처럼 폐허로 만들어도 용서해 줄 테고요. 그쵸? 리더?”


정기민의 허락을 구한 게 아니다.


[Roger that.]


지금 이 순간 우린 한 팀이라는 걸 느끼고 싶었다.


[전용스킬 ASMR 독기를 사용합니다.]

[전용스킬 일렉트릭을 발동합니다.]


이분홍이 양 손바닥을 모아 세게 치더니 마력을 끌어올렸다.


“부수는건 내 전문이야.”


동시에 나도 마력을 끌어모았다.


“그 여자 다시 밖으로 끌어내야해.”


[전용스킬 로빈후크의 활을 발동합니다.]

[전용스킬 다발성 폭죽을 발동합니다.]


대형 폭죽이 사방에서 불규칙적으로 터졌다. 한 방만 맞아도 축 사망이다.


내 활이 너무 무력해 보일 정도다.


병원 외벽은 군데군데 터지고 부서져 골조까지 드러났다.


“진짜 부수는 건 전문이구나?”

“이대로 정문 돌파!”


신나게 뛰어가는 그녀 뒤를 쫓아갔다. 병원 안으로 들어가자 음기가 넘쳐호러 영화 속 처럼 기분이 서늘했다.


“6층으로!”


계단으로 바삐 올라가는데 검은 슈트를 입은 가드들이 길을 막았다.


“다 꺼져. 바쁘다고.”


[전용스킬 타겟팅 폭발을 발동합니다.]


가드들 발아래 동그란 원이 생기더니 그녀가 주먹을 움켜쥐자 폭발이 일어났다.


“비켜비켜비켜! 잔챙이들아!!”


쾅! 쾅쾅쾅! 콰콰쾅! 쾅!


귀는 좀 따갑지만 졸졸 따라가면 될 일이었다. 이분홍이 우리 팀이라 너무 다행이다.


신우혁이 있는 6층 복도엔 가드들이 입구를 막아선 채 종대로 꽉 채웠다.


이번엔 내가 나섰다.


[전용스킬 일렉트릭 노바를 발동합니다.]


이분홍만 폭발 스킬을 가진게 아니다. 나도 있다.


이번 공격으로 6층 복도 외벽이 뚫려 건물이 진동했다.


“예쓰! 우리 오빠 멋지다!”


입구를 막았던 가드들이 다 쓰러져 흰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의외로 쉬운데?


“어서 신쌤한테···!”


이대로 신우혁을 쉽게 데리고 나갈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는 안 나와.”


갑자기 등 뒤에서 강한 타격감이 내리꽂혔다. 맞고 반대편 복도까지 날아가 벽에 박혔다.


“존재오빠!!”


이분홍 목소리가 골에 울린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중심 못 잡고 휘청이며 다시 주저앉았다.


“너희는 날 못 이겨.”


흰 원피스를 입은 트라우마가 스산하게 말했다. 눈 사위가 꽤 오래 흔들렸다.


“그건 해봐야 알지!”


[전용스킬 타겟팅 폭발을 발동합니다.]


이분홍이 전력을 다해 스킬을 날렸다. 연기가 자욱하게 복도를 채울 정도로 폭발이 강했다.


먹혔나?


“말했잖아. 못 이긴다고.”


어느새 연기를 가르며 이분홍에게 날아간 트라우마는 공중에서 회전으로 킥을 날렸다. 본능적으로 팔로 가드를 했지만 소용없었다.


“꺅!”

“분홍아!!”


이분홍은 금이 간 창문을 뚫고 병원 밖으로 떨어졌다.


[전용스킬 일렉트릭 베리어를 발동합니다.]


그녀가 떨어질 바닥에 베리어를 깔았지만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너나 걱정해.”


철만큼 강한 주먹 몇 방에 의식이 자꾸 멀어져갔다. 민첩이 얼마인 건지 스킬을 쓸 타이밍 잡기가 힘들다.


[로빈후드 슈팅 화살을 장착합니다.]


“활은 못 쏘면 무용지물이지.”

“누가 쏜데?”


쏠 시간 따위 없다. 그냥 내려친다!


[전용스킬 일렉트릭 노바를 발동합니다.]


활에 박힌 다이아가 힘을 증폭시켜 더 큰 폭발을 일으켰다. 이번엔 제대로 스킬이 박힌 느낌이 들었다.


따라 올까봐 신우혁이 있는 복도 끝 방으로 전력을 다해 달려갔다.


“아팠어.”


벌써? 따라온 건 순식간이었다.


이분홍이 맞은 회전 킥 제대로 맞고 활을 손에서 놓쳐버렸다. 타격이 워낙 강해서 벽에 등을 박고 쓰러지며 피를 토했다.


이러다 죽는다.


[00:25:56]


“이깟 활···.”


미친 괴력으로 로빈후크 활까지 발로 부셔 버렸다.


이루아가 예쁘게 가공해준 다이아까지 작살이났다.


“이젠 쓸 무기도 없네?”


정기민 말이 맞았다.

트라우마를 이기려고 하면 안됐다.


애초에 방법이 잘못 됐다.

트라우마가 비웃으며 말했다.


“마지막 같은데?”

“신쌤한테 유언 남겨도 되냐?”


그녀는 강철 같은 주먹을 뒤로 젖히며 고맙게도 기회를 줬다.


“3초준다.”


크게 숨을 들이켰다.


“신쌤!!!!”

“3”

“나와서 똑바로 봐요!!!”

“2”

“저 여자가 무서운 게 아니잖아!!”

“1”

“수치심과 대면하는 게 두려운 거잖아!”


트라우마는 결코 지울 수 없고 그 영향력을 감소 시켜야한다.


즉, 신우혁이 과거와 제대로 마주 해야한다.


강철 주먹이 코앞에서 멈췄다.


“씨···.”


안도의 욕이 나왔다.

안 열릴 거라 생각 했던 문이 천천히 열렸다.


고개를 푹 숙인 채 그가 내게 다가왔다.


“미안···.”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미안하면 나 존나 아파서 그런데 대신 좀 울어주면 안 돼요?”


답지 않게 엄살 좀 피웠다.

그의 어깨가 조금씩 들썩이더니 곧 사정없이 몸을 떨며 울기 시작했다.


“신쌤, 살아남기 위해 잘 버텼어요. 이젠 우리랑 같이 버티면 돼요.”


그야말로 경외로웠다.

신우혁이 겪은 과거는 존자신 그 자체의 삶 같았으니까.


[00:25:00]


무전이 울렸다.


[여기 물이 차기 시작했어!]


정기민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신우혁은 눈물범벅 된 얼굴을 아무렇게나 닦더니 내 상처 위에 손을 가까이 했다.


[전용스킬 리커버리를 발동합니다.]


트라우마에게 맞아 찌그러진 장기와 골절들이 순식간에 나았다.


이제야 무전기 들 수 있었다.


“신쌤 찾았어요.”

[시간 없어! 리드 줄 만들어줄께! 세시 방향 통로로 와!]

“먼저 게이트 들어가요. 따라갈게요.”


뻐근한 관절들을 풀며 일어났다.


“이분홍 데리러 가죠.”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낮잠자는별입니다.

어김없이 주말에도 찾아왔습니다.

최근 더위를 먹어 몸이 영 무겁고 무기력하네요. 모두 더위 조심하세요!

어제 업로드를 놓쳐 오늘 연참가겠습니다.

여러분의 재밌어요 댓글 선작은 언제나 제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벡도어(backdoor)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 Episode 20. 연성진 문명 24.08.23 3 0 12쪽
20 Episode 19. 연성진 문명 24.08.22 6 0 11쪽
19 Episode 18. 연성진 문명 24.08.21 8 0 11쪽
18 Episode 17. 히든문명 마크후니크 24.08.20 9 0 12쪽
17 Episode 16. 히든문명 마크후니크 24.08.19 8 0 11쪽
» Episode 15. 메모리얼 트라우마 24.08.18 7 0 12쪽
15 Episode 14. 메모리얼 트라우마 24.08.16 10 0 11쪽
14 Episode 13. 죽음의 레이스 24.08.16 8 0 12쪽
13 Episode 12. 죽음의 레이스 24.08.14 7 0 12쪽
12 Episode 11. 죽음의 레이스 24.08.14 9 0 13쪽
11 Episode 10. 팀 24.08.12 7 0 11쪽
10 Episode 9. 팀 24.08.11 8 0 12쪽
9 Episode 8. 팀 24.08.10 8 0 12쪽
8 Episode 7. 팀 24.08.09 9 0 12쪽
7 Episode 6. 팀 24.08.08 12 0 12쪽
6 Episode 5. 존재 자체가 신 출시 24.08.07 15 0 13쪽
5 Episode 4. 존재 자체가 신 출시 24.08.06 17 0 13쪽
4 Episode 3. 존재 자체가 신 출시 24.08.05 18 0 12쪽
3 Episode 2. 존재 자체가 신 출시 24.08.04 19 0 11쪽
2 Episode 1. 존재 자체가 신 출시 24.08.03 28 0 13쪽
1 Prologue. 유니버스 월드 비밀작. 24.08.03 33 0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