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이 산삼을 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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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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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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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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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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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는 선수를 알아 본다.

DUMMY

땅이 생겼다.

그것도 아주 아주 넓은 땅이.

당장에 그 땅을 우리 명의로 하는 건 순리적으로도 애초에 말이 안 되긴 했지만, 평당 100만원만 잡아도 7천평이면 70억이다.

여기에 대한 세금을 감당할 수 있을리 없기에 월세라도 드리면서 조금만 빌려 쓰려 했는데-.

강사장님께서 그런 푼돈 필요 없다며 문서상으로는 문제 안 되게 할 테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내 것처럼 쓰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됐습니다.”

“대박. 진짜야? 이래 놓고 나중에 다른 말씀 하시는 건 아니고?”

“덕환이 삼촌한테 여쭤봐. 나한테는 땡잡은 거라 하셨어.”


다만, 아직까지 이렇게 큰 부지가 필요하지도 않기에 와이프가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오프라인 매장이나 하나, 촌집 리모델링해서 만들면 될 것 같았다.

이 비용은 당연히 우리가 부담하는 거고.


그렇게 큰 길가에서 가장 위치가 좋은 자리에 하양 건강원 오프라인 매장 공사가 시작됐다.

당장에 돈을 꽤나 벌긴 했지만, 이게 꾸준한 수입이 아니라는 변수가 있으므로 버는 족족 다 써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최대한 돈을 아끼고자 촌집의 뼈대와 살릴 수 있는 부분은 다 살려서 리모델링했다.

처음에는 그냥 시원하게 싹 밀어버리고 작게나마 새로 올리고 싶긴 했지만, 철거랑 폐기물 비용이 몇천 단위로 나오더라.


정원길 공장장님의 실력은 우수했고, 박스 제작도 원활했다.

CS팀과 웹 운영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그렇게 ‘입문’버전 재고가 3만개가 다다라 갈 때쯤 오프라인 매장이 완성됐고, 호기심으로 방문하는 손님들이 꽤나 있었지만,


“안녕하세요. 여긴 이것밖에 없어요?”

“네. 하하.”

“흠-. 수고하세요.”


우리 매장에는 현재 한 품목의 제품 밖에 없다 보니 우리를 모르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그 어떤 구매 욕구도 자극하지 못했다.

다만-.


“하양 건강원 맞아요?”

“네. 학생.”

“진짠가 봐! 이거! 이거 여기서 파는 거 맞아요? 인테리어 대박. 감성 미친 거 아냐?”


눈이 초롱초롱한 여고생 한둘이 이미 우리 건강원을 알고 있다는 듯 찾아와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내밀었다.


“네. 저희 꺼네요. 여기. 박스가 똑같죠?”

“한 박스에 얼마예요?”

“4만원이요.”

“너무 비싸요. 학생 할인은 없어요? 네? 제가 친구들 많이 데리고 올게요!”


학생 할인 같은 게 있을 리가.

생산을 공장장님이 워낙에 잘해주고 계셔서 당분간 매장 카운터는 내가 맡아서 보기로 했는데,

와이프가 4만원 이하로는 절대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대신-.


“나도 사장이 아니라서 깎아주는 건 안 되고. 대신 서비스 많이 챙겨줄게요.”


서비스라 해서 특별한 건 아니고, 파우치에 충진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불량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중에서 파우치가 너무 많이 구겨져서 상품으로 팔기 어려운 것들을 매장 시식용으로 챙겨뒀는데, 그 양도 꽤 쌓였다.


“진짜요? 그럼 두 박스만 주세요!”

“자. 여기. 이거는 서비스. 근데 다른 사람한테 서비스 많이 받았다고 말하면 안 돼요. 나 짤릴 수도 있어.”


그렇게 여고생에게 불량 파우치를 스무개 정도 챙겨줬다.


“우와! 감사합니다!”

“근데 학생.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아. 저희 반에 다이어트 성공한 애가 있거든요. 그래서 비법을 물어보니까 자기가 요즘 먹고 있는 거 보여주더라고요. 인터넷으로 사려고 했는데, 오프라인 매장이 하양에 있어서 바로 왔죠!”


이제 슬슬 입소문이 돌고 있는 걸까.


“사장님, 아니지 아저씨. 근데 이건 진짜 걔가 먹는 거랑 같은 거 맞죠?”

“네-. 맞습니다. 먹어보고 효과 없으면 말해. 환불해줄 테니까.”

“치-. 월급에서 깎이는 거 아니에요?”

“정답.”


그나저나 우리 딸도 눈 깜짝할 사이에 커서 내 앞에 있는 애들처럼 여고생이 되겠지.


“또 올게요!”

“조심히 가.”


오프라인 매장의 첫 번째 매출을 여고생이 올려줬고, 그날 이후로 삼삼오오 모인 여고생들이 우리 가게에 방문하기 시작했다.

큰 수익이 되지는 않았지만, 소소하면서도 꾸준하게 팔려나갔고-.

어느 날부터는 그 여고생들의 어머니뻘 되는 분들이 방문하시기 시작하더라.

그런 일상을 보내던 중.


“아니 근데 이거 한약 맞아요? 한의사가 사장이야?”

“아뇨. 저희 제품은 한약 아니고, 여기 보시는 것처럼 액상차 입니다. 일반 식품이라 보시면 되세요.”

“뭐야? 다이어트에 좋다고 그렇게 홍보하더니, 그냥 음료수였어?”

“하하. 저희는 다이어트에 좋다고 홍보한 적이 없고요. 그냥 음료수는 맞습니다.”

“그럼? 음료수 따위를 지금 이 가격 받고 판다고? 문제 있는 거 아냐?”

“문제는 없습니다.”

“됐고, 나는 이 가격 주고 못사니까 2만원에 줘요.”

“안 됩니다.”

“음료수라며! 제값 주고 사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4만원이 제값이거든요.”

“당신 내가 누군지 알아? 장사 접고 싶어?”

“그럼 저는 누군지 아세요? 저한테 이러시면 하양에서 얼굴 들고 다니기 힘드실 텐데.”

“뭐야? 너. 딱 기다려. 감히 날 건드렸다 이거지!”


그중에 웬 미친 여자가 와서 난동을 피우고 가기도 했지만-.


“고생했어. 오늘도 평소만큼 팔았어?”

“어-. 20개 정도. 근데 웬 미친 아줌마가 와서 2만원에 달라고 생떼를 생떼를 어휴.”

“그래서? 팔았어?”

“에이. 절대 안 팔지.”

“잘했네. 온라인도 꽤 안정적이야 기본 100개씩은 꾸준히 나가네.”

“현금 유동은 괜찮은 거지?”

“꽤나 좋아. 회사 자산에서 재고 물품 비율이 너무 높아져서 걱정이긴 한데, 그래도 악성이 될 거란 생각은 전혀 안 드니까.


나도 그렇긴 했다.

다만, 기존 제품이 쌓여가니까. 슬슬 신제품을 만들어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긴 하고.

그때-. 보민 사장님께 전화가 걸려 왔다.


“심대리야. 뭐하노? 아직 안 자제?”


아직 10시쯤이라 잘 시간은 아니지만, 다인이는 재워놓고 와이프랑 가볍게 한잔하고 있긴 했다.


“네- 사장님. 이제 10신데요.”

“그라모 잠깐 나올 수 있나? 여 낙천대 옆에 마카닭이다.”


이 시간에 무리한 일로 부르실 분이 절대로 아니다.

다만, 와이프 눈치가 조금 보였는데-.


“예. 바로 가겠습니다.”


그래도 가야 할 자리는 가야지.


“누군데?”

“보민 사장님, 지금 마카닭에서 잠깐 보자고 하시네.”

“으휴-. 적당히 마시고. 올 때도 택시 타. 괜히 걸어오지 말고.”

“에이. 택시 타지.”

“무슨 일인지는 말씀 없으셨지?”

“갔다 와서 말해 줄게. 먼저 자요.”


그렇게 마카닭으로 향하니 보민 사장님과 사장님 또래의 다른 남자분이 술을 드시고 계셨다.

어딘가 안면이 있는데-.


“왔나. 여 앉아라.”

“예-. 안녕하세요!”

“그래-. 에혀-. 자 일단 한 잔 받아라.”


뭐가 그리 급하신지 앉기도 전에 잔을 권하셔서, 잔을 받으며 자리에 앉았고, 앉자마자 소주 한 잔을 입에 털어 넣었다.


“심사장아. 아까 낮에 말이다. 그. 좀. 상대하기 어려븐 여자 한 명 있었제?”

“네? 어···.”


안면이 있는 사장님은 본론을 좋아하시는 성향인 듯했지만, 전후 사정을 모르는 탓에 뭐라 대답하기가 어려웠는데-.


“낮에 강짜 부리고 간 여자 하나 없었나? 가게 문 닫게 할 거라느니 어떠니 카면서. 거가 여 제수씨다.”

“아-. 예.”


보민 사장님께서 중간에 나서서 추가 설명을 해줬지만, 아직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건 똑같았다.


“그-. 우리 집사람이 좀 아프다. 본성이 나쁜 여자는 아닌데, 병때문이니까네. 심사장 니가 좀 이해해도.”


그래. 아픈 사람 같기는 했다.

정상적인 사람이 그럴 리 없으니까.


“아-. 괜찮습니다. 저희 매장에 피해주신 것도 없는걸요. 저는 벌써 잊어버렸습니다.”

“쨌든 그거 때문에 불렀다. 안 캐도 집사람이 카길래 미안스러버서.”

“아후. 괜찮습니다. 괜히 저희 때문에 사모님하고 싸우셨을까 봐 걱정이에요.”

“아픈 사람하고 싸우고 자시고가 어디있겠노. 고마 내가 단도리를 잘 못 한 탓이제. 자. 한 잔 더 무라.”


그렇게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소주병이 쌓여만 갔다.


“아 맞다. 니 근데 마트에 팔아볼 생각은 없나? 인터넷에서도 판다매.”

“마트요? 마트에 팔면 좋죠. 근데 그거 할라면 밴더사 통해야 하잖아요. 안 그래도 아는 슈퍼바이저 있어서 제안서랑은 보내놨는데 답장이 없어요.”

“없겠지. 슈퍼바이저 금마들이 얼마나 약은 놈들인데. 니 성격 보니까 제안서 보내라 한다고 떡하니 제안서만 보냈제? 금마들 그거 어데 룸빵 하나 잡아서 술 몇잔 거하게 멕여야 움직이는 놈들이다.”

"에이.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요.“

“어떤 세상이기는 아직도 접대가 통하는 세상이지.”


어쩌다보니 랄까. 

성향상 영업이나 구매 쪽이 안 맞다 보니 접대를 해 본 적도 받아 본적도 없긴 하다.

그저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봤을 뿐.


“그럼, 술 좀 사 먹이면 되는 거예요?”

“술 멕이고 계약서에 도장까지 받아야지. 근데 아무래도 니는 안 되겠다. 고마 술값만 날릴 거 같으니까네. 하지 마라.”

“에이. 저도 잘 할 수 있어요.”‘

“니 룸빵은 가봤나? 아가씨들하고 술은 먹어봤고?”

“···. 아뇨.”

“으이구. 아무것도 모르는 놈이 어지간히 알아서 하겠다.”

“야. 우리 심대리한테 너무 그카지 마라. 착하고 바르고 성실하게 산 게 잘못은 아니잖아.”

“누가 잘 못 했다나. 내는 그런 말 한 적 없다.”

“그카고, 그리 답답하모 니가 사서 뿌리면 되잖아.”

“안 캐도 그랄라 했지. 심사장아. 내 문자로 주소 몇 개 보낼 테니까. 물건 준비해서 보낼 수 있나? 근데 선결제는 못 해준다. 익월 초에 전월 꺼 일괄로 결제다.”

“이야-. 니도 참 대단하다. 요즘 같은 세상에 선결제 아닌 게 어딨노? 그캐도 장사가 되나?”

“되지. 아니 그 얼마 된다고 건마다 결제를 해주노? 인건비가 더 나가겠다.”


일단 와이프랑 상의는 해봐야겠지만, 월 단위로 결제를 하시곘다는 말은 우리 입장에서 미수금을 만들자는 말이다.

사업 규모에 따라 미수금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만들지 않으면 좋은 게 바로 미수금이다.


“사장님, 혹시 건수가 얼마나 될까요?”

“일단 매주 화요일마다 발주서 보내줄 건데. 초도는 한 2,000개만 잡아보자. 팔아보고 잘 팔리모 더 넣고 안 팔리모 그때 가서 다시 또 보는 거고.”


한 주에. 2천개?

대량 주문 건이면 단가를 좀 더 만져볼 수 있겠지만 기존 단가로 치면 돈이 8천만원어치다.

이걸 미수로 깔 만큼 우리 건강원의 재정 상황이 튼튼하진 못하다.


“그리고, 지금 느그가 매장에서 파는 금액 그대로 주면 된다. 얼마 남겨 먹을지는 우리가 정하모 대니까.”


오우야. 그러면 매주 미수가 8천만원이고 한 달을 4주로 치면 3억 2천이다.


“임마야! 벼룩의 간을 빼먹어라. 고마 선입금해줘라. 현금도 많은기.”

“귀찮다고.”

“대따. 그럼 내가 선입금해 줄게. 니 월말마다 내한테 돈 보내라.”

“아 진짜 와그라는데. 심사장아 니가 말해봐라. 이 정도 안 되나?”


순간, 깊은 고민이 들었다.

솔직한 말로는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부담된다고 말하면 거래 자체가 엎어질 수도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야-. 니 진짜. 솔직하네. 어떻게 표정 하나를 그리 못 숨기노. 내가 지금 니 무슨 생각 했는지 맞춰 볼까? ‘아. 자금은 안 되는데 안 된다고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아이가?”


헐. 무슨 관심법을 쓰시나?


“큭큭. 방금은 ‘어떻게 알았지?’라고 생각했제?”

“에헤이. 아 그만 놀리라고. 제수씨 때문에 만든 자린 거 잊었나?”

“···. 에혀. 맞다. 내 이래 솔직한 놈은 또 오래간만에서 봐서 그랬다. 선입금으로 해주께. 물건만 확실하게 해서 보내라.”

“아. 예. 어. 감사합니다.”

“자-. 마시자. 근데 니 이거는 알고 있으야 된데이. 내가 우리 집사람 때문에 느그 제품 사는 건 아이다. 나중에 분명히 생산 수량보다 판매 수량이 많아질 것 같아서 미리 선점하는 거지. 말 안 해도 알겠지만, 물량 모자라도 우리가 1순위데이?”


지금 주 5일로 해서 1주일에 거진 6천개가 생산되고 있다.

한 주에 온라인으로 500개 정도 팔리고 오프라인으로 100개 정도가 팔리니까 생산량의 10%만 판매되고 있는데, 여기에 매주 2천개가 더해진다 한들, 재고는 매우 많이 넉넉할 거라 생각했다.

내가 오늘같이 술자리를 가진 분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건강식품을 납품하는 전국구 큰손, 유사장님인 줄 몰랐을 때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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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젊음. NEW +1 4시간 전 90 7 13쪽
32 나쁜 짓. +3 24.09.18 225 9 13쪽
31 봄. +2 24.09.17 279 10 12쪽
30 기레기. +3 24.09.16 311 12 13쪽
29 새로운 시작. +1 24.09.15 337 14 13쪽
28 사고 수습 +2 24.09.14 376 9 13쪽
27 전문가 위에 전문가. 24.09.13 407 15 13쪽
» 선수는 선수를 알아 본다. +1 24.09.12 441 15 13쪽
25 다다익선. +1 24.09.11 467 14 13쪽
24 부자 +1 24.09.10 513 17 13쪽
23 이게 맞나? +1 24.09.09 522 18 12쪽
22 전화위복. +2 24.09.08 544 20 13쪽
21 말이 씨가 된다. +1 24.09.07 535 22 13쪽
20 내 사랑. +1 24.09.06 530 20 13쪽
19 불시 점검 +3 24.09.05 525 20 13쪽
18 할 수 있다. +1 24.09.04 532 18 13쪽
17 이심전심. 24.09.03 577 19 13쪽
16 소매 넣기. +2 24.09.02 661 17 13쪽
15 좋은 인연. +1 24.09.01 687 20 13쪽
14 싸고 좋은 물건 24.08.31 752 23 12쪽
13 나 삐졌어. 24.08.30 774 22 13쪽
12 카운트 다운 24.08.29 800 24 13쪽
11 은호 미워. 24.08.28 843 23 12쪽
10 구지황 +1 24.08.27 870 20 13쪽
9 남남으로 만나서 +1 24.08.26 916 24 13쪽
8 성투 +1 24.08.25 947 28 13쪽
7 다이어트 약 +3 24.08.24 989 26 13쪽
6 그런 거 없다. +3 24.08.23 1,043 26 13쪽
5 난 괜찮아. +3 24.08.22 1,096 25 13쪽
4 땡 잡았다. +3 24.08.21 1,175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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