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감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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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단초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0
최근연재일 :
2024.09.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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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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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DUMMY

[4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이장우님이 동의하셨으니 지금부터 게임에 돌입하겠습니다. 이 게임으로 말하자면 필요한 조력자를 살리는 게임입니다.”

“조력자요?”

“네, 이장우님 제 손에 있는 주사위를 굴려보시겠습니까?”


녹색 생물체가 작은 주사위 두 개를 내밀었다.


얼떨결에 주사위를 받아든 이장우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조, 조력자라니?


“어서요······.”


녹색 생물체의 권유에 마지못해 주사위를 굴렸다.


사실은 힘이 풀려 주사위를 놓쳐버린 거다.


데굴데굴.


바닥에 떨어진 두 개의 주사위는 2와 1을 가리키고 있었다.


“숫자 3이 나왔습니다.”


이장우에게만 들려오는 음성.


“자 이걸로 마지막에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의 숫자는 세 명입니다.”

“예? 무, 무슨 소리신가요? 살려 나갈 수 있는 조력자의 수가 세 명이라고요?”

“네. 맞습니다.”


이장우의 입술이 사시나무처럼 떨려왔다.


주사위를 던지라고 시킨 이유가 이거였어?


“왜요? 자신이 던진 주사위의 수만큼만 살아나갈 수 있다고 하니 죄책감이 드십니까?”

“당연한······.”

“어차피 주사위를 맥시멈으로 굴려도 12명만 데리고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너무한 거 아닙니까?”

“제발요. 이 게임에서 이장우님이 손해 볼 일은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라는 말입니다.”

“.............”

“이해가 되셨으면······. 저 엑스트라들이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모습이나 구경하십쇼!”

녹색 생물체가 사특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우매한 인간들이여 들으십쇼!! 여러분들은 번호가 적힌 카드를 무작위로 건네받을 겁니다.”.


녹색 생물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람들의 손에 한 장씩 카드가 쥐어졌다.


숫자는 1번에서 78번.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자 이장우님은 이것을 받아주세요.”


녹색 생물체의 말과 함께 카드 건이 손에 쥐어졌다.


이게 뭐야?


카드를 쏘는 장난감 총이다.


0번의 숫자가 쓰여 있다.


“규칙을 설명하겠습니다.”


녹색 생물체가 하늘 위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허공에 글자가 새겨지고 있었다.


[게임명 : 스태프 만들기 게임.]


[내용 : 1번~78번의 카드를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1턴에 세 장씩 카드를 랜덤으로 뽑는다.]


[능력 : 자신의 번호와 일치한 사람은 1분의 시간 동안 카드의 능력이 부여된다.]


[1분 안에 타인에게 카드를 양도받지 못한다면, 게임이 끝남과 동시에 죽는다.]


“뭐야? 우리더러 뽑히는 순서대로 죽으라는 말이야?”

“앞에 선 놈만 카드 건을 쥐다니 너무한 거 아닙니까?”

“맞어!!! 게임이 공평해야지!!”


사람들의 원성이 들려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녹색 생물체는 설명을 이어갔다.


“부연 설명입니다. 이 게임의 정식 명칭은 <죽음의 룰렛>입니다. 카드를 세 장씩 뽑을 겁니다. 여러분들의 인원수가 78명이네요. 지금부터 26번의 추첨이 있을 겁니다. 여러분들 중 게임이 완료될 때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이곳을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 하십쇼!”


녹색 생물체의 설명에 사람들의 사이로 긴장감이라는 게 감돌았다.


상대방의 눈치를 살피며 고민에 휩싸인 사람들의 모습.


빌어먹을.


이장우는 어두워진 낯빛으로 카드 건을 바라보았다.


주사위는 살려 나갈 인원을 정하는 거였고, 카드 건은 죽을 사람을 고르라는 말이잖아?


이장우는 사람들의 얼굴을 차례로 살피며 오른손에 쥐어진 카드 건을 허리 뒤 춤으로 숨겼다.


모두가 자신을 비난하는 눈치였다.


자신을 원망하는 얼굴을 마주 볼 자신이 없어 등을 돌렸다.


무서웠다.


‘차라리 집 밖으로 나오지 말 걸 그랬다.’


이장우는 점점 움츠러드는 자신을 느꼈다.


“왜요?”


녹색 생물체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이장우를 노려보았다.


“...........”


이장우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있었다.


“관리자를 빡치게 만드는 재주가 있군요. 이장우님은 그 패배감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겁니다.”

“말이 지나치신데요?”

“그러니 내 말을 잘 들으십쇼!! 지금부터는 아무 생각 말고 성공을 위한 기회만을 생각하는 겁니다. 장애물이 있다면, 머리를 쥐어뜯어서라도 밟고 올라서는 겁니다. 알아들으셨습니까?”

“그, 그래도.”


나더러 간접적인 살인자가 되라는 말인가?


숫자가 뽑힌 사람들이 죽는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일 테니.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실망이 크군요. 알겠습니다. 그런 나약한 정신상태로는 원활한 게임이 진행되지 못할 테죠. 우매한 인간들의 생각도 그러하니······. 이장우님에게도 저들과 비슷한 조건을 내걸겠습니다.”


[수정사항 : 이장우님의 카드 건을 ‘누구든’ 빼앗을 수 있다.]


[수정사항 : 이장우님은 강등되어 ‘플레이어’가 되셨습니다.]


허공으로 글자가 새겨졌다.


“이제 만족하십니까? 카드 건을 빼앗기지 않도록 당부드립니다.”

“빼앗긴 다면요?”

“그럴 일은 없어야겠지만. 이장우님을 위한 테스트는 종료되고 자격은 상실됨을 미리 공지드립니다. 이장우님 같은 머저리는 실로 처음 보는군요.”


녹색 생물체의 답에 이장우는 눈을 껌뻑일 뿐이다.


우유부단했던 결과로 사람들과 목숨을 걸고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되다니.


“그럼 시간은 그만 끌고······. 어서요! 방아쇠를 당기세요.”

“바로요?”

“뭘 망설입니까?”


이장우는 떨리는 손끝을 진정시키려고 깊게 호흡을 내 쉬었으나.


역시나 방아쇠를 당길 수 없다.


“이런 답답한 사람을 보았나?”


녹색 생물체가 이장우의 카드 건을 뺏어 들었다.


“안, 안됩니다. 주, 주세요.”

“뭐가 안됩니까? 누구든 이장우님의 카드 건을 뺏을 수 있다고 공지드렸는데요.”

“당신이 끼어드는 건 반칙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탕-

탕-

탕-


세 장의 카드가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7, 77, 31.]


“자, 7번, 77번, 31번의 카드가 나왔습니다.”


녹색 생물체의 말에 사람들은 서로의 눈치만을 살피고 있다.


“원, 게임의 규칙도 설명을 듣지 못했는데······. 그래서 뭘 하라는 거야?”

“글쎄?”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렸다,


“우매하기는? 여러분들을 보니 게임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군요?”


녹색 생물체의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저, 허공에 있는 내용으로는 이해가 잘 안 됩니다. 한 번 더 설명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키 큰 청년이 수줍게 손을 들었고, 몇몇 사람들은 긍정하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거기 손드신 분은 번호가 몇 번인가요?”


녹색 생물체는 그런 청년의 얼굴을 호기롭게 바라보았다.


“77번입니다. 이번에 불러주신 번호의 일인입니다.”


청년이 카드의 숫자를 보여주었다.


“게임을 무르고 싶은 거군요? 제법 잔머리를 굴릴 줄 알다니?”

“예?”


청년이 당황한 표정을 지어 보였으나 녹색 생물체는 시선을 두지 않았다.


“이분 말고도 7번, 31번은 손을 들어보세요.”


“여기!!”

“저도!”


서로의 눈치를 살피던 두 사람이 얼떨결에 손을 들어 보였다.


“잘 알겠습니다. 그럼, 77번분이 설명을 원했으니 정보와 재미를 위해서라도 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말입니까? 감사······.”


청년이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순간.


퍽-


77번의 청년을 비롯한 7번, 31번의 목이 동시에 떨어져 나갔다.


“이게 무슨?”


사람들의 비명이 이어졌다.


“저는 여러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그 말을 하며 녹색 생물체는 이장우를 바라보았다.


“이장우님도 살고 싶다면 조금 더 절실해 지세요. 흐흐흐흐”


장내를 채운 흥건한 피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거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그럼 번호가 나온 사람은 그냥 죽으라는 겁니까?”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그럴 리가요. 방금은 모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카드 건에서 나온 숫자가 불리는 순간, 자신의 카드에 그려진 무기와 고유의 힘이 부여될 겁니다. 그리고 1분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숫자가 불린 사람은 그 힘으로 카드를 바꾸거나, 그것도 싫다면 지금 여기 있는 이장우님의 카드 건을 뺏을 수 있습니다.”

“만약 빼앗거나 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당연히 규칙대로 죽어야죠······. 그러니 살고 싶다면 잘 들으세요. 반드시 이장우님이 든 카드 건을 빼앗으세요. 마지막에 카드 건을 들고 한 사람과 더하기 끝까지 살아남은 세 사람만이 이곳을 살아 나갈 수 있습니다.”


녹색 생물체는 이장우의 위기를 노골적으로 조장하고 있었다.


“한번 불렸던 번호도 다시 불리게 되나요?”


이장우의 대학 동기인 목진우가 물음 했다.


예상대로라면.


이장우가 들고 있는 카드 건을 제외한 75명이 남은 턴 동안 죽음의 위기를 한 번씩은 맞을 것이다.


“같은 번호는 불리지 않습니다. 다만 타인의 카드를 뺏어서 살아남는다면······. 다시 불리게 되겠지요?”


녹색 생물체가 답을 이었으나, 용기가 없는 사람들은 하나, 둘 시선을 피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아직도 망설이다니······. 실망이 큽니다.”


녹색 생물체의 매서운 눈빛이 이장우를 향했다.


“살기 위해 살인자가 되라는데······. 멀쩡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순순히 따를 것 같아?”


몇몇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


“따르지 않겠다면 뾰족한 방안이 있겠습니까? 참고로 이곳은 마력이 흐르는 ‘던전’입니다. 여러분처럼 아무런 능력도 없는 사람들은 1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죽어요.”


녹색 생물체의 말에 장내가 술렁였다.


“시간을 보자. 벌써 10분이 지났습니다. 앞으로 50분 안에 죽고 싶지는 않을 테죠? 그러니 제가 동기부여를 드리죠······.”

“.........”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그래요. 제 권한으로 여기서 살아남은 분들께는 원하는 만큼의 골드를 대가로 지급하겠습니다.”


웅성웅성.


던전 안이 술렁거렸다.


녹색 생물체는 허공에 손을 뻗어 번쩍이는 금괴를 가득 떨어트렸다.


살면서 볼 수 없는 금괴가 산처럼 쌓여 반짝거리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저······. 저거······. 금이잖아!!”

“진짜네······. 진짜야······.”

“그러니 살아남으세요. 모두가 여러분의 것입니다.”


녹색 생물체의 격려에 탐욕스러운 눈빛이 교차한다.


“이런 거로······. 사람들이 움직인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이장우는 설마 했다.


살겠다고 나를 공격하지는 않겠지?


“단정은 금물입니다.”


녹색 생물체는 이장우가 쫓기는 결과를 예상하는지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재수 없게도.



‘이제 이 상황을 어쩔 거야?’



얼마 지나지 않아.


이장우는 사색이 된 채 달아나고 있었다.


자신을 쫓는 수십 명의 사람은 돈에 미쳐 이성을 잃은 눈빛들이다.


[관리자의 축복 : 이장우님의 생체가 활성화됩니다. 던전에 적합한 신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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