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이 산삼을 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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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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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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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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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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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다이어트 약

DUMMY

급한 데로 기계를 잠시 멈춰놓고 와이프를 따라가니, 그사이에 일을 마쳤는지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고 있었다.


“왜? 괜찮아?”

“후-. 죽을 뻔.”

“약이 이상해? 그럴 리가 없는데···.”

“아냐 아냐 맛도 괜찮고 먹을 만했어. 그냥 급똥.”


순간적으로 걱정이 짜증으로 변했지만. 가정의 평화. 가정의 평화.


“이게 완성된 약이야?”

“어. 파우치에 담기만 하면 돼.”

“올-. 우리 오빠 멋진데? 약효 없다고 뭐라 하진 않을게. 첫 작품인데 뭐.”


오자마자 왜 이렇게 시비를 거는 걸까.


“내가 장담하는데, 그 백몇십만원짜리보다 훨씬 나을 거야.”

“에이. 아무리 그래도 이 약은 전문 한의사가 만든 거고 이건 오빠가 만든 건데?”

“먹기 싫으면 먹지 말고.”

“근데 양이 꽤 되네? 얼마나 만든 거야?”

“30포짜리 10박스.”

“오-. 그럼 나랑 진서 엄마랑 하린이 엄마랑 3박스씩 나누면 되겠다.”

“아니.”


비록 나는 모두 공짜로 얻어 온 원물들로 만들었지만, 남들한테 공짜로 줄 생각은 추어도 없다.

심지어 약 귀한 줄 모르는 우리 와이프에게는 더더욱 그렇고.


“돈 받으려고?”

“받아야지.”

“그래도 돼? 괜히 효과도 없다고 욕먹기 싫은데.”

“효과 있다니까.”

“그래 뭐. 그래서? 얼마 받으려고?”

“너네들이 산 그 약값이랑 똑같이.”

“진심이야?”

“그거보다 효과 무조건 좋아. 내가 얼마나 좋은 약재들만 골라서 만든 건 줄 알아? 밤새도록 달여낸 정성은 또 어떻고?”


화장실에서 쾌변을 보고 나올 때만 해도 굉장히 밝기만 하던 와이프의 얼굴이 슬쩍 굳어졌다.


“좋아. 오빠 이번에 계추 가는 거 내가 시원하게 보내줄게.”

“아니 그거는 원래 보내주기로 했던 거잖아.”

“그니까. 갔다 와. 1박 2일로.”

“···. 진심이야?”

“대신 이거 3박스는 내가 가져가고. 콜?”

“콜.”


***


어쩌다 보니 건강원을 인수 하고 급한 대로 다이어트약까지 만들긴 만들었는데, 실감이 잘 안 났었다.

이놈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크-. 이제 심사장이네. 심사장.”

“마. 근데 니 육아휴직 중인 놈이 이렇게 대낮부터 술 마셔도 되나? 이거 육아하라고 나라에서 지원해줬더니만 이거 불법으로 안 걸리나?”

“시끄럽다. 잔이나 채워봐라. 시간 아까우니까.”


이렇게 평일 낮에 친구네 치킨집에 모여서 낮술을 하다니.

너무 좋다.


“근데 이건 뭔데?”

“내가 이번에 만든 거. 제수씨 줘라.”

“나는?”

“니는 제수씨 없잖아.”

“몸에 좋은 거면 내가 먹으면 되지. 치사하게 그라지 말고 빨리 내도 주라.”

“그럼 이거 니 먹어라. 내는 괜찮다.”

“왜? 진짜 좋은 거다. 다이어트에 직방이라니까.”

“니도 알잖아. 안 그래도 계추하는거 마음에 안 들어서 죽을라 카는데, 뭘 들고간들 좋아하겠나? 니가 애써서 만든 거 욕먹으면 더 짜증 난다.”

“오예. 그럼 내 무께. 땡큐.”


회사 다니다가 퇴사하고 치킨집을 하는 친구 놈은 마음 씀씀이가 착해 빠졌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로 띵까띵까 사는 저놈과 다르게.


“니 근데 진짜 오늘 자고 갈 수 있나?”

“어-. 이거 세 박스 주고 허락받았지.”

“대단하네. 이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제수씨가 그런 큰맘을 잡숴 주셨을까.”

“됐다마. 회사 쉬니까 어떻노? 좋제? 나도 참 그때 좋았었는데.”

“지금도 괜찮잖아. 가게도 잘되고.”

“뭐가 잘되노? 이거도 다 빚인데. 건물주가 세 올려 달라칼까봐 손이 벌벌 떨린다.”

“그래서 내가 우리 건물에 들어오라 캤잖아.”


남자들 모임이 그렇겠지만, 크게 영양가 있는 이야기가 오가지는 않았다.

그저 이런저런 헛소리를 편안하게 늘어놓을 수 있는 자리.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 보니 친구네 치킨집 오픈 시간이 됐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제수씨. 오랜만이네요.”

“하하. 그러게요. 오빠? 오빠도 술 마셨어?”

“딱 한 잔.”

“미쳤어? 저녁 장사해야 하는 사람이 술을 마시면 어떡해?”


요즘은 왜 이렇게 주변에 기가 센 여자들이 많은 걸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편 친구들 앞에서 자기 남편을 저렇게 잡아대는 건 좀.


“에헤이! 제수씨! 내 친구한테 뭐 하는 거야!”

“명호야. 쓰읍.”

“쓰읍은 니미럴거. 야! 느그 여 하루 매출 얼만데? 아니다. 제수씨. 제수씨가 말해보세요. 하루 매출 얼만지.”

“100에서 150이요.”

“자! 이거로 200만원 긁으소. 영하야! 샤타 내리라! 오늘 장사 없다!”


아무리 건물주 아들이라 해도 지방에 있는 상가 두 채와 원룸 건물 하나가 전부다.

하루에 200만원을 시원하게 긁을 정도로 부자는 아니지만 말라지 않았다.


“하? 진짜죠? 진짜로 긁어요?”

“그러면 진짜로 긁지, 가짜로 어떻게 긁으려고요?”

“됐다. 하지 마라. 니도 고마하고.”


친구가 호기롭게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치킨집을 한다 했을 때, 나는 무진장 부러웠다.

어차피 평생 월급쟁이 생활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조금이라도 젊을 때 저렇게 용기 있게 자기 사업을 하는 모습이 멋져서.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실은 녹록하지는 않더라.

제수씨도 예전에는 저렇게 사람이 날카롭지 않았었는데.


“아니 내가 내 돈 쓰겠다는데. 니가 왜?”

“맞아. 오빠. 명호 오빠가 자기 돈 쓰시겠다는데 왜 그래? 이리 주세요.”

“여기 있습니다.”


이상하게 쿵짝이 맞은 둘로 인해 명호는 시원하게 200만원을 긁었다.


“자. 그럼 이제 다시 놀아보자. 여 있는 술 다 먹기 전까지 아무도 못나간데이.”

“오빠. 이따 봐. 알바생한테도 오빠가 연락하고.”


그렇게 제수씨가 왔던 문으로 돌아나가고-.


“카드 줘. 취소해 줄게.”

“뭘 취소해? 알바 온다며? 우리 먹을 안주랑 술값 빼고 남은 돈 만큼 닭 튀겨라.”

“너 이씨 그 돈이면 치킨이 100마리야! 그거 다 뭐 하려고!”

“있어. 애들 한 80명 정도면 다 먹을 거 아냐?”

“···. 뭔데 그 애들은?”

“내가 좀. 아이다. 하. 아니. 내가 얼마 전에 소개팅 받은 여자 이야기했나?”

“키 크고 나이 많은?”

“아니. 그거는 전전전이고.”

“덩치는 좀 있는데 돈 많으신?

“에헤이. 어쨌든 있어. 있는데. 그 사람이 보육원 원장이라. 겸사겸사 잘 보이면 좋지 않겠나.”

“예쁘나?”

“사진은?”


그렇게 낮 2시부터 모여서 시작한 술자리는 알바생이 출근해서 닭 100마리를 튀겨내고 이걸 진짜로 해낸 알바생에게 대단하다며 금일봉을 쥐여준 후 퇴근시키고 나서도 새벽 7시까지 술을 마셨다.

장장 17시간 동안 우리는 쉬지 않고 마시며 떠들었다.

마지막으로 치킨용 닭으로 시원하게 삼계탕을 끓여서 해장술을 마실 때까지.


“명호 차로 가냐?”

“그래야지. 니는 집 드갈거고?”

“들어가서 눈 좀 붙이고 오늘 장사 준비해야지. 와이프도 좀 달래고.”

“에라이 썅. 하루 매출 100만원도 안 되는 거 두배 튀겨줬으면 감사하다고 나와서 절이라도 해야되는거 아이가! 다 때려 치아라! 내 잘되면 보육원 선생님 중에 참한 사람으로 소개 시켜주께!”

“이야-. 근데 큰 차가 좋기는 좋네. 닭 100마리가 다 실리네.”

“드가라.”

“그래. 만간 또 보자.”


짧디짧은 술자리가 끝났으니 나도 눈 좀 붙이고 늦어도 점심 전에는 집에 들어가리라 생각하며 명호 차에 타고 있으니 대리 기사님이 금방 도착했다.


“신애보육원으로 가주세요.”

“예. 출발하겠습니다.”

“···. 이 시간에?”

“애들이 보통 이 시간에 일어난다더라고.”

“연락은 했고?”

“써~프라이~즈~”


내가 당하는 당사자라면 좀 싫을 것 같았다.

어쨌든 내 인생도 아니고, 내 차도 아니기에 보육원으로 향했다.

그렇게 가는 길에 잠이 들었는데, 아이들이 시끌벅적 떠드는 소리에 깨어보니 명호 놈이 환하게 웃으며 몰려드는 아이들에게 치킨을 나눠주고 있었다.

술 냄새를 폴폴 풍기면서.


―꾸벅.


어쨌거나 내가 굳이 나설 자리는 아니니까 다시 눈이나 좀 붙이려 하는데, 눈을 감기 직전에 명호 옆에 서 있는 미모의 여성이 눈에 들어와 버렸다.


‘에이. 아니겠지.’


일단 눈을 다시 감은 상황이지만 분명 저 여자가 명호가 좋다고 한 그 여자임이 분명했다.

그 흔한 카톡 프사도 아이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걸로 해놓으신 탓에 사진을 못 봤었다.


“후-.”


잠은 죽고 나면 평생 잘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내 친구의 지금 썸녀를 영원히 볼 수 없을 수도 있다.

심지어 슬쩍 보기에 굉장히 미인이신 분을.


“안녕하세요.”


천근만근의 눈꺼풀이지만 눈을 부릅뜨고 명호에게로 가서 그 옆에 있는 여성분께 인사를 드렸다.

슬쩍 본 내 눈은 정확했다.

그곳에는 에스파 카리나 친언니라 해도 믿을 만한 사람이 있었다.


“피곤하실 텐데 더 쉬셔요.”

“아닙니다. 애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표정을 보고 있으니까 피로가 싹 다 날아가는걸요. 근데. 원장님이세요?”

“네. 유지민입니다.”

“어후. 명호 친구 심만휘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하하. 저 일단 이것 좀···.”


악수한 손을 평생토록 놓고 싶지 않았지만, 곤란해하는 원장님의 표정과 더불어 나를 죽일 듯 쳐다보는 명호의 시선 때문에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준비된 치킨이 2개 남았을 때, 더 이상 아이들이 치킨을 받으러 오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지 않으셔도 괜찮은데.”

“아닙니다. 이렇게 불쑥 찾아왔는데도 반겨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커피 괜찮으시죠?”

“당연하죠.”


아무리 기억을 뒤적여도 명호 녀석이 저렇게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어후. 새끼.’


어쨌든 나는 내 할 일을 끝났기도 하고, 이쯤에서 자리를 피해주는 게 맞으므로 다시 명호 차로 돌아가서 눈이나 붙일까 싶었는데-.


“같이 가세요. 제가 진짜 맛있게 한 잔 타드릴게요.”


카리나 원장님의 권유로 원장실에 와버렸다.


“오-. 감사합니다.”


뭐랄까.

카리나 닮은 꼴이기 때문이었을지는 모르지만, 핸즈 드롭이나 적어도 캡슐 머신으로 맛있는 아메리카노가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내 손에 쥐어 쥔 것은 맥심이었다.


―호록.


맛있었다.

맥심을 맛없게 타기도 힘들긴 하겠지만, 밤새도록 술에 절여진 몸에 달다리한 커피가 들어가니 온몸이 스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지민씨, 이건 지민씨한테 주는 선물이에요. 몸에 좋은 거니까 꼭 챙겨 드세요.”


그렇게 온몸이 사르르 녹아가고 있는데, 명호는 내가 만든 다이어트약을 보육원 원장에게 건넸다.


“감사합니다. 마음만 받을게요.”

“이 친구가 직접 만든 거라서 더 믿을 수 있는 약이에요! 진짜 좋은 거니까 나눠주시지 말고 혼자 드셔야 해요!”


원장님은 슬쩍 난처하다는 표정을 내비쳤지만, 명호는 묵직한 돌직구를 선택했다.

물론 저렇게 예쁘신 분과 내 친구가 절대로 잘 될 리는 없겠지만 서포트는 해줘야지.


“다이어트에 좋은 한약입니다. 제일 좋은 원료들만 넣어서 효과는 확실하실 거예요. 맛도 괜찮고요.”

“다이.. 어트요?”


순간 이제야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눈앞에 있는 카리나 원장님에게는 다이어트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았다.

여기서 더 뺄 살도 없거니와 지금이 딱 좋다.


“혹시 아이들도 먹어도 되나요?”


아이들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이라.


[7세 미만 복용 금지]

[8세~15세 하루 한 포 복용 권장]

[16세 이상 하루 세 포 이내 복용 권장]


상태창이 정답을 알려줬다.


“아무래도 한약이다 보니 7세 미만 아이들에게는 안 주는 게 좋아요. 그래도 8세부터 15세까지는 하루 한 포까지는 괜찮고, 16세 이상이면 하루 세 포 이내로 해서 편하게 드셔도 되세요.”

“한약이죠?”

“저도 먹어봤는데, 한약 맛이 나긴 해도 그렇게 먹기 불편하지는 않더라고요.”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얼마간 더 카리나 원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뒤 우리는 신애보육원을 나서 수 있었다.

명호 녀석이 어찌나 아쉬워하는지 그냥 두고 혼자 갈까 싶은 생각이 크게 들었지만, 술 냄새 폴폴 나는 이 녀석을 여기에 두고 가는 것 자체가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거의 끌어내다시피 같이 나왔다.

그렇게 다시 대리운전을 불러서 명호는 자기 집으로 가고 나는 우리 집에 왔는데-.


“나 왔어.”

“오빠! 대박! 나 살 빠졌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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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젊음. NEW +1 4시간 전 90 7 13쪽
32 나쁜 짓. +3 24.09.18 225 9 13쪽
31 봄. +2 24.09.17 279 10 12쪽
30 기레기. +3 24.09.16 311 12 13쪽
29 새로운 시작. +1 24.09.15 337 14 13쪽
28 사고 수습 +2 24.09.14 376 9 13쪽
27 전문가 위에 전문가. 24.09.13 408 15 13쪽
26 선수는 선수를 알아 본다. +1 24.09.12 441 15 13쪽
25 다다익선. +1 24.09.11 468 14 13쪽
24 부자 +1 24.09.10 513 17 13쪽
23 이게 맞나? +1 24.09.09 522 18 12쪽
22 전화위복. +2 24.09.08 545 20 13쪽
21 말이 씨가 된다. +1 24.09.07 535 22 13쪽
20 내 사랑. +1 24.09.06 530 20 13쪽
19 불시 점검 +3 24.09.05 525 20 13쪽
18 할 수 있다. +1 24.09.04 533 18 13쪽
17 이심전심. 24.09.03 577 19 13쪽
16 소매 넣기. +2 24.09.02 661 17 13쪽
15 좋은 인연. +1 24.09.01 687 20 13쪽
14 싸고 좋은 물건 24.08.31 752 23 12쪽
13 나 삐졌어. 24.08.30 774 22 13쪽
12 카운트 다운 24.08.29 800 24 13쪽
11 은호 미워. 24.08.28 844 23 12쪽
10 구지황 +1 24.08.27 871 20 13쪽
9 남남으로 만나서 +1 24.08.26 918 24 13쪽
8 성투 +1 24.08.25 948 28 13쪽
» 다이어트 약 +3 24.08.24 991 26 13쪽
6 그런 거 없다. +3 24.08.23 1,045 26 13쪽
5 난 괜찮아. +3 24.08.22 1,096 25 13쪽
4 땡 잡았다. +3 24.08.21 1,175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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