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 천재가 가문 역사로 다 줘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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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단골
작품등록일 :
2024.08.0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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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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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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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 실습을 위한 준비

DUMMY

우타요 선생은 아무도 없는 마와루 학당 교실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았다.


내일은 신리 타메오가 마와루 학당에 정식으로 입학하는 날이었다.


신리 타메오를 괜히 불렀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열일곱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고생시킨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학당에서 칠대세가 자제들과 결투를 치러 하급 사령패를 싹쓸이하길 바라는 기대.


과도한 욕심인가 싶었다.


칠대세가와 다른 귀족 가문이 서로 사령패를 겨누고 마주하는 일은 흔치 않았다.


사령패를 두고 쟁탈전이 일어났다면 대부분 두 가지 경우.


칠대세가 소속 영주 가문이 싸움을 걸거나.


칠대세가 자제가 직접 싸움을 걸거나.


모두 하급 영주가 상대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첫 번째 경우 승리 확률은 높다.


그러나 칠대세가의 사령패를 직접 빼앗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별 소득은 없었다.


영지 하나 얻는 정도.


두 번째 경우는 대부분 패배했기에 영주 가문 학생들의 가문을 희생시키는 일이었다.


그래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칠대세가가 먼저 싸움을 거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영주 가문 학생들은 선한 귀족에 대한 충성심으로 칠대세가에게 도전했다.


사야가 가문도 그런 사례 중 하나였다.


‘칠대세가의 악행을 두고 볼 수 없어요. 저희 가문도 돕고 싶어요!’


하츠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사야가 가문은 칠대세가 중 벤카와 가문에게 먼저 결투를 청하곤 사령패 하나를 빼앗겼다.


후에 벤카와 가문의 자제는 하츠네의 무엇이 그리 미웠는지 나머지 사령패도 털어 갔다.


사야가 가문의 사술사가 더 많았다면.


아니, 사야가가 나서지 않았다면.


우타요 선생은 미간을 꾹꾹 눌렀다.


“마츠모토 선생. 하츠네를 왜 구한 겁니까.”


인기척에 고개를 돌리니 문간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악귀의 창궐을 막기 위해 썩은 사령패를 거두고자 어린아이가 나섰으니 구해야지, 왜 물어···. 묻기는.”


“당신이 내몰았겠지.”


“뚫린 입이라고 지랄맞게도 말씀하십니다.”


남자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물었다.


“멸문한 가문의 일원은 살아있더라도 사령패의 보호를 받지 못해 악귀의 표적이 되는 것을 아주 잘 아시면서···. 무슨 심산입니까?”


“···.”


우타요 선생은 이를 부득 갈았다.


아무리 같은 교사라지만 칠대세가의 일원, 무시가 상책이었다.


“신리, 그 아이도 이용하려는 속셈이겠지.”


아니다.


우타요는 가문을 걸고 남자의 말에 반박할 수 있었다.


희생을 줄이기 위해 데려온 학생이 신리 타메오니까.


“뭐, 알아서 생각하쇼. 잠이나 퍼질러 잘 것이지 수업은 어쩌고.”


우타요 선생은 일그러진 표정을 거두었다.


'겁나지? 천신급 사술사 될 어린 것이···. 너희 작정하고 멸문시킬 생각 하니까.'


지금 반박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다.


***


‘신리 타메오, 일단 지금은 사령패를 두고 결투를 벌이지 말아. 곧 움직일 때를 알려줄 테니까···. 우선 학당 생활에 충실하고.’


우타요 선생의 말이 맞았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곤 하급 군담 사령패 능력 두 개와 설화 사령패를 쓰다가 기절하는 것뿐이었으니.


게다가 사술사가 존재하는 첫 목적은 악귀 퇴마였다.


마와루 학당이 하급 사령패를 두고 싸우는 자제들의 숨 막히는 싸움판일지라도.


나는 마와루 학당의 분위기를 살펴보며 칠대세가를 차례로 멸문시킬 계획을 짜기로 했다.


악귀 퇴마를 위한 사령술에 집중하다 보면 신리 가문의 모든 사령패를 다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마와루 학당에 있는 기간 동안 학당의 구조도 익히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지.”


마와루 학당의 본격적인 사술사 훈련은 오후부터였다.


오전까지는 귀족으로서의 교양을 위한 학문을 익혔다.


“그 이유가 뭔지 아니? 오늘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겠어. 대부분 악귀를 퇴마하러 학당 밖에서 실습하기 때문이란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된 일이다.


다른 학생들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도 좋고 사령술 연습에도 제격일 것이다.


“마와루 학당은 참 좋은 곳이야. 중앙 변두리에 위치해 악귀들이 몰려다니는 숲과도 가깝고.”


실습 담당 교사로 보이는 귀족 여자는 싱긋 웃고 있었지만 가소로운 투로 학생들을 대했다.


“오늘 훈련한 보람을 알려주겠다. 훌륭한 사술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악귀 퇴마니까.”


여자가 갑자기 인상을 구겼다.


“참, 너희···. 가문 멸문시키고 사령패 빼앗든 말든 내 상관은 아니지만, 좀 조용히 해주길 바라. 집중해야 할 건 악귀 퇴마라고. 알겠니?”


교장 선생님이 마와루 학당이 싸움판으로 변했다고 한 말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저 여자 교사는 누구의 편일까?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지는 결투에 치를 떠는 건 확실했다.


“자, 해지기 전까지 조 짜 오고.”


조별 과제였나. 다 함께 퇴마하러 가는 줄 알았건만.


하기야, 다 같이 사이좋게 퇴마하는 것도 좀 웃겼다.


너 가문 멸문하고 내 가문 멸문하네 하는 대립일 일상일 텐데 말이다.


“쟤가 편입생이야?”


“어느 가문이지···? 눈 문양을 보니 영주는 아니고 귀족 같은데.”


“특혜 입학인가?”


수업이 끝나고 복도를 지나갈 때마다 학생들은 내가 궁금해 수군거렸다.


어차피 칠대세가의 사령패를 빼앗을 즈음이면 전교생이 신리를 알게 될 것이다.


벌써 성을 밝혀 가십거리나 떠돌게 만드는 취미는 없었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


신리 가문의 후손인 나도 역사서조차 본 적 없는데.


옛 명문 세가, 정도로만 알고 있어도 꽤 많이 알고 있는 축에 속할 듯싶다.


내 성씨를 아는 사람은 아마 없을···.


“신리, 안녕. 우리랑 같은 조 하자.”


“미안, 이미 다 정했거든.”


귀티 나는 얼굴에 원단조차 다른 교복을 입고 있는 남자애가 말을 걸어왔다.


인사도 나눈 적 없는데 성을 알고 있는 게 께름칙해서 바로 거절한 것도 맞다.


그리고 이미 조원을 정했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조원을 정했다고?”


“응.”


대충 칠대세가를 제외한 나머지와 조를 짜고 싶었다.


“그래서, 거절할 테야?”


“네 조원도 딱히 나를 반기는 표정은 아닌데.”


도련님 남자애 뒤에는 걸어가면서도 책에 집중하는 샌님 하나랑 서늘한 눈빛으로 칼집을 만지작대는 미친놈 하나가 보였다.


“하하···. 너도 우리랑 같이하는 게 좋을걸.”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우타요 선생의 아들이 보이면 같은 조라고 둘러대고 빠져나올 참이었다.


아쉽게도 주변에는 나를 불쌍히 여기며 바라보는 시선밖에 없었다.


“칠대세가랑 같이 퇴마 과제를 한다면 수석은 떼놓은 당상일 텐데.”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짜놓은 조에는 너희가 없어.”


역시나 칠대세가인가. 그렇다면 녀석들은 정말로 내가 원하는 조원이 아니다.


벌써 사령패에 무슨 능력을 담았는지 칠대세가에게 보여줄 필요는 없다.


“넌···.”


방금까지 서글서글 웃던 남자애는 코웃음을 치곤 정색했다.


“혼자 악귀를 퇴마하면 되겠네.”


“상관없어.”


“뭐?”


“악귀를 많이 잡을수록 좋은 성적 아니야? 그럼 혼자서 깡그리 잡아 죽이는 게 이득이지.”


조별 과제라도 홀로 악귀를 퇴마하는 게 가능하다면야, 그만큼 속 편한 일이 없을 거다.


“내가 편입생이라서 퇴마 실습 스승님의 성함을 모르거든. 혹시 네가 알면 말씀드려 놔라, 부탁할게.”


***


마와루 학당에는 신기하게도 빈 교실이 많았다.


가문사 해석이나 사령패 손질 등 혼자서 하는 일이 많아서 그런가 생각했다.


방해받지 않고 작전을 구상할 곳이 충분해 보였다.


나는 창이 트인 교실에 들어가서 사령패 여러 개를 소환했다.


군담, 경사, 비애, 설화.


총 네 가지 속성 중 군사 군 자가 새겨진 사령패가 가장 많았다.


퇴마 실습 스승님은 이번에 퇴마할 곳 숲길이 험한 대신 하급 악귀가 대부분이라 말씀하셨다.


금방 체력이 바닥날지 몰라도 목숨이 위험할 일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그럼 군담 사령패 하나로도 충분할 텐데.”


그래도 사람은 모든 일에 대비해야 하는 법.


내 목표는 실력 유지가 아닌 향상이니 충실히 준비해야 했다.


‘군담 하나 더?’


아니다.


다른 속성의 사령패도 써 보고 싶었다.


경사나 비애는 무슨 능력일지 궁금했다.


여러 사령패의 능력을 써 보면 의문 속에 쌓인 신리 가문의 역사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군담 하나를 쓸 줄 아니까···. 이번에는 경사 사령패.


‘너로 정했다.’


가문의 경사로운 일은 능력이 된다.


사령패로 만들어질 정도의 경사로운 일이라. 상상만 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기분이다.


신리의 경사가 변해 주어지는 능력.


얼마나 강한 능력이 될지 벌써 기대가 되었다.


***


“감사합니다, 하츠네.”


“반말 써도 돼. 편히 해! 가문이 멸문해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부탁하는 거야.”


한때 우리 마을 영주의 따님이던 하츠네에게 반말을 하자니, 어색했다.


하지만 친우로서 부탁한다는데 어쩌겠는가.


“이게 여러 속성의 사령패를 사용하는 방법에 관한 책이라고?”


“응. 나도 이걸로 공부해 봤지만, 어려워서 스승님의 설명을 들어야 했어. 너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가져왔지. 사령술 배우기에는 이만한 책이 없거든.”


하츠네는 내가 부탁한 서적 한 권을 건넸다. 어릴 때 글을 배운 적 있다는 사실이 천만다행이었다.


“갑자기 이 책은 왜?”


“오늘 저녁에 변두리 숲으로 악귀 퇴마 실습을 가. 아무래도 혼자 퇴마하게 될 것 같아서 좀 공부하려고.”


“수업 없이 오늘 저녁까지?”


“지금 조금 훑어봤는데 괜찮을 것 같아. 책 구해줘서 고마워.”


하츠네는 휘리릭 책을 넘기는 나를 보고 감탄했다.


“그런데 왜 혼자 퇴마해? 퇴마는 보통 조 짜서 하는데.”


“아, 칠대세가 놈한테 잘못 걸려서.”


“벌써?”


“걱정은 안 해. 오히려 혼자 퇴마할 수 있어서 좋은걸. 다른 애들 능력 못 보는 건 아쉽다만 칠대세가도 내 능력을 보지 못할 테니.”


“그런데···. 신리 타메오.”


하츠네의 눈빛에서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래 자정에 올렸었는데 수정할 것이 있어서 조금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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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벤카와 가문의 계략 24.08.13 4 0 11쪽
9 소가주 자리를 두고서 24.08.11 8 0 12쪽
» 퇴마 실습을 위한 준비 24.08.10 9 0 10쪽
7 귀한 분 24.08.09 12 0 11쪽
6 사령패의 군담 속 숨겨진 뜻 24.08.08 27 0 9쪽
5 강한 자를 위한 용기 24.08.07 21 0 9쪽
4 멸문을 막는 입학 24.08.06 22 0 10쪽
3 사령신의 구원 24.08.05 21 0 9쪽
2 이유 없는 멸문 24.08.05 24 0 9쪽
1 명문가의 마지막 후손 24.08.05 4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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