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감독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블랙단초
작품등록일 :
2024.08.13 11:30
최근연재일 :
2024.09.13 14:1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348
추천수 :
25
글자수 :
119,700

작성
24.08.25 11:10
조회
15
추천
2
글자
13쪽

[5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DUMMY

[5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이장우를 쫓던 사람들은 하나, 둘 바닥으로 널브러졌다.


던전 안은 공기가 점점 희박해져만 가는 상황.


그들과 다르게 이장우만이 지치지도 않고 달릴 수 있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지?”


이장우는 변화된 자신의 몸을 바라보고 있었다.


“관리자의 능력입니다만. 이장우님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죽는다면, 저 또한 난처한 일이 벌어지거든요.!!!”


녹색 생물체는 어깨를 으쓱했다.


“병 주고 약 주는 상황에 감사라도 해야 합니까?”

“뭐!!! 그러자고 한 일은 아니니 심려는 마십쇼!!”

“그러죠!!!”


이장우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돌렸다.


언제까지 저들과 술래잡기만 할 수 없다.


던전 안의 마력은 점점 강해져 가고, 숨조차 가누지 못하는 사람들은 힘겨워 보였다.


“여러분께 제안하고 싶습니다. 살아 나갈 방법을 찾지 않겠습니까?”


이장우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곱씹었다.


작은 문으로 들어갔던 사람은 죽지 않았다.

- 절단된 몸이 인형이었지?

녹색 생물체는 이장우가 주인공이라는 말을 했다.

- 나를 제외한 사람들을 엑스트라라고 지칭했다.

내가 죽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

- 던전에 적합한 능력을 부여했다.


과연?


이 게임의 목적은 무엇일까?


심도 있게 고민하던 찰나.


생각지도 못한 방해꾼의 훼방이 어어 졌다.


덥석-


목진우가 다가와 이장우의 두 다리를 온몸으로 부여잡았다.


“이거 안 놔? 다치는 수가 있어!!!”

“모두가 살아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잖아!! 그러니 그 카드 건을 나한테 넘겨······. 보아하니 너는 특별한 능력을 얻은 것 같은데!!”

“개자식이······?”

“너 인마······. 노선을 확실히 정하라고······. 이렇게 시간을 끌면 다 죽는다잖아.”


목진우는 게임을 하다가 죽든.

이곳에서 숨 막혀 죽든.


매한가지라고 여겼다.


“그럼 나더러 어쩌라고······. 카드 건을 너한테 넘기면 모두를 데리고 빠져나갈 수 있어?”

“미쳤어? 내가 슈퍼맨이냐? 모두를 구할 수는 없어!!! 그러니 몇 사람만이라도 살아남아야지 않겠냐?”

“............”


이장우는 대답을 회피했다.


나라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별반 다르겠는가?


산처럼 쌓인 금괴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모두와 한마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시나리오를 뺏은 이종석 개자식처럼.


나만 살겠다고 사람들을 모른 척할 수는 없다.


내가 십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떻게 살았는데······.


이종석 같은 개자식이 될 수는 없는 법.


“인마!! 내 말 듣고 있어? 망설이면 다 죽는다니까? 네가 못하겠으면 이리 줘봐!!!”


이장우와 목진우가 옥신각신하는 사이.


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다면, 내가 대신 하겠네!!!!”


백발의 남성이 다가와 이장우의 손목을 깨무는 게 아닌가?


순간, 화들짝 놀란 이장우가 카드 건을 놓치자 백발의 노인은 단숨에 카드 건을 낚아챘다.


“강신일 교수님!!!?”

“자네를 위해 이 교수가 도움을 주려는 거라네. 그런 눈으로 볼 것 없네.”


기회다 싶은 강교수가 바닥에 떨어진 카드 건을 잡았다.


[이장우님이 카드 건을 놓쳤습니다.]


[카드 건은 61번의 소유물이 되었습니다.]


61번 강교수는 빠르게 다이얼을 돌려 원하는 세 장의 카드를 골라 격발했다.


탕-

탕-

탕-


반동에 예순이 넘은 몸은 버티지 못하고 바닥으로 털썩.


“강교수님!?”


이장우가 소리를 질렀으나 이미 늦어버렸다.


[73, 26, 30.]


숫자가 허공에 새겨지는 것을 모두가 바라보았다.


이장우는 망연자실.


쏘아진 카드의 숫자를 확인하며 안도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안색이 굳어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교차한다.


“저 늙은이가?”


짧은 스포츠머리에 덩치가 큰 야구선수(73번)가 강교수를 보며 입매를 비틀었다.


원치않은 타석에 들어선 꼴이 되었잖은가.


“그렇게 보지 말게······.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지 않나?”


강교수가 떨리는 입으로 말했다.


그러자 커다란 안경에 꽉 찬 가방을 멘 여대생(26번)과 하얀 단발머리의 중년 여성(30번)이 그 자리에서 철퍼덕.


73번이 26번과 30번의 곁으로 다가서자 사람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1분있다가 죽는 거 아니예요? 이제 어떡해야 하죠?”


26번이 울먹이며 물음 했다.


“빌어먹을 일단 한 놈을 잡고······.”


1분 안에 다른 사람의 카드를 빼앗으면 그만이지 않은가?


운동선수인 그에게는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생각을 마친 73번이 강교수를 노려보고는 손가락을 우두둑.


자신을 뽑은 늙은이부터 죽여야겠다는 살의를 보였다.


“어떻게 사람을 죽여요?”

“어이 26번!! 뭐라는 거야? 지금 이 상황에 착한 척 코스프레라도 하겠다는 거야?”


73번이 26번의 멱살을 잡았다.


“그럼 어떡하라고요? 맨손으로 때려잡을 건가요?”


그들에게는 지급된 무기도 없다.


“그건······.”


73번이 머리를 긁적이며 흉기가 될 만한 걸 찾고 있던 그때였다.


[1분이 주어집니다.]


허공에 1분을 알리는 경고.


[카드 번호가 불린 사람들에게 특수 무기와 능력이 부여됩니다.]


알림과 함께 순식간에 73번의 몸에 투구, 갑옷, 검이 생성되고 있었다.


검투사의 모습으로 변한 73번은 매우 흡족한 모습이었다.


“아···저씨?”


26번이 73번을 보며 놀라 물었다.


26번은 창을 든 병사.

30번은 궁수로 변해있었다.


73번은 자신의 변화를 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제······. 할 만하겠지?”


73번은 30번을 바라보았다.


“자······. 아줌마도 머뭇거리지 말고 한 놈 처리하라고!!!”


73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30번은 화살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거, 멍청하기는······. 1분 동안 한 사람을 죽이면 다음에 또 우리 차례가 올 텐데?”


30번의 목표는 그 자리에 있는 모두였다.


다른 번호를 차지하더라도 게임의 규칙상.


다시 불릴 게 뻔한 일.


차라리 모두를 죽여 게임을 끝내는 게 답일 거라는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다.


“뭐요?”

“최대한 많이 죽이라고······. 다 죽이면 좋고······.”

“여기 우릴 제외한 72명을 모두요?”


긴 창을 든 26번이 재차 물었다.


“그래.”


30번의 화살촉은 카드 건을 쏜 강교수를 향해 있었다.


“여보······. 왜? 날 보는 거야?”


강교수가 입술을 떨었다.


“이런 건 생각 안 했나 보지??”


30번의 대답에 73번이 물음 했다.


“뭐야?”

“그렇게 볼 거 없어!! 곧 헤어질 남편이야.”

“오해는 마!! 우연이었어······. 설마 내가 당신을 죽이려고 일부러 카드를 뽑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강교수는 둘러대기에 여념이 없었다.


“날 바보로 아나? 재산 분할을 앞두고도 뻔뻔하게 거짓말하는 것 좀 봐!!”

“살려줘!!! 다른 사람의 카드를 뺏으면 될 거 아니야!! 난 카드 건을 들고 있어서 다음 쿨타임 때까지는 참아야 한다고!”

“겁을 먹더니 머리가 어떻게 된 거니? 네 손에 카드 건이 어딨어?”

“뭐?”


강교수는 카드 건이 손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카드 건을 잃은 그의 손에 들려있는 건······.


다시 돌아온 (61)번의 카드.


“당신이 그러고도 교육자라고 할 수 있어? 어? 남편을 죽이려고?”

“누가 할 소리? 그럼 살 기회를 줄까?”

“어!! 어! 원하는 모든 걸 들어줄게!!”

“그러면 한 가지만 물어볼게!! 여기 이 두 사람은 대체 왜 뽑은 거야?”


(30)번이 씩 웃으며 73번과 26번을 지목했다.


“이실직고 말하면······. 정말 살려 줄 텐가?”


강교수의 얼굴에 웃음이 보였다.


“그래······. 내가 언제 거짓말하는 거 봤어? 당신을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해······. 날 믿어!!”

“그래, 살면서 당신이 거짓말하는 걸 본 적이 없지. 당신을 믿으니 말할 게······.”


강교수는 73번과 26번을 차례로 훑으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저 26번은 제자의 논문을 훔쳤다는 이유로 날 협박하고 있었어······. 그리고 저 73번 야구선수 놈이 도박이 걸린 시합에서 지는 바람에 남은 재산이 몰수될 위기에······.”

“뭐야? 고작 그런 이유로?”

“교수님?”

“고작이라니? 학생이 공부는 안 하고 교수를 협박하지 않나. 운동선수가 돈을 받았으면 약속을 이행해야지 감히 시합에서 홈런을 쳐? 쯧쯧”


사정을 들은 73번과 26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어때? 이제 난······.”


강교수는 30번에게 약속을 지켜달라는 몸짓을 취했다. 그런데 30번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왜 그래? 이실직고 말하면 살려준다며?”

“어? 그래···. 그랬었지? 그런데 이걸 어쩌나? 저들은 봐 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뭐?”


30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교수의 등으로 날카로운 것이 들어왔다.


“당신!! 이게 무슨 짓이야?”


쿨럭-


“나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내게 거짓말을······.”


강교수의 입에서 피가 울컥-


푹-

푹-

푹-


26번의 긴 창이 강교수의 등을 난도질했고.


30번을 원망할 겨를도 없이.


73번의 검이 강교수의 목을 베어버렸다.


데굴데굴-


“난 당신에게 거짓말한 적이 없어······. 결과적으로 내가 당신을 죽이지 않았잖아!”


30번은 굴러온 강교수의 머리를 밟고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혼잣말로 중얼중얼.


미련없는 이별사였다.


툭-


뒤이어 허물어지는 대학교수의 몸뚱이에 사람들의 얼굴에 공포가 스몄다.


무기를 든 저들이 공격해 올지 모른다는 불안.


“당신들이 그러고도 사람이야?”


이장우가 세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다니?


“그럼 우리가 입 다물고 죽어줘야 속이 시원하겠냐?”


73번의 검 끝이 이장우를 향했다.


“아줌마, 저 새끼 거슬렸는데 내가 죽여버려도 될까?”


30번은 허공에 뜬 시간을 확인했다.


[게임 종료까지 48초 남았습니다.]


“그래. 그러던지. 우린 나머지 사람들을 맡지.”


30번의 말에 73번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아침이면.


도박 기사로 일면에 도배될 게 뻔했던 상황.


이곳에서 사람들을 죽이고 남은 금괴를 차지할 수만 있다면, 야구를 하지 않아도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다.


“이 아줌마!! 오늘 처음 봤는데······. 제법 강단도 있고!! 멋있어!!”

“실수 없이 죽여야 할 거야.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사람은 우리뿐이어야 돼!!”

“믿어봐!!!”


73번의 걸음에 공포를 느끼는 이장우.


관리자의 축복을 받은 몸이라지만.


검을 들고 있는 거구를 상대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국내 정상의 타자가 휘두르는 검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에 입술을 깨무는 이장우.


어쩌다 보니.


73번과 자신의 사이로 강교수가 놓친 ‘카드 건’이 보였다.


저것마저 빼앗기면······.


답이 없을 거 같은데.


“뭐 하고 있어? 너 인마!!! 저대로 카드 건을 빼앗기면 우리 모두 끝이야!!!”


멀리서 목진우의 음성이 들렸다.


빌어먹을 놈이 잘도 숨어있는 모양이다.


저들의 손에 카드 건이 들어간다면, 입맛대로 번호를 고를 것이다.


그렇게 되면 늘어나는 시간만큼 사람들이 죽을 것이고.


“시끄러워 몰라서 멈춰 있는 게 아니거든!!!!”


이장우의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목진우를 향했다.


“그럼 빨리 잡으라고!!!”


목진우가 다그쳤다.


“저 카드 건을 무사히 쥐면······. 뭐가 바뀌는데?”


이장우가 물었다.


“뭐······. 뭐가 바뀌다니? 살아서 나가는 거지.”

“사람들을 죽이고 살아서 나가면?”


이장우는 생각에 몰두했다.


내 삶이 바뀌기는 할까?


정말 이 많은 사람을 밟고 살아남으면 뭐가 바뀌는 거지?


이장우는 소란스러운 등 뒤로 시선을 돌렸다.


30번과 26번의 칼부림에.


사람들의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


살육의 현장.


어느새 사람들이 흘린 시뻘건 피로 장내는 붉게 변해있었다.


“저 사람들을 살리려면 단 1분이라도 머리를 맞댈 시간이 있어야지 않겠냐?”

“뭐?”


목진우의 말에 이장우는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래.


남은 시간 동안 게임을 늦출 수는 있다.


[던전 종료 45분 10초 남았습니다.]


[게임 종료 14초 남았습니다.]


시간이 허락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만 된다면 사람들을 무사히 데리고 나갈 방법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장우는 폭주 기관차처럼 달려오는 73번을 바라봤다.


저자의 목적은 나를 죽이는 것이 먼저일 터.


그렇다면 나는.


“목숨이 서너 개는 되나 보지? 한가하게 딴생각이나 하고 있다니?”


이장우를 향한 73번의 조롱이 이어졌다.


“남 이사, 이판사판이다.”


이장우가 주먹을 힘껏 쥐었다.


어디 한 번 해보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종말의 감독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1 [21화. 종말의 시나리오가 도착할 예정입니다] 24.09.13 1 0 12쪽
20 [20화. 종말의 시나리오가 도착할 예정입니다] 24.09.12 5 1 12쪽
19 [19화. 나한테는 숨기는 게 없어야겠죠] 24.09.11 6 1 13쪽
18 [18화. 나한테는 숨기는 게 없어야겠죠] 24.09.09 6 1 12쪽
17 [17화. 나한테는 숨기는 게 없어야겠죠] 24.09.07 6 1 12쪽
16 [16화. 파티원들의 장비를 수거하시겠습니까] 24.09.06 7 1 13쪽
15 [15화. 파티원들의 장비를 수거하시겠습니까] 24.09.05 6 1 13쪽
14 [14화. 파티원들의 장비를 수거하시겠습니까] 24.09.04 8 1 13쪽
13 [13화. 무엇을 찾으십니까] 24.09.02 8 1 14쪽
12 [12화. 무엇을 찾으십니까] 24.09.01 7 1 12쪽
11 [11화. 무엇을 찾으십니까] 24.08.31 7 1 12쪽
10 [10화. 가이드는 개인적인 비밀을 발설하지 않습니다] 24.08.30 9 1 13쪽
9 [9화. 가이드는 개인적인 비밀을 발설하지 않습니다] 24.08.29 11 1 13쪽
8 [8화. 가이드는 개인적인 비밀을 발설하지 않습니다] 24.08.28 11 1 13쪽
7 [7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24.08.27 12 1 14쪽
6 [6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24.08.26 14 1 12쪽
» [5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24.08.25 16 2 13쪽
4 [4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24.08.24 22 2 11쪽
3 [3화. 플레이어는 게임을 이탈할 수 없습니다] 24.08.23 33 2 14쪽
2 [2화. 감독이 되고 싶나요? 꿈을 실현할 기회입니다] 24.08.22 47 2 12쪽
1 [프롤로그 + 1화. 감독이 되고 싶나요? 꿈을 실현할 기회입니다] 24.08.21 107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