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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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이끼
작품등록일 :
2024.08.0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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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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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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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검증

DUMMY

4화. 교차검증



황철산은 동룡의 긴 이야기가 끝난 이후로도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그러니까, 지금.”


침묵을 깨는 음성에 피로가 가득 배어 있었다.


지난 며칠 동안 진소우를 추적하고, 또 설득하느라 적잖은 체력을 소모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금 전 동룡이 늘어놓은 ‘일’ 이야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궁주를 배신하라 이 말씀이시군요.”


한마디로 일축했지만 동룡이 말하는 바는 저 하나로 축약할 수 있는 것이었다. 


“무슨 헛소리야.”

“예?”

“누가 배신하래? 너 하던 대로 하라고. 하던 대로 개처럼 일하면서 듣고 보고 겪는 것들을 나한테 전해주라고, 이게 어렵나?”

“아니, 그니까 그게 배신이잖습니까.”


반박하자, 잔잔하던 음성에 감정이 실렸다.


“배신은 새끼야. 네 놈들이 궁주님 뒤에서 한 짓이 배신이고 이 새끼야, 가만히 넘기려고 하니까 자꾸 성질을 긁네.”


무슨 장치라도 눌린 듯 대번에 눈에 쌍심지를 켜는 동룡에 황철산이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아무렴 두 번은 못할 건 뭐냐? 살기 위해선 뭐든 해도 된다며? 어떻게든 살아남는 게 미덕이라며?”

“아니, 제가 안 하겠다고 말씀드린 게 아니라, 선배님께서 품으신 뜻을 짧게 요약하자면 그런 게 아닌가 정리를 하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거죠···.”

“너는 앞으로 배신의 배자도 꺼내지마, 열받으니까. 선배 소리도 하지 마.”


약관도 되지 않은 놈의 거죽을 뒤집어쓴 채 거침없이 내뱉는 쌍욕을 듣고 있으니 속이 착잡했다.


‘내가 어디 가서 이런 취급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


황철산이 누구인가.


가전 무공을 전수받지 못한 황가의 방계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무력 하나로 본가의 반편이들을 제치고 대주 자리를 거머쥔, 그야말로 개천의 용─


‘─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무기 정도는 되는데.’


당장 궁내 입지만 따져 보아도 그가 고개를 숙일 만한 인물은 열 손가락 안짝의 소수에 불과했다. 


황철산이 약간의 억울함을 담아 동룡을 노려봤다. 


“뭘 그렇게 봐? 눈을 확 씨.”


─움찔!


“그러니까, 그럼 간자가 되라는 말씀이시지요.”

“그래.”


눈치를 보아하니 눈앞의 노괴는 이미 그의 협조를 기정사실이라 여기고 있는 듯했다.


이쯤 되니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절 뭘 믿고 이러십니까?”

“뭐?”

“영단은 제가 홀랑 먹어버리고, 궁에 가서 웬 미친놈이 선수를 쳤습니다. 제가 비동을 찾았을 땐 이미 다 털린 뒤였습니다, 추살령을 내릴까요?”

“미친놈?”

“─라고 고하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요?”

“해 봐.”


동룡이 같잖다는 듯 픽, 웃었다.


“어디 해 봐, 자신 있으면.”

“······.”

“너, 네 부모, 네 마누라, 네 자식까지 반드시 찾아내서 책임을 물을 테니.”


현 궁주가 입버릇처럼 내는 ‘쳐 죽인다.’ 라던가, ‘찢어 죽인다.’ 라는 부언은 일절 없었다.


─꿀꺽.


그런데도 황철산은 그 궁주보다도 눈앞의 동룡에게서 더 깊은 두려움을 느꼈다. 


황철산의 부모는 타계한 지 오래였고 아직 혼인은 하지 못하였으며 재수 없는 직계놈들이야 어떻게 되든 그가 알 바 아니지만.


본인의 목숨만은 저버릴 수 없는 황철산이었다. 


“제가 그런다는 게 아니고 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말이....”


아무렇게나 뇌까리며 두 손을 마주 잡는 황철산에 동룡은 그제야 표정을 풀며 웃음 쳤다. 


“나도 알아두라는 이야기였다.”

“그럼, 예. 이야기는 끝난 것 같으니 저는 이만 물러가도 될까요?”

“그래 가보─”


허공을 휘적이던 동룡의 손이 우뚝 멈추었다. 죽은 듯 정신을 놓고 있는 진소우에게 생각이 닿은 탓이다.


“너 저 양반 치료 제대로 한 거 맞아?”


이렇게 오래 기절하고 있을 만큼 중한 상처가 아니었는데. 


동룡이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자 황철산이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물론 빈틈없이 조치했습니다. 선생 숨이 넘어가면 저도 훗날 아버지를 뵐 낯이 없는 것을요.”


근데 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려?


멀찍이 뉘인 진소우를 보자 동여 맨 무명천 위로 불그스름한 자국이 언뜻 보였다.


“···저 붉은 건 뭐냐.”

“피죠. 금방 멎을 겁니다.”

“너 지혈서 안 썼어?”


동룡이 묻자 황철산이 ‘이래서 있는 집 자식놈들은···.’ 듯한 눈으로 동룡을 바라봤다.


“···금창약을 썼습니다. 지혈서는 비싸서 여기 선생이나 저나 평생 구경도 못해본 약이거든요.”


금창약? 그런 걸로 지혈이 되나? 


‘아무렴 직접 칼 맞고 다니는 쟤가 더 잘 알기사 하겠지만.’


동룡은 긴가민가 하며 진소우에게 다가갔다. 


이곳저곳 들추며 살피던 그가 뜬금없이 말했다.


“···너 나가서 나무 좀 해와라. 아까 보니까 장작 얼마 없더라.”


엉거주춤하게 서 있던 황철산이 어처구니 없다는 듯 대꾸했다.


“눈이 무릎까지 쌓였는데 장작을 어디서 구한 답니까?”

“설산도 산인데 아무렴 나무가 없을까?”

“···그야 잘 찾아보면 있기야 하겠지만요.”

“그럼 군말 말고 다녀와.”


맴도는 욕지기를 꾸역꾸역 집어삼킨 황철산이 쏜살같이 집을 나서고.


동룡은 이부자리 옆에 털썩,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갔소.”


허공을 맴도는 말에 노인의 희끗한 눈썹이 들썩였다. 


“갔소, 선생.”


그제야 스르륵, 감겨 있던 눈꺼풀이 들어올려졌다.


세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맞은 눈과 세월을 비껴간 청안이 허공에서 맞물렸다. 


“······.”


한참을 회한 어린 눈으로 동룡을 바라보던 노인이 허겁지겁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내 더없이 공손히 바닥에 무릎을 대고 머리를 조아린다.


“산지기 진소우가 소궁주님께 인사 올립니다.”

“···병자가 그리 급히 거동하면 쓰나.”


동룡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 


“일어나게, 나눌 이야기가 아주 많을 듯하니.”


교차 검증의 시간이었다.


***


거부(巨斧)가 허공을 갈랐다.


─우지끈!


반쯤 패인 밑동에 몇번의 발길질이 더해지자 사람 허리만 한 두께의 나무가 맥없이 눈밭 위로 쓰러졌다. 


─쿠웅!


단 한 번의 도끼질로 단단한 상록수를 반파시키는 기염을 부려놓고도 황철산의 낯빛은 좋지 못했다.


새파란 놈한테 협박받아 나무나 패는 신세가 그렇게 처량할 수가 없었다. 


‘이러려고 익힌 무공이 아닌데.’


눈물을 머금고 서 있자니 부대주 적소가 튀어나와 핀잔했다. 


“눈사태 일어난다니까요, 살살하십쇼. 대주.”


황철산은 잠시 서글픈 눈길을 보내다 항변했다. 


“안 일어났잖아.”

“뭐 그건 그렇죠, 근데 우세요?”

“···눈이야. 나무는 이쯤이면 된 것 같으니 애들 데리고 먼저 복귀해라.”


볼 일 다 봤다는 듯 내려지는 축객령에 적소가 찢어진 눈을 샐쭉거렸다.


“···또 아까처럼 혼자 가시려고요? 대주께서 그러시면 저희가 고마워할 것 같습니까?”

“내가 어디 죽으러 가냐? 갖다주고 나도 복귀할 거거든?”

“정상에서는 정말 죽으려고 하셨잖습니까.”


적소가 표정을 진지하게 하며 말하자, 황철산도 장난기를 지웠다.


“우습지도 않군. 나 황철산이다, 황철산. 네깟 놈들 살리자고, 내 목숨을 내어놔? 꿈이 너무 큰 것 아니냐?”


진심이었다.


황철산은 진심으로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을 느꼈는지 적소도 더 이상 말을 더하지 않고, 노려봤다.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애들 단속이나 단단히 해라, 적소야. 오늘 이곳에서 있던 일이 새어 나가선 안 돼.”

“몇 번을 말씀하십니까, 제가 그리 미덥지 않으십니까.”

“너는 믿지, 너는 믿는데 네 입은 좀 그래.”

“······.”

“명심해라. 만일 일이 틀어지면 내가 실망이 아주 클 거 같거든.”


도낏자루를 움켜쥔 손등에 혈관이 불거지는 모습을 본 적소가 눈을 가늘게 떴다.


별안간 나타난 청년의 정체는 무엇인지, 비동은 또 어떻게 찾았는지, 정상에서는 무슨 일이 있던 건지, 뜬금없이 이 눈 덮인 산에서 나무는 왜 하고 있어야 하는 건지.


‘뭐 하나라도 의문을 풀어주고 부탁을 하던가.’


저 커다란 머리로 혼자 무슨 꿍꿍이를 품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대주께서 까라면 까야 하는 게 저희인 것을요. 뭘 알아야 입을 나불거리든 하겠지만 정 불안하다고 하시면 제가 애들 입을 꿰매버리겠습니다.”


어찌 불만이 많아 보이는 부대주에게 황철산이 한숨을 내쉬었다. 


“때가 되면 다 말해줄 테니, 너무 그리 투정 부리지 말아라.”

“그럼요, 그래야죠. 그러지 않았다간 대주 도끼가 제 대갈통에 박힐 텐데요.”


적소가 답답한 듯 제 머리를 산발로 헝클이고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숨겨도 좋고, 지랄해도 좋고 다 좋으니, 제발 아까 같은 일만 없게 해주십쇼.”

“지랄이라니. 내가 그래도 명색이 네 상관인데.”

“진짜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고요.”

“걱정시켜서 미안은 한데 나는 내가 알아서 잘 살아남는다니까?”

“아 알죠, 대주 범굴에 던져놔도 살아나올 사람인 거 누가 모른답니까, 그런데 사람 일 장담하는 거 아니랍디다. 저희 어머니께서요.”


이 새끼가 어머니를 팔아먹네.


“그럼 이번엔 진짜 갑니다. 제발 몸 좀 살피십쇼.”


제 할 말만 늘어놓은 적소가 수하들을 이끌고 사라진 뒤. 


황철산은 씁쓸한 표정으로 통나무를 한곳에 그러모으며 구시렁댔다.


“이 나이 먹고 이런 수모를 당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이게 다 느닷없이 깨어난 소궁주 탓이었다.


부리부리한 눈이 산아래 오두막이 있는 방향을 향했다. 


동룡의 생각과는 달리 황철산은 그의 정체를 눈치채고 있던 것이다. 


‘그렇게 티를 내는데 모를 수가 있나. 물론 처음에는 생각도 못 했지만.’


황철산이 진실로 눈치 없고, 멍청한 데에 더해 무력만 뛰어난 놈이었다면 이 자리까지 올라오지 못했을 것이다. 


대주라는 직함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다. 


일개 무력대가 그럴 진데 북해 전체를 다스려 하는 궁주위는 어떨까.


그러니 소궁주는 먼저 증명해 보여야 했다.


당신이 그저 한때 부는 돌풍인지, 시류를 바꿀 태풍인지.


부딪혀 죽는 것은 휩쓸린 자신이 될 테니까.


판단이 설 때까지는 당분간 얌전히 지켜볼 생각이었다.


‘그래도 상식은 있어서 다행이지.’


힘을 가진 자는 무릇 그걸 휘두르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눈을 떠보니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 있고, 친지는 모두 죽고 제집 안방엔 웬 놈이 들어앉아 있는 상황. 


‘하물며 그 모든 일을 벌인 게 제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다.’


자신이라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었을까. 


순간 황철산이 도낏자루를 크게 휘둘렀다. 


─퍼걱!


‘일단 머리통을 깨부수고 봤겠지.’


하지만 동룡은 그러지 않았다. 분노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바로 옆에서 지켜보아 안다. 


배신자의 후손을 바로 앞에 두고도.


손 하나 까딱하면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지고도 송곳니를 감추고 먼저 이용하기를 택했다.


잘게 조각난 장작을 등에 진 황철산의 눈이 현묘하게 빛났다.


“부디 저를 실망 시키지 마십시오, 소궁주.”


***


“실망이네.”

“······.”

“명색이 무인이란 놈이 무슨 나무 좀 해오는 게 이렇게 오래 걸려.”

“설산에서 나무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세요? 소백산 잣나무가 얼마나 단단한지는요?”

“내가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황철산은 또다시 목 언저리까지 차오르는 욕지기를 삼켰다.


면상은 저리 희여멀건 해도 엄연히 따지고 보면 그의 아버지보다도 나이가 많지 않던가.


황철산이 인내력을 끌어올리며 신음하던 그때 어기적어기적 자리를 털고 일어선 동룡이 말했다.


“그만 가자.”

“···어딜요?”

“뭐 계속 여기 있으려고?”


여전히 미동 없는 진소우를 흘긋 본 황철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우 선생을 돌보시려는 거 아니었습니까···?”

“내가 왜? 저 양반이랑 나랑 일면식도 없는데.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끼냐? 그럴 거면 애초에 사람을 왜 잡냐? 그것도 노인네를? 북해인들 성정이 더럽다고는 해도, 너는 진짜 인성이···.”


황철산은 생각했다.


저 주둥이를 한 대만 칠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뭐라고?”


흠칫.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가시죠, 산 아래 마을로 가실 거죠?”

“응, 너 설화루가 어딘지 아냐?”


찰나 간에 황철산의 표정에 당혹감이 스쳤다.


“아, 설화루 알죠. 근데 거긴 왜···?”

“되묻지 말고 대답만 해라 좀. 그런 것도 내가 너한테 말해줘야 해?”

“물어보지도 못합니까. 그런데 거기 되게 고급 주루인데, 엄청 비싸다고 들었는데. 제 봉급으로도 꿈도 못 꾸는 곳인데.”


─돈은 있으세요? 


은근한 물음이 담긴 시선에 동룡이 어깨를 으쓱였다.


“나는 없는데 너는 있겠지.”


아 그렇구나 내가 있구나 하하 벼룩의 간을 빼먹지 하하 명색이 백두혈통이라는 자가 하하


“불만이 많아 보이네.”

“불만이라니요. 설화루 이야, 선생님 덕분에 사십 평생 처음으로 구경을 다 해보겠군요.”

“아냐, 가는 건 나 혼자 갈 거야. 너는 전낭만 주고 네 갈 길 가면 된다.”

“······.”

“너무 억울해하진 마. 여차하면 내가 준 영단 몇 개 슬쩍하면 되잖아. 거기에 몇 개가 있었는지 네 상관이 어떻게 알겠어?”

“······!”

“그 선생님 소리 좀 그만하고. 액면가가 차이가 이렇게 나는데. 저잣거리 나가면 사람들이 흉본다. 너 말고 나.”

“그럼 뭐라고 부릅니까?”

“네 면상이 몸종의 표본과 다름없으니, 공자님이 좋겠구나.”


***


“여기가 설화루입니다.”

“그래. 수고했다.”

“···저 진짜 그냥 이대로 갑니까?”

“어, 가. 잘 가.”

“···쩝, 그럼 가 보겠습니다.”


두 사람은 마을에서 제일 큰 전각 앞에서 작별을 고했다. 


홀로 남은 동룡은 새삼스러운 눈으로 걸린 현판을 읽어내렸다. 


설화루(雪花樓)


빙궁의 네 가문 중 하나인 설씨 가문에서 관리하던 곳으로, 대외적으로는 주루지만 주로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했다.


재정적 측면에서도, 정치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던 곳이다.


‘설마하니 정말로 명맥이 이어지고 있었다고.’


황철산은 설가의 무인들이 모두 죽었다고 말했다.


끝까지 저항하다 후대 하나 남기지 못하고 전부 죽었다고.


─설화루··· 말입니까? 물론 있습니다. 루주도 물론 설씨 가문의 사람이고요.


하지만 진소우는 살아있다고 했다. 


구라를 치는 건 어느 쪽일까.


생각에 잠긴 동룡을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 


‘···뭐지 이놈은? 중원놈인가?’


눈알이 퍼런데?


행동이 느긋하고, 여유로운 데다 면상이 재수 없는 게 딱 그쪽인데.


‘옷은 허름한 게 또 아닌 거 같기도 하고.’


문지기의 고민은 동룡보다 일찍 끝을 맺었다.


“객이시오?”

“······.”

“대문 앞을 떡 하니 가로막고 있으면 어쩌자는 거요.”


퉁명스러운 음성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동룡이 선선히 답했다.


“루주를 보러 왔네.”


문지기의 눈썹이 못마땅히 꿈틀거렸다. 


“······루주님을? 약조는 하셨소?”

“진소우 선생이 보냈는데.”

“···!”


진소우라는 이름이 나오자마자 대번에 낯빛이 뒤바뀐다.


“이, 우라질 놈의 새끼가 여길 어디라고 와 썩 안 꺼져! 콱 죽여 버린다!”


···아무래도 진소우가 구라를 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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